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종합 베스트셀러
화제의 최고 인기드라마 <랑야방> 원작소설
“그를 얻는 자, 천하를 얻을 것이다!”
대량이라는 가상의 나라를 배경으로 ‘기린지재(麒麟之才): 그를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라는 말이 나돌 만큼 뛰어난 재사이면서도 베일에 싸여 있는 주인공 매장소는 천하제일의 강호 방파 강좌맹의 종주다. 천하에 모르는 일이 없다는 랑야각에서 발표하는 랑야 공자방의 서열 1위는 언제나 그의 차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무예를 전혀 하지 못하는 병약한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12년 전, 대체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뼛속 깊은 원한을 가진 매장소의 목표는 단 한 가지 뿐. 어릴 적 죽마고우이자 아무런 세력도 없는 정왕을 황위에 등극시킴으로써 과거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는 것. 황위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태자와 예왕은 랑야각에서 추천한 치세의 재사 매장소를 그들의 책사로 데려오기 위해 지극정성을 다 하지만, 매장소는 그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며 변방에 있는 정왕에게 손을 내민다. 그렇게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를 숨긴 매장소의 은밀한 싸움이 시작되는데……
중국 온라인 소설 연재로 폭발적인 인기, 출간 후 서점가 돌풍을 일으킨 화제작
동명의 54부작 드라마로 제작‧방송, 50개 도시 시청률 1위
드라마 웹사이트 35억 뷰 이상 기록, ‘2015년 올해의 드라마’ 선정
중화TV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 갱신, 국내 ‘중국드라마 열풍’을 몰고 온 수작
소설 《랑야방》(전 3권)은 왕권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와 복수, 우정과 사랑, 인간 본성을 파헤친 화제의 무협정치사극으로, 2011년 중국 온라인 소설 연재 사이트에서 큰 인기를 끈 뒤, 독자들의 요청으로 책으로 출간되어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킨 작품이다. 중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최대 온라인서점 당당왕(當當網)의 독자 리뷰만 해도 48,795개에 달하는 등 어마어마한 입소문을 탔고, 그 후 중국에서 동명의 54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어 2015년 방송 시작과 동시에 중국 전역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국내에도 수입되어 중화TV 개국 이래 최고의 시청률을 갱신하는 등 ‘중국드라마 열풍’이라는 유례없는 화제를 몰고 왔다.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여 직접 극본을 썼을 정도로 원작에 대한 필력을 인정받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라선 젊은 여류 작가 하이옌은 드라마 관계자마저 ‘신필(神筆)’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거침없는 문장으로 놀랍고도 장대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각 권당 2,000매가 넘는 매우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스토리, 섬세한 플롯, 예측할 수 없는 반전으로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치밀하고 폭발적인 이야기의 힘과 다양한 인물 군상들의 캐릭터 향연은 누구든 빠져들 수밖에 없는 강력한 흡입력으로,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소설만의 독자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드라마의 탄탄한 지지 기반이 된 원작소설 고유의 세밀함과 무게감으로 그동안 책 출간을 손꼽아 기다려온 독자들의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는다.
하늘 높이 울리는 열혈의 비가(悲歌), 가슴 절절한 황위 쟁탈 싸움
왕권을 둘러싼 정치시대극이자 한 남자의 치밀한 복수극
소설 《랑야방》은 과거 명망이 높던 첫째 황자 기왕이 적염군을 데리고 역모를 꾀했다는 누명을 쓰면서 7만 적염군과 함께 대장군이었던 아버지를 잃게 된 소년장군 ‘임수’가 얼굴과 신분을 바꾼 채 매순간 뛰어난 언변과 지략을 발휘하는 ‘매장소’로 변신해,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권력에서 멀어져 있는 일곱째 황자 ‘정왕’을 황제에 등극시키며 명예회복을 위해 싸운다는 줄거리를 가진, 가슴 절절한 정치시대극이자 통쾌한 복수극이다. 황위 쟁탈과 권력 다툼이라는 다소 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무협 소설에 가까운 빠른 호흡과 사건,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묘사 등 지루할 틈 없는 전개로 매순간 놀라운 재미를 선보인다.
아울러 과거 친구인 임수의 집안을 두둔했다가 황제에게 미움을 받아 후계자 경쟁에서 밀려나 있다가 매장소의 도움으로 예왕, 태자와의 권력 암투에 뛰어들게 되는 정왕을 비롯하여 매장소가 임수임을 알고 도와주는 유일한 인물 몽지, 매장소의 곁에서 수족처럼 그를 보호하는 어린동생 비류, 그리고 매장소를 존경하고 섬기며 따르는 소경예와 언예진까지, 매장소를 중심으로 생사를 함께하는 남자들 간의 브로맨스 역시 훈훈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왕권을 향한 권력자들의 암투 속에서 매장소, 그가 목숨을 걸고 지키고 실현하고자 했던 그 정의는 비단 가상의 나라 대량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 흥미로운 기승전결로 압도적인 대서사의 품격을 펼쳐 보이며 과연 권력이란 무엇인지, 정의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하는 이 소설의 메시지와 파장은 오늘날 우리에게 매우 유의미한 시사점을 안겨준다. 그간 드라마를 먼저 접하고 책 출간을 기대해왔던 독자들은 물론, 완성도 높은 작품이 선사하는 재미와 감동을 모두 느껴보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성별과 세대를 막론하고 찬탄해마지 않는 주옥같은 대작으로 기억될 것이라 확신한다.
P.S. 드라마 <랑야방>을 먼저 접한 독자들을 고려하여, 등장인물의 이름과 같이 널리 알려진 명칭의 경우 두음 법칙을 따르지 않고 표기했음을 밝힙니다.
저자 소개
지은이
하이옌(海宴)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고 특히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입학 때 사학과를 선택했으나, 졸업은 영문과에서 했다. 졸업한지 10년이 흐르도록 영어를 쓸 기회가 없어 영어는 거의 잊어버렸지만, 최고의 표현 도구라 생각하는 중국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쓰기 시작한 소설이, 대학 졸업 후 건설회사에 다니면서 시간 날 때마다 끄적인 소설이 어느덧 책이 되었다. 2011년 중국 인기 웹사이트에서 연재한 소설 《랑야방》의 인기로 책 출간은 물론, 그에 힘입어 2015년 드라마 <랑야방>에 대한 각본까지 맡아 진행하면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큰 야망은 없다. 그저 어제를 추억하고 내일을 기대하면서, 여행을 다니고 친구를 사귀고 가족과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다. 늘 글을 쓰는 기쁨과 동심을 간직하며 살기를 희망한다.
옮긴이
전정은
중국 소설이 좋아서 중국어를 배웠고, 좋은 소설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번역을 시작했다. 《무림객잔》, 《천관쌍협》, 《보보경심》, 《대막요》, 《운중가》 등의 소설과 대중가요 가사 등을 번역했다. 미출간 무협 소설을 소개, 연재하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차례
추천사
1. 경성에 오다
2. 어린 고수
3. 신랑감 선발대회
4. 기린지재(麒麟之才)
5. 희미한 지난날
6. 황제를 알현하다
7. 어린아이와의 약속
8. 단 하나의 실수
9. 위험천만
10. 밝디밝은 마음
11. 자객과의 싸움
12. 협골유장(俠骨柔腸)
13. 황폐한 뜰의 해골
14. 복잡한 사건들
15. 지혜의 진주를 쥐다
16. 다가오는 살기(殺氣)
17. 일어나는 풍운
18. 휘몰아치는 폭풍우
19. 각자 솜씨를 발휘하여
20.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
21. 눈 속에 비친 충혼
추천사
잠도 안 자고 《랑야방》을 다 읽은 후 참으로 오랜만에 기쁨에 감싸여 차곡차곡 진행되는 놀라운 이야기 속에서 출렁이는 나를 발견했다. 저자 하이옌에게 고마워해야겠다. 그는 소경염에게 호연지기를, 소경예에게 인자함을, 언예진에게 대범함을, 예황에게 영광을, 린신에게 자유분방함을, 비류에게 순수함을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멸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을 임수에게 주었다. 칠흑 같은 인생의 밤에서 달과도 같은 마음의 등불을. <랑야방> 드라마 제작자로서, 무척 자랑스럽게 이 소설을 추천한다. 모든 사람이 하이옌의 신필(神筆)을 따라 이 꿈같은 여행을 즐기기를 바라며.
- 허우홍량(侯鴻亮) (드라마 <랑야방> 제작자)
임수는 지옥에서 살아남아 껍데기를 갈고 복수를 위해 매장소가 되었다. 나 역시 매장소처럼 죽었다 살아난 경험이 있기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겪은 고통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온갖 풍파를 겪고, 수많은 고통을 마음속에 간직한 인물, 그가 보여주는 매력에 이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매장소 역을 할 수 있었던 것을 행운이라 생각한다.
- 후거(胡歌) (배우, 드라마 <랑야방> 매장소 역)
책 속으로
“너희가 모셔온 소 선생은 대체 어떤 사람이냐?”
소경예와 사필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이렇게 물었다는 것은 이미 의심을 하고 있다는 뜻임을 알기에 속이려야 속일 수가 없었다. 하물며 아들로서 오랫동안 훈육을 받아왔으니 아버지와 맞서 싸울 힘 자체가 없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사필이 먼저 사실을 털어놓았다.
“소 형의…… 진짜 이름은 매장소입니다. 아버님께서도 아실 겁니다. 바로 천하제일의 대방파인 강좌맹(江左盟)의 종주 매장소 말입니다.”
사옥은 놀란 나머지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어쩐지 휘하의 호위무사마저 그렇게 뛰어나더라니…… 이제 보니 랑야방의 으뜸, 강좌매랑이었구나.”
랑야방의 으뜸, 강좌매랑(江左梅郞).
비록 사옥이 귀족 출신이고 녕국후라는 자리에 있지만, 이 이름 앞에서는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득한 세상의 빙설 같은 모습, 그윽한 향기 아련한 음악 소리 강가에 울리네. 천하에 펼쳐진 영웅의 길을 모두 아노라니, 강좌의 매랑에게 고개를 숙이네.”
9년 전, 북방의 거장인 초룡방의 방주 속경천(束擎天)이 처음 매장소를 만났을 때 읊은 구절이었다.
당시 공손씨 가문은 화를 피해 강좌로 들어갔고, 속경천은 그들을 쫓아 강을 넘었다. 강좌맹 신임 종주 매장소가 친히 강가에 나와 그를 맞았다. 두 사람은 도검을 들지도 않고 무사 한 명 거느리지 않은 채 하령(賀嶺) 꼭대기에서 이틀 동안 밀담을 나눴다. 산을 내려온 후 속경천은 북방으로 물러났고 공손씨 전 가족은 목숨을 구했다. 이후 강좌맹의 이름은 강호에 크게 떨치기 시작했다._P47~48
“그런데 태자와 예왕이 최근 끈질기게 선생을 끌어들이려고 유난스레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랑야각이 새로이 발표한 평가 때문이오.”
“랑야각이 또 뭐라고 했습니까?”
매장소가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태자 전하가 랑야각에 무거운 상을 내리며 치세에 능한 천하의 재사를 추천해 달라고 했소.”
예황 군주는 가엾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불행히도 선생이 추천되었소.”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일을 도모하지 않는다고 했지요.”
매장소가 차갑게 말했다.
“치세는 황제 폐하의 일인데, 다른 사람들이 나서려고 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설령 이 몸이 랑야각주의 좋은 평가대로 치세에 능한 재사라고 쳐도, 새로운 황제가 등극한 후에야 쓸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설마 태자가 정말 치세에 능한 재사를 원한다고 생각하오? 사실 그가 당시에 뭐라고 물었는지는 이제 와서 따질 필요도 없소. 하지만 랑야각의 대답은 의미심장하오.”
예황군주가 유유히 말을 이었다.
“내가 아는 대로라면 그 대답은 이렇소. ‘강좌매랑, 기린지재, 그를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
“기린(전설의 동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비유함-옮긴이)?”
매장소가 실소를 터뜨렸다.
“랑야각주가 분명 제게 원한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예황 군주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으며 반쯤 몸을 돌려 난간에 기댔다. 눈동자에서 맑은 빛이 반짝였다.
“선생을 만나고 보니 오히려 랑야각주가 이번에도 제대로 맞혔다는 느낌이 드는군.”_P76~77
“어떻게 그걸 아시오? 당신은……대체 누구요?”
“태자와 예왕은 결코 제 친구가 아닙니다. 그들이 저를 끌어들이려는 것뿐이지요.”
매장소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자조 섞인 웃음만 지었다.
“전하께서는 랑야각이 저를 어떻게 평했는지 아십니까? ‘기린지재, 그를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 여러 황자에게 일어난 큰 사건들조차 모른다면 어찌 기린지재라 불릴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일부러 이런 쪽의 비밀과 자료를 수집해서 훗날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모양이군.”
“맞습니다.”
매장소가 빠르게 대답했다.
“기린이 되는 것이 나쁠 것이 무엇입니까? 중요하게 쓰이고 공을 세우면 나중에 태묘(太廟)에 들어 길이길이 명성을 날릴지도 모를 일이지요.”
정왕의 눈빛이 깊어지며 으스스한 한기가 감도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선생은 태자를 선택할 것이오, 아니면 예왕을 선택할 것이오?”
매장소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그의 시선이 쓸쓸해 보이는 나뭇가지를 지나 짙푸른 하늘을 응시했다.
“저는 당신을 선택하려 고합니다, 정왕 전하.”
“나를?”
정왕은 고개를 들고 껄껄 웃었지만 눈동자엔 슬픔이 떠올랐다._P117
결국 이 논쟁은 사흘 만에 막을 내렸다. 월빈은 비록 복위했지만 제례에서 황제 및 황후와 같은 제단에 오를 수 없었고, 태자는 술을 따른 후 황제와 황후의 옷자락을 만지는 것으로 끝내야 했다. 예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일로 진원성은 파면되었지만, 나이를 참작하여 사직하는 것으로 하고 죄를 추궁하지 않았다. 하지만 태자는 예왕이 조정의 많은 사람 앞에서 그가 서자라는 것을 재삼 강조하자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예왕의 따귀를 올려붙였고 그 자리에서 황제에게 호되게 질책을 당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오로지 정왕만이 차분하게 황자들 사이에서 차가운 눈으로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평소처럼 눈앞의 이익이나 손해에 흔들리지 않는 그의 태도는, 평소 그를 신경 쓰지 않던 여러 대신에게 극히 좋은 인상을 남겼다.
이렇게 해서, 호부의 수장이 바뀐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예부 또한 뒤이어 수장이 바뀐 부서가 되었다. 진원성이 허연 머리칼을 떨며, 20년 가까이 써온 관모를 후들후들 떨리는 손으로 머리에서 벗길 때, 정왕은 마치 배후에서 사람들을 조종하는 창백한 손과 언제나 담담한 표정으로 결코 흥분할 것 같지 않은 하얀 얼굴을 보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 사건 배후에 점점 잊혀가는 소철의 존재가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_P547~548
“선생은…… 선생은 대체 누구요? 어째서 적염군을 위해 이토록 큰 위험을 무릅쓰려는 거요?”
소철이 처음 경성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수많은 사람이 ‘저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대답은 빨리도 나왔다. 소철은 바로 천하제일 대방파 강좌맹의 종주 매장소였다. 이 대답은 모든 사람을 크게 만족시켰다. 마치 그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듯 더 이상 아무도 이렇게 추궁하지 않았다.
“그럼 매장소는 또 누구지?”
매장소는 이 질문을 던진 첫 번째 사람이 예황 군주일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지금 그녀의 눈빛은 사람의 몸을 찌르는 검처럼 형형하게 그의 얼굴에 박혀 그의 미세한 표정 변화조차 놓치지 않으며 그가 직접 대답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입 다물고 말하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한 번 더 속일 것인가. 정말이지 어려운 선택이었다.
매장소의 미간에 피로가 떠올랐다. 그러나 피로보다 세상 풍파를 모두 겪어 잔뜩 지친 기색이 더욱 강했다. 그는 군주의 캐물음을 피하듯이 천천히 한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나지막이 대답했다.
“적염군의 옛사람입니다. 섭탁처럼, 그 사건 후에 살아남은 옛사람이지요.”
물처럼 반짝이는 예황의 눈동자는 여전히 그를 단단히 옭아매고 있었다.
“적염군 사람이라면 어째서 내가 모르는 얼굴이오?”
“적염군에는 남자가 수없이 많은데 어떻게 모두 기억하시겠습니까?”_P562~563
예황은 그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눈물이 그의 앞섶을 적셨다. 10여 년 동안 그녀는 줄곧 다른 사람들의 의지처가 되고 다른 사람들의 버팀목이 되었다. 어린 아우와 옛 장수들, 남쪽의 병사와 백성들 앞에서 단 한 순간도 가녀린 허리를 굽힐 겨를이 없었다. 섭탁조차도 그녀가 완전히 긴장을 풀도록 해줄 수 없었다.
오직 이 사람만이, 이 품만이, 천진난만하던 어린 시절로 그녀를 돌려보내줄 수 있었다. 실컷 눈물을 흘리고, 거리낌 없이 응석을 부리게 해줄 수 있었다. 열렬한 사랑도 없고, 밤낮으로 애태우며 그리는 마음도 없었다. 있다면, 겨울날 햇살처럼 따스하면서도 나른한 믿음이었다. 눈을 감으면 영원히 아무런 근심도 걱정도 없는, 그의 등에 업혀 사방으로 뛰어다니던 어린 소녀로 돌아갈 수 있는 것처럼.
서로의 신분을 벗어던지고, 어른들이 정한 혼약을 벗어던져도, 임수 오라버니는 여전히 임수 오라버니였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언젠가 각자의 사랑을 찾고 각자의 반려를 만나더라도, 그래서 훗날 자녀들이 줄줄이 태어나고, 머리가 새고 이가 빠져도, 임수 오라버니는 여전히 그녀의 임수오라버니였다._P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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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스크랩완료]http://blog.daum.net/sm2500/34
지은이 '하이옌(海宴)'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네요. 사학과을 선택해서 대학 입학후 졸업은 영문과로 하고 건설회사에 취직했으나 어릴때부터 좋아했던 독서와 글쓰기를 계속했고 유명 드라마의 원작 소설작가이다 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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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의 느낌이 물씬 나는 소설 같네요. 여름철에 읽기에 부담이 없는 소설인거 같아 여름휴가를 기점으로 읽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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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을 드라마로 먼저 접하고, (연휴동안 몰아보느라 눈이 벌개진 ㅎㅎ) 소설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렸는데요~ 드디어 정식으로 번역본이 나오게 되었네요! 랑야방은 정말 제 인생 드라마에요. 책으로도 꼭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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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영웅문 이후로 재미있을것 같은 소설이네요. 이책을 읽으며 여름의 더위를 잊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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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완료] http://blog.daum.net/moongunkiss/12111789
중국 무협 소설을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 랑야방도 화제의 드라마의 원작이라고 하니까 정말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소설로 보면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내면도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원작을 보고 드라마도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랑야방으로 옛 무협이 감성도 느껴보고 싶어서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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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완료]http://blog.daum.net/poshguy0007/5903398
재밌네요, 중국 영화들은 보통 어릴적 부모의 원수를 찾아 복수하고 용서하는 전형적인 휴먼 드라마틱한 내용이었는데, 소설은 어떨까요? 중국에서 그렇게 인기를 끌었다니 기대가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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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bu-za/644
최근 중국을 떠들석하게 만든 화제의 소설이군요
드라마를 아직 만나진 못했지만. 드라마보다
원작을 먼저 만나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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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가기] http://blog.daum.net/lee7208/40
고민고민하다가 신청합니다. 이 책이 1권인 것 같은데, 한번 읽으면 끝까지 봐야 할 것 같아서....
예전에 김용선생의 글을 참 좋아했지요. 젊은시절만큼의 재미는 못 느끼더라도 궁금해서 신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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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kkandol2/58522
중국 드라마는 언제나 잼잇는 것 같아요...저는 중국 배우 중에서 임심여 좋아하는데...이 소설은 어떤 이야기 담고 잇는지 궁금하네요...특히나 베스트 중국 드라마라서 관심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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