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 제작팀과 하얼빈 답사 동행기

[양영일]

올 2월, 뮤지컬 <영웅> 제작팀이 안중근의사의 자취를 찾아 뤼쑨(여순)-하얼빈을 답사하는 길에 동행하여

안중근의사에 대해 읽고,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하얼빈 역에는 칼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었습니다.

100년전 나라잃은 국민으로 남에 땅에서...몸도 마음도 얼마나 더 추웠을까요.

한일합방을 위한 수순을 폭압적으로 밟아가던 일제와 그 우두머리에선 이토 히로부미.

나라가 폭풍앞에 꺼져가는 촛불같던 시기에, 분연히 일어나 '나의 길'을 찾아 헤매던 대한민국의 서른 한살 안중근.

사냥을 즐기고 의협심에 불타던 젊음이 망국의 위기에 독립운동자금을 위해 사업도, 국민계몽을 위해 학교 운영도,

억울한 서민을 위해 부패한 관리들에 모부딪쳐 항거도 하고, 나라빚을 갚기 위한 국채 보상운동도  해 보지만,

일제강탈의 거대한 힘앞에 부질없음을 깨닫고...

"들어닥친 폭도 앞에 앉아 죽기를 기다리겠는가? 온 힘을 다해 맞서 싸워 후세에 부끄럼이 없게 할 것인가?

싸우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청, 미, 일의 전쟁에서 일본이 진다해도, 한국은 결국 다른 도둑의 손에 넘어갈 것이다!"

일제의 감시가 극심한 국내에서 벗어나 만주 땅으로 건너가 의병군에 가담, 분연히 총을 들지만...너무나 미약한 우리의 힘....

1908년6월 만주의병군 참모중장으로 두만강을 건너 함경도 지방 일본군을 습격하여 성과도 있었지만,

의병간 의견충돌과 중과부적으로 쫒기는 신세가 되어 천신만고 끝에 만주로 돌아온다.  1909년 정월 연추에서

동지 12명이 왼손 무명지 마디를 잘라내어 그 피로 태극기에 대한독립을 쓰는 단지동맹을 맺어 조국에 몸바칠 것을 결의한다.

9월 홀연히 이끌려 블라디보스토크에 가게되는데... 그때 우연히도 들려 온, 침략 원흉 이토가 하얼빈에 온다는 소식,

그 때부터 안중근의 목표는 오직 하나!

하얼빈 역 플랫폼에는 아무런

동상도 기념비도 없습니다.

단지 바닥에 아무 설명도 없이

삼각형 표식(안중근위치)과

네모 표식(이토 위치)만...

표식간 거리는 6~7m.

그 표식 위를 아무것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밟고 스쳐

갑니다. 

예전에는 작은 기념비가

있었다는데, 언제인가

치워졌답니다.

바닥 표식만이라도 남겨준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1909년 10월26일 아침,

안중근은 전날 탄두에 십자표시를 그은

총알로 7연발 브라우닝권총을 장전하고,

러시아 호위병들사이를 파고들어

플랫폼을 걸어나오는 이토의 가슴을 향해

3발 명중, 혹시 다른 사람일지 몰라 다시

뒤따르던 일본인 3명에게 3발 쏴서

이토는 죽고 나머지는 부상을 입혔다.

의거 후 그는 "코레아 우라(만세)!"를 삼창

하여 대한남아의 의거임을 소리쳐 알리고

러시아 헌병에게 스스로 체포된다.

**  감옥은 현재 기념관이 되어

역사 유물로 보존되고 있다. 

단재 신채호도 이곳에 수감되었었

으며, 그 감방에 표지판이 걸려있다.

여순감옥의 안중근의사

독방 - 지금도 그대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왼쪽 카메라든 사람 뒤가

안의사의 감방 창문,

정면에 보이는 문이 간수의

방.

** 뮤지컬 <영웅>출연 배우,

제작사인<Acom>제작팀,

조선일보, SBS취재팀 등

일행의 모습.

감옥에서 자서전 <안응칠 역사>집필.

1879년 9월 2일 생.

배와 가슴에 북두칠성모양의 점 일곱개를

가지고 태어나 안응칠이라는 아명받음.

진해현감을 지낸 할아버지 안인수의 삼남인

아버지 안태훈은 지혜와 재주가 뛰어났다.

중년에 과거에 올라 진사가 된 개혁파.

외세배척논리의 동학군과 충돌도 하였으나

동학 접주 백범 김구의 사람됨을 알아보고

청계동 집으로 초청 4~5개월간 숙식을 같이

하며 교류. 후에 김구의 큰 아들과 안중근의

동생 정근의 딸이 결혼 하는 인연으로 이어짐.

중근은 어린 시절부터 사냥을 좋아하고,

불의를 지나치지 않던 의협심 넘치는

청년이었다.  가족모두 천주교영세.

** 언손을 불어가며 영하 2,30도의

한 겨울 옥중에서 자서전과

동양평화론을 쓰던 책상과 의자...  

<동양평화론>의 담대한 구상...

한,중,일 삼국이 평화 공존하며

서양제국주의 세력으로부터

동아시아를 지켜내기위해 3국 화평

회의체 설립, 은행설립과 삼국 공통화폐

발행 등  지금의 EU같은 공동체구상 등

선각자적 주장을 펼쳐 나가나...

형 집행으로 끝내 완성하지 못합니다.

그 나이, 그 환경에 그런 뜻을 가질 수

있었다니, 그는 큰 그릇이었습니다.

** 안의사감옥안 책상,의자가 보이고

창문 유리에  연출자와 배우의 얼굴이 

비쳐 오버랩됩니다.

** 안중근 감방 앞에선

뮤지컬<영웅>의 두 주연

배우(안중근 역 더블캐스팅)

왼쪽/정성화

오른쪽/ 류정한

안중근의사의 기를

많이 받은 듯...

** 감옥에서 쓰던

고문 형틀 

당시 러시아 관할 하얼빈에서 일어난

사건이지만, 일본과 한국인 관련이며

초청과 경호에 대한 책임과 심각한

외교문제에서 벗어나기위해 러시아는

당일 밤 늦게 안중근과 우덕순, 조도선 등

관련자 8명을 일본에 넘긴다.

안중근은 일본 검찰관에게 이토를 쏜 이유

이토의 15죄목을 당당히 밝힌다.

1. 한국의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2. 고종황제를 강제 폐위시킨 죄

3. 5조약, 7조약(을사조약등)을 강제로

    체결한죄.

4. 무고한 한국인을 학살한 죄.

.....

진술을 들은 미소부치 검찰관은 감복하여

"..당신은 동양의 의사요. 이런 의사는

절대로 사형받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시오."

라고 진정어린 말을 하기도 했다.

일본정부는 재판 관할지의 이해득실을

따져, 국제적관심을 적게 받고, 여러 재판관의

합의제인 일본 국내보다, 단독판사의 판결로

선고되기에 정부의 압력을 행사하기 편한

여순의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으로 정한다. 

외국의 유명 변호사들이 변호를 자청했고

영국인, 러시아인, 한국인 변호인단이

구성되었으나  일본에 의해 거부되고

일본인 관선변호사가 선임된다.

"...나라를 위해 한 일이다. 나는 한국의

의병 참모중장으로서 독립전쟁의 일환으로

이토를 죽인 것이다. 일본 법원은 나를 재판할

자격이 없으며 전쟁포로로서 만국공법에 의해

처우해 달라....."

3회 공판에서는 안중근의 당당한 주장이

계속되자 사회의 안녕 질서를 해칠 우려에서

방청객을 퇴장 시키고 심리, 구형을 한다.

** 재판정 사진/ 앞줄 오른쪽 부터:

안중근, 우덕순, 유동하, 조도선

1910년 2월14일 6차 언도공판/

안중근:사형, 우덕순 징역3년,

조도선, 유동하: 징역 1년6개월 선고

안중근의 인품에 감복한 여순감옥의 일본

관리들은 안중근을 대우하여 자서전을 쓸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하고, 많은 휘호를 써받고,

고등법원장 히라이시가 직접 동양평화론을

쓸 시간 수개월을 줄 것을 약속하기도

하여 그 집필을 시작하였다.

안중근이 상고를 포기한 것은 재심법원도

같은 일본법정으로 그 결과가 뻔할 뿐이며,

구차하게 일본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것보다

일본의 야욕과 자신의 큰 뜻을 세계만방에

알리고 떳떳이 죽느 것이 낫다는 생각이었

으며, 안중근의 어미니 조마리아의 뜻이기도

했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

** 많은 애국지사들을 처형한 형장으로

가는 길이었음을  기록한 비석과 멀리

앞 건물이 교수형장 

안중근에 대한 논의가 모두 사라지기를

바라는 일본 본국의 지령으로 사형집행이

갑자기 서둘러지고 1910년 3월26일 아침,

어머니가 보내준 한복으로 갈아입은

안중근

"나는 동양평화를 위하여 한 일이니 내 죽은

뒤라도 한일 양국은 동양평화를 위해 서로

협력해주기 바란다." 는 간곡한 부탁을 남기고

천주께 기도드린후 순국...10시15분

** 안중근의 마지막 모습처럼 한복으로

교수대 앞에 서보는 배우 류정한....

뤼쑨감옥에서 동생들에게 남간 말:

"내가 죽은 뒤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었다가, 우리나라가 주권을 되찾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대한독립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형집행 후 시신 인도를 기다리던 형제들에게 시신은 인도되지 않고

일제에 의하여 출입이 금지된 근처 야산에 암장되었다.

애석하다...아직까지, 그 간절한 유언마저 들어 드리지 못한 우리...

2006년 남북한 공동발굴요청을 중국이 미뤄왔고 그 사이 민간 아파트

건설이 인접지에 허가되고...2008년 3~4월에 중국의 허가를 받아,

국가보훈처 주도로 유해발굴 작업이 이루어졌으나 찾는 데 실패.

최근 먼저 발굴 장소가 잘못 되었고 새롭게 유력한 매장지 후보가 증언

되었다는 보도... 재발굴 사업이 가능할 지...? 누가? 어떻게?

마지막까지 같이하던 일본 간수 치바는 안중근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고 마지막날,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유묵을 선물로 받는다.

후에 귀국하여 집근처 절 '대림사'에 안중근을 은밀히 모시고 죽을 때까지 혼백을 위해 참회 불공을 드린다. 유묵을 물려받은 아내까지

죽고, 친족들은 70년간 모셔왔던 유묵을 안중근 탄생100주년을 기념해 1979년 늦가을 한국에 반환한다.

1981년3월26일 뜻을 같이한는 한일 관계자들에의해 대림사에 안중근의사 추모비가 세워졌다. (미야기현 구리하라군)

하얼빈 교외에 위치한 일본731부대 유적지

전쟁말기 일제는 중국인, 한국인들을 주로

대상으로하여 생체 실험점문 의학 부대운영.

인간 마루타들을 온갖 방법으로...

일본 군의관: "생각해 낸 것은 다 해 보았다."

라고 했답니다.

** 부대 입구

** 대규모 부대 배치 모형

** 생체실험 장면 모형

731부대 유적지를 뒤로하고 나와 걷는 마당-

하얗게 눈으로 덮어 우리들의 아픈 기억을

씻어주려는 듯...

하지만 저 눈으로도 다 덮혀지지 않는 것들,

생생한 지난 시간들의 소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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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일>

[이규성]

현장까지 확인하시고 한말의 역사를 정리해 주셨네요. 큰 깨달음이 있어야 할 터인데 뮤지컬을 보아야만 그리 될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