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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게도 본 기자의 주거지는 서울이므로 이동경로 역시 이를 기준한다. 양해 바란다.
일반적으로 여행의 최성수기라 하면 8,9월 12,1월이다. 그러나 그 폭염과 그 한파를 이겨내며 여행을 한다는 것은 여간 머뭇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여행의 최적기는 5월이라 감히 이야기 할 수 있다. 낮에 쬐는 햇볕을 거추장스럽지 아니한 따뜻함이고, 밤에 부는 바람은 날카롭지 아니한 시원함이다. 이러한 5월의 매력을 절정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역시 바다다. 그렇다고 반도인 대한민국에 흔하디흔한 아무 바다나 갈 수 있단 말인가?
그리하여 이 시간, '해 뜨는 서해' 충남 당진 왜목마을, 도비도 그리고 장고항으로 출발한다.
팔로미.
이런 것도 번호판 가려야 되나요?
1. 남부 고속 터미널->당진 고속 터미널
소요시간 1시간 40분 - 비용 \5,600원
서울 아래 당진행 버스가 있는 곳은 '남부 고속 터미널'과 '동서울 종합 터미널'이다.
남부 고속 터미널의 경우 당진행 첫차는 8:40분이며 소요시간은 대략 1시간 40분이고 동서울 종합 터미널의 경우 9:20에 2시간이 소요된다.
인간의 생체 리듬은 시간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는데,
9시부터 시작한 일정과 11시부터 시작한 일정, 이렇게 두 일정들의 여행 소비 시간이 똑같다 하더라도 어두워 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인간의 생체리듬 상 결국 지역의 섬세한 묘미를 놓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러니까 남부고속터미널에서 여덟시사십분차를 타는 것이 좋다.
당진 고속 터미널 안에서 시외는 물론 시내 버스 역시 이용 가능하다.
2. 당진 고속 터미널 -> 도비도
소요시간 40분 - 비용 1,000\
길이 크게 막히지 않는다면 서해대교를 지나 정시에 당진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다.
곧장 당진 터미널 내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되는데 11번 플랫폼에서 '10,11'이라 적혀 있는 도비도행 버스를 타면 된다.
배차 간격은 30분이니 일정의 아다리가 맞지 않는다고 격노할 필요는 없다.
※버스 여행의 묘미는 터미널의 화장실에서 화끈한 밀어내기 한판인데 당진 터미널은 공용 휴지가 없으므로 개인용을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매점은 존재하며 저가형 300\ 고가형 500\
김밥집도 물론 - 야채 김밥 1,500\ --;
푸릇 푸릇하니 맘을 설레이게 한다.
당진은 왜목마을을 중심으로 관광단지를 조성 중에 있는데 이 때문에 도시 곳곳에 수목 조경 사업이 한창임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하오나, 총책임자가 뉘신지, 너무 시뻘건 색을 좋아한 나머지 조경된 꽃들의 색이 너무 붉어 조금은 섬뜩한 느낌과 다소간의 거부감이 든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한적한 어촌마을의 정취는 존재한다.
버스 옆으로 보이는 대호 방조제, 죽을 각오로 촬영
그렇게 1시간 정도 달리면 대호 방조제를 지나 도비도 휴양 단지에 도착하는데 도비島는 분명 이름부터 섬인데 어찌 육지에 붙어 있느냐는 의문이 들 테지만, 대호 방조제 건설 전의 도비도는 육지와 인접한 섬이었지만 섬의 양쪽을 방조제가 잇게 되면서 육로로의 이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방조제 옆에는 작은 호수가 하나 있는데 이 또한 방조제 건설 이후 생긴 담수호로 지역 주민들은 이를 통해 환경농업시범단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것은 바닷물이 아니니라
이래서 여행은 알고 가는 것이랑 모르고 가는 것이랑 차이가 있다고 보는데, 취재 중 옆에 온 커플이 이야기 하더라
"어? 저거 바닷물이야? 오퐈?"
※대호 주변에는 '오리, 참개, 미꾸라지 농법, 논농사 체험장(800m)'과 생태공원 조성지역(1000m) 그리고 밭농사 체험장(200m)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있으니 이용하자.
左) 도비도 해양단지 입구 전경
右) 바로 오른쪽에 위치한 무지개 다리
무지개 다리와 바다는 참 잘도 어우러 진다.
입구부터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도비도는 주변 지역 중에서 볼거리가 다양하고 취락시설이 잘 발달되어 있어 관광의 용이성이 뛰어난 곳 중 하나인데, 도비도 선착장을 통해 소난지도 또는 대난지도로 이동하여 낚시, 해수욕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유람선을 타고 깨끗한 도비도 인근 해역을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물이 맑은 만큼 갈매기 떼가 자주 출몰하는데, 이때 사람은 줘도 잘 안 먹는 생쥐깡 한 봉지를 사용하게 되면 갈매기와의 이색 교감이 가능하다.
작은해상도 탓에 잘 보이지 않지만 멀리 배 주변에는 어마 어마한 갈매기 떼들이 비행 중이다.
선상 횟집이다. 왼쪽 사진과 같이 바로 바로 공수해서 회쳐먹는 맛이 아주 일품이다.
특히 선착장 바로 옆에는 선상 횟집이 있는데 배 위에서 바로 건져 회쳐먹는 맛은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일정은 당진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비장의 특산물 카드가 있기에 식욕을 살짝 접어 두도록 한다.
명심하라! 배고프다고 여기서 배를 채웠다가는 분명 후회 할 지니!
서해 바다가 에메랄드 빛이다. 본인 입으로 말하고도 거짓말 같다.
시원스레 뻗은 산책로는 도비도의 백미!
도비도가 주는 또 하나의 큰 매력은 이러한 관광의 용이도가 아닌 바다를 옆에 끼고 시원하게 뻗은 산책로를 걷는 것이다.
인간이 지은 대호 방조제와 그 앞바다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흔치않은 광경을 이룬다.
해양단지 입구 바로 오른쪽에 위치한 '무지개다리'를 건너 울타리 쳐진 길을 지나 그대로 이어지는 대호 방조제 위를 걷다 보면 시원한 바람과 비리지 않고 향긋한 바다내음에 흠씬 취하게 되고, 곳곳에 떠 있는 아기자기한 작은 어선들과 서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에메랄드 빛 바닷물은 여행의 로맨티시즘을 초반부터 절정에 이르게 할 것이다.
左) 도비도 버스 정류장에서 장고항으로 이동한다.
右) 노란 이정표가 보이면 바로 스탑!
3. 도비도 -> 장고항
소요시간 25분 - 요금 1,000\
어느덧 식사 시간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이 시간이 되었다지만 절대! 결코! 배가 미칠 듯이 고플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면 당신은 분명히 고속버스 안이던 역사(驛舍)던 둘 중 하나에서 분명 무언가로 요기를 했음이 안 봐도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 아주 적절하게 배가 살랑살랑 고파오는 이 상황에 아주 주 맛난 이 지역 특산물을 먹으러 장고항으로 이동한다. 이동은 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와 똑 같은 10,11번 버스를 반대편에서 이용하면 된다. 이후 20분 정도 지나 왜목마을을 지나면 장고항에 도착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버스의 배차간격은 터미널에서와 마찬가지로 30분이기 때문에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고자 하는 이라면 버스 승차장에 붙어 있는 시간표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참으로 호젓하다.
언급했다시피 장고항은 도비도, 왜목마을에 비해 취락 시설이 가장 부족한 곳이다.
그리고 실치회는 장고항 외 2지역에도 모두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왜 굳이 장고항에서 실치회를 먹어야 하느냐? 요런 의문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은 아주 간단하다.
비교적 저렴하고 바로 앞에 갓 잡아온 가장 싱싱한 실치를 맛볼 수 있는 주산지이기 때문이다. OK?
실치회 드셔보신 분 손 한번 들어 봅시다!
실치회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은 4월이다. 애석하게도 지금은 5월이지만, 그래도 넉넉하게 잡으면 지금도 늦진 않았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언능 가믄 댄다'
알록 달록 원색의 포장들이 오늘만은 귀엽다.
포장마차 안, 이정도 경치다.
아무튼 진행방향의 오른쪽을 보다 보면 가로100cm 세로 60cm 정도 되는 크기에 '장고항 포구'라 쓰인 노란색 이정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즉시 하차를 감행하여 진행방향의 반대편 빨간 등대가 보이는 곳으로 가다보면 부두 주변에 알록달록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있는데 바로 이곳이 정말 갓 잡은 실치회를 판매하는 곳이다.
적어 보이겠지만, 그 양은 상당하다.
먹는 방법 1. 실치회를 접시에 던다
2. 옆에 있는 야채를 그 위에 얹는다
3-1. 비빈다
3-2. 싱거우면 초장 넣고 다시 비빈다
이곳 실치회의 가격은15,000~20,000 선인데 가게마다 맛의 차이는 크지 않다. 다만 중요한 것은 실치회를 무쳐서 주느냐 무쳐 먹도록 셋팅해 주느냐 인데 실치는 잡히자마자 죽어버릴 만큼 성질이 급할 뿐더러 몇 시간 이내로 신선도가 떨어져 버리는 음식이기 때문에 무쳐서 주게 될 경우 이를 확인하기 힘들고 무침의 특성상 원재료인 실치의 담백한 맛을 희석시키기도 한다. 한마디로 매장 선정에 중요한 것은 조리방법이라는 뜻.
4. 그리고 먹는다.
실치, 실치, 어디서 들어 본 것도 같고 본 것도 같을 것이다.
실치는 뱅어의 표준어로 칼슘도 많고 뭐도 많고 뭐 그렇댄다. 그러니까 좋은 음식이랜다.
특히 정력에도 좋댄다. 이 말 했으니 이제 실치의 멸종을 경험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뱅어(실치)를 말리는 모습.
굴 파는 아지매 와 빨간 등대가 보이는 전경
이 밖에도 장고항은 전국에서 뱅어포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여전히 재래 방식 그대로 실치를 말리는 정겨운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썰물 시 갯벌에서 바지락과 석화 등을 직접 채취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주변에 취락시설이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4. 장고항 -> 왜목마을
소요시간 15분 - 요금 1,000\
이번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인 왜목마을로 이동한다. 방법은 10,11번 버스를 이용하여 다시 되돌아가는 것이 되시겠다.
억하심정은 없다. 그리고 노는 것은 좋다. 다만 적당히, 그리고 지킬 것은 지키자.
암튼 '해가 뜨고 지는 서해'라는 절대 비경을 가진 왜목마을은 불과 몇 해 전만해도 이곳은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다. 여행자들에게는 신기할지 모를 '서해안 일출' 역시 주민들에게는 늘 일어나는 자연현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외지인들에게 알려진 이후로 작은 어촌 마을에서 북적이는 유락단지로 변해버렸다. 때문에 소박한 어촌의 풍경을 기대하는 여행자가 있다면 시간을 잘 맞춰 일출 또는 일몰만을 본 후 빠지라고 권하고 싶을 따름이다.
어르신들 즐거운 시간 보내시는 것도 좋다. 그러나 해변 점령 수준은 정말 많이 그렇다.
이유가 궁금하다면 들어보라.
당장 왜목마을에 들어서면 아름답고도 소박한 자연 경관을 방해하길 작정이라도 한 양, 해변 한가운데 언발란스하게 지어진 모텔은 더 없이 볼썽사납다. 또 여기 저기 특색 없이 널려 있는 횟집의 상술은 어촌 인심과의 괴리가 깊어도 한참이며, 주변 식당에서 틀어 놓은 뽕짝음악은 해변 전체에 쩌렁 쩌렁하게 울려 마을 전체를 점령한 단체 관광객들의 춤사위와 함께 소박한 이곳을 주변에 산재한 쓰레기만큼이나 완벽하게 오염시켜 버린다.
제발,
부디 이러한 만상들이 한 순간의 열병으로 끝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왜목마을은 일출, 일몰 광경을 볼 수 있는 날 수가 최소 180일 이상으로 여느 지역보다도 긴 편으로 현재 5월을 기준으로 하여 일출은 5:30(±±20분) 일몰은 19:20(±±20분)으로 일몰을 관람할 경우 당진 고속버스 터미널에 22:00전 까지 30분 간격으로 강남터미널행 버스가 있어 무박 여행이 가능하지만 일출의 경우 숙박을 해야 하며 왜목마을에는 딱히 저렴한 민박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 두어야 할 것이다. |
5. 왜목마을 -> 당진 터미널 -> 동서울 종합 터미널
소요시간 30분 + 2시간 - 비용 1,000\ + 5,600\
아무튼 이쯤에서 어찌 어찌하여 서해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지 궁금할 텐데, 왜목마을은 서해안 반도의 끝자락에 북쪽을 향해 솟아나와 있어 해안이 동쪽을 향해있기 때문에 일출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동해안과 달리 웅장하기보다 소박한 느낌의 일출이다. 일출몰을 더욱 근사하게 보고자 한다면 인근에 위치한 작은 뒷동산인 석문산(79m)에 올라 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이코노믹 트래블러의 정신에 입각하여 여정을 그린다면, 왜목마을에서의 일출은 숙박에 투입되는 비용 대비 만족도가 그리 단단히 뒷받침 되지 못하니 깔끔하고도 간단하게 일몰 관람 정도로 일정의 방점을 찍고 컴배콤 하는 것이 바가지에 가슴아파하고 텅 빈 지갑에 속 쓰려 하지 않을 가장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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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 사진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진작업들이 필름에서 디지털로 이동했을 때, 필자가 가장 기뻤던 이유는 그 지독한 현상액 냄새를 밤새 맡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디지털은 이내 질릴 수밖에 없을 일이었다.
RGB 모니터로 재현되는 제한적인 디지털의 색은 라이트 룸과 루빼를 통해 바라본 풍부한 필름만의 그라데이션을 도저히 대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거대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생뚱맞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여행기가 이토록 지루하고 장문의 글로 작성되게 된 이유의 변이다.
즉, 하나의 무언가를 촬영하더라도 그리고 보더라도 '어떻게'라는 선택의 요소는 굉장히 중요하다.
시속 180km에 윈드 쉴드를 만끽하며 바라본 그 무엇도 좋다.
하지만 하나하나 내 발 내 걸음으로 그리고 망막에 잔상이 남을 만큼 또렷이 바라보는 그 무엇은, 어쩌면 그 무엇과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되어 익숙한 듯 새로운 즐거움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이 글이 이렇게 긴 이유는 그래서다.
첫댓글 가고프다~먹고프다~실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