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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국은 봄가뭄이 심각합니다. 눈이 많이 내렸다는 강원도에도 바닥에만 눈이 쌓여 있을뿐 바짝 마른 나무가지에 산불이라도 날까해서 어지간한 산은 모두 입산금지 상태입니다.
기온이 올라가고 화창한 봄날이 이어지니 결혼식이다 모임이다 해서 주말에 산행갈 짬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럴때는 지방에 있는 먼 산행지는 엄두도 낼수 없기에 가까운 근교 산을 찾았는데 바로 천마산입니다.
경춘가도를 지나며 만나는 마석에서 축령산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812m의 천마산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으로 유명하지요.
165번 버스종점에 내리기 까지 평내.호평지구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지나는데 그 규모가 어마 어마합니다. 이렇게 아파트를 많이 짓는데도 집이 부족하다니 하고 생각해 봅니다.
이른 새벽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리니 산을 깎고 아파트를 짓기 위해 산을 다 뒤집어 놓고 그옆에 함바집이 보여 호기심도 나고 해서 들어가
뷔페식 아침을 드는데 물가가 올라 4000원으로 올려 받는다고 하네요. 공사현장을 따라 다니는 이동식당이지요.
한바는 원래 공사장이나 광산에 있는 노동자 합숙소를 뜻하는 일본어로서 함바라고 부르는데 우리말로 공사장 현장 식당으로 불러야겠지요.
오늘 산행은 호평동 버스종점-상명학원 생활관-천마의 집-정상-뾰족봉- 비석바위-깔따고개-심신수련장-관리사무소로 내려오는 왕복 6km정도의 가벼운
산행길인데 조금 욕심을 내서 철마산을 지나 베어스타운 뒷산인 주금산까지는 20km가 넘는 종주 산행길도 있습니다.
시간이 이른 탓인지 경기도 학생 수련원인 천마의집을 지나 정상에 오르는 동안 만난 산님은 두어명뿐으로 한가로운 산길이고 가파른 오르막의 계단길에도
뚜벅 뚜벅 한걸음씩 콧노래를 부르며 올라갑니다.
누구를 의식할 필요도 없고 하산 시간을 지킬 필요도 없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맑은 공기를 힘껏 들여마셔 봅니다.
응달진 곳에 매어 놓은 로프줄에 온몸을 맞기고 빙판을 이룬 미끄러운 한 두곳을 빼놓고는 전체적으로 순하고 안전한 가족 산행지라 할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산세가 험하고 봉우리가 높아 과거 임꺽정이 본거지를 두고 마치고개를 주무대로 활동했다라고 안내판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곳이 꺽정바위로 정상이 멀지 않습니다.
1시간 30여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수 있지요.
올라온 호평 들머리가 보이는 전망대 벤취인데 몇군데 쉴곳이 더 있습니다. 벤취하면 전북의 운장산 정상이 생각납니다.
뿌연 운무가 덮여 있는 속에 북한산.도봉산.수락산이 멀리 보입니다.
구맥회에서 설치한 측지점과 태극기가 정상에 펄럭입니다. 산림청 선정 100대 산입니다.
이정표상의 보광사 등산로는 폐쇄됐다는데 등산로는 잘 닦여 있습니다.
지리산 운해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저 멀리 용문산과 그 앞의 능선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감탄을 불러 일으킵니다.
아이젠도 필요없고 정상에 봄 햇볕이 따사롭습니다.
과라리고개를 넘어 보광사로도 그리고 철마산으로 이어 집니다.
소나무가 보이는 정상을 뒤로 하고 관리사무소쪽으로 하산합니다. 겨우내 얼었던 길이 녹아 질퍽거리고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이쁜 소나무도 만나고요.
천마산 스키장이 보이고 스키어들의 모습이 경쾌합니다.
어느산이나 있는 깔딱고개를 지나 하산하는데 어느 산악회에서 세운 산님을 위한 추모 비석이 세워있어 숙연케합니다.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와서 먹나요 동요가 생각나는 샘도 만나고요.
좋아하는 천병상 시인의 귀천이 걸려 있습니다.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수련원으로 넘어가는 구름다리도 건너 봅니다.
오늘 산행의 종점인 관리사무소 입구입니다.
축령산 가는 도로에서 갈라지는 천마산 입구로 강변역 집으로 단박에 갈수 있는 버스 안내판이 반갑습니다.
12시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버스에 올라 집으로 향합니다. 일찍 산행을 시작한 탓에 시간 여유가 많습니다.
저 남녘 광양에는 매화가 한창이라고 하네요. 계절은 꽃피고 새순이 파릇 파릇 돋아나는 좋은 계절이 옵니다. 모두 모두가 희망의 새봄이 오기를 빌어 봅니다. 또 즐겁고 기분 좋은 한주 되시기를 빕니다.
삼월 중순에 구의동에서 구남필 스테파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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