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먹거리 문화>
카레는 인도음식?
인도에는 우리들이 쉽게 생각하는 노란 색의 카레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카레는 어떤 특정의 음식 종류가 아니
고 여러 가지 종류의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다양한 색과 모양의 음식을 가리키는 데 그것을 요리하는 방법의 다양함에 따라 그 종
류가 수백가지에 이를 것이다. 원래 이 '카레' 라는 말은 그 음식 안에 들어 있는 건더기를 가르키는 타밀어와 칸나다어의 '카리'에
서 유래된 것이다.
그것이 인도문화를 처음 접한 포루투칼인의 질문에 인도인이 건더기를 묻는줄 알고 '카리'라고 대답한 것이 서
양에서 널리 퍼져 인도의 음식을 총칭해서 '커리'라고 불려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에게는 일본식 발음의 '카레'라 불려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인도인들은 절대로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다 같은 찌개라도 된장찌개와 순두부 찌개는 다르지 않은가?
식당에서 '아줌마
찌개 하나 주세요!'라고 주문하면 아줌마는 되 물을 것 아닌가? '무슨 찌개요?'라고.
카레 역시 그 안에 들어간 재료들, 예를 들어 콩, 빠니르, 시금치, 무, 닭고기, 양고기 등에 따라 그 이름이 달라지며
거기에다 그 재료들을 다양한 향신료와 기름에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카레를 할디를 비롯한 여러 향신료를 기름으로 조리한 음식으로 생각하면 될 듯 싶다.
채식주의와 비채식주의.
인도를 여행하다 식당에 들어가 보면 메뉴판에 채식과 비채식으로 나뉘어져 있는 경우나 아예 식당 자체가 채식주의 식당으로 장
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정(淨)-부정(不淨)의식과 관련되어 있는데, 이것은 의복과는 달리 주로 카스트와 종교
에 따라 구별되고 있다.
채식은 브라만에게 정(淨)의 문화로써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브라만이나 카스트의 상향이동을 원하는 사람들은 이 채식
을 철저히 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남부 일대와 서부 일부에서는 브라만이 아니더라도 채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것은 『마누법전』5장 48절에서 "생물을 해치지 않고는 고기를 결코 얻을 수 없고, 생명이 있는 것을 죽여서는
천상에 갈 수 없다. 그러므로 고기를 금해야 한다."에 근거해서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단백질 섭취는 어떻게 한단 말인가? 아예 어떠한 고기도 먹지 않는가?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육식의 경우에도 등급이 있다. 이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것은 닭고기와 양고기이다. 돼지고기는 무슬
림은 물론이고 힌두도 더러운 것으로 간주하여 잘 먹지 않고, 쇠고기는 물론 소의 신성성 때문에 먹지 않는다.
생선은 케랄라, 고아, 벵갈 등지의 해안 지방에서는 널리 먹는 것이 보통이나 새우는 벵갈에서는 먹지 않는다.
그 외의 지방에서는 대체로 생선이나 새우등은 기피하는 것이 보통이다.
밀가루을 발효시켜서 구운 난, 보통 짜파티보다 좀더 크다.
빡까음식과 깟차음식
인도의 음식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빡까와 캇차의 두 종류로 나누어진다. 보통, 물을 사용해서 만드는 짜파티나 밥이 깟차에 속하
고, 우유로 만든 기(ghi)라는 기름을 사용하여 만든 음식은 빡까에 속한다.
이것 역시 인도의 정(淨)-부정(不淨)의 개념에 의해 구분되어지는 것이다.
빡까음식은 기름이 갖는 정화력으로 인해 여러 사람이 함께 먹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브라만이
그 음식을 조리해야 하는 것이 이론상의 원칙이다. 그래서 빡까음식을 파는 식당에는 브라만이 요리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깟차음식은 짜파티외에도 과일이나 채소와 같은 날 것과 생성, 고기와 같은 날 것이 이에 속한다.
'깟차'라는 말이 원래 '날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날것보다도 더 낮은 등급의 음식으로 먹고 남긴 음식과 부패한 음식이 있다. 따라서 인도인들은 음식을 절대
남기지 않고 께끗하게 처리를 하며, 재미있는 사실은 술을 전통적으로 부패한 음식으로 치기 때문에 먹어서는 안될 것으로 간주하
고 있다. 이러한 빡까와 깟차의 구분으로 인하여 음식을 만드는 방법에서부터 음식을 먹는 예절에까지 지켜야 될 규칙들이 있다.
-물로 음식을 만들 경우에는 음식이 오염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한다.
우선 목욕을 하거나 손을 씻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부엌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도중에 절대로 다른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이 중에서도 오염과 직결되는 일, 즉 변소에 가는 일 같은 것은 금기에 속한다.
-음식을 만들때에는 자기보다 낮은 카스트의 사람이 부엌에 들어와서도 안되고 자기가 요리하는 것을 남에게 보이는 것도 좋지 않
다. 자기 보다 낮은 카스트는 그 만큼 더 오염된 자이기 때문에 높은 카스트의 음식에 손을 되면 오염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 음식을 먹을 때도 우유나 우유기름으로 사용된 음식은 우유가 오염을 막아주기 때문에 나누어 먹을 수 있지만 쉽게 오염된다고
생각하는 물로 만든 깟차음식은 같이 먹는 것을 꺼린다.
- 따라서 손님을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할 때는 우유나 우유로 만든 빡까음식을 주로 내 놓는다. 우리가 보통 짜이라고 하는 것도
우유를 넣어 끓인 인도 특유의 홍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