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lioz - Les Nuits D'été Op. 7
베를리오즈 - 연가곡 여름밤 Op. 7
Hector Berlioz [1803 ~1869]
Kiri Te Kanawa - Soprano
Orchestre de Paris
Daniel Barenboim
전곡 이어듣기
1 Villanelle.Allegretto
2 Le Spectre De La Rose.Adagio Un Poco Lento e Dolce Assai
3 Sur les lagunes.Lamento.Andatino
5 Au Cimetiere.Andatino Non Troppo Lento
6 L'ile Inconnue.Allegro Spiritoso
연가곡 여름밤 (Summer Nights(Les nuits d’été) Op. 7)
시대 / 낭만
분류 / 낭만주의 음악 > 가곡 > 가곡
제작시기 / 1840년~1841년
작곡가 / 엑토르 베를리오즈(Hector Berlioz, 1803~1869)
출판 / 1841년
가사 / 테오필 고티에의 시(프랑스어)
헌정 / 루이즈 베르탱(피아노 버전)
구성 / 6개 작품
편성 / 메조 소프라노, 플루트2, 오보에2, 클라리넷2, 바순2, 호른3, 하프, 현악기군
요약 / 베를리오즈가 1841년에 작곡한 연가곡 〈여름밤〉은 그의 절친한 친구인 낭만주의 시인 테오필 고티에의 시집 《죽음의 희극》 중에서 선정한 6개의 시에 붙인 음악이다. 처음에는 피아노 반주로 출판하였지만, 1856년 오케스트라 반주로 편곡함으로써 최초의 오케스트라 연가곡을 탄생시켰다. 6개의 노래를 모두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엮고 있으며, 사랑과 동경을 노래한 고티에의 시를 참신한 감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낭만적인 사랑의 감정과 불안, 미지에의 동경이 교차하는 이 작품은, 오케스트라 반주로 편곡하면서 더욱 다채로운 색채를 띠게 되어, 오늘날까지도 성악가들 뿐 아니라 관현악단에게도 매력적인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다.
섬세한 색채감으로 표현한 사랑의 단상
〈여름밤〉의 6곡은 모두 3부분 형식의 단순한 구성을 사용하고 있지만, 반음계적 화성과 감7화음 등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감각적이고 색채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시의 내용에 따라 유연하고 섬세한 선율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시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전 시기의 로망스풍 가곡과는 달리 유연한 리듬을 사용하여 다채로운 표정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투명하고 순수한 화음과 화려하고 감각적인 화음을 섬세하게 조화시킴으로써 풍부한 표현을 가능케 했다. 단순한 선율이 진행되는 동안 이처럼 다양한 화성진행과 반주형태의 변화를 통해 시적 화자가 노래하는 감정의 변화를 탁월하게 포착해 낸다. 이를 통해 베를리오즈는 사랑의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더없이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품 구성
1곡 ‘목가’
메조소프라노 혹은 테너를 위해 작곡된 노래로, 아름다운 봄에 대한 예찬과 떠난 연인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유절형식으로 구성된다. 봄의 숨결을 느끼며 충만한 기쁨을 표현하다가, 점차 선율이 상행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유절형식으로 선율이 반복되지만, 반주와 조성을 다양하게 변화시킴으로써 떠나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2곡 ‘장미의 혼’
두 번째 노래는 꺾인 장미의 모습을 바라보며 사랑을 잃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화자의 아픔을 표현하였다. 고티에의 시를 더없이 정교한 음악으로 표현함으로써 서정적이면서도 극적인 구조를 이루어내었다. 잦은 전조를 사용했던 1곡과는 달리 단순한 화성구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반음계적인 우아한 선율을 부각시킨다. 성악의 상행선율과 반주의 당김음 리듬을 통해 절정을 향해 고조된 뒤, 트레몰로의 반주 위에서 새로운 선율을 노래하고, 다시 첫 부분의 선율이 반복된다. 알토를 위해 작곡되었다.
3곡 ‘호숫가에서’
연인을 잃은 뱃사공이 호숫가에서 자신의 운명을 탄식하는 노래로, 연인의 떠남을 죽음으로 표현한 애가이다. 〈여름밤〉에서 유일하게 단조로 이루어진 곡으로, 화자의 슬픔을 반음계적 전조와 반주부의 선율형으로 나타내고 있다. 고티에의 이 시는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구노와 포레도 이 시에 음악을 붙이기도 했다.
ABA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며, 각 부분은 후렴구로 연결된다. 아치형의 우아하고 장엄한 선율로 화자의 비탄을 더욱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으며, 마지막 부분에서는 반주가 32분음표의 격렬한 리듬으로 제시되면서 그 슬픔을 더욱 강조한다.
4곡 ‘그대 없이’
메조소프라노 혹은 테너를 위한 노래로, 떠나간 연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화자의 공허한 심정을 미묘한 화성진행으로 표현하고 있다. 못갖춘마디의 짧은 전주로 음악이 시작된 뒤, 이 선율을 성악성부에서 반복한다. 반주가 점차 느려지면서 반음계로 진행하고 선율은 레치타티보적인 리듬을 제시한다. 뒤이어 템포가 빨라지면서 클라이맥스로 향하지만, 더없이 우아하게 갈망의 절정을 표현한다. 절제된 다이내믹과 페르마타의 결합으로 과장되지 않은 극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3온음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연인과의 거리감을 표현하고 있는, 더없이 아름답고 서정적인 곡이다.
5곡 ‘묘지에서’
‘달빛’이라는 부제가 붙은 곡으로, 격정적인 비애와 불안한 감정을 차가운 달빛에 비유한 곡이다. 3곡과 마찬가지로 애가의 형태를 띠지만, 장조로 이루어져 있다. 4분음표 리듬의 단조로운 반주와 투명한 화음진행으로 시작된 노래는 차가운 달빛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반주의 화음이 두터워지면서 B부분으로 이어지는데, 더욱 단조로운 형태의 ppp 강렬한 반주 위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성악선율이 제시된다. 가사에서 노래하는 지하에서 눈물짓는 영혼들을 묘사하는 듯하다. 다시 A부분으로 돌아오면 당김음 리듬으로 변화를 주면서 화자의 슬픔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더없이 환상적이고 우아한 애가이다.
6곡 ‘미지의 섬’
〈여름밤〉의 마지막 곡이자 가장 유명한 곡이다. 변함없는 사랑에 대한 열망을 신비로우면서도 정열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모두 6개의 연으로 된 시를 3개의 절로 이루어진 유절형식으로 구성하였다. 각 절마다 유사한 유형의 선율이 미묘한 변화와 잦은 전조를 보여주면서 화자와 신비로운 여인의 대화처럼 악곡이 전개된다.
긴 지속음 위에서 빠른 아르페지오 선율이 제시되는 짧은 전주로 악곡이 시작된다. 이 진행은 전체 악곡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반주부가 스타카토와 하행 아르페지오로 활기를 띠면서 화자의 노래가 시작된다. 열정적이지만 쉽게 변해 버리는 사랑의 비애를 통렬하게 노래한다. 뒤이어 이국의 신비로운 여인이 노래를 시작한다. 반주는 도약진행을 상․하행으로 반복하면서 자못 흥분된 분위기를 자아내다가 짧은 스타카토의 화음진행을 제시한다. 여인의 노래는 반음계적 전조를 통해 화자와 동일한 선율을 노래하면서도 더없이 신비롭고 고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다시 반주가 부드러운 아르페지오로 변화하면서 화자의 탄식이 이어진다. 3개의 절은 모두 F장조로 시작하고 종지하지만 빈번한 전조를 통해 다채로운 표정변화를 연출하고 있다. 긴 후주가 이어지고 변격종지로 사라지듯 여운을 남기며 노래가 마무리된다.
글 이은진
서울대학교 작곡과 이론전공 학사 및 석사 졸업 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음악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이화여대 음악연구소 연구원, 상지영서대학교, 서경대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강사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한영외고에 출강 중이다. 《Dictionary of Music》(음악세계, 2001), 《술술 따라가는 음악사 여행》(웅진씽크빅, 2009), 《모차르트와 음악적 상상력》(음악세계, 2008), 《음악, 해석의 예술》(도서출판 오픈에듀케이션, 2013)에 공동저자로 참여하였으며, 《대중음악이론》(도서출판 마티, 2012), 《페미닌 엔딩》(예솔, 출판예정)을 공역하였다.
글 출처 클래식 백과
클래식 음악의 개요는 물론, 작곡가와 음악에 담긴 이야기들까지 세세하게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