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기극 국민노총
서울지하철노조 민주노총 탈퇴투표, 부결이 맞다
서울지하철노조 정연수 집행부는 민주노총 탈퇴 투표 결과 53%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지하철의 상당수 조합원은 부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규약 제5조에 ‘본 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민주노총을 탈퇴하기 위해선 이 규약을 개정해야 하는데 규약 제정 및 변경은 재적조합원 과반수 참석과 2/3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이번 투표에서 2/3에 훨씬 못 미쳐 부결됐다고 밝히고 있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도 서울지하철노조의 민주노총 탈퇴투표는 부결됐다는데 동의한다. 상식을 가진 노동조합이라면 규약에 따라 운영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정연수 집행부가 근거로 삼고 있는 노동부의 행정해석 자체가 정권의 입맛대로 오락가락하는 등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 2003년 「규약에 명기된 연합단체를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총회에서 규약변경을 의결해야한다」고 유권해석한 바 있다. SK(주) 노조의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변경하기 위한 투표 때도 노동부는 「노동관계법 및 노조규약상의 정족수인 2/3에 미달했다면 이 안건은 부결됐다고 봐야 한다」라고 유권해석 했다. 인천지하철노조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9년 3월 민주노총 탈퇴투표에서 746명이 투표에 참가해 찬성이 473명(63%)에 그쳐 집행부는 부결을 선언하고 뒤에 다시 투표를 통해 민주노총을 탈퇴한 바 있다. 따라서 오락가락하는 노동부 해석은 판단의 잣대가 될 수 없다.
쇼맨십 뛰어난 정연수 집행부
정연수 위원장은 쇼맨십이 대단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가끔 시장에 나가 어묵 먹는 쇼를 통해 서민정치로 포장하는 것 못지않게 정연수 위원장의 쇼맨십은 정치인 뺨친다.
정연수 위원장은 노인 생일잔치와 같은 사회봉사활동 몇 번 참석해 사진 찍고는 국민섬김 노동운동이라고 떠벌린다. 부산지하철 조합원들도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연수 위원장처럼 생색내지 않는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이 사업장 안 청소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여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자체 예산으로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을 지원하지만 드러내 놓고 생색내지 않는다.
노동자 민중의 정치투쟁은 사회 진보의 원동력
정연수 집행부는 민주노총이 정치이념투쟁과 귀족노동운동에 매몰됐다고 매도하고 있다. 많이 들어본 얘기다. 바로 이명박 정부와 몇몇 수구언론들이 민주노조 진영을 겨냥해 내뱉는 말들이다. 그들이 누구인가? 친자본가 정권이자, 철저한 자본가 이익 대변지다. 정연수 집행부가 민주노총을 비난한답시고 지껄이는 말들이 자본이데올로기인 셈이다.
심지어 노동조합은 물론 보수야당인 민주당조차 악법이라며 바꿔야 한다는 날치기 노조법을 현행유지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게 어디 자본가 단체지 어떻게 노동조합이라 하겠는가?
그럼,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들 그리고 어용노조 따위가 매도하는 정치이념투쟁이란 게 과연 뭘까? 이들이 비난하는 정치이념투쟁은 96․97년 노동자 총파업투쟁과 같은 대정부투쟁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노동조합 또는 노동자는 정치투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악의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
그들은 비정규악법 폐지투쟁, 최저임금 현실화투쟁, 정리해고 분쇄투쟁 그리고 농민과 빈민들의 생존권투쟁 연대활동 등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어 싸워온 수많은 투쟁을 싸잡아 정치투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정권과 자본의 억압과 탄압에 억눌려온 이 땅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를 비롯한 농민, 빈민들의 생존권 투쟁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 철저한 자본가 중심의 생각이다.
그러나 지나온 역사가 증명하듯 노동자 민중의 정치투쟁은 사회 진보의 원동력이다.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오히려 친자본가 무리인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어용 노조집행부의 정치적 행각이 노동자 배신행위다.
민주노총이 귀족노동운동을 한다고?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다. 비정규노동자들을 위해 한 번도 싸워 보지 않은 사람들이 그나마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위해 싸워온 민주노총을 귀족노동운동세력이라고 비난할 자격이나 있는가?
그 뿐이 아니다. 어용노조 집행부들은 회사(자본)에 협력한 대가로 평가를 잘 받아 성과급 받을 때 실리를 챙기겠다고 노골적으로 떠벌리며 자본의 경쟁논리를 추종하는 집행부다. 이는 곧 돈 몇 푼 더 받기 위해 전국의 지하철노동자들을 연대가 아닌 경쟁으로 모는 것이다. 이처럼 비정규직노동자들과 다른 지하철노동자들은 어찌 되든 자기들 몫만 챙기겠다는 생각이 바로 대표적인 귀족노동운동이다.
물론 민주노총이 상층 지도부의 관료화 폐해가 드러나기도 하고, 일부 간부들의 빗나간 행동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적도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여전히 민주노조운동의 중심으로 정권과 자본이 와해 공작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 땅 노동자들의 투쟁체다. 조합원의 단결된 힘을 스스로 거세하고 자본에 빌붙어 기생하는 사람들이 비난할 자격은 없다.
국민을 섬기는 국민노총 만든다고?
일부 민주노총 탈퇴세력들이 국민노총을 만들겠다고 한다. 이른 바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을 하겠단다.
그런데 함께 한다는 노동조합들이 그렇고 그런 조직들이다. 앞장서 명예퇴직을 요청해 6천명 가까운 조합원들을 회사 밖으로 쫓아 버린 노동조합, 해고자 복직투쟁을 포기한 것도 모자라 스스로 정리해 버리고, 회사의 비정규직노동자 탄압과 착취를 묵인한 대가로 정규직 조합원 생존을 유지하고 있는 노동조합 등 소위 말하는 대공장 귀족노조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 노조는 집행부 선거 때마다 회사 쪽에서 개입하는 등 부정선거 논란이 끊이지 않는 소위 회사노조다. 당연히 노조 내 언론자유 등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밖에 노동조합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활동이 미약한 공기업노조들이 들러리를 설 모양이다.
이렇게 조합원을 쫓아내고, 노조활동을 하다가 희생당한 해고자를 노조 스스로 정리하고, 노동조합 내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사람들이 국민노총을 만들겠다고 한다. 결국 자본과 결탁한 사람들, 어용세력들이 국민을 섬기는 국민노총을 만든다는 얘기다. 이들이 섬기겠다는 국민은 어떤 국민인가? 자본가들 말고는 없다. 그래서 국민노총을 가장 환영하는 곳도 자본가 단체들이고, 이명박 정부다.
국민노총은 조합원 배신행위이자, 대국민 사기극
그렇다. 국민노총은 소속 조합원을 자본에 예속시키는 ‘자본섬김노총’에 불과하다. 자본과 결탁해 그들이 던져주는 빵 조각으로 희희낙락하다가 봉사행사 몇 번 참석으로 국민을 섬긴다고 생색내는 사기 집단이다. 조합원들을 볼모로 자신들 출세욕에 여념 없는 어용 집단이다. 이는 소속 조합원에 대한 배신이고, 이 땅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는 대국민 사기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