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종이씨
(남 / 한우주 / 37세 / 종이접기 유튜버, 종이 예술가)
종이접기 컨텐츠로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사실 본업은 따로 있다.
종이를 가지고 한 차원, 아니 사차원 더 실험적인 예술을 펼치고 싶은 열정 가득한 종이 행위 예술가...
말이 예술가지 유튜브 안에서 넘치는 구독자와 '좋아요'수도 현실까지 따라오진 않는다. 그래도 상관없다. 가로등 하나 없는 골목 한 귀퉁이의 작업실에서 밤낮으로 종이를 오리고 붙이고 날리는 게, 가장 재밌고 의미 있는 일이니까.
어차피 남들이 알아줘서 따라오는 행복은 오래지 않아 사라진다는 걸 알고 있다.
유튜브로 얻은 수익은 기부하며 살고 있다.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를 할 때면 세상 티 없이 밝고 맑은 순수 청년의 이미지다.
거기에 누구에게든 웃는 얼굴로 대하는 친절함과 몸에 밴 자연스러운 매너까지,
태어날 때부터 사랑만 받고 반듯하게 자란 사람처럼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아무도 모르게 생긴 어린 시절의 상처와 얼룩이 가득하다.
'친절한 종이씨'라는 닉네임을 만든 날부터, 평생 그 상처와 얼룩을 드러내지 않고 살 거라고 다짐했다.
그러다 손끝까지 검은 얼룩이 짙게 물든 지구를 보게 된다.
말없이 몇 시간이고 종이만 접는 지구의 손이
마치 상처를 숨기려고 꼬깃꼬깃 종이를 구기고 접었던 과거의 자기를 보는 것 같았다.
처음엔 지구에게서 자기의 과거를 겹쳐 봤지만,
지구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점점 더 지구라는 사람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점점, 지구도 나를 궁금해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맥주 한 잔 비집고 들어갈 틈도 내주지 않는 여자. 심지어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유튜브에서도, 현실에서도. 마치 원래 없었던 사람처럼.
귀신처럼 홀리고 사라졌던 그녀가 어느 날 또 홀연히 제 발로 뚜벅뚜벅 걸어서 나타났다.
더러운 골목 바닥을 구르기만 하던 종이 꽃잎들이 그녀를 처음 본 날 바람을 타고 흩날렸다.
한 예술가의 눈에는 분명히 그렇게 보였다.
그날로 지구는 예술가의 뮤즈가 되었다.
뮤즈와 함께라면...
꼬깃꼬깃 구겨 가장 어두운 구석에 처박아놓았던 종이도 바람을 타고 양탄자처럼 날 수 있지 않을까?
-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 - 위소영 대본집 / 위소영 / 북로그컴퍼니 중에서 발췌 -
http://aladin.kr/p/MQVAC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읽어봤습니다.
읽으면서 배우님 목소리가 자동 재생되더라구요^^
대본집 앞부분에 인물들 소개가 있는데 여러분과 함께 보고 싶어서 옮겨보았습니다.
한우주가 직업이 따로 있었네요.
궁금하네요. 트럭을 몰고 다니는걸로 봐선 뭔가 고치는 기술자이거나 잘생긴 총각네 야채장수?? ㅎㅎ
드라마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어린 시절이 평범할 것 같진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나이차 많이 나는 동생을 자기가 키웠다면서 아기를 잘 돌보던 것도 그렇고... 소년원 출신이라는 것도 그렇고...
전사가 참 궁금해서 이리저리 생각해보게 되는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선하고 멋진 사람이라서 더 좋았던 한우주입니다.
읽을수록 배우님하고 찰떡인 캐릭터 같더라구요.
물론 우리 배우님이 너무 매력적으로 잘 표현해주셨지요.
아픔을 이겨내고 순수하고 밝은 청년으로 살아가는
예술가 한우주.
이제 뮤즈인 지구와 함께 온전히 행복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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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리내
오랜만에 글올려주셨네요 배우님작품은 어느것하나 안좋은작품이없어요 항상정성스러운 글감사합니다
뭐든 오래 걸리는 사람이라 쉽지가 않네요
항상 따뜻한 댓글 감사드려요~^^
과거에 상처가 있지만 한 여자를 품어줄수있는 넓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종이씨!너무 멋있어요ㅜㅜ 우리 배우님의 다음 작품 캐릭터는 어떤것일지 저는 너무 설레어요♡♡
맞아요. 배우님 차기작은 어떤 캐릭터일지 기대하며 기다립니다. 감사해요 윤진님^^
친절한 종이씨도 우리배우님도 그리워요🧡
그립다는 말 참 아름답게 공감됩니다. 함께 그리워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글 감동이에요
발췌하신 대본도ᆢ
미리내님 감상도ᆢ
비오는데 마음이 따사로와집니다^^
이런저런 배역들을 아울러 배우님이 주시는
특별한 영향력이 있는듯요
문득 그 영향력에 단어를 붙여본다면
''날개'가 아닐까 싶어요^^;
멋진 댓글 감사드려요^^ 저 위 날개 사진을 보며 느꼈던 신선함과 기분 좋은 충격이 떠오르네요. 비가 많이 와서 우울해지기 쉬운 요즘인것 같아요. 비 피해 없으시길 바라며 마음만은 화창한 날 되세요~^^
안녕하세요? 미리내님 글 너무 좋아서 뒤늦게 찾아보는 중입니다. ㅎㅎ 종이씨 유투브로 번돈 다 기부해서 그렇게 돈이 없었던거군요. 위소영작가님이 의외로 애정을 가득 담고 쓰신 남자캐릭터네요. 술꾼 작품에서 거의 유일한 것 같아요. 미리내님이 올려주신 대본집 내용보면 정말 잘 알 수 있네요. 감사합니다. ^^ 빨리 종이씨 같은 캐릭터로 메인 주연 드라마 작품 만나셔야할텐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자세히 다시 읽어보니 본업은 유투버가 아니라 종이예술가라는 의미 같은데요? ^^
@EYELA 앗 그러네요 ㅋㅋ
아마 저는 직업이라는 걸 소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종이예술로 돈을 벌 수는 없으니까 ㅋ
다른 직업이 있다고 보였나봐요 ㅎㅎ
EYELA님 넘 반갑습니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오랜만에 읽히고 좋아해주신다니 넘 감사하네요^^
이거 드라마로만 봤었는데 대본집도 있었군요…!🫢 글이 더 진정성있게 다가올 거 같아서 저도 기회되면 꼭 읽어봐야겠어요. 공유 감사합니다🫶🏻
댓글이 너무 늦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