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717]포은先生7율-喜晴[희청]
포은집 제1권 시(詩)
圃隱先生文集卷之一 [詩]
喜晴[희청]
雨斷簷前霽色佳。우단첨전제색가
暮天詩興鶩齊霞。모천시흥목제하
驛䆫涼吹生庭樹。역창량취생정수
古戍斜陽照塞沙。고수사양조새사
却愧主人煩送路。각괴주인번송로
應憐客子欲還家。응련객자욕환가
想看小圃霑濡遍。상간소포점유편
荷耒何時去種瓜 하뢰하시거종과
갠 날씨를 기뻐하다〔喜晴〕
비가 그친 처마 앞에는 갠 풍경이 아름다우니 / 雨斷簷前霽色佳
저물녘의 시흥이 노을 속 나는 따오기와 같네 / 暮天詩興鶩齊霞
역 창의 서늘한 바람이 정원 나무에서 생기고 / 驛窓涼吹生庭樹
옛 수자리의 저녁 햇빛이 변방 모래를 비추네 / 古戍斜陽照塞沙
번거롭게 전송하는 주인께 오히려 부끄럽나니 / 却愧主人煩送路
고향 가려는 이 나그네 응당 가련히 여기리라 / 應憐客子欲還家
생각건대 작은 채전이 비에 두루 젖었을 텐데 / 想看小圃霑濡遍
어느 때에나 쟁기를 메고 오이 심으러 갈는지 / 荷耒何時去種瓜
簷=처마첨.
霽=개일 제.
鶩= 집오리 목, 집오리 무.
霞=노을하.
霑= 젖을 점.
濡= 젖을 유, 머리감을 난.적실 유, 편안할 여,
유약할 연, 삶을 이, 머리 감을 난.
遍= 두루 편, 두루 변.
荷= 멜 하, 연 하.꾸짖을 하, 잗달 가, 동자(同字)抲
耒= 쟁기 뢰. 동자(同字)抲
[주-D001] 오이 심으러 갈는지 :
‘어느 때에나 조용히 물러나서 오이나 심고 지낼 수 있겠는가.’라는 말이다.
‘오이를 심다’는 진(秦)나라 소평(召平)의 청문(靑門)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청문은 한(漢)나라 때 장안의 동남쪽에 있던 성문으로,
본래 이름은 패성문(霸城門)이나 문의 색깔이 푸르러 청문이라 불렀다.
진나라 동릉후(東陵侯) 소평이 진나라가 망하자 스스로 물러나
포의(布衣)로 지내며 장안성(長安城) 동쪽에 오이를 심었는데,
오이 맛이 좋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청문과(靑門瓜) 혹은 동릉과(東陵瓜)라고 불렀다.
《史記 卷53 蕭相國世家》 이후로 청문은 벼슬을 그만두고
전원에 은거하는 삶을 비유하는 고사로 많이 쓰인다.
ⓒ 한국고전번역원 | 박대현 (역) |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