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추적
숨을 쉬고있다. 그 악몽같은 일상에서 벗어난지 열흘째다.
"리안, 무슨생각을 그렇게 해?"
"응?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리안 퓨릭. 원래이름은 리안 스트코브지만... 어렸을때 부모님을 권력의 힘앞에서 잃어버리고 성을 분노(Fury)를 따서
퓨릭(Furyk)이란 성을 만들었지만, 이젠 거의 의미가 퇴색되어지는 단어다.
"그래도 애쉬씨가 같이가줘서 다행이에요. 말리에는 같이 못가서 어떻해야하는지 걱정되었는데."
"뭐, 신경쓰지 말라고. 나도 혼자서 그 녀석을 쫒기에는 힘들테니깐."
그리고 지금 빅토리아의 옆에서 걷는 사람은 애쉬 클리포드. 지금 우리가 떠나는 여행의 새로운, 그리고 강력한 동료다.
그녀석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웨스턴이니까.
"그런데 그 녀석이 이쪽으로 갔을꺼라고 확신해?"
"생각보다 단순하게 걷고있으니까. 한방향으로 계속 가고있거든."
그리고 내 옆의 빅토리아 버랜스테인. 소중한 친구다. 이제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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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케라래스라고 했나. 그녀석. 내가 그녀석한테 죽음을 당하고 로그오프되었을때, 나는 절망했다. 더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았으니까. 나의 복수의 도구들을 모두 부숴뜨려버리고 안쓰럽게 나를 본 녀석. 하지만 내가 그 녀석에게서 그렇게
신경이 쓰였었던건 다름아닌 그 표정에서 발견한 '무엇'이었다. 안쓰럽게 쳐다보았을때, 그녀석의 표정은 '동정'의 빛이
없었다. 오히려 '동감'의 의미를 담고있었다. 녀석도 나와같이 무언가 소중한 것을 영원히 잃어버린 녀석처럼 말이다.
하지만 뭐가 어찌되었건 나는 이제 죽어가고 있었다.
무리도 아니다.
복수만을 쫒으며가느라 아무것도 제데로한것이 없으니까.
조직을 어린애의 힘으로 만드는건 생명을 깎을정도의 고통과 위험이 따른다.
손가락을 잘렸다가 다시 병원에서 응급처치로 붙인적도 있다. 총에 맞은적도 꽤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모두다 끝이다. 모든것이...
나는 게임속에서 나온이후 부모님을 잃은 이후로 잃어버린 피로란것을 느끼며 쓰러졌다. 죽음을 느끼면서.
모든것이 어둡다. 나는... 죽은건가? 아니, 아직 않죽은것일수도 있다. 나는 혹시나 아직 내가 내 몸을 움직일수있나 한번
눈을 떠보거나, 몸을 움직이려고 해봤다.
"역시, 죽은건가?"
...생각이 아니라 말이 나온다? 죽은게 아니다? 나는 그 즉시 다시한번 몸을 움직여보려고 했다. 눈이 떠졌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은 어디지? 내 방은 아닌데...?
"으음. 깨어났나."
엥? 왠 의사?
"영양실조에 뇌는 폭발하기 일보직전으로 혹사하고 눈은 충혈되서 완전히 실명해도 모를정도에 총에 맞은것같은 상처들은
곪아서 터질락말락. 대체 무슨 연구를 했길레 이렇게 사람이 맛이갈수가 있냐?"
...에?
"쩝. 뭐 이런곳에서 지내는 녀석이라면 보통괴짜가 아니겠지만, 어떻게 어린녀석이 이렇게 할수가있는건지. 어쨋든, 당분간은
안정이다. 연구고뭐고 당분간은 푹쉬도록해. 치료비는 네 고용인한테서 받을테니 그리알고."
그리고는 연륜이있는듯한 의사는 빠르게 방에서 나갔다. 그렇지만... 상황이 이해가 안간다. 이런저런일들을 해왔지만
지금은 거의 알수있는게 없다. 일단은 내가 살아있다는것. 그리고 나를 여기로 데려온 사람이있다는것. 그리고 그 사람은
'내 고용인'으로 되어있는것같고 또한 의사를 직접 부를정도면 권력도 꽤 있는것 같다. 왜냐면 내가 연구를 한거로 철썩같이
믿을정도니까. 보통사람이었다면 '슬럼가에서 총맞고 구타당한 녀석이겠구나'라고 생각할텐데... 대체 누구길레 내가
이런 꼴인데도 '그 쪽'이 하는 말을 믿는걸까? 그리고... '그 쪽'은 대체 무엇때문에 날 살려준거지? 생각해보면 그것도
이상하군. 복수에 미쳐서 정신없이 뒤를 돌아보지않고 한길만 따라서 온 나지만 무슨일을 해왔는지 기억은 한다. 확실히
아군이나 친구를 만들 행동을 해본적은 없었다. 그저 일은 일. Business에는 Business로만 해왔을뿐. 사적인 관계를
맺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똑똑.
응...? 노크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은...
내가 죽이려고 했던 녀석이다. 빅토리아 버랜스테인.
"큭. 그래서였나. 과연."
똑같다. 우리 부모님도 이렇게 돌아가셨다. 워쳐레코드. 초등학교때부터였다. 나는 그렇게 유복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일에 긍지를 가지신 아버지가 있었고, 나를 사랑해주시던 어머니가 있었다.
하지만, 이 녀석을 알게되면서부터 모든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저 처음에는 버랜스테인가의 의미를 몰랐을 뿐이다. 그저 혼자있었던 녀석이 안쓰러워서 같이 놀자고 접근한게 잘못이라면
잘못. 나는 친구도 하나제데로 사귀지 못했던 그녀의 친한 친구가 되어주었고, 나를 통해서 그녀는 많은 친구를 만들수가
있었다. '뭐야, 이 녀석. 그냥 조금 내성적인 성격일뿐이지 친구를 못만들 성격은 아니잖아.'라고 생각을 했었다.
내 판단은 3개월후 잘못되었다는것이 판명났다.
처음은 라이언 힐러리였다. 녀석이 없어진건 가족여행때. 뭐, 평소에도 맨날 놀러다니는 집안이었으니 한 나흘쯤 있으면
돌아오겠지 생각하고 있었다. 연락도 안하고 여행간건 조금 화가나지만 말이다. 하지만 2주일이 되도록 그 녀석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것은 그가 없어진것에 관한 학교측의 반응이었다. 마치 라이언은 원래부터 없었던것 같은, 그런
반응이었다.
그렇게 애들은 하나하나 사라져갔다. 그리고 한달사이에, 내가 알던 친구들중 4명이 사라졌다. 이상했다. 누구도 알지를
못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왜 이렇게 되었는지 탐문수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결과는 참담 그 자체였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집안사정. 그것은 모두다 이 워쳐레코드사의 압박때문이었다. 워쳐레코드사.
얼핏보면 그저 간단한 음악회사일수도 있으나 지금 시대에서는 1류 연예인은 대통령이상의 대우를 받을수 있었다.
그리고 또한 그 연예인, 특히 가수들의 영향력은 엄청나서 국제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가수가 한명 있었을 정도였다.
물론 그 사건이후로 정치계에는 손을 뻗지못하게된 연예인들이었지만 대신에 기업들이나 연예인이 관여할수있는 모든
물품에 관련하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시작하자면 식료품에서부터 나아가서는 반도체나 컴퓨터까지. 연예인은 말 그대로
물품의 가치를 얘기하는 상징이었다. 그러니 자신들의 직장이 살아남기위해서라도 1류 연예인을 70%이상 소유하는
워쳐레코드사를 상대로 거부권은 없었다.
물론 이런것을 극복하기위해서는 국제적인 사업을 벌이면 되겠지만... 내 집은 그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그저그렇게 살아가는
평범한 집안이었을뿐이다. 내가 이런것을 알았을때 아버지의 사업은 이미 파산되어있었다. 하지만 나는 괜찮을것이라고 믿었다.
간단하게 이것은 내 조사에 따르면 산업스파이를 막기위해서다. 나나 우리집안이 산업스파이에 관련되지 않았다는것을 증명하면
된다. 내가 빅토리아의 친구지 스파이가 아니다라는것을 증명하면 된다. 그렇게 안이하게 생각하고있었다.
그들은 인정사정없었다. 빚은 순식간에 늘어갔고, 아버지는 목숨의 위협을 매시간마다 받았으며, 어머니와 나는 도피생활에
가까울정도로 조용히 피해있었어야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아버지는 결국 강압적으로 들어버린 보험들에
살해를 당하셨으며, 어머니는 강간에 의해 정신이 붕괴되어서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게 되시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무엇때문에 이렇게 도망치셨는지를 안다. 나 때문이지. 나는 그래서 살겠다고 거지생활을
마다하지않고 지냈다. 한때는 어린 나를 덮치려는 놈들도 있었지만 여러방법으로 벗어날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인간대 인간으로 하는 외교에 재능이 있어서 나는 곧 나와 같은 처지에있는 괴롭게사는 사람들의 대장이 되었다. 나도 하는
행동들은 사람들을 쓰러뜨리고 위로 올라가는 것이었지만 나는 당당하게 정면에서 상대를 받아쳐서 쓰러뜨리며 갔다.
암살에는 암살, 권력에는 권력, 폭력에는 폭력. 거침이 없었다. 하지만 그때문에 나는 이렇게 불리웠다.
퓨리 더 로너.(Fury the Loner)
혼자였던것은 상관이 없었다. 이미 다 잃어버린지 오래됬었으니까. 혼자가 두려운게 아니다. 혼자가 되는것이 두려운거다.
그리고 나는 올라왔다. 그들을 당당하게 맞을수있는 곳까지.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밟은 것들은 신경쓰지 않는다는듯,
나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래. 알아보지 못한다면, 언젠가 알아보게 만들어주마. 그리고 내 앞에서 무릎을 꿇게 만들어
주겠어! 내 가족이 너희들에게 당한것처럼, 똑같이 당하게 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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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
응?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건가? 식량이라던지 준비해야할 물품들을 신중하게 고르고있는데."
아, 그러고 보니 그랬지. 너무 많은 일들이 한번에 일어나다가 보니까 깜빡하고 있었다.
"아니... 그냥 좀 생각을 하고있었을뿐입니다."
"또 그때 생각이야?"
그래. 그때 생각이야. 내가 무너지고 난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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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스러웠다. 내가 지금까지 쌓아왔던것들이 단 한사람에게 무너진다. 인간이지만... 인간같지않은 녀석. 그래. 자신의
이름을 노바라고 밝혔던녀석. 역시... 워쳐레코드는 게임에도 이미 손을 뻗고있었나. 하지만... 저녀석은 인간이 아니야.
팔에 묻은 피를 아깝다는듯 핥으면서 입맛을 다시는 녀석... 괴물이다.
그렇게까지 생각을 하고 녀석을 설득하려고 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고.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타앙
순간적으로 찾아온 고통과 이내 게임의 시스템으로 끊겨버린 고통, 하지만 쏟아져오는 잠. 제길... 요즘 잠도 많이 안자서
피곤한데...크윽! 심장에 맞았잖아! ...살 가능성은 없겠군.
"크, 크윽. 어차피 너는 그녀한테 고용된 녀석이겠지. 어차피, 너는 그녀하고 어깨를 나란히 할수없는 녀석이다. 이용당할때로
이용당하다가 결국에는 배신당하고 죽고 말것이다."
"기껏 알아서 기어나가면 살릴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더니 별 쓸데없는 소리를 다하는군."
이봐... 심장부근에 쏘면 왠만하면 과다출혈로 죽는다고. 그리고 나도 할말은 다해야겠어!
"내가 그녀의 권력을 차지하기위해 이러고 있는줄 아냐? 너한테는 않됐지만 수백명을 어떻게 고용할수 있는지는 알고있나?
그리고 그정도의 권력이 있으면서도 왜 그녈 탐냈는지 알고나 있나? 아하핫. 정말 웃기는군."
"? 부모돈? 더 큰 권력?"
설마... 만약이지만... 진실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웨스턴인가? 그럼... 으하하핫! 이녀석도 나와 마찬가지로군. 남을
그렇게 간단하게 믿다니. 이봐. 현실세상은 그렇게 가상현실을 내버려두지 않는다고.
"...둘다 틀렸다. 얘기해주지. 진실을."
그리고 내 지금까지 어떻게 왔는지 이야기가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빅토리아의 가족. 영향력. 없어지는 친구들. 그리고
내 가족과, 비굴하게 살아가면서 복수하나만을 위해 여기까지 기어올라왔던 나. 그리고 그것을 듣고있던 내앞의 웨스턴은
놀람과 당황감, 그리고 분노가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하나. 동점감?... 아니. 이건 동점감이라기보다는 내 경험상으로
느끼기에는...
'동질감' 또는 '동료애'
를 느꼈다. 이녀석도, 혹시 나와 비슷한 길을 걸어오고 있었던것일까? 만약에 그렇다면... 차라리 물어보지 않는것이 좋겠지.
이런 과거이야기는 누구에게도 얘기하고 싶지않으니까. 그리고 내가 이런 얘기를 한게 무슨의미인지도 알겠지. 얘기를 다 끝내니까
오히려 무언가가 시원했다. 그리고 피곤했다.
"쿨럭. 후훗. 이제는 끝나가는것 같군."
"아아. 안색이 내가 봐도 않좋을 정도다. 그럼, 이젠 어떻게 되는거냐?"
"모르지. 이젠 복수할 기회도 없어지고, 돈도 이젠 바닥이나 마찬가지니까. 도박장으로 견디려던것도 너에의해서 사라지고."
"......"
저 표정은... 내가 처음살인했을때의 표정? 하하핫! 설마, 살인같은것은 아무것도 못한 민간인이었냐!? 그것도 나와 비슷한
동질감을 뿜어내는 놈이!? 웃기는군.
"아아. 그런 미안한 표정을 지을 필요는 없어. 패배는 패배. 패자는 원래 할말이 없어야하는법이다."
"...죽을 생각인가?"
죽을 생각인가라... 솔직히 모르겠지만. 이런상태에서 그것말고 또 내가 생각한게 없어서 말이야.
"...더 이상 내가 할수있는게 없지않은가. 아무래도 워쳐레코드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것 같은데, 너야말로 조심해라."
그래. 조심해라. 워쳐레코드사의 마수에 걸려서 나와 내 친구들, 그리고 내 가족같은 비극을 겪지말라고. 그리고 그런
울듯말듯한 표정으로 보지마라. 내... 가족도... 아닌것이... 완전히, 어린애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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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어나고나니 여기였다. 내앞에는 내 평생의 복수의 목표. 빅토리아 버랜스태인. 지금이라도 내가 뛰쳐나가 녀석의
목을 조르면 되는것이다. 간단하다. 내가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싸움을 절대하지않은것도 아니다. 목숨을 건 총싸움도 여러번
했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녀석을 쓰러뜨리는것은 일도 아니다.
"...들었어."
응? 뭐라고?
"노바에게 모든얘길 들었어."
그 바보자식. 왜 얘길한거지? 그때 그 표정은 설마 거짓말이었냐?
"...몰랐어. 나와 똑같은 사람이 있었다는게."
"뭐?"
너와 똑같다고? 웃기지마! 뭐가 같다는거야! 그리고 왜 그렇게 울듯한 표정으로 오는거지? 왜 그녀석과 같은 표정이냐고?
"아...?"
왜 울면서, 나에게 오면서 안아주는거냐!
"놔! 네가 잘 모르나본데, 나는 네 녀석을 죽일놈이다!"
"알어."
"...뭐?"
"모를리가 없지. 내가 너를 그렇게 만든건데."
"...! 알고 있었던거냐?"
"...그래. 네가 없어졌을때 알았어. 내가 버랜스태인이라는 성을 쓰는것만으로도 주변에 나를 아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는걸."
"그럼 왜 날 가만히 내버려뒀지?"
"...두려웠었어. 답을 알고있었지만... 답을 낼 용기가 나지않았어. 버랜스태인가에서 그런일이 나는것을 막기위해서는 방법이
2가지 있겠지. 하나는 버랜스태인의 성을 버리는것이고, 또 하나는... 내가 진정한 버랜스태인가의 사람으로 거듭나는것..."
"...뭐가 두려운거지?"
"양쪽 다. 버랜스태인가의 성을 버리는것... 그것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것에 관한 부정.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의 의미도
무색해지고 지금까지 나로인해서 피해를 입거나 죽은 사람들은 모두다 말 그대로 '개죽음'이 되고 말아. 하지만 버랜스태인가의
사람으로 '각성'하는것도 두려웠어. '인정'하는거니까. 이 모든 사람이 죽은게 당연하다는것으로 받아들여야하는거니까...
내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사람'이라는 존재가 되지못하는것 같아서... 두려웠어."
"그런것을 왜 나에게 얘기하는거지?"
"내가... '각성'해도 괜찮을까..."
"그런것을 왜 나에게 물어보는거지?"
"모르겠어. 사실은... 그에게 물어보고 싶었어."
"...노바라고 했나. 그녀석."
"뜬구름을 잡는것같은 아이... 하지만 모든것을 알고있는것 같았어. 그리고 그 애도 나와 비슷한일이 있었데. 하지만... 그애는
너무 늦었데. 아무것도 잡지못하고 아무것도 하지못했데. 그리고 그 세계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어."
"..."
"내가 어떻게 뭘 해야하는걸까..."
"...일단 편하게 울어."
"...응?"
"울라고."
"..."
"아무도 없어. 내가 이렇게되기까지 이런 능력은 저절로 배워져. 아무도 없어. 그리고 한번 편하게 울어보면 생각이 정리돼."
"...흑. 흑...흐앙..."
그리고 나도 그녀에게 안긴체... 소리없이 울고있었다.
부모를 잃어버릴때 흘렸던 이후로 처음 울어보는것이었다.
"나... 쫒아갈래."
"응?"
"사실 게임을 그만두라고했어. 하지만 그러지않겠어. 나는 이제 그런 모든것을 버리고가는 아이가 아니야. 그리고 가서
얘기하고 싶어. 너도 아직 늦지않았다고. 무엇이 늦었는지는 몰라.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빠른거야."
"..."
"지금 너와도 얘기하고 있잖아? 아직 늦지않았어. 나는 빅토리아 버랜스태인... 두렵지만 그것도 나야. 내가 있어야할
위치겠지. 나는 버랜스태인가의 사람으로써 그에게 얘기하고싶어. 나도 이렇게 늦지않았다고. 리안은 죽지않았어. 그리고 나도
죽지않았어."
"어떻게? 게임을 네가 못하게 된거라면 버랜스태인의 가주가 너를 못하게 한거아니야?"
"나도 버랜스태인가의 사람이야. 내 몸은 내가 직접지킬수있어!"
"...못해."
"할수있어!"
"혼자서는 못해."
"어떤근거로 그렇게"
나는 그녀의 말을 끊고 내뱉듯이 말했다.
"내가 같이가주지."
"뭐?"
"리안 퓨릭. 아니, 나 리안 스트코프. 그녀석에게 찾아가서 물어보고싶은게 있어."
너는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너는 나와같은 희망을 찾고있었나.
"그리고 하나 너에게 물어보고싶은게 있어."
"?"
"왜 나를 살려준거지? 그저 너와 닮았다고 해서 살린거라면 그건 얄팍한 동정이야."
"...옛친구를 살리는데 하나하나 이유가 필요한거야? 너는 그렇게 생각안해봤어?"
"...그런 생각때문에 나는 내 부모를 잃었어."
"하지만 나도 알어. 그런 막연한 생각하나만으로는 아무것도 안된다는걸... 하지만 너는 그것보다도 중요한 이유가 있어."
"무엇이지?"
"내가 빅토리아 버랜스태인으로 남아있게해주는 존재니까."
"...?"
"아마도 내가 이렇게 '나'로 남아있을수있는건, 너와같은 '친구'의 존재일테니까. 만약에 너가 없었다면 이미 미쳤을지도 몰라.
혼자가 아닌거니까. '나'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아마도 나는 아직 이렇게 너와 얘기할수 있는거 아닐까?"
"...뭔소리인지 모르겠어."
"알고싶어? 나도 이걸 어떻게 말로 설명을 할지는 잘 모르겠거든."
"뭐...복수를 할려면 상대방의 모든것을 알아야하고 그것을 망가뜨릴 이유가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나와 같이 가자."
"그녀석을 찾으러 말이지?"
"그를 찾으면 알수있을꺼야."
"네 부탁이나 의뢰가 아니더라도 나도 살아있다면 그녀석을 찾아보고 싶다."
"그럼 거래 성립이지?"
"거래가 아니지. 동맹아니야?"
"친구사이에 거래고 동맹을 찾을 필요가 있을까?"
"...하하하하!"
그렇군. 원수이면서 친구사이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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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로는 어렵지 않았다. 뭐, 빅토리아는 이미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한건지 각성한 상태라서 더이상 그녀를 실제로 막을수
있는 존재는 없었고 나도 또한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정체에, 더이상 버랜스테인가에 영향력도 없어진데다가... 실제로
내가 이 회사의 회장인 레온 버랜스테인을 만나 회담을 가진결과 오히려 그가 빅토리아와 같이있어달라고 했다. 쩝...
사실 이건 나도 놀랬는데, 당신들이 '내 복수의 대상'이요 라고 말하니 '알고있어. 할수있으면 해봐'라고 오히려 받아치는
바람에... 내가 오히려 상대하기가 싫어졌다. 왠지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선 그의 이런 생각을 뜯어고치는게 우선일테니까.
내가 노바녀석에게 죽어서 나머지에 접속하지 못한것이 벌써 1주일이 되어있었다.
"리안."
"뭐냐, 내방까지 직접오고. 이제 다 준비한거야?"
준비라면 나머지에 들어오기전에 자신이 현실에서 적응해야할것들을 얘기한다. 다행히도 녀석은 괜히 버랜스테인가의 여자애가
아니었는지, 자신이 어렸을때부터 쌓아야왔을 권력들을 단시간에 쌓아버렸다. 다 이게 그녀석을 만나기위해서인가... 왠지
화가난다.
"당연하지. 잠까지 설치면서 배운거나 마찬가지인데. 사실 너무 오래걸렸다고."
"너도 참 대단하다. 나는 그렇게 되기위해서 몇년을 고생했는데."
"너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던거잖아. 너가 만약 나와 같은곳에서 시작했다면 3일이면 끝냈을꺼야."
"뭐, 그런가. 어쨋든, 그런 얘기할때가 아니지. 나도 이제 슬슬 접속이 가능해졌을테니까. 나머지에서 보자고."
"자, 잠깐!"
"뭐야?"
"너... 게임에서는 리안 퓨릭이잖아."
아...그렇다. 나는 지금까지 복수를 위해서 다른것들을 신경쓰지않고 나갔었지. 보나마나 나도 꽤나 미움을 받는존재가 되어있어
지금처럼 나머지에서 영향력이 없어진 나를 노리는 놈들은 많을꺼다.
"으음... 그렇다고 새 캐릭터를 만들어서 녀석을 따라가는건 힘들테고... 누군가 조력자가 있어야할텐데... 조력자가 없다면
최소한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일을 만들어야해. 최소한 마을 밖으로 나가면 왠만한 사람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할테니까."
마을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모든문제는 해결되지만... 나가는게 쉽지가 않다는게 문제다. 올리언스는 사람이 많기로
유명한 마을이다. 분명히 나는 눈에 띄는 녀석이다. 금색에 가까우면서도 붉은빛을 띈 내 머리카락에 키도 작은편인데다가
(내 키는 참고로 여기 빅토리아보다도 작다) 눈은 푸른색이다. 이런 모습이면 금방 눈에 띄는 법이다.
"...그럼 어떻게 빠져나가야지?"
"방법이 있어."
그리고 나는 나머지에 접속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나를 쳐다보는 수많은 시선들.
"당신이 리안 퓨릭?"
"맞는데."
"그럼 죽어라!"
탕
그리고 나는 곧 다시 죽는건가...가 아니네? 총성은 들렸지만 나는 맞지 않았다. 아니, 나를 쏘려던 녀석이 다른 누군가에게
총을 맞았다. 손을 부여잡고 쓰려져있는것을 보면... 잠깐... 손에 맞았는데 한방에 쓰러질정도의 위력이다?
"스나이퍼!"
"제길! 생각해보니 혼자 들어왔을리가 없지! 빨리 처리하자!"
그리고 나에게 수로 밀어붙히는 녀석들. 하지만... 나는 근접전이라면 자신있어! 이래뵈도 복싱을 배운녀석이다!
빠악
"크헉!"
그리고 내가 힘이 없다고 해도, 카운터로 제데로 된 급소를 때리면 상대를 무력하게 만드는것은 쉽다! 순식간에 나도 같이
뛰어들어서 쓰러뜨린 3명. 그리고 분명히 빅토리아가 데려온 스나이퍼가 4명을 쓰러뜨렸다. 남은건 3명인가?
"웃기지마! 6정의 총에서 나오는 총알들을 다 피할수 있을까?"
녀석들은 근접전에서도 정조준으로 안된다는것을 알았는지 둘러싸서 총알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이러면 스나이퍼도 하나씩
맞추기도 곤란하고 나도 피하기도 곤란하다.
"하지만... 나는 노바 케라래스, 그 녀석을 찾을때까지 포기할수는 없다!"
그리고 총을 집어서 상대를 처리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무리는 무리였나보다. 녀석들은 천천히 나를 포위하면서 내가
체력이 빠질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중심을 잃고 쓰러졌을때, 녀석들은 나를 향해서 돌진했다. 권총으로
나를 제데로 맞추기위해서는 최소한 15미터내로는 들어와야한다.
타앙
이번에는 스나이퍼도 급한지 한녀석의 몸통을 맞췄는데, 나머지 2명이 유효사격거리까지 들어와있었다. 그리고 총구는
나를 향해있었고...
"죽어라!"
"미안하지만, 그녀석은 내가 필요한놈이다."
탕탕 투캉
나에게 쏘아져온 총알. 하지만 나한테는 맞지않았다. 그리고 나의 뒤에서 총을 쏜 사람은 키가 크고, 호남형에... 뭐랄까.
대학원에서 운동을 열심히 하는, 그런 평범한 인상의 청년이었다. 나이는 한... 이제 30살정도 되었을까?
"너. 케라래스라고 했냐?"
"아. 그렇다만..."
"그녀석과는 어떻게 아는사이지?"
내 앞까지온 그사람은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다는듯 나한테 노바에 관해서 질문하기 시작했다.
"아, 내 정신좀봐라. 지금은 그런얘길 할때가 아니지."
"큭, 죽어라!"
녀석들은 곧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 사람에게 총을 쏘아댔다. 이미 유효사거리내라 맞을줄 알았는데.
쉬익. 핑
그사람은 다 피해버렸다. 그것도 무지막지한 속도로.
"이봐. 너희들의 총알을 내 총알로 받아친녀석이야. 그리고 이정도로 가까운거리에서 총알을 피할정도면 내가 무엇인것 같냐?"
...웨스턴이다! 상대들도 바보가 아니라 그사람이 웨스턴이라는것을 알았는지 잽싸게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이 벗어났다.
그리고 남은것은 나와 그 웨스턴 두사람뿐. 그리고 어딘가에서 우리에게 오고있는 스나이퍼 한명.
"너. 다시한번 물어보지. 케라래스라고 했나?"
"노바 케라래스가 당신이 얘기하는 녀석이라면."
"은발에 웨스턴은 아니고, 이곳사람도 아니고. 이상한 도마뱀같은 애완동물하나를 데리고 다니는데?"
"맞는데."
"그럼 그녀석과는 어떻게 아는사이지?"
"나를 실수로 죽였던놈이야. 하지만 나는 죽지않았다고 얘기할려고 쫒아갈려고하는놈이다."
"뭐, 실수로 죽일놈같지는 않지만. 쫒아간다면, 어디로 가는지 예상은 할수있나?"
"그것보다도... 당신은 누구죠? 왜 노바를 쫒는거죠?"
응? 빅토리아? 언제부터 여기에 온거지?
"아아. 아까전의 그 스나이퍼인가. 어쩐지 내가 볼수도없는곳에서 총을 쐈다했더니 그런총이었군."
으음... 그러고보니... 빅토리아가 들고있는총은 상점에서 흔히볼수없는 총이었다. 그리고 신기한게... 생긴게 오히려
내가 현실에서 어디선가 많이본 모델인데...
"매그넘, AWP(Magnum Sniper Rifle, Bolt Action)모델... 이런 총을 가지고있다니, 이런건 원래 팔지도 않는모델이라고. 어떻게
현대식으로 생긴총을 가지고 있을수 있는거지?"
아. 그렇지. 내가 암살의 위협을 받았을때, 상대방이 이 총으로 나를 쏴죽이려고 했었지? 이건 정말로 고감도에 명중률도
최강이라 위험한 녀석인데... 게다가 이게 현실이 아니고 게임인 이상, 그 위력은 더 증가할수밖에 없을꺼고. 만약 지금
웨스턴인 이 사람이 본직이 스나이퍼라면 5킬로밖에서도 상대방의 저격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보통 사람의 가시거리가
날씨가 좋을때 5킬로라고 한다)
"이건, 선물받은거야."
"선물?"
"노바한테서 받았어."
!!! 그 녀석. 웨스턴이 아니고 설마 블랙스미스였나? 아니... 블랙스미스라도 저렇게 총을 잘 만들지는 못해. 설마, 화이트
스미스? 그 녀석, 대체 정체가...
"만들어준건가?"
"응."
"...마법사인줄 알았는데. 운석까지 소환을 할수있는걸 보면 현자급이었다고."
...뭐시라?
그러니까... 일단 빅토리아의 이 온라인게임상의 보호자인 말리에씨가 경영하는 주점에와서 위에 방을 하나 잡아서 노바에
대해서 얘길해봤는데... 보통 복잡한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일단...
게임상의 본명은 노바 케라래스. 어째서 애쉬씨한테는 그냥 케라래스라고 했는지는 몰겠지만. 아, 그리고 이 사람은 애쉬
클리포드, 나이는 25살밖에 먹지않는 '겉늙은' 청년이다. 아, 그리고 '아저씨'라는 소리는 금기라는군.
일단 노바에 관해서다. 장비및 동료는 얼마되지 않는다. 일단 케라래스라고 불리는 날고있는 도마뱀한마리. 빅토리아의 증언으로는
일단 음속으로 날수있다고 하고, 애쉬씨의 예감으로는 사실 그녀석은 최강의 생명체인 드래곤이라고 한다. 이걸로도 녀석은 충분히
보통 수상한 녀석이 아니다.
장비는 간단한 식료품가방하나에 칼 한자루, 권총2정. 아마 권총2정은 여기에서 그냥 의심을 사지않기위해서 가지고 다니는것
같고 주무기가 오히려 칼일꺼라고 애쉬씨가 얘길했다. 왜냐하면 녀석의 직업상 그것이 더 정확한 느낌이 드니까. 그렇다면
보통 날수있는 결론은 마법검사. 하지만 두가지 맘에 걸리는것이 있다.
"그 녀석... 웨스턴의 컨센트레이션 원을 맘만 먹으면 1시간은 쓸수있는것 같더군. 그정도라면 마법으로도 불가능해."
"...5킬로미터 밖에서 숲의 나무들 사이로 표적을 권총으로 맞추고, 이 총을 제작할정도로 무구제작솜씨도 있어."
이런 솜씨로 보건데... 총도 안쓸리가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마법, 칼, 총, 그리고 기타 잡다한 것도 다 구사할수 있다는
건데... 이 게임이 시작된지 이제 2년3개월째로 들어가는데 그런 완벽한 신급의 플레이어가 나올수는 없다.
"...해킹인가?"
그것도 생각해본게 아니다. 하지만... 녀석은 분명히 그럴놈이 아니다. 그럴놈이 아니라, '해킹을 할수가 없을꺼다.'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것은, 이 녀석이 여기있는것은, 마치, 당연한듯이 있는것 같았거든. 그럴놈이 자신을 스스로 더럽히면서까지
해킹을 할수있을리가 없다. 무언가가 있다. 그 녀석. 알수없는 무언가가...
"그럼 더이상 예상할수있는건 없다는거네?"
"그렇지. ...그러고보니, 그냥 이렇게 간단한것만 얘기할꺼면 대체 왜 시작을 한거지...?"
"우울해있지말고, 이제는 노바를 어떻게 쫒아야할지 생각해봐야하는거 아냐?"
"아, 그건 간단해."
"?"
"녀석은 일단 내가있는 올리언스 마을부터 시작해서 여기 동쪽인 세인트루이스 도시까지 왔지. 그것도 이녀석의 움직임의
속도를 봤을때 가도로 이동하고 있어. 그리고 동쪽으로 나있는 길은 단 하나밖에 없지. 그리고 그것은 한마을로 연결돼.
그버츠다. 케나다사람들이 한때 시작했었던 마을이지."
"한때?"
"다들 미국서버로 교체해서 대부분 세인트루이스 마을에서 시작하게되었으니까."
"흐음... 내 기억으로는 세인트루이스마을에서부터 말을타고 전속력으로 3일이 걸리는 마을이다. 걸어갔어도 이제 10일이나
됐으니 지금쯤이면 그곳에 도착했을껏 같은데..."
"말을 타고가면 단숨에 따라잡겠군!"
"으음... 게다가 그녀석, 아마 그곳에 계속 역류되어있을꺼다."
"?"
"캐나다 사람들이 미국서버로 옮긴이유가 하나더 있거든."
"...?"
"특수한 이벤트가 그곳마을에서 일어난것이다. '무한증식'이라고 버그라고 표현하는 놈들도 있었는데, 가이아사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지. 버그가 아니라고해도 '무한증식'수준이라면 녀석의 발을 묶는데는 충분할거다."
으음... 그렇다면 지금 쫒으면 되는건가?
"그렇다면 일단 말을 타고 단번에 몰고가자. 식료품은 그곳에서도 충분히 구할수 있을것 같으니까. 게다가 마을이 걸어서
단 사흘밖에 걸리지 않는다면 위험한 몬스터들도 없을꺼야."
"그럼 나는 이제 어떻게 나가지?"
"으음... 원래는 벌써 계획이 있었지만... 애쉬씨로도 충분할것 같네."
"뭐?"
"오오! 드디어 저 악의 총수가 붙잡혔구만!"
"역시 웨스턴이야!"
"......"
이런 방법이었나... 확실히 효과가 있군. 바로 내가 이 리버사이드도박장의 총수로써 지금까지 내 계획에 지금까지
방해가 된놈들을 죽여왔지만, 이정도 효과가 있는줄은 몰랐는데? 물론 일반유저들은 내가 현거래까지 한 사실들을 모르기
때문에 내가 그냥 사람들만 PK로 쓰러뜨려왔다고 생각하고 있을꺼다.
"(이대로 마을바깥까지만 나가면 풀어줄테니 조금만 참아.)"
"(걱정마슈, 이래뵈도 나도 연기파니까.)"
그리고 이렇게 나는 사람들에게 놀림과 욕을 먹으며, 마을밖으로 나왔다. 익숙해져서 괜찮긴하지만... 왠지 직접들으니
평소보다는 기분이 매우 나빠졌다. 나한테 욕한 놈들, 두고보자고.
여차저차해서 잘 빠져나온듯은 했다. 도시 바깥으로 나온지 최소한 1시간은 지난데다가 추적자도 없었으니까.
"여기쯤에서 빅토리아가 말들을 가지고 기다리고있겠다고 했는데..."
애쉬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평야에 간간히 서있는 나무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저쪽 먼곳에서
빅토리아가 우리를 기다리고있는것을 발견했다.
"저기네요."
"저기라니?"
"저쪽 나무아래."
"...저기 나무가 있냐?"
"안보여요?"
저쪽에서 빅토리아가 시간이 꽤 지체되어서 머뭇거리면서 불안하게 기다리는것이 보인다. 뭐... 생각해보면 마을밖으로
나가려고할때 별의 별놈들이 스샷을 찍고 애쉬씨한테 사인을 받으려들고, 나를 놀리고, 바쁘게 있었으니까.
"어이! 빅토리아!!!"
"으음... 리안군. 자네는 정말 먼거리를 잘도 집어내는구만. 솔직히 말해서 놀라워."
"내가 이렇게 멀리 볼수있다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정말이다. 평소의 나라면 생각할수가 없는 상황이다. 빅토리아가 있었던 곳은 실제로는 6킬로미터나 떨어진, 엄청나게 먼
거리였다. 사람의 가시거리가 맑은날 5킬로정도라고 생각할때, 이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내가 그런 능력을 이 게임속에서
키웠다면 모를까. 나는 실제로 올린것은 근접격투와 사격술조금, 그리고 화술과 상업에 관련된 능력뿐이다. 워낙에 바뻣어야지.
"아마, 스킬패널의 배치조합이 가시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게 해준것으로 보이는군."
내가 이렇게 멀리볼수있는 가능성은 단 한가지. 바로 스킬패널의 배치다. 스킬패널은 레벨에 따라서 벌집형식으로 그 형태가
확장이 되어간다. 나의 지금 레벨은 54. 좌우상하대각선으로 5줄이 벌집형식으로 패널위치가 되어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위에서부터 3, 4, 5, 4, 3개씩, 겹쳐져서 패널이 있다는거지. 여기에서 내가 만든 패널조합은 내가 아는것만 총 4가지.
일단 제일 윗줄에 배치시켜놓은 근접사격술, 근접격투술, 근접회피술로 근접격투보너스로 기민성(AGI)이 오르는것 하나.
2번째줄과 3번째줄 제일 왼쪽에 있는 할인, 인상으로 상인능력 보너스로 지능(INT)향상. 2번째줄 2번째와 3번째줄 2, 3번에
각각 독제조, 약초지식, 해독능력으로 지능(INT)향상. 3번째줄 제일오른쪽으로 아래로 3개 뻗는방향으로 원문해석, 집중력,
문서작성능력으로 지능(INT), 기민성(AGI)향상이다.
지능(INT)향상치가 많은이유는... 솔직히, 나는 이 마을을 벗어나서 여행을 할것이라고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으니까.
만약에 알고있었다면 지금 애쉬가 설명한 패널조합중 체력과 민첩성향상에 중점을 두었을것이다. 왠지, 이 여행에서 꽤나
내가 짐이 될것같은 느낌이 들고는 한다. 뭐, 어쨋든, 이런 조합인데, 어디서 나도모르는 '가시거리 향상'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일까나?
"으음... 정말로 다른 스킬들은 없나?"
"솔직히 말해서 이것도 많은거 아닌가? 보통 사람이라면 스킬을 강화하는데 쓰지, 새로 배우는데 주력하지는 않는다고.
내가 가지고 있는 11개도 엄청나게 많은편이야. 보통 대여섯개만 가지고있으니까."
"원문해석, 집중력, 문서작성능력조합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데... 알수가 없군."
"지금 이유를 따지기보다는 슬슬 출발하는게 좋지않을까요? 벌써 떠나겠다고 결정을 해놓고서는 2시간째 아직도 마을을
제데로 못 벗어나고 있잖아요? 식량도 느긋하게 챙긴것도 아니고요."
그렇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그렇게 식량을 챙긴것이 아니다. 부지런히 움직여도 그버츠까지 거리가 3일, 그리고
가지고 있는 음식은 대충 4일치다. 뭔가 중간에 일이 생길거라고 계산하면 꽤나 빡빡한 상황이다.
"게다가 나하고 너는 같이 움직일수있다고 해도 애쉬씨와 시간을 맞추기가 곤란하지 않을까?"
그렇다. 애쉬가 자신을 소개할때 대학생이라고 했었다. 분명 평일에는 자신도 바쁘게 현실에서 살아가는 학생인것이다.
나나 빅토리아는 더이상 그런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충분히 널널하게 살아갈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 그거라면 걱정마."
"??"
"나 휴학중이거든."
말발굽소리가 끝없는 평야를 울리게한다. 해는 어느새 지고 있었고, 땅은 어두운 빛을 띄기 시작했으며, 위를 보니
슬슬 밝은 별 몇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말을 탄지 벌써 4시간째였다.
"오늘은 슬슬 여기서 야영을 하지. 내일 몇시쯤에 만나는걸로 계획을 세우면 될까?"
"로그오프를 한지 10시간후. 기다리는 시간은 1시간으로 잡겠어요. 늦지마세요."
"좋아. 그럼 얼른 캠프를 치고 접속을 해체하자. 나는 벌써 들어온지 8시간 가까이 되어서 경고문이 자꾸 날아오고 있어.
앞으로 1시간정도면 강제로 로그오프될꺼야."
"그러도록 하죠."
캠프를 치는 것은 예상외로 쉬웠다. 빅토리아가 시설설치의 스킬을 갖고있었으니까. 원래대로라면 불 붙히고, 막사설치에
경고트랩까지 설치하는데 30분정도가 걸리지만, 20분도 안돼서 모든것을 끝내는데 성공했다.
"그럼 내일보지. 잘 자라."
"애쉬씨도 잘자요."
"로그오프"
애쉬는 그렇게 말하고는 서서히 사라졌다. 생각해보면 참 많이도 움직였군.
"애쉬씨가 있어서 다행이야. 일단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니까."
"으음..."
"그리고, 꽤나 여행할때 말이없다, 너?"
"나는 별로 말을 하는편이 아니야."
나는 소리치듯 대꾸했다. 사실은, 왠지 자꾸 애쉬와 빅토리아가 얘기하는것이 신경이 계속 쓰였거든. 그렇게 마음이 심란한
상태에서 얘기를 해봤자, 오히려 내가 무너지기 쉽다.
"흐응. 나도 말을 많이 하는편은 아닌데."
"말이 되는소리를 해라. 방금전까지 애쉬하고 그렇게 많이 얘기를 해왔으면서."
"사실 꽤나 신나니까."
"?"
"생각해보면, 이 나머지를 시작하고서 여행을 시작한 사람은 많아도 그렇게 멀리가는 사람은 본적이 없잖아?"
"그건 그렇지."
인터넷을 뒤져봐도 전국일주나 세계일주는 커녕, 지방일주를 한사람도 드물다. 지도도 없을뿐더러, 죽을 위험도 많고,
한다고 해서 그렇게 많은 보상을 받을수있는것도 아니니까. 뭐, 예외로 지도학자라던지 가도개척자들은 오히려 그렇게
목숨을 걸고 움직인다. 물론 자금은 지도라던지 길을 다듬어서 만든걸로 벌지만. 가끔 오프라인에서 일기라던지 여행기방식으로
책까지 나오는것을 보면 이건 꽤나 대단한 일이다. 사실, 이런 책들의 결말은 다 '죽음'이거든. 그럼 시작하는곳은 거의
자신이 처음 시작한 마을이거나 아니면 그 시작마을들에서 그렇게 멀리떨어지않은곳이다. 솔직히 말해서 지방에 따라 무기가
다르다고는 이미 발표가 났는데, 자신이 죽으면 없어지는 무기들, 그리고 남은것은 새무기라고 쳐봐라. 돌아가는 길도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쳤을때, 아마도 세계일주를 하려는 노바를 쫒는 우리는 대단한 녀석들이 아닐까?
"뭐, 어쩌면 이 게임에서 몇 안되는 세계일주자가 될지도 모르겠군. 그렇지만 일단 중요한것은 그녀석을 잡는일이다.
오늘은 이만 쉬고 빨리 내일부터 다시쫒자. 그렇게 널널하게 쫒을수있는 상황이 아니야."
"알았어."
그리고 빅토리아는 먼저 로그오프를 했다. 기분이 묘하게 꿀꿀했지만, 일단은 노바를 쫒아서 그녀석에게 잘못된 사실을
알려주는것이 먼저다.
"나는 죽지않았다. 너는 나와 같은 살인자가 아니야."
나는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타고있는 모닥불을 뒤척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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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드디어 10화가 완성되었다!!! 야호!!!하고 소리치고 싶을 상황이건만... 랜스님이 9화를 엄청나게 읽는데 고생하고 이해하기 난해하다는 평때문에 잠시 고민상태.
'으음... 역시 1인칭과 3인칭을 섞은듯한 소설흐름은 어려운건가... 이 10화처럼 그냥 1인칭으로 고정시켜서 쓰기도 그런데... (이유가 있단 말이닷!)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추가 뒷얘기를 쓰면서 정리+설명의 추가는 좀 계속 쓰기가 뭐한데... 이거야 이일로 나중에 이들이 유럽쪽까지 (어이어이, 네타다래 그만) 음, 스톱. (궁금하시면 계속읽어주세요...퍼억!)
이 이야기... 필자가 중학교때 비슷한 경험을 겪어봤습니다(그렇다고 여기에서처럼 목숨이 왔다갔다 한건 아니고...저건 특수케이스야). 중요한 위치에 있는 집안에 있을때, 그 친구가 고립된것을 봤죠. 학교에서 자주 얘기하고 평범하고 좋은놈이었는데, 집안이 빵빵하다는 이유로 저희들과 방과후에는 놀지못하고 곧바로 집에가고 특별활동도 못하고 같이 사이좋게 얘기를 한다던지 그런것도 못해봤습니다. 게다가 녀석의 생일때 초대되어서 가봤더니... '레벨이 다르다'라는것을 느끼게 할정도로 부와 권력이 넘친 생일 파티였고요. 사람 서먹서먹하게 만드는 일들이었습니다. (지금은 고등학교도 갈리고 대학교도 갈려서 거의 모르겠지만, 잘 지냈으면 하네요)
만약, 친구와 사이가 좋아질것같고 맘도 잘 맞을때, 서로 확연히 다른 세상에 살고있다고 알았을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려는지요. 그것을 한번 물어보고 싶으면서 이 이야기를 외전비슷하게 써봅니다. (아니야. 이건 외전은 아니야. 외전은...)
11화부터 다시 노바군의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것도 미국, 캐나다의 북미지방을 떠나, 남미지방으로! 다음에 뵙죠. 노바 케라래스군이었습니다!
첫댓글 아.. 확실히 이번 화는 읽기가 편하군요.. 퍽! 뭐.. 혼합하셔도 괜찮습니다만... 내용이 파악될 수 있는 정보만 어느정도 깔아주신다면야... 9화는 이리저리 생략된게 많다고나 할까;; 소시민적 생활인 랜스는.. 저런 상황이라면.. 다가가지 못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역시 끌린다면 제 시간을 할애하는 일이 있더라도 만나려하지 않을까 하네요.. 자~ 그럼 어서어서 다음이야기 다음이야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