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영어명으로는 <Decision to leave>로 '칸영화제'에서의 호평에 이어
독일에서는 '안개 속의 여자'로 소개되기도 했다.
탕웨이, 박해일이 주연하고 엔딩 곡인 정훈희의 <안개>를 송창식이 듀엣으로 불러
다소 파격적(?)이고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1970년 제1회 도쿄국제가요제에 데뷔곡으로 경연,
우승했던 정훈희의 이 노래(작곡 - 이봉조, 작사 - 박현)에
<시인과 촌장>의 멤버이자 기타리스트인 함춘호가 탱고풍의 반주까지 더해
안개 자욱한 이포 바닷가, 사라져 가는 주인들의 실루엣을 극대화 하는 효과를 준다.
거친 파도소리, 애잔함을 남기는 음악 속에 ...
"내가 미쳤어. 여자에 빠져 수사를 완전히 망쳐 놓았어."
후회하면서도 한 여자의 죽음에 망연자실하는 박해일.
정훈희 - 안개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
그 언젠가 다정했던 그대의 그림자 하나
생각하면 무엇하나 지나간 추억
그래도 애타게 그리는 마음
아~아~아~아~ 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안개 속에 외로이 하염없이 나는 간다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
그 언젠가 다정했던 그대의 그림자 하나
돌아서면 가로막는 낮은 목소리
바람이여 안개를 걷어가다오
아~아~아~아~ 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안개 속에 눈을 떠라 눈물을 감추어라
- 영화 《헤어질 결심》의 간략한 줄거리 -
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남성에 대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영화가 시작되고,
수사관인 박해일은 유력한 용의자로 변사한 남성의 아내를 지목하고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는데...
용의자를 만나고 쫒다보니 의심은 묘한 호기심으로, 관심으로 변한다.
각자의 배우자에 대한 불만족과 권태로움...
끝에 가서는 수사관으로서의 사명을 잃고 잘못된 수사를 했다는 생각,
더불어 한 여인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어지는 결말에 절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