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감독 카를로스 케이로스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전술적인 밑그림들을 귀띔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어시스턴트 코치로서 퍼거슨 감독과 함께 팀을 이끈 바 있는 케이로스는 그 동안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레알의 전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맨유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베컴은 물론, 피구의 '오랜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이른 바 '골든 제너레이션'으로 불리우는 포르투갈 청소년 대표팀(89년, 91년 대회 우승)의 사령탑으로서 팀을 지휘했던 인물이 바로 케이로스였기 때문.
'두 명의 애제자'를 한 팀에 두게 된 케이로스는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활약하는 피구와 베컴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마르카'와의 인터뷰를 통해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 "맨체스터에서 베컴이 훈련하는 모습을 쭉 지켜봤고,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모습도 여러차례 관전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적응만 잘해낸다면 베컴은 오른쪽이 아닌 다른 포지션에서도 훌륭한 기량을 선보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나는 베컴이 중앙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는걸 안다. 그는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어떨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팀 전체가 우선이다. 그리고 나서 모든 선수들이 어느 포지션에서 뛰는 것이 가장 적합한지에 대한 해답을 구할 것이다."
그는 과거의 제자 루이스 피구를 비롯, 최근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는 구티와 '신예 골잡이' 포르티요의 필요성 또한 강조했다.
"구티는 팀에 필요한 선수다. 그는 매우 훌륭하다. 넓은 시야를 갖추고 있으며, 결정적인 패스를 구사할 줄 알고, 다양한 종류의 재능을 겸비하고 있다. 구티는 우리에게 또 다른 해답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피구에 대해서는 충분한 경험과 정보를 갖고 있다. 포르티요 또한 마찬가지다. 두 선수 모두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재능들이다."
"나의 좌우명은 '뛰어난 공격력으로 경기에서 승리하고, 탄탄한 수비력으로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과거 NBA의 시카고 불스는 환상적인 공격력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그들이 우승할 수 있었던 진정한 원동력은 바로 수비에 있었다."
"모든 선수들은 의무적으로 공격과 수비를 함께 소화해내야 한다. 하지만 (축구는 농구와 다르기 때문에) 11명 각자에게 알맞은 역할이 주어질 것이다. 호나우두가 살가도처럼 공격과 수비를 모두 다 해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한편 케이로스는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루머로 인해 화제거리가 되었던 라울 곤살레스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라울에 대해 크게 기대하고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나는 라울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상대편을 미치게 만드는 선수다."
"라울은 결코 상대가 예상하고 있는 위치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는 정말 끊임없이 그라운드를 누빈다."
"나는 그라운드 밖에서의 라울에게서 조용하고, 친절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라운드안에 들어서는 순간, 라울은 한 명의 전사가 된다."
"내가 라울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부분들이다."
처음에는 포워드로 뛰다가 순식간에 미드필더가 되고, 때로는 측면을 파고들며 윙어처럼 움직이기도 하는 라울의 '자유자재로 포지션을 변환하는 능력'은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로 남아있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뇨의 그것에 비유되고 있다.
'카데나치오의 창시자'로 유명한 엘레니오 에레라는 디 스테파뇨를 가리켜, "그는 가장 무서운 공격수이자, 훌륭한 미드필더였고, 건실한 수비수였다." 라고 표현했다.
지금 그라운드의 모든 곳을 누비며 여러모로 팀에 공헌하고 있는 라울은 레알 마드리드의 올드팬들에게 '디 스테파뇨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단과 라울, 피구는 지금 그대로. 베컴은 중앙에.' 케이로스 감독이 이러한 밑그림을 바탕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어떤 스타일의 팀으로 엮어나가게 될지 궁금하기만 하다.
레알의 새로운 감독, 카를로스 케이로스는 누구?
1953년 - 3월 1일, 모잠비크 남풀라에서 태어남. 이후 포르투갈 리스본의 대학을 졸업하고 모잠비크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후 포르투갈 축구협회의 일원으로서 유스팀을 담당하게 됨.
1980년 - 리스본 소속 클럽 올리바이스의 유스팀 코치로서 지도자 생활 시작.
1982년 - 벨레넨세스의 유스팀 코치로 활동.
1983년 - 포르투갈 2부리그 소속, 에스토릴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임명.
1984년 - 포르투갈 청소년 대표팀 어시스턴트 코치 자리를 맡게 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
1987년 - 포르투갈 청소년 대표팀 감독으로 승격.
1989년 -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포르투갈 U-20 팀을 우승으로 이끔.
1991년 - 루이스 피구, 마누엘 루이 코스타등의 신예 스타들과 함께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 2연패에 성공. 이후 포르투갈 대표팀의 감독으로 임명되는 영예를 차지.
1994년 - 포르투갈의 94' 미국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와 함께 감독 자리에서 경질. 이후 스포르팅 리스본의 감독으로 임명.
1996년 - 스포르팅 리스본을 94/95 시즌 3위, 95/96 시즌 2위로 이끈 후 지휘봉을 놓게 됨.
1998년 - UAE의 감독직 제의 수락. 그러나 대표팀의 연이은 부진으로 1년만에 해임.
2000년 - 남아프리카 공화국 감독으로 임명. 한/일 월드컵이 종료되는 2002년 6월까지 계약.
2002년 - 남아공 대표팀을 2002' 한/일 월드컵 본선으로 이끄는데 성공. 그러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8강에서 말리에게 2-0으로 패배한 이후 감독직에서 해임. 남아공 축구협회는 기술 고문 소노에게 지휘봉을 맡김.
2002년 6월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어시스턴트 코치로서 3년 계약에 합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함께 02/03 시즌의 맨유를 이끔.
2003년 - 비센테 델 보스케의 뒤를 이어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
- 사커라인 이형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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