醉 游 浮 碧 亭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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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 壤 古 朝 鮮 國 也 평양은 옛 조선의 수도였다.
周 武 王 克 商 訪 箕 子 주나라 무왕이 상(은나라)을 이기고, 기자를 방문하니
陳 洪 範 九 疇 之 法 (기자는)홍범의 아홉까지 비법을 가르쳐 주었다.
武 王 封 于 此 地 , 而 不 臣 也 그리하여 무왕은 기자를 이 땅의 왕으로 책봉 하였고 신하로 삼지 아니 하였다.
其 勝 地 그 명승지로는
則 錦 繡 山 , 鳳 凰 臺 , 綾 羅 島 , 麒 麟 窟 , 朝 天 石 , 楸 南 墟
금수산과 봉황대, 능라도, 기린굴, 조천석, 추남허 등이 있는데
皆 古 蹟 이것들은 모두 고적이며
而 永 明 寺 之 浮 碧 亭 , 其 一 也 영명사의 부벽정도 그 하나이다.
永 明 寺 , 卽 東 明 王 九 悌 宮 也 영명사는 곧 고구려 동명왕의구제궁터(대궐)이다.
在 郭 外 東 北 二 十 里 , 府 瞰 長 江 이절은 평양성의 동북쪽 20리 밖에 위치하고
있고 긴 강을 굽어보고 있으며
遠 矚 平 原 , 一 望 無 際 , 眞 勝 境 也 탁 트인 것이 아득하기가 끝이 없으며,
참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가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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弱 質 , 殷 王 之 裔 , 箕 氏 之 女 나는(약질은) 은나라 임금의 후예이며 기씨의 딸입니다.
我 先 祖 , 實 封 于 此 , 나의 선조이신 기자왕께서는 이 땅의 왕으로 책봉이
되자
禮 樂 典 刑 , 悉 遵 湯 訓 예악전형을 한결같이 은나라 탕왕의 가르침대로 행하고
以 八 條 敎 民 , 文 物 鮮華 , 千 有 餘 年
팔조의 금법으로써 백성을 다스리어 문물이 천년이나 선명하게 빛났습니다,
一 旦 天 步 艱 難 , 災 患 奄 至 , 先 考 敗 續 匹 夫 之 手 , 遂 失 宗 社
(그러나) 하늘의 운수가 바뀌어 재환이 엄습하여 선고께서는 필부의 손에
패배하여 드디어 나라를 잃게 되었습니다.
衛 滿 乘 時 , 竊 其 寶 位 而 朝 鮮 之 業 墜 矣
이 시기를 타서 위만이 그 보위를 강탈하니 조선의 왕업이 여기서 끊어 졌습니다.
弱 質 顚 蹶 狼 籍 , 欲 守 貞 節 , 待 死 而 已
나는 (약질은) 이 어려운 때를 당해 정절을 지키고자 하여 죽기만을 기다릴 따름 이었습니다.
忽 有 神 人 撫 我 曰 , 我 亦 此 國 之 鼻 祖 也
이때 홀연이 신선이 나타나 나를 어루만지면서 말하기를
나는 본래 이 나라의 시조인데
皇 國 之 後 , 入 于 海 島 , 僞 仙 不 死 者 , 已 數 千 年
임금자리를 누린 후 해도에 들어가, 신선이 되어 죽지 않을지 수 천년이
되었다고 하면서
汝 能 隨 我 紫 府 玄 都 , 消 遙 娛 樂 乎
당신은 능히 나를 따라 자부현도 (하늘)에 가서 즐거움을 누리지 않겠는가?
라고 하여
余 曰 , 諾 , 遂 提 攜 引 我
내가 허락하니 (그 분이) 마침내 나의손을 이끌고
至 于 所 居 , 作 別 館 以 待 之
자기가 사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별관을 지어 살게 하였습니다.
餌 我 以 玄 州 不 死 之 藥 , 服 之 累 月
또 현주의 불사약을 나에게 먹게 하니 그 약을 먹고 몇 달이 지나자
忽 覺 身 輕 氣 健 , 磔 磔 然 , 如 有 換 骨 焉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이 건강해지더니 날개가 달려 신선이 된 것 같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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主 母 奏 于 上 皇
저희 아씨께서 선비님의 이야기를 옥황상제께 말씀드렸더니
上 皇 惜 其 才 , 使 隷 河 鼓 幕 下 , 僞 從 事
상제께서 그 제주를 아끼어 하고 견우성(하고)의 종사관으로 임명 하셨습니다.
上 帝 勅 汝 , 其 可 避 乎
이는 옥황상제의 칙령이므로 가히 피할 수가 없습니다.
生 驚 覺 , 命 家 人 , 沐 浴 更 衣
홍생이 놀라 깨니 꿈 이었다. 홍생이 집안사람에게 명하여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게 한 후
焚 香 掃 地 , 鋪 席 于 庭
향을 태우고 땅을 청소한 뒤에 뜰에 자리를 펴게 했다.
支 頤 暫 臥 , 奄 然 而 逝 그는 턱을 괴고 잠시 누워 있다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卽 九 月 望 日 也 그날이 구월 보름이었다.
殯 之 數 日 , 顔 色 不 變 빈소를 차린 지 3~4일이 지났으나
人 以 爲 遇 仙 屍 解 云 사람들은 홍생이 신선을 만나 시해(죽음에서 해탈하였음)된 것이다. 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