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두렵지 않다. 자신감이 충만할 뿐 두려움은 없다."(토칼리 아르헨티나 코치) "그들은 모두 대단한 역사와 뛰어난 기술을 갖춘 선수들이다."(반 바스텐 네덜란드 감독) "가장 힘든 조다.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멋진 축구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좋다."(앙리 미셸 코트디부아르 감독) "월드컵에 쉬운 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할 것이다."(페트코비치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감독) 월드컵 본선 조추첨이 끝난 직후 3명의 감독과 한명의 수석코치는 이렇게 비장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죽음의 조'에 당첨된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수장들이다. 어느 월드컵에서나 '죽음의 조'는 존재했다. 그리고 그 조에 속한 우승 후보 중 하나는 반드시 조별예선에서 희생된다. 이런 징크스를 알기에 이들은 비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 중 아르헨티나의 절망은 다른 3개국에 비해 갑절이다. 지난 대회서 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와 함께 '죽음의 조'에 속했고, 결국 16강에도 오르지 못한 채 고국행 비행기를 타야했던 그들이다. 1순위 우승후보라는 자부심도 운명의 장난 앞에는 소용없었다. 그런데 독일에서도 아르헨티나는 다시 '죽음의 조'에 속했다. 더구나 역대 전적에서 1승1무3패로 절대적 열세를 보이고 있는 네덜란드와 한 조다. 아르헨티나가 네덜란드를 이긴 것은 자국에서 열린 78년 월드컵 결승전이 유일하다. 그것도 연장접전 끝에 거둔 승리였다. 뛰어난 골잡이 크레스포와 신예 메시, 그리고 리켈메, 아이마르 등 월드스타급 선수가 즐비한 아르헨티나지만 16강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대회 본선에 오르지 못한 네덜란드 역시 잔뜩 긴장하고 있다. 유럽 최고의 골잡이 중 하나인 반 니스텔루이를 비롯해 반 데 바트, 슈나이더, 다비즈, 반 봄멜 등 화려한 진용이 빛을 발한다. 톱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유럽국가 가운데 다른 본선 진출국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했던 나라가 네덜란드였다. 그러나 모래알 조직력이 언제나 문제다. 반 바스텐 감독이 골넣는 기술만큼 지도자로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코트디부아르는 독일월드컵에 진출한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나라다. 디디에 드로그바(첼시)를 비롯해 주전 선수 대부분이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다. 아프리카의 탄력과 유럽의 전술능력을 고루 갖춘 다크호스다. 월드컵마다 돌풍을 일으키는 아프리카 국가가 있었고, 이번에는 코트디부아르 차례라는데 전문가들은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옛날의 영광을 그리워하고 있다. 유럽에서 구 유고연방을 두려워하지 않은 국가는 없었다. 유럽팀 가운데 가장 기술이 뛰어난 팀이었다. 매섭기가 날카로운 칼 같았다. 그러나 유고연방의 붕괴와 함께 영광도 사라졌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유산이 남아있다. 마테야 케즈만, 밀로세비치 등 가공할 득점기계들이다. C조에서 어느 나라가 조별예선을 통과할 지 점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강세를 내다보지만 확언하는 전문가는 찾아볼 수 없다. '죽음의 조'는 항상 희생양을 찾기 때문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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