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아파트는 부르는 게 값인 까닭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315254
출처: 매일경제 [이근우 기자]
“이런, 세상에”(Oh, my God)
“죽어서 하늘나라에 온 것은 아닐까요”(I have died and gone to real-estate heaven)
“극락인가요?”(What, nirvana?)
“눈이 부셔요.”(It hurts my eyes)
“이런 집이 어떻게 매물로 나와 있죠?”(How is this place even available?)
2008년 6월 개봉된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영화 시작부터 뉴욕 최고의 멋쟁이 캐리 브래드 쇼(사라 제시카 파커 역)는 연신 탄성을 쏟아낸다. 남자친구 미스터 빅과 신혼을 보낼 아파트를 찾아 헤매길 수년째.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 파크(Central Park) 5번가(Fifth Avenue) 1010번지 아파트 17층에서 그녀가 꿈꿔왔던 최고의 아파트를 맞닥뜨린다.
예술 같은 조각 디자인으로 꾸며진 넓은 거실, 아름다운 실내정원, 정원을 가로질러서 이어지는 침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침실 바깥으로 병풍처럼 펼쳐지는 센트럴 파크의 아름다운 숲과 뉴욕의 멋진 마천루들에 세계 최고의 스타일리스트인 캐리도 그만 넋을 잃는다. 집값이 얼마인지는 뒷전이다. 이런 멋진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캐리는 믿기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은 이제 끝났다, 집값은 앞으로도 계속 빠질 일만 남은 양 다들 호들갑이지만 영화‘섹스 앤 더 시티’에 나오는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 고급주거지나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 인근, 프랑스 파리 볼로뉴 공원 주변 등 슈퍼리치들이 선호하는 고급 주택들은 여전히 인기가 높다. 없어서 못 판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2012년 입주를 시작한 서울 뚝섬 인근 `갤러리아 포레`의 경우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전용면적 271㎡형이 54억9913만원에 팔렸다. 성수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전세금은 10억원을 가볍게 넘지만 매물이 나오지 않아 대기자만 10여 명에 이른다. 가장 싼 전용 168㎡형 보증금이 16억~17억원을 웃돌고, 241㎡형은 무려 22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음에도 전세를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
<서울숲 인근에 위치한 갤러리아 포레>
갤러리아 포레의 경우 230세대 전 세대가 남향으로 지어져 사슴들이 한가로이 뛰어 노는 서울숲과 한강, 그리고 하늘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뷰를 갖추고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우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이 직접 실내 조망과 건축을 디자인을 한 데다가 성수대교만 건너면 바로 강남으로 연결될 정도로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단국대학교 터에 들어선 고급타운하우스인 한남더힐의 경우 284㎡형이 보증금 20억원에 월 346만원씩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배산임수라는 풍수 명당에 터 잡은데다가 강남북 모두 접근성이 뛰어난 민간임대아파트 한남더힐은 임대의무기간(5년)의 절반이 지나는 올 하반기부터는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 이 경우 3.3㎡당 가격이 3500만원을 훨씬 웃돌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사실 초고가 주택시장의 이 같은 인기는 전반적인 국내 부동산 시장과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 파주, 용인, 동탄, 송도 등 이른바 제2기 신도시들을 통해 아파트 물량이 대량 공급되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세는 멈출 줄 모른다. 대형 평형대일수록 더욱 심하다. 이른바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는 속담이 무색할 지경이다.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들이나 타워팰리스와 같은 주상복합 아파트들 역시 갈수록 시세가 추락하고 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서울 노른자위 땅에 공급된 최고급 주거지들은 오히려 더 비싼 값에 임대나 거래가 이뤄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갤러리아포레 내부 거실 전경>
최고급 아파트들의 가격 형성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선 모든 재화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급이 줄거나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상승하고 반대로 공급이 늘어나거나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이 하락하는 쪽으로 움직인다.
우선 공급 측면에서 보자.
1970년대에 집중적으로 지어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부자들이 선호하는 강남권 아파트들은 건물 연령대가 30년을 훌쩍 넘어서면서 이미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됐다. 한때 부촌의 대명사로 꼽혔던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벌써 지어진 지 10년이 지나고 있다.
도곡동, 삼성동, 압구정동 등 강남에서 거주하던 슈퍼리치들의 입장에선 자신들이 거주하던 아파트가 노후화되자 교통과 주변 환경을 갖춘 쾌적한 새 집을 찾고 있다. 하지만 슈퍼리치들의 눈높이에 맞는 쾌적한 거주환경을 갖춘 주거시설은 드물다. 신도시 등에 대형평형대 아파트 빈 집이 늘어난다고 한들 교통, 편의시설, 품위유지, 커뮤니티, 교육 등을 모두 따지는 슈퍼리치 입장에선 고려 대상은 아니다.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거주 목적으론 너무 불편하다. 한마디로 수도권에 대형 평수 아파트를 아무리 늘린다고 해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 입장에선 공급이 늘어난 게 아니다. 오히려 갈수록 아파트 연식이 오래되면서 그만큼 상대적으로 살기 좋은 쾌적한 주거환경의 공급 물량은 줄어들게 된다.
그다음 수요측면을 살펴보자.
한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신흥부자들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주택 가격이 오르려면 소득이 증가해 수요가 늘어나야 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자율이 내려가고 있다. 이자율을 한마디로 단언하면 돈값이다. 은행에 예금을 해두면 예전에는 연이자율을 5%를 쳐주다가 이제는 2.5%대를 겨우 쳐준다면 돈을 은행에 맡겼을 때의 값어치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은행에서 매달 이자로 500만원을 받고 싶다고 하자. 그렇다면 연 이자율 5%로 계산할 경우 12억원을 은행에 맡기면 되었다. 하지만 이제 예금 이자율이 2.5%로 떨어졌다면 24억원을 은행에 맡겨야 한다. 여기에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등 소득에 대한 세금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30억원에 가까운 돈을 맡겨야 한다. 똑같은 이자를 벌고 싶을 때 투자해야 하는 돈이 과거에 비해 몇 배나 늘어난 셈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거나 전세를 구하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슈퍼리치라면 신용이 좋을 테니 은행에서 얼마든지 돈을 꿀 수가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대출 금리가 7%에 육박했다. 이 경우 갤러리아 포레에 살기 위해 10억 원을 은행에서 빌렸다면 매달 이자를 600만원 넘게 내야 한다. 반면 대출 금리가 3.5%까지 떨어졌다면 매달 내야 하는 이자가 300만원대로 떨어진다.
다시 말해 이자율, 돈값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선 전세금을 두 배로 올려줘도 돈을 꾼 사람의 입장에서 지불해야 하는 매달 이자는 똑같다. 물론 벌어놓은 돈도 없고 은행에서 대출 받기도 힘든 서민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과 같은 얘기이긴 하지만. 소득이 늘지 않아도 금리가 하락하면 전세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전세가격이 아닌 집값 역시 마찬가지 공식이 적용된다.
불황에 끄떡하지 않는 슈퍼리치들이 선호하는 펜트하우스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는 것은 한국만의 예외적인 현상도 아니다. 홍콩, 싱가포르의 경우 3.3㎡ 당 가격이 1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고급 주거지들이 허다하다. 미국 뉴욕 맨해튼이나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 역시 최고급 주택들은 부르는 게 값인 이유는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과 희소성, 다시 말해 공급 부족이 빚어낸 결과다.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샬은 이 같은 가격 결정원리를 가위의 양날을 들어 설명했다.
수요는 가위의 한쪽 날이고, 공급은 다른 쪽 날이다. 한쪽 날만으로는 가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양쪽 날을 가위가 되도록 연결을 하게 되면 매우 유용한 설명 도구가 된다.
출처: 매일경제 [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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