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량석(道場釋)
‘하늘은 자시(밤11시∼1시)에 열리고,
땅은 축시(1시∼3시)에 어둠에서 풀리며,
사람은 인시(3시∼5시)에 잠에서 깨어난다.’는 말이 전해온다.
그래서일까, 새벽 3시가 되면 산사에서는 부전스님이
모든 생명을 어둠과 잠에서 깨우기 위해 목탁을 치면서 도량을 돈다.
도량을 정화하는 의식인 도량석이 시작된 것이다.
오랜 옛날에는 석장(육환장)이나 요령이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로 목탁이 사용되게 된 것일까?
물고기를 형상화한 목탁이 쓰이게 된 것은
선종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선종사찰에서 수행의 지침으로 삼았던 <백장청규>에 보면,
물고기는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는다면서
수행자로 하여금 잠을 자지 않고 도를 닦게 하기 위해
목어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목어를 두드려 수행자의 잠을 쫓고 혼미한 정신상태를
경책했다고도 한다. 도량석 목탁소리는 고요한 상태에서
작은 소리로 시작해 점점 커졌다가 마칠 때는
큰 소리에서 점점 작아져 마침내 본래의 고요 속에 묻히고 만다.
여기에서 작은 소리는 어둠과 고요한 본체를 상징하고,
큰 소리는 밝음과 힘찬 움직임을 상징한다.
또한 큰 소리에서 점점 작아져 고요 속으로 돌아감은
모든 수행자로 하여금 경거망동하지 말고
언제나 선정의 고요함 속에 머물러 자신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함을 경책하고 있는 것이다.
백남석 포교사
대한불교 조계종 포교사로 포교사 전문아카데미 교수이며
서울불교청년회 지도법사다.
또한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