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 하부에 대심도 터널을 만든다는 기사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대심도 터널이 완공된 후 기존 동부 간선도로는 철거될 예정이라는 정보도 고마운 마음으로 접했습니다. 중랑천 하부에 동부간선도로를 대체할 대심도 터널을 만들고 기존의 동부간선도로를 폐쇄한다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번쯤 생각을 해보셨을 겁니다. 제가 상상하기에는 아주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 같습니다.
예상할 수 있는 첫째 영향은 당연히 교통이 지금보다 훨씬 편리해진다는 것이겠지요. 상습 정체 구간이 없어지면 차량의 흐름이 지금보다 훨씬 원활해질 것이고, 교통 흐름이 원활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도심이나 강남권으로의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부동산의 가치는 위치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집값이 비싸고 멀수록 집값이 떨어진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접근성이 가지는 의미는 크지요. 물론 교통 흐름이 원활해진다고 해서 물리적 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적, 심리적 거리가 줄어드는 것이지요. 거리가 줄어든 만큼 지가도 올라갈 것입니다.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영향은 어떤 것일까요? 첫 번째 영향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바로 지금부터 말씀드릴 영향 때문입니다.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중랑천 지하 36m에 폭 12.75m의 대심도 하수 터널을 만든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하수”라는 말입니다. 현재 도봉구와 노원구, 중랑구와 성북구에서 발생한 하수는 중랑천으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수로 인해 중랑천의 수질이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지요. 실제로 자전거를 타고 중랑천이 한강과 만나는 지점까지 내려가 보면 아래로 내려갈수록 수질이 확연히 나빠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악취까지 풍기지요. 생활 하수가 중랑천이 아닌 지하 하수터널로 흘러들게 되면 중랑천은 어떻게 될까요? 생각만 해도 흐뭇해집니다. 물이 지금보다 훨씬 맑아지겠지요. 물이 맑아지면 그만큼 어류들도 풍부해질 것이고, 수변 공원으로서의 중랑천의 위상은 높아질 것입니다. 여름에는 중랑천 주변에 야외 수영장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고, 물과 관련된 여러 가지 테마공원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나아진다면 그냥 중랑천에 들어가서 물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도 되겠지요.
세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영향은 동부간선도로로 인한 매연과 소음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통행량은 모르겠지만,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들로 인한 매연과 소음 피해는 생각보다 큽니다. 특히나 동부간선도로와 인접해 있는 동의 경우 그 피해가 막심하지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다른 동에 비해 집값도 많이 싼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피해가 사라진다면 동부간선도로와 인접해 있는 아파트들의 쾌적감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 중랑천을 끼고 있는 단지들의 로얄 동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네 번째 영향은 중랑천으로의 접근성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진다는 것이지요. 사실 중랑천변을 걷다보면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의 소음이 아주 크게 들립니다. 이러한 소음이 사라진다면 중랑천은 산책하거나 운동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지금은 동부간선도로로 인해 주변 주민들이 중랑천으로 접근하기가 수월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아주 쉽게 물 맑고 주변 환경 쾌적한 중랑천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물”의 이미지는 양면성을 가집니다.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면서 때때로 죽음을 상징하기도 하지요. 산과 물을 대비하여 보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물귀신이라는 말은 있어도 산귀신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오히려 산의 귀신은 산신령이라고 부르지요. 지나치게 큰 물은 좋은 이미지보다는 나쁜 이미지가 더 강합니다. 한강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발을 담그고 싶으신가요? 도도하게 흘러가는 강물을 보면 두려움이 앞섭니다. 죽음의 냄새가 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살할 때 한강을 찾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중랑천은 큰 물이 아닌 얕은 물입니다. 보면 두렵다기보다는 정겨움이 앞서지요. 이러한 물로의 접근성이 나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주변 공간에 생명력이 넘친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둘째, 셋째, 넷째의 영향을 종합하여 보면 다섯 번째 영향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바로 물의 향연이 중랑천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소음도 없고, 물은 맑고, 교통은 편리하고, 주변 지역에서의 접근성은 탁월하다면 가히 한강 르네상스에 버금가는 중랑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해볼 만도 하지 않을까요? 중랑천을 중심으로 한 주변의 본격적인 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을 수변도시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중랑천의 물이 맑아진다면 한강보다 더 큰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수도 있습니다. 한강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존재인 반면 중랑천은 발을 담그고 놀 수도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차량기지와 운전면허시험장, 그리고 중랑천 바로 건너편 창동 하나로 마트 주변에 있는 시유지까지 합해서 중랑천과 어우러지는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한다면 천지개벽이 일어나고도 남을 듯 하네요.
중랑천 르네상스, 물과 산의 향연이 바로 우리들의 앞마당에서 벌어질 날도 멀지 않았네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물론 운전을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오늘 중랑천 하부에 대심도 터널 사진기사를 보며, 저도 그동안 생각해왔던 중랑천 르네상스에 대한 기대감에 막연히 벅찼었는데, 천변풍경님이 이렇게 순서대로 짚어 주시니 가히 앞날이 상상이상 일거라는 확신에 차네요. 언제나 일개 개인의 소망보다는 정부의 의지가 더 중요했듯이 서울시의 의지대로 흘러 가기라 봅니다. 항상 중랑천을 산책하며 생각했습니다 '이 곳이 언제가는 큰사고 한번 치리라는...' 글 감사합니다
동부간선도로 철거 확실한 정보인가요? 기사에는 그런내용은 없던데.. 만약 동부간선도로를 철거한다면... 차가 기존보다 더 막힐텐데요.. 생각해보세요.. 현재 동부간선도로는 편도 2~4차선도로 입니다. 이걸 편도 2차선으로 바꾼다면 당연히 차가 더막히죠.. 멀쩡한 도로 막대한 철거비용도 소요되구요.. 제생각엔 동부간선도로는 그대로 두고 추가로 지하터널을 설치할꺼 같은데요... 또한 하수관을 생활하수로 오해하시는거 같은데... 비가올땐 빗물을 모았다가 다른용도로 사용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생활하수를 흘리는 관은 아닙니다.
동부간선도로 철거는 다른 회원님이 제공하신 정보를 활용한 것입니다.
12.7m면 편도2차임으로 현재 간선도로는 유지할 것 같은데요! 추정컨데 간선도로는 저속차선 대심도는 고속차선으로 도로기능을 가져가지 않을까요?
보통 차선 하나의 폭은 3.6m라고 하는군요. 따라서 갓길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편도 3차선으로 설계될 것으로 예상되며, 상하행선을 합하면 왕복 6차선으로 터널이 설계될 것 같습니다.
12.7m 편도 1차로 아닙니까? 설계상으로 12.7m 이면 길어깨부 2.5m*2=5.0m, 1차로 3.6m*2=7.2m 중앙분리부 0.5m 그래서 12.7m 로 구성될것이고 그럼 편도1차로 왕복 2차로뿐 안나옵니다.. 위아래로 건설하면 2차로씩은 확보되겠네요.
집앞 4차선 도로의 폭을 재어보았습니다. 대략 12m 정도 되더군요. 그런데 12.7m가 2차선밖에 안된다는 말은 수긍하기 어렵군요.
일반도로 경우는 한 차선의 너비는 3미터 정도 입니다. 본 지하도로를 전용도로로 간주하여 편도3차선으로 너비를 산정하게되면 10.5미터(한차선 3.5미터)+갓길(2미터 정도) = 12.5미터 정도 되겠네요. 동아일보 기사 중 그림에는 편도2차선으로 나왔지만, 편도3차선이 타당성이 있다고 봅니다.
보통 구청 건설과에서 토목(도로)담당하는 사람들은 4차선 길이를 20m로 계산하더군요
좌우 인도까지 포함해서 최대 20미터 정도 합니다. 지하도로에 설마 인도까지 만들지는 않겠죠.
사패산터널의 경우 길이 3천997m, 폭 18.8m, 높이 10.6m의 편도 4차로 쌍굴터널로 세계 최장광폭터널입니다. 폭 18.8m에 편도 4차선이라면 대심도 터널 폭 12.75m의 경우 편도 3차선이 맞을 듯 하네요. 고속도로의 경우 차선이 간선도로보다 폭이 넓게 설계됩니다.
언젠가 중랑천의 큰 변화가 오고 있다는 것을 우리 노원사랑방 회원님들은 알고 계셨으리라 믿습니다. 오늘에서야 우리 노원 아니 서울 동북부의 젖줄인 중랑천의 잠룡이 꿈뜰거리고 눈을뜨나 봅니다. 천변풍경님이 짚어주신것 이상으로 대한민국에서 제일 살기 좋은 우리 노원구민들에게는 경사중의 경사 천지개벽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동북부 중랑천의 잠룡이 승천하는 그날까지 사랑하는 노원구민 모두는 표정관리하며 좋은계획들을 많이 세우시고 더욱더 중랑천을 사랑합시다. ps 천변풍경님의 깊으신 통찰력과 혜안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앗싸 노원사랑방 화이팅"
동부간선도로 철거에 대한 부분은 앞에서도 밝혔듯이 다른 회원분이 제공한 정보입니다. 누구인지 밝히고 싶지만, 그 분에게 실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밝히지 않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 드리는 걸로 대체하겠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동부간선도로는 2001년까지 편도 5차선의 고가도로를 설치한 후 불법구간을 철거하는 조건으로 "임시도로"로 개통되었습니다. 불법구간은 월계1교에서 청계천 합류 부분까지라고 하는군요. 지금 나오는 지하화 방안은 고가도로를 대체하는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다는군요. 불법성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거지요.
그리고 제 글의 맨 하단부에서 밝혔듯이 대심도터널이 개통되면 운전자 입장에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입니다. 대심도 터널공사에는 저의 생각으로는 99.9% 민간자본이 투입될 것이며, 투입된 자본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유료화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유료화 후 동부간선도로의 간선도로로서의 기능을 그냥 둔다면 대심도터널은 아무도 이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동부간선도로의 간선도로로서의 기능은 상실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기존 도로를 완전히 철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간선도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면 철거와 같은 효과가 발생할 것이며, 통행량은 현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동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고 기존 도로는 녹지 공원, 또는 생태공원화한다는 부분에 대한 의견은 노회찬 전 의원의 블로그에도 나와 있네요. 주소는 아래와 같으니 참고하세요. http://blog.daum.net/nhr712/9795331?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Fnhr712%2F9795331 창동차량기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어처구니없게도 생태공원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네요.
그래서 노회찬 전의원을 뽑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노원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군요. 안 뽑은 게 다행! 노원은 지금만으로도 푸릅니다. 노회찬전의원, 공부더 하세요. 노원학!
동부간선도로를 철거해야한다면 대심도터널을 최소한 편도4차선은 돼야 하지 않을까요.. 대심도터널이 편도2차선 계획이라면 동부간선도로 철거는 상식적으로 어려울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노원구는 좋은일만 남았네요...
대심도터널 통행료도 만만치 않을듯합니다. 당연히 유료가 될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