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수도 통영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남파랑길(#15-14)
2023. 10. 15 (일) 날씨 : 맑음 기온 : 섭씨 14~23도
거리 : 22.2km 6시간 30분 동행 : 8명
견유마을-원평초등학교-양촌마을-신리마을-기호마을-죽림 해안 길-광도천-순덕마을-
창포마을-구집마을-적덕포구-석가산 임도-호암마을-임외마을-황리 삼거리
<내 인생의 산봉우리>
‘존 듀이(John Dewey, 1859년~1952년)’는 실용주의 철학 학파의 창시자이자 미국뿐만 아니라 20세기 교육사상을 대표하는 유명한 학자이다.
그가 90세 생일기념으로 자신의 논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어떤 기자가 질문했다.
“교수님께서는 지금까지 많은 논문과 지식으로 사회에 공헌한 바가 매우 큰데 이제는 편히 쉬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러자 존 듀이가 기자에게 조용히 대답했다.
“산 정상에 오르면 또 다른 정상이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내려와서 그다음 산에 오르세요.
만일, 더 이상 올라갈 산이 보이지 않을 때는 내 인생은 이제 끝난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내 눈앞에는 지금도 끝없는 산봉우리가 펼쳐져 있습니다.”
90살이 되어서도 다시 시작할 꿈을 찾아 달려가는 노교수의 인생이 우리에게 던지는 명확한 지표가 된다.
살아가는 삶 속에서 우리가 이루어야 할 꿈과 성취할 것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견유 마을 출발
거제대교(견유마을)
<통영을 마지막으로 지나는 남파랑길>
거제도를 향해 달리던 버스가 다리를 건너지 않고 통영 견유 마을로 들어섰다.
거제를 한 바퀴 도는 트레킹이 통영과 고성을 거쳐 창원으로 향한다.
간단한 스트레칭 후 일행들은 견유 마을 언덕을 오른 후 굴 껍데기와 가리비 조개를 꿰어 놓은 곳을 지난다.
통영은 양식을 많이 하기에 이런 낯선 풍경을 보게 된다. 파란 하늘과 바다가 시야에 가득한데 아파트와 초록 어촌 풍광도 바다에 떠 있는 고깃배와 함께 멋지다.
연화사와 요양원을 지나니 양촌마을이 반기는데 주변에 양식장에 쓸 물건들이 곳곳에 쌓여 있다.
15코스 17.4km
양식장 설치물(굴 껍질과
연화사
양촌마을
신리마을
신리마을을 지나며 갈대와 함께 죽림 신도시가 시선을 압도한다. 하얀 아파트 건물들이 들어선 죽림 신시가지는 통영의 또 다른 모습이다.
구도심이 역사와 문화의 거리로 관광객이 넘쳐난다면, 이곳은 주민들의 생활과 행정이 가득한 곳이다.
기호마을을 지나 충무도서관에서 15코스가 끝나고, 이내 14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기호마을
통영 죽림지구 신도시
대안 마을
14, 15코스 시작점
통영 체육 청소년센터
내죽도 공원
요트 체험소
죽림 소공원
내죽도 공원을 지나며 이곳이 예전에는 섬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죽림 해안도로를 따라 많은 찻집과 식당 그리고 요트 및 수상스키를 타는 곳들이 즐비하다. 수산 시장 근처에서 일행들은 대구 뽈데기 찜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통영을 지나며 맛집을 그냥 지나치기는 너무 아쉬웠는데 다행히 좋은 자리가 마련되어 좋았다.
해안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으니 우측에 이도가 보이고 이내 광도천 덕포교를 지나 손덕마을 가는 길로 향했다.
덕포교
광도천
광도면 덕포리 손덕마을 회관이 있다.
차도 옆 바다 위로 조성한 데크 산책로를 따라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데 손덕마을 표시석은 마을이 끝나는 역방향에 세워졌다.
하단에 적힌 마을 유래 주요 내용은 1550년 김해김씨가 들어와 마을을 이루었다.
고성현에 속했던 손덕마을은 1962년 해안도로가 개설되기 전까지는 가파른 손덕재를 넘어야만 큰 마을로 오갈 수 있었다.
손덕마을
손덕마을회관
마을 사람들은 유순하고 부유해서 벼슬이 높은 손님이 많이 찾았다고 하여 ‘손덕(遜德)으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마을회관 정자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는데 이곳이 치매 관리에 노력하는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 대부분이 치매 환자들인데 마을에서 관심 있게 대처하여 놀랍다.
창포 마을
창포마을 해변가
방파제에 예쁜 그림을 그려 놓은 창포마을에 들어서니 통영의 바다가 아름답다는 것을 실감한다.
창포마을은 느릿느릿 걷기에 좋은 마을이다. 일망무제로 조망되는 바다가 어우러져 수려한 통영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창포마을 앞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왼쪽에 용머리에 해당하는 해룡산이 있고 건너편에는 용남면 옥녀봉이 있다.
물이 빠진 바닷가를 걸어 우회하지 않고 곧장 가느라고 애를 썼다.
얼마 가지 않아 구집 마을이 보인다.
구집 마을은 아홉 개의 산등성이와 골짜기가 있는 산 아래에 있어 구집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마을 길을 걷다 보면 해발 32m의 해룡산이 마을을 지키며 바닷물에 부식된 처마바위(해룡바우)가 용머리이고, 창포마을이 꼬리로 구집 항과 창포항 조성으로 용머리만 남았다고 한다.
마을 해안변 끄트머리에 거대한 암반으로 형성된 형상이 용(龍)의 머리처럼 생겨 유래하여 일명 해룡 바우(河龍岩)로 불린다.
옛날 하늘에서 거대한 용이 내려왔다가 기력이 쇠하여 승천하지 못하고 입을 벌린 채 죽어 결국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전설에 의하면 어느 날 해룡 바위의 움직임을 본 마을 처녀가 부작대기를 흔들면서 산이 간다라고 소리치니 바위가 그 자리에 멈춰 섰다고 한다.
바닷물에 부식된 바위
구로 마을
바다에 떠 있는 저도가 오른쪽 가조연륙교와 삼성중공업 크레인이 아득하다.
적덕 삼거리에서 보면 광도면 적덕마을에 산 중턱 고래개 능선에는 커다란 바위 세 개가 있는데 왼쪽에 상사 바위, 가운데 부채바위, 오른쪽엔 무명암이 있다.
암장을 타는 사람들이 많이 오르는 코스라고 한다.
우린 산이 아닌 바닷가 도로를 따라 걸었는데, 갓길이 없어 상당히 위험했다.
적덕 삼거리
상사바위, 부채바위, 무명암
예포항
196봉 넘는 남파랑길
예포항을 바라보며 범우개 고개를 넘는데 오른쪽 종아리가 너무 아프다. 한쪽 다리를 끌다시피 하며 걷는데 동행인 중봉이 함께 걸어 큰 도움이 된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산 쪽에서 나오는 남파랑 길과 중간에서 만난다. 멀리 송전탑과 능선이 보이는데 코스를 따라 걷는 분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 같다.
한국가스공사 통영 기지본부
황리 근처에 있는 안정사는 벽방사 기슭에 있으며 신라시대 654년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
벽방산은 해발 650.3m로 거대한 암반이 장엄하게 얽어 놓은 칼끝 같은 바위 능선을 지니고 있다.
벽발산이라고도 불리며 석가의 10대 제자 중 한 사람인 가섭 전사가 벽 발을 받쳐 들고 있는 모습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통영 황리 삼거리
14코스 남파랑길
오른쪽에 한국가스공사 통영 본부 건물이 보이고 커다란 원통형 저유소가 눈에 보인다.
직선 도로를 따라 한참을 지나 안정 근린공원에 들러 힘들었던 몸을 잠시 쉬며 몸도 씻었다. 무리하게 걸은 다리가 너무도 뻐근하고 종아리 근육도 팽팽하게 튀어 오른다.
종착지 황리 삼거리에 도착하니 뒤풀이로 맛있는 고기와 송이를 굽는데도 눈길이 가지 않는다.
감을 먹으며 입맛을 다셔보지만, 힘든 여정이 몸에 가득해 피로감이 크다.
거제와 통영을 지나는 걷기는 이제 다시 고성으로 향한다.
다시 몸을 쉬며 아픈 곳을 치료해 대장정을 마쳐야 하는데 걱정이 크다.
일행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아야겠다.
통영 지도
통영은 한려해상공원의 심장부로 산수와 풍광이 빼어나고 기후도 좋아 예로부터 축복받은 고장으로 두루 알려져 왔다.
한산대첩과 장포 승첩, 원문 전첩을 이룩한 임진왜란의 성지로서 청정해역을 낀 수산물 생산도시, 예술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예향 도시이다.
첫댓글 집안 행사로 인하여 동참하지 못한 아쉬움을 청산님의 글과 사진으로 달래봅니다. 다리통증에도 불구하고 일행분들께 폐가 될까 그리고 기록을 남겨주실 의무감에 고통을 참으며 걸으셨을 모습이 그려지네요.하루빨리 완쾌하시어 여정을 마치는 그날까지 즐겁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함께하실 수 있기를 빕니다.오늘도 즐감으로 감사인사를 대신합니다.
거제와 통영을 벗어나기가 만만하지 않네요. 긴 여름의 뙤약볕을 맞으며 걸었던 거제와 통영의 자취를 기억합니다.
어렵게 걸었던 흔적을 기록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시간과 에너지의 탈수 현상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그래도 힘을 주는 댓글과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어 오늘도 현장의 모습을 정성껏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