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覺夢/정진경-
수십 개 못으로 악몽을 고정한 듯 보철가면 뒤에 숨은 그의 얼굴, 혈관이 없다
낡고 닳은 얼굴들 사이에서 볼트를 조으고 있는, 알약들을 혀뿌리로 삼키면서 시간을 급냉시
켰다 관뚜껑을 닫아 버렸다
그러나 사랑은 장도리가 되어, 수십 개의 못들을 뽑아낸다 회로가 재생된 뇌수에서 혈관이
자라나고 단풍으로 물든 거리 질주하는 그의 등에 붉은 꽃이 피어난다
자각몽에도 못자국은 흉터로 남아, 환청에 길들어 가는 그를 악몽으로 데려간다 냉동되지 않
은 기억들이, 강한 그의 자의식이 또 다시 보철가면을 씌운다 숨가프게 관뚜껑을 연다
자 이제 눈을 떠 봐요 편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