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축제로 꼽히는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www.umtf.or.kr, 이후 음악극축제)가 다가오는 5월11일~29일 의정부예술의전당과 의정부일대에서 개최된다.
의정부시와 문화관광부가 후원하고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음악극축제는 6회를 맞으면서 수준 높은 음악극과 대중과의 창조적인 교류를 실현하는 동시에, 의정부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음악극 교류의 비중 있는 거점이 되는 기반을 구축하고, 우리나라 창작 음악극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새로 예술감독을 맡은 이승엽은 “ 앞으로 기존 축제가 가져온 방향성을 유지시키며, 단계적으로 창작 음악극 공동제작에 간여해 축제의 생산적 역할에 힘을 쓰는 한편, 축제 프로그램 전반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해 보다 설득력 있는 축제가 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우리축제가 국내외 네트워크를 강화해 축제자체가 공연예술의 생산과 유통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적인 역량을 가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음악극축제의 위상
2002년 4월 의정부예술의전당 개관 1주년을 기념해 개최했던 음악극축제가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다. 음악극 축제가 처음 기획되던 당시 우리 공연예술계는 다양한 음악극보다 브로드웨식의 뮤지컬과 소수의 오페라 등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은 공연예술계의 불균형을 깨고 21세기 공연예술의 주류적 장르로 부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음악극을 중심에 두는 축제를 기획했다. 현대공연예술의 경향을 미리 짚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후 매년 봄에 개최해온 음악극축제는 국내외에서 참가하는 공연작품과 각종 부대행사 프로그램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며 관객, 수입 등 외형적 측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2004년에는 문화관광부 특성화연극제 육성사업으로 지정되었고, 2005년에는 국내 축제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 등급을 받았으며, 경기도방문의 해 10대 기념축제로 선정되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제로의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온 것이다. 새로운 시도와 운영으로 지방문예회관의 모델이 되고있는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직접 주최하는 공연예술축제로 지역극장의 새로운 역할과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음악극축제 무대에 오르는 10편의 공식초청작은 스위스, 칠레, 아르헨티나, 미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해 6개국에서 초청되었다. 작품들은 보다 음악극 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음악에 뿌리를 두고 극적요소를 수용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공연예술로서의 기본 가치들에 충실하면서도 동시대성을 획득한 작품들을 통해 축제의 역동성을 자극하고 있다. 내용적인 면에서 전쟁과 경제불황, 시티라이프 등 현실사회의 이슈를 소재로 삼고 있는 작품, 과거의 인물이나 고전을 현재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 등으로 구분되고, 방법적인 면에서는 국제무대의 트랜드인 다국적 다장르 예술가들의 협업이 두드러진다. 이와 더불어 축제 전반적으로 보다 열려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프린지 섹션을 확대배치해 이전보다 많은 시민참여가 기대된다.
개막작 <하이너 괴벨스의 하시리가키(Hashirigaki)>는 극장자체 제작작품만을 무대에 올리는 세계적인 명성의 스위스 로잔의 떼아뜨르 비디(Theatre Vidy-Lausann)가 제작한 작품이다. 스위스, 이태리, 프랑스, 러시아, 영국, 독일, 벨기에, 미국 등의 주요도시 80여 회 초청공연에 이어 드디어 음악극 축제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다. 베를린필과의 협업으로도 유명한 독일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연출가 하이너 괴벨스가 미국의 모더니즘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이 미국가정이야기를 다룬 소설 <메이킹 오브 아메리카(The Making of America)> 에서 영감을 얻어 연출한 작품. 일반관객들은 물론 전문가들로부터 “환상적인! 가슴 벅찬! 광적인 즐거움! 행복한 순간!”등의 감탄사를 자아내는 <하이너 괴벨스의 하시리가키>. 비치보이스의 음악과 캐나다, 스웨덴, 일본 배우 3인의 연주와 연기를 통해 다양한 문화 요소를 마술처럼 융화시켰다. 하이너 괴벨스의 고감도 연출에 놀랄 것이다.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미국전역과 영국, 프랑스, 폴란드 등에서 수백 회 공연되었으며,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유명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는 1인 음악극 <조지 거쉬윈 얼론(George Gershwin Alone)>과 <무슈 쇼팽(Monsieur Chopin)>이 온다. 올 하반기 초연될 <베토벤>까지 위대한 음악가 3부작으로 완성되는 이 시리즈는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으로 잘 알려진 미국 감독 조엘 즈윅(Joel Zwick)이 연출을, 미국 피아니스트이자 배우인 허쉬 펠더(Hershey Felder)가 연기와 대본, 피아노 연주 등 1인 3역을 소화하고 있다. 다재다능한 허쉬펠더는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세계적인 피아노회사 스타인웨이의 후원을 받고 있다.
2001년 경제공황 이후 예술가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아르헨티나 엘 쵸케 우르바노(ElChoque Urbano)의 넌버벌퍼포먼스<메이킹사운드(Fabricando Sonidos)>. 유명 타악그룹 까투르가(Caturga)를 중심으로 연출가, 현대무용가, 배우, 무대디자이너 등이 어두운 아르헨티나의 현실을 라틴아메리카의 열정으로 풀어냈다. 폐품이나 고물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공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레게, 탱고 등 라틴 향기와 아프로-라틴 리듬(삼바, 깜돔바, 무르가)으로 듣는다. (워크숍 진행 예정)
높은 완성도로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호평 받고 있는 칠레 꼼빠냐 떼아뜨로 시네마(Compañía Teatro Cinema)의 3인 인형극<헤멜로스(Gemelos)>. 전쟁 속의 쌍둥이 이야기를 가면과 소품, 음악, 조명, 회화적 요소 등을 사용해 영화처럼 만들었다. 연속된 재치 있는 장면들, 잘 만들어진 소품들과 가면들은 목재 인형극장 안팎에서 혁명을 일으킨다. 세 명의 배우는 마치 인조인간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깊이 있는 미장센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 (워크샵 진행 예정)
국내작품으로는 국내 국악계 새바람을 일으킨 음악가 김영동과 최고의 소리꾼 김성녀가 경기도립국악단과 함께 선사하는 해설이 있는 국악 연주회 <김영동의 우리소리여행>,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 등 세계무대에서 인정 받은 우리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의정부극단인 공연창작집단 뛰다가 햄릿에 대한 담론을 재치있게 펼치는 광대 음악극 <노래하듯이 햄릿>, 의정부오페라단이 김홍승 연출로 김인혜 등 국내 최고 성악과들과 함께 선사하는 <오페라 카르멘>, 국립국악원이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새롭게 선보이는 <국악 어린이 음악극 마고할미> 등이 올해 음악극축제 관객을 맞이한다.
이밖에도 숙당 백정례 화백 작품 전시회<미인도 한 폭에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와 프린지 섹션으로 구분되는 시민참여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 <개막 축하 거리퍼레이드>와 <숲 속의 작은 음악회>,<야외무료공연>, <쇼케이스>, <할아버지, 할머니가 만들어주는 풍선아트>, < 미술심리교실 – 거리학교>, <알뜰예술시장>,<네일아트,페이스페인팅>과 학술프로그램으로 칠레와 아르헨티나 공연팀의 워크숍 <새로운 공연예술의 물결; 라틴 아메리카, 그 리듬과 몸짓>, 에딘버러 페스티벌 총감독이 함께하는 <공연예술축제의 사회적 생산성>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등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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