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테크보다는 재무설계에 눈을 떠보자

[지킴이 (동화)]

필자가 7개월 전에 백화점 문화센터 수강생 주부 한 분에게 재무설계 상담을 해준 적이 있다. 경기도 모 신도시에 2003년도 초반에 40평대 중반의 아파트를 2억여원 (대출 1억여원)에 분양받아 현재 그 아파트의 시세가 8억정도 나간다고 했다. 더군다나 이번 경기도 모 유망 개발지역에 무려 253:1의 경쟁률을 뚫고 58평짜리의 아파트 청약에 약 5억5천정도에 당첨되어 나름대로는 성공적인 재테크를 한 듯이 보였다.

그러나, 마이너스 통장의 신용대출로 약 2억여원의 부채가 문제였으나, 2009년도 입주시점에서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를 처분하고 남은 시세차익으로 부채를 갚고, 새로 갈아타는 아파트에 입주하면 약 1억 5천여만원의 잉여자금이 남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가 9억여원 이상이 된다는 것을 가정한 상태이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달랐다. 거주하는 아파트의 시세를 부동산 중개업소에 물어보니8억여원의 시세가 한때 형성되었으나, 평수가 45평 정도의 중대평형이고, 이쪽 신도시도 다른쪽의 개발로 인해 메리트를 점점 잃어가고 있고, 지나치게 가격이 올라 지금은 ‘고평가’가 되어 있어 향후에도 가격상승을 장담하기 어렵고 만일 다른 개발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몰리게 된다면 내후년에 가격하락도 감수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지금 매매 하한가도 역시 약 6억원대 근처에서 형성되어 있어 매매상한가와의 격차가 약 2억으로 자칫 매기가 떨어질 경우 하한가로의 심각한 가격하락의 가능성이 높았다. 더욱 문제가 되었던 것은 그 부부의 현재 현금흐름상의 구조가 ‘마이너스’를 보였다는 것이다. 즉, 월수입이 330만원 이었던 것에 반해 대출이자를 포함한 월지출은 약 450만원 정도 이었고,매달 마이너스 통장에서 생활비를 변통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자녀가 2명이어서 전체 소비지출액중 약 35%가 교육비에 지출될 만큼 매우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보였다.

그래서 그 주부는 부동산 가격이 2009년에 과연 본인이 원하는 제값을 받을 수 있는지, 분양 당첨된 지역이 입주를 포함해 향후 10년후에 계속 상승하여 그 시세차익으로 자녀의 대학자금 및 결혼자금, 그리고 노후/은퇴자금까지 가능한지에 대해서 불안감을 가지고 타당성 검토를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필자가 구체적으로 연평균 가격상승율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현재 거주아파트가 8억이상의 시세에 팔려야 그나마 부채상환 및 세금을 제한 나머지로 약 8~9천여 만원이 남으며, 신규입주 아파트가 연평균 적어도 13%이상 가격상승분인 최소 13억이상의 시세가 나와주어야 7년후에 다른 지역의 저평수로 갈아타기를 하였을 때 그 시세차익으로 본인들이 목표하는 자녀대학자금 및 결혼자금 그리고 노후은퇴 목표자금에 근접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결국 앞으로 불확실한 부동산의 가격상승율의 정도에 따라 한 가족의 경제생활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교육비를 어렵지만, 20%이내로 줄일 것을 권했고, 철저히 가계부를 작성하여 필요없는 지출을 줄이도록 하였고, 필요하지 않은 장기보험을 가급적 하지 말 것을 조언해 드렸다.

이렇듯, 구체적인 재무설계 없이 맹목적인 재테크로 인해서 현금흐름 상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항상 불안하게 사시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위의 예처럼 그나마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경우는 그래도 시세차익이라는 마지막 ‘희망(?)’이라도 걸어볼 수 있지만, 무리한 대출을 하고도, 집값이 오르지 않아 은행에다 힘든 ‘대출상환’과 더불어 늘어나는 사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마이너스’통장 신세를 지는 가족의 경우를 필자는 수많은 재무설계 상담을 통해 경험하게 되었다.

결국, 어떠한 경제적 행위를 하기 전에 반드시 그 이후의 대출상환 및 늘어나는 사교육비등의 경제적 추가비용등의 ‘후폭풍’을 생각하고 이에 대비하면서 치밀히 다른 재무목표를 같이 무리 없이 준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타당성 검토와 더불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재무설계를 반드시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개인에게도 재무설계가 왜 필요한 지를 기업의 경우를 예를 들어 쉽게 이야기 해 보자. 어느 하나의 회사가 신규사업에 진출하는 경우나 사업부서간의 마케팅 및 기타 부서 예산을 배분하는 경우 ‘기획조정실’이라는 CEO직속의 부서에 향후 사업성 및 마케팅 계획을 전면 검토하여 타당성을 따져보고 그때 당시의 회사의 현금흐름 및 재고 그리고 부채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여러가지 기회비용을 고려하여그때그때 중요도에 따라 자금을 배분한다.

개인의 재무설계 또한 이와 형식은 비슷하다고 본다. 개인의 월 수입과 지출의 면밀한 분석과 자산/부채 현황을 아울러 체계적으로 고려하여 부동산 구입 혹은 자녀교육자금 및 창업자금 그리고 인생의 최종목표인 노후/은퇴자금 마련등의 재무목표를 세워서 반드시 타당성 있고 좀더 효율적인 수단을 통해 재무목표를 이루어 가는 일련의 통합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일 위에서의 40대 부부의 사례처럼 애초부터 이러한 계획을 가지고 좀더 체계적으로 전략적인 재정생활을 했다면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은 올랐어도 마이너스 통장을 유지하는 등의 현금흐름에 대한 마음 한 구석의 불안한 마음은 가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재테크는 분명히 좋은 것이기는 하나, 어찌보면 구체적인 목표없이 그냥 재산을 불리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재무설계는 이러한 재테크의 상위개념이며,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어떻게 보면 회사에 있어서 ‘6시그마 운동’과 비슷한 개념으로 ‘한정된 자원으로 철저한 계획을 수립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낭비적인 요소를 없애고 최대의 효율을 뽑아내는 하나의 시스템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부딪히면서 결혼자금 마련, 내집마련 및 확장, 자녀출산 및 사교육비 마련 그리고, 대학자금 준비, 마지막으로 노후자금 마련이라는 일련의 공통적인 재무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재무설계는 바로 이러한 ‘개연성’있는 재무목표의 달성을 위해서 월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고, 각각의 재무목표별로 시기별로 비중을 달리하여 유연성 있게 자금을 관리하고 배분하면서 좀더 효율적으로 수익율을 올리며 무리하지 않는 평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고뇌에 찬 영역이다. 결국 주식에 있어서 가치투자처럼, 꾸준히개인의 재무적 능력에 맞게 중장기적으로 투자하고,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재테크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측면이 강해 모든 것이 단기적인 마인드에 이루어지는 반면, 재무설계는 각각의 재무목표에 맞게 자금을 분산하고 꾸준히 중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중장기적인 마인드에서 이루어지는 영역인 셈이다.

지금도 40대 중반 부부들의 재무설계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들이 ‘재무설계사님을 조금이라도 일찍 만났으면 좀 더 저희들의 재정생활이 더 알차게 되었을 것이고, 항상 가슴 졸이며 살 필요가 없었었을 텐데’ 라는후회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이러한 재무설계를 표방하는 회사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 재무설계가 부자들의 영역이 아닌, 이제 일반 서민들의 합리적인 재정계획수립과 투자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1년에 한번씩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몸에 이상징후가 없는지점검하는 것처럼 개인의 재정상황도 전문적인 재정컨설턴트와의 대면상담을 통해 반드시 점검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시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서 해결해 가야 한다.

금융상품 하나를 가입하더라도, 반드시 그 재무목표를 설정하고, 목표기간과 운용 기대수익율을 계산하여 효과적으로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금을 운용하는 기간과 필요시기가 불일치하여 어처구니 없는 손실을 보게되는 경우도 많이 있고, 너무 보수적인 투자성향으로 말미암아 장기적인 투자를 요하는 재무목표에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금융상품인 적금 및 예금으로 치우쳐 실질적인 재산증식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분들 또한 상당히 많다.

2년후 결혼자금에 쓰일 돈을 최장기 상품인 연금 및 변액유니버셜 보험에 단기적인 수익율을 올릴 수 있다며 고객을 호도하는 보험설계사의 말만 듣고 상품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 가입하여 손해를 본다던지, 15년이후의 자녀대학 자금을 위해 저금리 상품인 장기주택마련저축에 7년동안 불입하여 펀드로의 투자를 통한 좀더 나은 수익율을 올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잃어 버린다던지 등등 정확한 기간과 재무목표를 고려하지 않고, ‘소득공제’등의 상품의 부수적인 장점에만 현혹되어 잘못된 상품에 가입하여 후회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이제 아무런 목표없이 무작정 돈을 모은다거나, 대박수익율을 노리는 주식투자 및 부동산 투자를 통해 은행대출을 무리하게 끌어들여 그 이후에 대출상환으로 인한 저축여력 감소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사는 그러한 무분별한 재테크는 과감히 탈피하고, 좀더 체계적으로 인생을 중장기적으로 넓게 보면서 재무목표들을 해결해나가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무설계는 이제는 개인에 있어서 선택사항이 아닌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쁜이(은자)]

내가재무 설계사인디...ㅎㅎㅋㅋㅋ 좋은글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