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에 대해서는 교과서에서 크게 언급 되는 부분도 없고, 포탈 한 줄 요약에서는 조선 중기 황해도 함경도 등지에서 활동하던 도둑으로 백정출신이며, 곡식을 백성들에게 나누어주던 의적 이라고만 나와있어.
성호 이익은 조선의 3대 도둑으로 홍길동과 장길산 그리고 임꺽정을 거론 하는데, 아무튼 크게 이름을 떨치긴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드라마에서 얻은 이미지 외엔 크게 아는 것이 없는 게 현실이야.
그냥 덩치 크고, 수염이 유달리 많은 백정출신의 힘센 천민이 탁주 한 사발 마시고, 술 김에 동네 지주들을 털었던 건지, 아니면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한 번 살펴 보자고.
임꺽정은 당연히 본명이 아니고, 임거정 또는 임거질정 이라고 하는데, 도적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좀 더 강력하고 파워풀한 이름인 임꺽정으로 오늘 날 까지 알려졌다고 해.
백정이라고 하면 도축업에 종사하는 직업 군을 조건반사적으로 떠올리는데, 도축업 말고도 다양한 직업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
임꺽정은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버드나무 가지를 엮어서 바구니 같은 것을 만드는 일을 했다고 하네. 큰 코와 덥수록한 수염과 굵은 손가락 마디를 가지고 한 땀 한 땀 버드나무 바구니를 만드는 임꺽정의 모습을 상상하니 귀엽기 까지 해.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임꺽정이 살던 지역이- 순천만이나 하늘공원 갈대밭처럼 – 버드나무 군락지였던 거야. 온 동네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게 버드나무 가지이니, 돈 안 드는 재료를 가지고 돈 안 드는 방법으로 물건을 만들어 입에 풀칠만 하고 살았던 거지.
이 당시 조선의 국경지대인 황해도는 현대판 보트피플이나 외국난민이 조선에 많이 유입이 되었고, 몽골 계 시베리아 유목민이 주를 이루었다고 해. 조선도 찢어지게 가난한데, 이런 난민들이 조선에서 종사할 직업 군은 백정뿐 이자나. 임꺽정이 덩치가 유난히 크고, 수염이 유달리 많았으며, 종사한 직업으로 유추하여, 난민 출신 이라는 설도 있다고 하니 참고 하시길.
임꺽정은 비천한 출신이라 태어난 해에 대한 기록이 없고, 1562년 이라는 사망 기록만 남아 있어. 당시 임금은 명종임금인데 재위기간이 1545년~1567년이야. 임꺽정의 활동 시기는 명종임금때인 거지. 조선의 백성들은 늘 힘들었지만, 명종 임금이 어려서 즉위를 하여, 그 어머니인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면서 이 시대에 특히 더 피를 빨리기 시작했어. 백성의 피를 빠는 대표적 인물이 문정왕후의 동생 윤원형이야.
윤원형은 왕 엄마의 친 동생이고, 누나가 수렴청정을 하고 있으니 작정하고 부정축재를 하기 시작해.
수탈의 방법은 현대의 대기업이나 지도층만큼 다양했다고 하니 일일이 열거 하지 않겠어. 임꺽정의 동네에서 일어난 일만 간단히 소개 할게.
첫째 토목 건축 사업을 벌여.
농사일에 바쁜 백성들을 강제 동원해서 간척지를 개간해. 유 노동 무임금의 환상적인 이윤추구 시스템이야.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모든 이익은 세도가의 아가리로 직행. 아파트를 짓는데 공사비도 안 들고, 분양해서 나온 수익금도 다 가지니 얼마나 획기적이야!
둘째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시스템 구축.
온 천지에 깔려 있는 버드나무군락지를 내수사가 어느 날 갑자기 네 땅이라고 선포해, 고로 이제 백정이나 농민이 버드나무 가지를 채취 해 갈 때는 돈을 내라는 거야. 내수사란 것이 조선시대 왕실의 재정 관리를 하던 기관인데, 공기업이 이런 짓 거리를 하면 되겠어? 공기업이 사기업처럼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노선을 변경 한 거야. 그리고 이윤은 힘 없는 백성에게서 얻어 내는 거지.
겨우 입에 풀칠만 하던 임꺽정 포함 농민과 백정들은 황당하기 그지 없어. 버드나무 가지 엮어서 바구니 만들어 시장에 천원에 팔던 것을, 버드나무 가지 가지고 오는데 5백 원의 재료비를 내수사에 내야 해. 최고 권력층이 보트피플의 월급을 강탈 하는 꼴이야.
이때의 농민들의 생활을 요즘 연봉으로 대략적으로 환산을 하면 아래와 같다고 해.
연봉 24백만 원인 농민은 일단 소작료로 12백만 원을 지주에게 바쳐야 해. 그리고 세금으로 7백만 원을 내면 5백만 원이 남자나. 그런데 이 당시 4인 가족 최저 생계비가 14백만 원 정도 였다고 하니, 매년 은행 앞으로 가던지, 지주에게 온 충성을 다 바쳐야 되는 악순환의 연속 인 거지.
살아도 사는 게 아니고, 가족들을 데리고 죽기도 힘들어.
자식농사 잘 지어, 예쁜 딸 얻으면 지주의 첩으로 보내서 다른 새끼들 밥 먹이고, 힘 좋은 아들 얻으면 지주에게 종으로 보내 가족이 또 한 해 연명해. 이런 부모의 자식은 태어나자 마자 부채를 안고 태어나니, 같은 패턴의 반복이야.
이 당시 황해도 지역의 대부분 관리들이 문정왕후의 친척들이야, 윤원형이 꽂아 놓은 낙하산들이지. 문정왕후는 종교에 미쳐서, 엄청난 돈을 때려 부었다고 해. 설상가상으로 이 당시 조선은 하늘 마저 버렸는지, 흉년이 겹쳐서, 들판에 굶어 죽은 농민들의 시체가 넘쳤다고 해. 백성은 굶어 죽거나, 질긴 목숨 연명해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에 반해 권력층의 재산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시대에 우리의 주인공 임꺽정도 내일이 없는 오늘을 살고 있었어.
명종실록에 아래와 같은 기록이 있어. 이 글을 쓴 사관은 정말 양심적인 사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 분의 안위가 지금에라도 걱정 되는 건 오지랖인가? 실록에 기록된 것이 이 정도면 실상은 더 했을 거야.
‘ 도적이 성행하는 것은 수렴의 가렴주구 탓이며, 수렴의 가렴주구는 재상이 청렴하지 못한 탓이다. 오늘날 재상들의 탐오한 풍습이 한이 없기 때문에, 수령들은 백성의 고혈을 짜내어 권력자들을 섬겨야 하므로 돼지와 닭을 마구 잡는 등 못하는 짓이 없다. 그런데도 곤궁한 백성들은 하소연할 곳이 없으니, 도적이 되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 없는 형편이다’
진짜 도적은 윤원형으로 대표 되는 권력층이 아닐까? 임꺽정이 엄청난 대의 명분을 가지고 일어났을까? 아니면 도적이 되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 없는 형편이라서 그랬을까?
임꺽정은 부자들의 집이나 한양의 권력층에게 진상될 물건을 실은 배를 습격하였고, 세력이 커지면서 관청의 창고까지 공격을 했어. 이렇게 획득한 재물은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원래 주인들인 백성들에게 돌려 주었어.
임꺽정은 관군을 속이기 위해, 짚신을 거꾸로 신고 이동을 하여 교란을 시키기도 하고, 전혀 예측 할 수 없는 장소와 시간에서 갑툭티 하여 신출귀몰의 대명사였다고 해.
임꺽정 사단의 구성원들은 농민, 백정으로만 이루어 진 게 아니라, 양반 자제까지 포함 될 정도로
많은 계층들이 합류를 했어.
각 고을의 아전들도 임꺽정 사단에 적극 협조를 하는데, 임꺽정 측에서는 관군의 이동루트나 다음 순찰지역 등 고급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관군은 항상 뒷 북을 치게 되었지.
온 국민이 도적을 숨겨주고, 도적의 다음 작전이 성공 하기를 기다리고 있어. 인터넷 해적방송이 있었다면 모래시계 시청률을 깨트렸을 꺼야. 임꺽정의 이름을 딴 탄산음료가 나왔다면, 코카콜라의 아성을 무너트리지 않았을까?
대규모 군사기지를 대놓고 만들어 놓을 상황도 자금도 안되니, 낮에는 농민 밤에는 의적으로 변신을 했어 낮농밤적! 이러니, 관군은 임꺽정의 그림자조차도 잡기 힘들었어.
종국에는 임꺽정 사단이 한양에 까지 출몰을 하고, 부자와 지도층에서 난리가 났어.
“나 쏭쏭 전자 사장인데, 경찰총장 좀 바꿔 줄래요”
“아 죄송합니다. 누구 시 라고요? 잘 못 들었습니다!”
“ 천한 것들은 잘해 주면 안 된다니까…이 XX놈아! 전화 받으면 관등성명부터 튀어 나와야지. 그리고, 한 번 말하면 바로 알아 쳐 들어야지. 어디다 대고 감히 다시 물어봐”
“……………………………..”
“ 임꺽정인지 개 뼈다귀가 어제는 서울에 까지 기어 내려왔다는데, 경찰총장이란 새끼가 멀 하고 있는 거야? 다음 타켓이 우리 집이라는 소문이 장안에 파다한데, 대책이 머야? 우리 집 정원에 있는 난 하나가 얼마 인줄 알아? 니 놈 새끼 연봉으로도 못 구해! 만약 우리 집 지하 갤러리에 있는 안 견의 몽유도원도 라도 없어 지는 날에는 니 놈 손자의 증손자까지 우리 회사에서 무임금으로 일해도 못 갚아”
“ 최선을 다해 임꺽정 검거에 임하겠습니다. 충성!”
“충성은 개뿔. 내가 니 상관이냐? 니 주인이지”
장안의 부자들과 지도층들은 난리가 났어. 백성이 굶어 죽을 때는 나 몰라라 하더니, 임꺽정의 활약에 혹시라도 자기들 태산 같은 재산 중 먼지만큼이라도 없어 질 까봐 난리가 난 거지. 정부의 무능함과 관계 당국의 초등수사 대처를 질타 하면서,
임꺽정의 행보는 99%의 일반 백성들에겐 사이다 같은 청량함을 1%의 권력층에겐 평소 느끼기 힘든 걱정거리를 선사하지 않았을까? 걱정이란 말이 임꺽정의 걱정에서 유래 되었다는 말도 있다고 해.
정부에서는 임꺽정에게 막대한 현상금과 함께 천민은 양민으로의 신분상승, 공무원에겐 당상관으로의 승진을 내걸었어.
이런 미끼와 정부군의 노력에도 임꺽정 검거에 실패하자, 정부는 이 당시 진공청소기라 불리던 남치근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임꺽정 검거에 전권을 위임해.
남 치근이 토벌을 하고 지나간 자리는 개미 하나도 남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런 자를 무슨 대단한 능력자 취급 하는 건 웃긴 노릇이야. 잔인하게 양민들을 학살 하면서, 정보를 캐내고 임꺽정을 압박했겠지. 유능한 장수가 아니라, 동네 양아치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 한 거지.
이 즈음 임꺽정의 오른팔 서림이란 자가 임꺽정의 친 형 가도치와 함께 포로가 되었는데, 이 자가 진공청소기의 앞잡이 역할을 제대로 했어. 구월산에 있던 비밀 아지트로 안내를 한 것도 모자라,
남치근 군사의 공격을 받고 일단 몸을 피하던 임꺽정을 정확히 손가락으로 지적했다고 해. 밀정이 독립투사를 지목 하듯이
“ 저 놈이 임꺽정이다”
장장 3년간 이어지던 임꺽정의 활약(?)은 이렇게 막을 내렸어.
임금은 크게 기뻐했으며, 백성들은 어제와 하나도 달라 진 것이 없는 태양을 다시 맞이하고, 사회는 모든 부분에서 안정을 찾는 정상적인(?) 체제로 다시 전환 되었다고 해.
임꺽정이 진정 원했던 것이 왕조전복인지, 조금 더 공평한 세상 속에서 모두가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고 싶었는지 끝내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후손들만은 더 이상 자신을 그리워하는 시대에 살기를 바라진 않았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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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 얘기도 재미나네요^^
농민들얘기는 ㅜ
농민이나...회사원이나,,,언제쯤 허리 펴고 살지 ,,,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글을 참 재미있게 쓰시네요.
저도 그런 재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
아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기분 좋고, 칭찬에 춤을 추게 되내요, ^^
정말 슬프네요ㅠㅠ~담은 이야기는 좀 더 밝은 내용이면 좋겠어요~~~*^^*~요즘은 너무 슬픈이야기만 올려서ㅠㅠ ~부탁드려요 ....될까요?~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정확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적극반영하여 밝은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긴 글 읽어주시고 이렇게 댓글 까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