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기술적 우위로 중견조선소 입지 굳힐 것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STX조선해양이 KHI인베스트먼트와 유암코(연합자산관리)컨소시엄으로 2,500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며 새롭게 태어났다. 사명도 지난 7월 케이조선(대표이사 장윤근)으로 변경했다. 부활의 뱃고동은 심상치 않다. 올해 상반기에만 수주 목표인 18척(옵션 포함시 24척)을 달성, 하반기 예상되는 시황을 고려할 경우 수주목표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최근 수년 내 최대 조업 물량을 확보하게 된 상황으로, 안정적인 생산과 경영을 통한 재도약을 기대케 한다.
신호탄 쏘아올린 케이조선
케이조선. 장윤근 대표이사는 사명에 대해 “Korea를 의미하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조선소로 거듭나자는 의미와 K의 모양이 배가 물살을 가로지르는 형상을 띄는데, 앞으로 전진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조선의 의미가 점점 현실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몇 년 실적을 볼 때 올해 최고의 물량을 확보한 것이다. 주력인 MR탱커와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이 선주사로부터 각광을 받은 것. 지난 6월 수주만 보더라도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로부터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6척 및 11.5만톤급 원유운반선 4척(옵션 2척 포함)에 대한 선박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된 선박은 진해조선소에서 건조해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말까지 차례로 인도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월에도 홍콩 소재 선주사로부터 5만톤급 MR탱커 RG발급과 함께 일본 선주사와 6,600톤급 석유회학제품 운반선 최대 3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장윤근 대표이사는 “올해 5척, 내년 16척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신규 수주 등으로 새로운 비전을 창출해 케이조선의 의미를 세계에 널리 알려보겠다”고 공언했다.
친환경 미래기술 개발에 박차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이나 친환경 선박이 승패를 가른다. 케이조선은 선박 건조에 뛰어난 기술력과 수백 척 이상의 선박을 인도한 풍부한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승부하겠다.” 장윤근 대표이사의 말이다.
실제 지난 6월 수주한 선박을 보면, 2025년부터 한층 강화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인 EEDI (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 Phase 3 지수를 만족하며 배기가스 환경 규제 물질인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을 처리할 수 있는 선택적 촉매환원(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CR) 기술 및 스크러버(Scrubber, 탈황장치)가 탑재된다. 특히 11.5만톤급(아프라막스급) 탱커는 에너지 절감장비(ESD, Energy Saving Device)가 장착된 최신 사양의 선형으로 연비 절감 및 대기/해양 오염 물질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친환경 선박이다.
현재 조선업계는 LNG 등 저탄소선박 위주에서 중장기로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선박 시장으로 전환에 나서고 있다. 케이조선도 메탄올·암모니아 선박의 연구개발을 위해 엔진·발전기 제작업체나 자동화·탈탄소 연구업체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세계 최고 선박 자율운항 기술 및 선박용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을 보유한 노르웨이 콩스버그와 ‘디지털 기술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협약을 통해 콩스버그의 플랫폼(KOGNIFAI-VESSEL INSIGHT)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선진화된 다양한 선박 운항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케이조선 고태현 기술 부문장은 “기술 협약을 통해 대형 조선소와 디지털 기술 격차를 만회할 계기를 마련했으며, 지속적인 친환경 미래 기술개발을 통해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향후 국내 기자재업체와의 파트너십을 맺고, ‘케이조선 스마트 기술’ 통해 세계 시장에 함께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형컨테이너선 수주에 나설 것
신규 수주에 있어서도 LNG벙커링선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 기업은 LNG벙커링선의 건조기술과 인도경험이 있다. 벙커링 용량이 커지는 선박시장의 흐름에 맞춰 지난해 7500㎥급 LNG벙커링선 개발을 마치기도 했다.
또한 LNG 이중연료 엔진이 탑재된 선박도 눈여겨 보고 있다.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첫 이중연료 신조 계약을 지난 9월 이뤘다. 네덜란드 종합 무역회사인 루이 드레퓌스(Louis -Dreyfus Company, LDC)로부터 LNG 연료 추진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을 수주한 것이다. 2024년 2분기에 인도할 예정이다.
장윤근 대표이사는 “조선 시황을 볼 때, 컨테이너선과 LNG선이 당연 최고다. 현재 우리 회사의 주력선종인 탱커선은 용선료가 개선되지 않았지만 시황이 좋아 수주 곳간을 채울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중형컨테이너선을 눈여겨 보고 있는데, 그동안의 역량을 집결해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장윤근 대표이사는 KHI인베스트먼트와 유암코(연합자산관리)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으면서 발빠르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원동력으로 임직원들을 꼽았다. “그동안 순환무급휴직, 급여 삭감 등 고통을 감내한 임직원들이 있었기에 다시 한 번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수 있었다”며 “다시 한 번 힘을 합쳐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조선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