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그리스 로마 신화 (웅진 지식 하우스)
저자: 이윤기
발제: 결락 (김명훈)
장소: 김해 다어울림 생활문화센터, F4/워킹룸2
일시: 2023년. 1월 27일. 금요일 저녁 7시.
서시序詩
새로운 몸으로 변신한 형상들을 노래하라고 내 마음 나를 재촉하니, 신들이시여, 그런 변신들이 그대들에게서 비롯된 만큼 저의 이 계획에 영감을 불어넣어주시고, 우주의 태초로부터 우리 시대까지 이 노래 막힘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인도해주소서.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中에서
새해가 되니 첫꼭지 안부를 어떻게 물어야할지가 고민이 되네요. 익숙한 건 싫고 새로운 건 안 떠오르고, 1월 첫날만 되면 난감해집니다. 여기까지 쓰는 것도 참 힘 드네요. 매번 시작이 어려운 건 경험치와는 또 다른 별개인가 봅니다. 늘 반복되는 소소한 다짐도 못 다뤄서 착오를 겪기 일쑤인데 숫자 하나 바꼈다고 거창한 시작을 말하는 건 삶을 내 스스로 부정하는 것 같아 부아가 납니다. 반성도 없이 말입니다. 그리하여, 제우스시여! 저에게 천둥 번개의 벼락을 내리소서! 말로가 비참하고 참혹하게 망가지는 역대급 돈벼락을! ㅎㅎ
반갑습니다. 해가 바껴도 나는 여전히 나이듯이, 여전히 가야독서토론회 공지는 올라갑니다. 올해도 여전히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더더욱 반갑고 다행입니다.
올해 독토토론회의 상반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한국신화, 하반기는 한국 고전 소설과 산문을 다루려 합니다. 첫번 째 텍스트는 '신화를 더듬는 건 우편번호도 남기지 않고 떠나간 신들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말을 남기시고 신들의 본향을 향해 떠나신 이윤기 선생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입니다. 테세우스처럼, 주몽처럼 말이지요. 모든 시대에는 인류의 믿음에 따라 정령이 있었고, 무당이 있었고, 신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신은 인간의 믿음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인공들은 인간같은 신이요, 신같은 인간들로 가득합니다. 신들의 질투와 투기, 배려와 사랑, 그리고 혼잡한 가계도까지. 여신들의 질투로 일어난 황금사과 사건은 트로이를 멸망시키지만, 로마 건국의 시발점이 되기도 하지요. 비극과 희극이 뒤섞인 채 굴러가는 신과 인간의 카오스랄까요. 그래서 아름다울지도 모릅니다. 비극의 한점이 세계에 섞이고 융화되며 탄생되는 결정체, 미美라 하지요. 니체는 그것을 초인 '차라투스트라'로 탄생 시켰습니다. 아아, 비극의 경이여. 인간을 벗어난 초월이여.
인문학의 출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면 책을 찾아 읽게되고, 전혀 보이지 않았던 책을 발견하게 됩니다. 델포이 신전 무녀의 애매모호한 신탁이 없었으면 어쩔뻔 했나요. 소크라테스의, 플라톤의, 아리스토텔레스의 그 방대한 저작들도 탄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인간의, 인간의 의한, 인간을 위한 신화'를 남겨준 신들에게 영광있기를….
많은 참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