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님...넘 반가워요...
끝까지..큰언니로서의 소임을 잊지 않고 많은 소소한 일들 챙겨주신거 감사하구요...저에게 선뜻 따뜻한 자리 내주셨던거 저 못잊을꺼예요...담에도 좋은 산행 함께 하길 바라구요...천왕봉을 향해 3배하면서 기원했던 모든 꿈들이 이뤄지길 저도 빌어봄니다...
: 2000년을 아무준비없이 맞고 작년과 같은 일상을 반복했다.
: 지겨운 일상에 치여 세월을 그럭저럭 보내야하는 내가 불쌍해지기 시작했던것은 지난 가을부터이다.
: 세월은 슬럼프에 빠져 괴로워할때도 흘러갔다.
: 청춘과 맞바꾼 내일터에 소홀하게 된것도 아마도 그때부터인것같다.
: 그때는 일이 나에게 어떤의미인지 몰랐고 일의 소중함도 깨닫지못했으니깐...
: 여러곳의 인터넷 클럽을 전전하면서 지난날을 보상받기라도하는듯 향락에 빠져들었다.
: 그재미는 일터에까지연장이 되어 집중하지못하고 내이미지는 서서히 무너져가고있었다.
: 내가원하는것이 이것이 아니었는데... 깨닫는순간 나는 많은것을 잃고있었다.
: 내가 나를 절제하지못한 몇개월간 몇년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들고있었다.
: 이제는 다시긴장을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고싶은데 나태해진 몸과 마음이 말을듣지않는다.
: 계기가 필요했다.
: 나태한 자신을 추스리고 나를 강하게 만들고 싶었다.
: 10년전에도 이런 고비가 있었을때 난 지리산에서 해결책을 찾았듯이 이번에도 지리산에서 자신을 찾고 싶었다.
: 체력은 그때보다도 많이 떨어져있고 세월의탓에 의지도 약해진 상태이지만 용감하게 도전하기로했다.
: 10년만에 첫산행 그것도 겨울산행에 겁없이 동참했다.
: 처음으로만난 산친구들은 상냥하고 따뜻이 나를 맞아주었고 그들로인해 안심하고 산행을 마칠수있다는 용기가생겼다.
: 깜깜한새벽 쏟아질듯한 별들의 무리를 보면서 그동안 하늘한번 보지않고 살았던 각박한시간이 아쉬워졌다.
: 중산리에서 새벽산행을 시작했다.
: 선두그룹을 놓치면 쳐질수밖에 없는 체력인지라 악착같이
: 따라붙었다.
: 그사이에 해는떳고 아름다운 설경이 눈에 들어왔다.
: 숨이 넘어갈듯 헐떡이고 심장은 터질것처럼 쿵쾅거렸다.
: 그래도 아무렇지않은듯 묵묵히올라갔다.
: 그래 이렇게 악으로깡으로 버티면 되겠지...
: 법계사까지는 그렇게 버텼다.
: 법계사에서 아이젠을 신고 다시 중무장을 하고 천왕봉으로 향했는데 천왕봉을 500미터를 남겨두고 체력을 전소했다.
: 내가 산을 얕본것일까 아니면 내가너무 자만한것일까?
: 산앞에서 나는 나약한 존재일수밖에 없었다.
: 의식은 몽롱해지고 선두그룹은 보이지않고 발은안떨어지고 마음은 급해지고...
: 5분휴식에도 20미터밖에 전진을 못하고 다시쓰러지고...
: 이미 누구의 도움을 받을수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 마음속에서 구호를 외쳤다. 악으로깡으로 전진전진!
: 씨이~ 근데왜몸땡이가 안따라주는거야.
: 그래 기어서라도 가자!
: 그렇게 한시간정도를 기며쉬며 정상을 향해올라갔다.
: 까마득히 기다리는 회원들모습이 보였다.
: 힘내라고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었다.
: 마지막 힘을쓰며 기어올라갔다.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고 난 쓰러졌다.
: 의식도 흐릿한데 회원들이 다리를 열심히 주물러근육을 풀어주었다.
: 꼼짝할수없이 몸을내맡기고 나니 폐를끼쳐서 죄송하다는 생각에 빨리 회복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 여산회친구들과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천왕봉에서 3배를 했다.
: 남들은 국가와민족을 위해서 기도했을텐데 부끄럽게 나는 나의행복과 안녕을 위해서 3배를 했다.
: 그리고 하산하여 장터목산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 손끝하나움직이지않고 차려준음식을 정말 감사하게 먹었다.
: 그리고 기운을 회복하여 그이후의 산행은 여유롭게 지리산의 설경을 마음껏감상했다.
: 그 아름다운 지리산의 설경은 아마도 죽을때까지 내맘속에 살아있을것이다.
: 그리고 힘든산행을 마칠수있도록 도와준 모든 회원여러분께 정말 감사를 드린다.
: 나를 강하게만든 나의강한산친구들 다음기회에 더강해진모습으로 뵙겠습니다.
: 할말은많지만 출근시간때문에 마무리를 해야겠어요.
: 정말고맙습니다.
: 두리는 여러분의 사랑을 절대잊지않을겁니다.
: 새해에는 소원이루시고 두리의 따뜻한 산친구로 남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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