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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판 경기 수로 따지면 당당 1위가 이상열입니다. 이상열은 72경기에 등판해 2위 롯데 임경완의 62경기보다 10경기나 많은 압도적인 1위입니다. 내년이면 만 35세가 되는 이상열이 과연 2012 시즌에 제 기량을 보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스럽습니다. 팀 내 유일한 좌완 불펜 투수인 이상열이 내년 시즌 가동될 수 없다면 LG 불펜진의 약화는 불 보듯 명확합니다.
임찬규보다 3경기 적은 55경기에 등판해 등판 경기 수 8위인 김선규와 마무리 앞에 등판하는 프라이머리 셋업맨인지 뒤지고 있는 경기에 등판하는 추격조인지 알 수 없는 한희의 혹사 또한 우려스럽습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으며 4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무리한 일정을 고집스럽게 소화하다 어깨 부상과 구위 저하에 시달리는 박현준과 주키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혹사는 투수진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36세로 노장 소리를 들어도 어색하지 않은 조인성은 백업 포수의 뒷받침 없이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다 체력이 떨어져 부진하자 지난 달 2군행을 통보받았습니다. 2년 전 박종훈 감독의 취임 당시 무한 신뢰를 받으며 2010 시즌 28홈런 107타점으로 생애 최초 골든 글러브를 손에 쥔 조인성은 최근 부진으로 인해 박종훈 감독으로부터 ‘프로는 결과로써 말한다’는 힐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만일 조인성이 백업 포수와 적절히 교체 기용되며 체력을 아꼈다면 여름 이후 결정적인 상황에서 부진에 빠지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무릎 수술을 받은 작은 이병규에 대해 박종훈 감독은 ‘아직 올라오지 못하는 것을 보면 하기 싫은 것 아니냐’며 ‘누구나 부상은 있지만 이겨내야 한다’며 정신력을 강조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복귀를 다그친 감독을 무시할 수 있는 선수는 없습니다. 결국 작은 이병규는 8월 넷째 주 넥센과의 잠실 3연전에 1군에 복귀해 활약하고 있지만 주루 시 절룩거리며 불편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수술 부위인 무릎의 재활이 완료되지 않았음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유망주를 키우지 못하기로 정평이 난 LG 2군에서 드문 성공 케이스이며 장래 LG의 4번 타자까지 기대되는 작은 이병규이지만 자칫 무리한 기용으로 사그라지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시즌 내내 ‘촌놈 마라톤’ 하듯 숨 가쁘게 달려온 박종훈 감독은 포스트 시즌 진출이 물 건너 간 현재까지도 선수 혹사라는 무의미한 전력 질주를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맨십을 준수하는 위대한 감독으로 평가받기 위함인지, 아니면 작년 시즌 자신이 이룩한 업적인 6위보다 더 높은 성적을 거둬 내년 시즌에도 LG 감독직을 유지하기 위함인지 알 수 없으나, 무차별 선수 혹사를 통해 혼자만 살고 팀은 죽어도 상관없다는 위험하며 이기적인 발상을 지닌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LG가 8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신임 감독이 취임해도 전임 감독의 투수 혹사로 인해 부상을 입은 선수들을 제외하고 처음부터 새판을 짜야했기 때문입니다. 박종훈 감독이 지나간 자리에 풀 한 포기 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디제는 누구?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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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확하고 신랄하게 잘 꼬집어줬네요
진심 각 포탈사이트 메인 기사로 올리고 싶습니다.
감솨
기자분이 누구시죠?? 메일 보내야 겠습니다... 처음으로!!! 기자한테 찬사의 메일을 보내야 할듯.!!
기사 좋네요~ 돌종훈... ㅠㅠ
마지막줄글...인상적이네요...
기자의 눈으로 이런 기사가 나왔다면... 선수단 내부에서도 감독님과 코치진의 대해서 말들이 나오겠군요...
팀이 꼴찌를 하더라도...선수단과 코칭스텝에 신뢰와 믿음만 있다면... 내년야구를 기대해 볼만하지만... 기자의 입에서 이런 글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건
기자 혼자만의 생각으로 기사를 쓴 건 아닌것 같아 보입니다.
분명 선수단 내부에서도 비슷한 기류를 느끼고 있는것 같습니다.
제가 걱정하는모습이 기사로 나왔네요..
이런 개초보를 감독이라고 데리고온 구단의 미련함이죠. 선수들의 얼굴에는 짜증만이 가득합니다.
캐공감글이네요 ㅎㅎㅎ 이런 제대로된 기자가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 끝에 다시보니 야구 평론가네요... 당연히 기자가 저렇게 쓸리가 없지요... 일희일비하는 기자들인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