새벽 5시 반. 나부터 일어나 씻고 가방정리를 다시 한다. 조금후 아이들도 깨우고... 이제는 다 컸는지 상황에 맞춰 잘 움직이니 정말 편하다.
아이들까지 준비를 다 마치니 7시... 산노을과 한울이에게 이별을 고한다.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동고동락했던 여행의 동반자... 또 보자구.
산노을과는 함께 동경 여행을 해 봐서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아이들과 함께라는 것은 또 다른 부딪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에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서로가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이었기에 끝까지 잘 지낼 수 있었겠지... 방이라도 별도로 했더라면 훨씬 나았을텐데... 역시 친구에게 신세만 졌다는 생각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밖으로 나오니 벌써 테라이상이 우릴 데려다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어 서둘러 테라이상의 차에 올랐다. 상진씨 팀은 새벽시장을 포기하고 더 자겠다고 했나보다. 쯧쯧... 어제도 과음을 했나 보군... 우리보다 몇배의 스케줄을 강행하더니 힘들기도 할 게다. 정말 홀가분하게 아이들과 나만의 시간.... 역 바로 앞의 시장 앞에서 우리를 내려준 테라이상에게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즐겁고 고마웠노라고 인사를 드렸다. 예전부터 잘 알고 지냈던 지인처럼 참 편안하게 잘해주셨는데... 또 만날 날이 있을지...
상가 안으로 들어서니 마치 우리나라 재래시장처럼 왁짜하다. 수산물 시장인 줄 알았는데 꽃이라든가 의외의 물건을 파는 곳도 꽤 많았다. 호객행위를 하느라 시끌시끌한 시장의 모습을 즐기며 그냥 어슬렁~ 상가를 나가니 골목길에 게를 판매하는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무당게, 털게... 그 외의 살아있는 생선들까지... 각자의 가격이 적혀있는 팻말아래 놓여있는데... 우리의 아침식사 욕구를 자꾸 불러일으킨다. 뭘 먹을까... 성게알 덮밥? 게 찜? 것두 아님 걍 우동을 먹어?
그러는 사이 아이들은 시식용으로 나누어 주는 유바리메론이며 게 살을 열심히 받아먹는다. 다른 곳에서 200엔~250엔 정도하던 유바리메론 조각이 여기선 100~150엔 정도에 지나질 않는다. 그래 공짠데 실컷 받아 먹어라....^^
어느 가게에서 50대 후반쯤 되어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슬슬 말을 붙여온다. 어디서 왔냐, 자기도 한국 연예인들 많이 안다는 둥...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싸게 해 줄테니 게 한마리 사란다. 그러며 8000엔짜리를 6000엔까지 해 주겠다는 게다. 이 게 값이라는 것이 천차만별이어서 크기나 게 종류에 따라 싼 것도 있고 비싼 것도 있지만 너무 작은 건 먹을 게 없고... 그래도 먹을만하다 싶은 건 보통 6000엔 이상이다. 그런데 깎아주시겠다...... 이거지. 옳다구나 싶어 가격 흥정에 들어갔다.
‘음 먹곤 싶지만 넘 비싸요~ 3000엔에 해 주세요.’ 예상대로 이 아주머니 펄쩍 뛰신다. ^^ 말도 안된다며 4000엔까지는 그냥 자기네가 이익없이 줄 수있지만 3000엔은 정말 안된단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계속해서 생글생글~~ 아이들과 꼭 홋카이도 게를 먹고싶은데 걍 주세용~~~ 정말 팽팽했다.
그래서 결국 내가 인심쓰듯 그럼 쪄 주고 밥까지 주는 조건으로 4000엔을 제시했고 그것으로 낙찰! 아이들이 벌린 입을 다물지를 못하더니 한국에 들어와서까지 계속 그 이야길 한다. 울 엄마 게 값을 반 이상 깎았다고... ㅎㅎ 게가 다 쪄질 때까지 한시간 쯤 걸린다기에 노닥노닥 여유있는 마음으로 시장을 다시한번 돌아보다가 어느 여행기에서 삿포로 인스턴트 라면을 사 와 잘 먹었다기에 1000엔짜리 인스턴트 게 라면을 5개를 샀다. 제 값을 다 줬냐고? 절대 그럴 수 없지... 깎는데 재미 붙였다. 한개에 900엔씩 해서 4500엔 줬다.^^
하지만 집에 와 라면을 먹어본 식구들의 반응은 시큰둥~~ 우리식구 입맛에는 삿포로라면이 안 맞나보다.
한시간 뒤 가게 앞으로 가니 아주머니가 다른 데로 데리고 간다. 식당하고 연계해서 장사를 하시는지 게를 찌거나 식사를 하는 것은 그 식당에서 처리를 하나보다.
테이블에 앉아 김치 없느냐며 찾았더니 게를 판 아주머니가 웃으시며 여기가 오사칸줄 아느냔다. 홋카이도는 가게에서 김치를 취급하지 않는다나...
이윽고 나온 빨갛게 익은 게 한마리... 오오... 냄새하며 모양이 넘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바구니에 가위랑 집게를 가져다 주어 먹기 시작하는데... 음... 정말 끝내주게 맛있다.
결국 우리 세 사람은 셋이서 먹기엔 버거우리만치 큰 게 한마리를 밥과 함께 깨끗하게 먹어치우고야 말았다.
주민이와 다울이는 후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중의 하나가 이 하코다테 새벽시장에서 먹었던 게 찜이라며 절대 그 맛을 잊지 못할 거란다. 어찌되었건 맛있게 싸게 먹었으니 대 만족.... ^^
길만 건너면 역이니 가까워서 넘 좋다. 9시 30분발 삿포로행 특급 슈퍼호쿠토! 플랫폼에 서 있는데 저런~ 상진씨 일행이 허겁지겁 뛰어온다. 이제부터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진 한 팀이 되어서 움직여야 겠지. 윤경씨는 우리가 새벽시장에서 아침까지 먹고왔다니 감탄을 한다.
하코다테... 비록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우리에게 깊은 추억과 좋은 이미지로 남는 도시였다. 아듀~~
자유석이라서 걱정을 했는데 자리가 많이 남는다. 다니며 느끼는 거지만 평일엔 굳이 지정석 예약을 안해도 자리를 잡는덴 별 무리가 없어보였다.
특히 인원이 홀수로 떨어지는 경우... 지정석이야 자기자리 찾아서 다른 빈자리가 있어도 같이 앉아야 하지만 자유석일 경우엔 다른 자리가 있을 경우 굳이 타인의 옆자리에 와서 앉지 않아 편하게 갈 확률이 높다. 엊그제 야간열차의 경우가 그랬다. 자유석에서 잔 산노을은 두 다리 뻗고 편안하게 잔 것에 비해 난 다리는 고사하고 우람한 덩치를 자랑하는 두 사람이... 것두 남자랑 앉아서 불편하게 자면서 이동을 해야만 했으니 말이다.
아이들이 각자의 수첩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기에 나도 오랫만에 수첩을 꺼내 이번 여행에 대한 단상을 좀 끄적거려보았는데 돌아와 짐풀고 정리하다보니 그 수첩이 오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 바람에 여행기를 기억을 되집어 쓰다보니 몇달에 걸쳐 쓰게 괸 것. 절대 게을러서 그렇다곤 안한다. ^^;
우리로 치면 홍익회쯤 되는 이동식 차내 판매수레가 오자 아이들이 요플레를 사 달라고 해서 나도 함께 사 먹었는데 맛이 좋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에서 젤 많이 먹었던 것이 우유와 아이스크림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하나같이 맛있어서 두고두고 홋카이도는 유제품으로 기억될 듯하다.
그런데 값을 지불하려고 수첩을 드는 순간 만엔짜리 지폐 한장이 팔랑팔랑 떨어진다.
처음엔 뭔가하다 생각해 보니 산노을이 어제 내가 준 만엔을 수첩에 넣어놓았던 것이었다. 이런~~ 가뜩이나 돈을 정확하게 나눠 쓴 것이 아니다보니 이것저것 산노을이 많이 냈던 것 같은데... 미안하다 못해 부담스럽다. 지난번 동경 여행 때 내가 돈 관리를 좀 어설프게 한 것같아 이번에 산노을에게 부탁했던 것인데...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내가 할 걸...
나중에 한국 나오면 맛있는 걸 사 주거나 한울이 선물이라도 하나 사 줘야겠다.
12시 30분 미나미 치토세에서 내려 쾌속에어포트를 갈아타고 신치토세 공항에 내리니 12시 50분이다. 2시 10분 비행기니까 약 한 시간정도밖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점심을 먹던 선물을 사던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우선 쇼핑부터 하기로 했다. 국제선 쪽 보다는 국내선 상가가 더 크다더니 이건 말 그대로 완전히 시장판이다. 가게도 많고... 호객하는 상인들과 흥정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뒤섞여 정신이 다 혼미해질 정도다.
일단, 짐이 많아 끌고 다니기가 부담스러워 아이들더러 짐을 보라고하곤 혼자서 쇼핑을 했다. 식구가 대가족이다보니 선물을 사려면 주머니 부담이 여간 큰게 아니어서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다니면서 선물을 거의 사지 않는편이데 이번엔 쵸콜릿이며 카라멜, 유바리메론 푸딩등... 커다란 선물 가방으로 한 가득 샀다. 먹거리들이라 그렇게 큰 부담은 아니었다고는 해도 얼추 만오천엔 정도는 쓴 거 같다. 결국 곳곳에서 산 거까지 치면 삼만엔 이상이 선물값으로 들었으니 이래저래 이번 여행은 다른 때보다는 지갑이 좀 헐거웠던 게 사실이다.
점심을 굶고 갈 순 없어 간단하게 메론빵과 우유로 (어쩜~ 공항에서 파는 우유조차 그리도 맛있던지...) 때우고... 보딩받고 비행기 탑승!
짧은 시간과 태풍으로 인한 많은 아쉬움을 남긴 채 드디어 홋카이도를 떠난다.
늦은시간 가랑비를 맞으며 놀았던 맥주축제와 예쁜 초콜릿 공장으로 기억될 삿포로,
깔끔하면서도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섞여있던 오타루(야경은 별루...),
미처 개화되지않아 광활한 해바라기 밭이 못내 아쉬웠던 후쿠류,
푸른 언덕위의 예쁜집으로 기억될 가미후라노,
트윙클버스와 함께했던 비에이(덕분에 이름난 곳은 다 다녔다.),
팜토미타의 보라색 물결 라벤더 밭과 드라마’북의 나라에서’로 기억될 후라노,
아프리카의 대평원을 연상시키던 쿠시로,
초호화판 가이세키 요리와 내가 가본 온천중 젤 수질이 맘에 들었던 가와유온천,
성난 파도와 몽환적인 안개 숲으로 기억될 시레토코,
비록 나야 밖에 있긴했지만 전혀 예상치 않았던 그네들의 생활로 뛰어들어가 본 아바시리 시립 수영장에서의 즐거웠던 시간,
정말 재미있게 온천과 수영을 즐긴 노보리베츠 다이이치타키모토칸에서의 시간들...
영원히 잊지 못할 하코다테 새벽시장에서의 흥정과 게맛...
주민이는 자꾸 좀 더 있었음 좋겠다며 이번 여행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낸다. 다울이는 어떨지... 한울이는 이번 여행이 재미없었다고 하던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힘들고 고생했던 시간들도 추억으로 남으리라 믿는다.
홋카이도여 잘 있거라!!!
비행기는 정확하게 4시에 나고야 공항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그래도 한번 다녀간 곳이라고 공항의 풍경이 눈에 익숙하니 마음도 편안해 진다.
오늘의 남은 일정은 기후에서 열리는 30000발짜리 하나비대회... 잠시 설왕설래. 호텔에 들러 짐을 놓고 불꽃놀이를 보러 갈지, 짐을 공항 코인라커에 넣어놓고 바로 기후로 갈지... 아무래도 호텔에 들렸다 가면 늦을 것 같아 그냥 공항에 짐을 맡기기로 하여 오늘저녁 필요한 짐만을 빼고 나머지 짐은 젤 큰 코인라커 두개에 다 넣었다. 그래도 우린 오늘 저녁엔 옷을 갈아 입어야만 하기 때문에(며칠째 빨래를 못했다.) 베낭 하나는 짊어지고 나선다.
공항선 쾌속 특급을 타고 진구마에 역에서 하차, 윤경이는 나고야 시내구경을 하고 싶다고 해 윤경이와 헤어지고 나머지 우리 여섯명은 메이테츠 나고야 혼센 특급으로 갈아타고 5시 30분 메이테츠 기후역에 도착했다. 내리는 순간, 역에서부터 하나비 대회를 실감할 수 있었는데... 한껏 차려입은 유타카 차림의 선남선녀들과 가족들이 역안에 가득차 있었던 것. 심지어 대회장까지 가는 버스의 경우 무려 한시간이 넘게 기다려서야 간신히 탈 수있을 정도였다. 대회장에서 먹을 도시락과 음료수도 좀 사고(수첩에다 적어놨었는데 수첩을 잃어버려 가격을 알 수가 없지만 아마 다 해서 4000엔 정도였을 듯) 콩나물 시루같은 버스를 타고 나가라강 근처의 정류장에서 하차, 남들 가는대로 죽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옆의 나즈막한 산 정상에 자리잡은 기후성이 보인다. 기후... 하면 나로선 만화 ‘후쿠야당 딸들’에 나오는 막내딸의 남자 친구가 잠시 이사간 곳이 기후였다는 것이 먼저 떠오르지만... 도대체 머리속에 왜 이따위 쓸데없는 기억들만 넣어가지고 있는건지.... -_-;
이미 불꽃놀이는 시작되었건만 30000발짜리라서 그런지 모두들 급하게 서두르는 모습이 아니고 유유자적 부채질하며 걸어간다. 이윽고 강변에 도착해 이미 유타카 행렬들에게 점령당한 도로 한켠에 신문지를 펼치고 자리잡았다. 그러는 사이에도 계속해서 터지고 있는 불꽃들... 그리고 불꽃이 터질 때마다 함께 따라 흘러나오는 탄성의 소리들을 들으며 도시락을 펼쳤다. 오니기리 도시락이었는데 좀 짜다. 이른 저녁 가로수 아래 도로가에 주저앉아 마구잡이로 터지는 불꽃놀이를 보고 있으려니 아침만해도 홋카이도에 있던 우리가 이렇게 기후까지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도 불꽃은 정말 엄청나게 터지고 있었는데 아마 내 평생에 볼 불꽃을 한꺼번에 다 보는 듯했다. 아이들은 이 불꽃놀이 하나만으로도 이번 여행을 100% 만족한단다. 참 예쁜 거 좋아할 나이지....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보던 불꽃들과 다른 점이 불꽃의 수량으론 분명 어마어마한 양이었지만 모양이 다양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불꽃놀이다 하면 이런저런 모양... 심지어는 캐릭터 주인공들까지 나타나는데 비해 이네들은 오로지 분수형으로 일관했다. 그렇게 두시간 가량을 쏘아올리더니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나이아가라 폭포라며 하얀 폭포같은 불꽃이 길게 쏟아져 내린다. 포스코 광고할 때 나오는 불꽃같은.... 지겨울 만도 하겠건만 우리는 고개가 아프도록 마지막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상진씨가 아직 마지막 반전이 있을 거라고 했기 때문에.... 하지만 그 반전은 없었고 상진씨는 우리 모두로부터 쏟아지는 야유와 비난의 화살을 받아내야만 했다.
주민이는 포장마차에서 파는 사과사탕을 사달라고 조르더니 기어코 하나 사들고 전철을 탈 때까지 빨아 먹는다. 그럴 땐 영락없는 애들이다.
역으로 가야하는데 도저히 버스를 탈 수가 없다. 그냥 사람들 무리에 휩쓸려 역까지 걸어가는데 여행의 막바지... 피곤 끝의 행군이다보니 모두 발걸음들이 축축 쳐진다.
주민이가 내가 힘들어 보였는지 자기가 베낭을 메겠단다. 민망하긴하지만 은근히 힘들었던 터라 못이기는 척 베낭을 넘겼는데, 얼마 후 다울이가 힘들다고 툴툴거리니 엄마랑 자기는 무거운 베낭을 들고도 아무소리 안하는데 혼자 걸으며 힘들다고 한다며 한마디 한다. 다울이 할말이 없어 금새 어깨가 축 쳐지고.... 이그~ 불쌍한 것. 그래도 그 정도면 잘 쫓아다닌 편인데...
어찌되었건 약 한시간여의 행군 끝에 마침내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시간은 11시가 다 돼가고... 호텔에 전화를 해보니 윤경이는 벌써 들어와 있단다. 스미요시쵸역애 내리니 11시 40분... 역 바로 옆에 조그만 한다호텔이 있다. 상진씨가 인터넷으로 예약해 트위룸으로 만엔이란다. 간단한 아침도 서비스로 주는데 우리는 일찍 나가야하기 때문에 먹을 수 없다. 호텔 앞에는 조그만 호수(?)도 있는데 인터넷으론 그럴싸하더니 직접보니 별로다.
나고야는 엑스포 때문인지 숙소잡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다른 곳에 비해 같은 급이라도 좀 더 비싸고 그나마도 토요일 같은 경우엔 방이 없었다. 이 스테이션 호텔도 그 중 괜찮다 싶어 일찌감치 예약한 것. 역시 홋카이도의 숙소들이 그리워 지는 밤이다.
룸에 들어갔더니 주민이가 이상한 표정을 짓기에 물어보니 베낭안에 생리대를 넣어놓고 그냥 왔단다. 윤경씨방을 찾아가 물어보니 윤경씨도 같은 상황이다. 할 수없지 뭐~ 카운터에 내려가 근처 컴비니 위치를 물어보니 큰 도로로 나가 두 블럭 내려가면 모퉁이에 있단다. 용감무쌍하게 혼자서 편의점을 찾아 인적하나 없는 길을 걸어갔다. 이미 시간은 12시가 넘었고... 차들만 쌩쌩 달리는데 이러다 가끔 뉴스에서 나오는 흉악범이라도 만나면 어쩌나... 살짝 두려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딸을 위해서라면 까짓... 용기백배!! 15분 정도를 걸으니 편의점이 나타난다. 이렇게 반가울 데가... 생리대도 사고, 각 방별로 물도 한통씩 마지막 밤이니 맥주로 한 잔씩 마시라고 각 방별로 큰 맥주 두캔씩과 안주들... 몇가지를 주섬주섬 챙겨들고 호텔로 돌아와 방별로 나눠주었다. (상진씨와 미자씨는 부부 ^^)
아이들은 씻고나니 바로 꿈나라로 빠져든다. 씻고 내일 입을 옷들을 빨아 (샤워타올 사이에 넣어 꼭꼭 밟으면 탈수한 정도의 상태가 된다.) 여기저기 널고나니 두시가 넘었다. 이제 진짜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이구나 싶어 혼자서 맥주 한잔 마시고 세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첫댓글 그유명한 털게... 전 털게미소국은 먹어 봤는데... 먹고싶다..또 침!!! ㅎㅎㅎ
털게 드신것이 부럽네요.저는 속초 대포항에서 한마리에 7만원주고 친구랑 먹었는데...맛이 아니라는 결론이 킹크랩이 낳다고.잘못된 털게를 제가 먹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