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인기를 얻었던 라디오 연속극 「행복의 탄생」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1963년 개봉 당시
15만 명 이상을 동원한 흥행작이자 주연 도금봉에게 제10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의 영광을 안긴 작품이다. 독립적이고 생활력이 강하며 야무지고 똑 부러지는 여성을 칭하는
‘또순이’라는 대명사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함경도 출신으로 월남하여 자수성가한 아버지를 둔 ‘또순’은 권위적인 아버지로부터 벗어나 독립을 선언한다.
주체적인 인생을 꿈꾸는 그는 세차, 쥐덫팔이, 떡장사 등 기회가 생길 때마다 고된 노동도 마다하지 않으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 그러는 와중에 일자리를 구하러 아버지를 찾아왔지만 퇴짜를 맞고 백수로 살고있는
‘심재구’를 도와주다가 서로 애정을 갖게 된다. 또순은 재구와 ‘새나라 택시’를 마련하자는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중간에 사기를 당하며 꿈과 사랑 모 두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타고난
긍정성과 유쾌한 의지로 결국 사랑과 꿈 모두를 성취해낸다.
아버지: 네가 무시기 독립이야?
또순: 난 거저먹고 살아온 게 앙이요(아니요). 엄마 아바이가 벌이하느라고 밤낮 나가 있기 때문에 집안일은
내가 다 도맡아 보아왔소. 일고여덟 살부터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밥을 지어 놨구,
학교 다니는 언니의 뒤치닥거릴 해왔소. 식모살이도 월급이 있쟁이오.
아버지: 무시기?
또순: 나갈테니 십오년 동안 뼈빠지게 일해 온 월급을 달란 말이오.
아버지: 야 이 간나, 나가면 거저 나갔지비 월급이 무시기 월급이야? 넌 먹구 살아오지 앙이했니 응?
또순: 자식을 키우는 것은 부모의 의무요. 허지만 일곱 살부터 부려먹은 건 아동복지법에두 어그러지는
일이 앵기겠소?
아버지: 이런 주제넘은 간나, 나갈려면 썩 나가거라, 나가! 나가란 말이다. 나가!
또순: 나가겠소. 허지만 내 월급은 언제고 받아 가지고 말끼오. 엄마, 아바이, 잘 있소.
도금봉은 <또순이>를 통해 당차고 야무진 젊은 여성의 캐릭터를 탁월하게 소화해냈다.
박정희 정부의 근대화 노선에 부응하는 ‘경제적인’ 여성 또순이는 도금봉의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연기로 큰 인기를 얻었다.
또순이(부제:행복의 탄생)(1963) / A Happy Businesswoman
https://youtu.be/hc2BqMbb2EA?si=dU9s8laf3MS71Y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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