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진 가시미로 신부
사순 제3주일
탈출기 20,1-17 1코린토 1,22-25 요한 2,13-25
항상 기도하는 거룩한 집
찬미 예수님!
성전은 하느님의 집입니다. 만남의 장소이며 나눔의 집입니다.
여기서 세례성사로 하느님의 자녀들이 탄생되고, 병든 이들이 치유되고,
하느님 사랑에 굶주렸을 때, 배불리는 곳입니다.
이 집에서 하느님과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고 하소연도 하며 투정도 부리고 감사도 드리면서
은총을 청하고 또 자비를 얻어 누리는 우리의 보금자리입니다.
하느님의 집이요, 우리들의 집 그리고 우리의 보금자리를 저 유대인들처럼
소음과 잡념으로 더럽혀서야 되겠습니까?
사도 바오로는 “여러분은 자신이 하느님의 성전이며 하느님의 성령께서 자기 안에 살아
계시다는 것을 모르 십니까? 만일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 삶을 멸망시키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며, 여러분 자신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이기 때 문입니다."(1코린 3.16-17)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거룩한 성전을 장사꾼들로써 상징되는 세상의 여 러 가지 번거로운 일로 시끄럽게 만들지도
말아야 하겠고, 더욱이 더럽혀지는 일은 없어야 되겠습니다.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값을 치르고 여러분의 몸을
사셨습니다."(1코린 6,19-20) '우리의 몸인 성전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명심하십시오. 하느님의 성령께서 거처하시는 성전이기에 우리는 자연히 성령과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성령과 만나서 하는 그 기도는 성령의 기도가 되어 하느님께서 잘 들어 주실 것입니다.
이럴 때의 기도는 소와 양, 비둘기와 돈 같은 잡념이나 유혹이 찾아 들 지 못하게 하는
영혼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전이 항상 기도하는 거룩한 집이 되게 하십시오.
형제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의 어리석음"(1코린 1,23)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모범을 따름으로써
그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을 삶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며, 그 자비에 힘입어
주님의 사랑 안에서 기 쁨 주고 사랑받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당신 집에 사는 사람 복되오니
길이길이 당신을 찬미 하옵니다.”(시편 84,4)
원주교구 이용진 가시미로 신부
2024년 3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