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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알프스 트레킹 2일차(등반)**
-.일자 : 2013년 8월 19일
-.루트 : 가미코치-묘진이케-도쿠사와-요요코산장-야리사와롯지-야리가다케산장-야리가다케-야리가다케산장
-.거리 : 21.7km
-.시간 : 9시간 15분
-.참가 : 김문섭,김순겸,김영창,김용태,김효선,남희우,문재균,배재길,양진규,이은하,이혁진,정경철,정길수,주영환,최인숙,최재수(16명)
잠을 잘 잔 것도 같고 설친 것도 같은데 산 중이라 정신은 매우 맑습니다.
오늘은 22km에 1천5백 고도를 올라야 하는 장거리산행이기에 산행가이드님의 무척이나 바쁘게 서둘러 호텔의 조식시간을 30여분 앞당겨 6시 30분에 하게 되는데 이는 철저히 규칙을 준수하는 일본에서는 예외적인 일이지만 단골이라 가능했다고 하네요.
어쨌든 모두가 서두른 덕분에 등반 외의 물건들은 호텔에 맞겨두고서 5분 이내 이동거리에 있는 히라유 버스터미널로 이동하여 가미코지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정기버스를 7시에 승차할 수 있어 가이드님이 무척이나 흐믓해합니다.
▲주군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퍼즐 맞추기를 하고 있지만 영 안풀리는 모양이다.
▲히라유 온천지대 전경
▲숙소앞의 족탕
▲조식(식사시간을 10여분 앞당겼다.)
▲히라유 버스터미널
▲하리유(평양온천) -> 가미코지(상고지)
버스가 터널을 통과하는데 어제 나고야에서 히라유로 들어 올 때 이 터널의 삼거리가 4시면 출입문을 닫아 버스를 통제하는 가마코지 통문과 같다고 합니다.
설악산 용대리에서 백담사가는 길과 풍경이 유사한 차로는 외길이라 차량의 교행이 어렵지만 물안개가 남아있는 다이쇼호저수지를 경유하여 25분만에 도착합니다.
가미코지는 해발 1천5백 미터로 한자로는 높은 고지인 상고지인데 일상적인 관광지의 모습이지만 이른 시간 탓인지 한적하기만 합니다.
▲가미코지(중부산악국립공원지역으로 북알프스 산행기점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산악명승지)
관리소인 듯 한곳에서 어제 구입하지 못한 EPI 가스를 구입하는데 국내 가의 두 배인 약 7천5백 원이란 가격에 산적님이 약간 놀라와 하나 공항의 금지 물품이니 이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일수 밖에 없습니다.
▲관리소에서 가스를 구입한다.
어차피 산행 후 이곳까지 되돌아 와야 할 곳이라 그럴까요?
쭉쭉 솟아 잇는 드넓은 공원지역 같은 평원에 길이 무척이나 좋으니 잠깐의 시간임에도 후미조차 보이질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서 산행보험을 든다는 것조차 방관한 채 뒤를 쫓다가 한참 후에나 인지하고서 참으로 난감해 합니다.
▲가파바시로 이동
산행지를 검토하면서 눈에 익었던 나무다리가 보입니다.
일어를 접해 보지 못해서 금방 지명을 잊어 버리는 갓파바시로 야리나다케에서 부터 호다케다케로 이어진 연릉들이 머금었던 물들이 흘러 들어온 합수지점이라 수량도 많습니다.
북알프스의 상징성이 많은 갓파바시에서 원정 현수막을 앞에 두고서 출발 전 의기투합을 합니다.
▲가미고지의 상징 가파바시 뒤로 북알프스의 연릉들이 펼쳐진다.
▲상가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야즈사강
▲북알프스 산행 출발을 위해서...홧팅
이른 아침의 신선한 공기와 고지대의 상큼함이 스며들어 트레킹자체만으로도 원정산행에 나선 의미를 충분히 부여 할 수 있을 것 같고 원숭이가 노닐고 있는 곳에는 야영객들의 텐트가 함께해 자연과의 어울림이 부럽습니다.
▲원숭이가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고나시타이라롯지에서 도시락 하나씩을 지급받습니다.
숲속에 있어 휴양림 같은 분위기에 방가로 같은 부속 건물들이 따로 있어 히라유에 일찍 도착할 경우에 이곳까지 이동하여 저 건물에서 잠을 잔다고 하는데 겉보기에는 어쩐지 허접해 보입니다.
▲고나시타이라 산장
▲산장에서 도시락을 지급 받는다.
▲산장의 방가로 같은 케빈인데 숙소가 히라유가 아니였으면 여기에서 숙박을 할 예정이였단다.
고도 차 하나 없이 이어진 등로는 오롯이 우리들의 것이 되었고 전투산행을 하는 듯 속도전으로 계곡 깊숙이 파고듭니다.
2박 3일에 필요한 옷가지와 장비 등을 메고도 거침없이 질주하는 모습이 든든하기 보다는 제풀에 지쳐버릴지 우려되지만 그것은 기우일 뿐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로 분주함이 느껴지는 묘우진 산장까지 대열의 흐트러짐 하나 없습니다.
쉼터에서 숨을 고르는 사이 은빛천사님이 배낭에 넣어준 고랑주를 한 모금씩 나눠 마시니 어제의 숙취가 해소되는 듯 정신이 번쩍 드네요.
▲끝없이 이어진 원시림길이 부럽기만 하다.
▲좌측으로 북알프스의 정상인 호다카다케가 조망된다.
▲묘우진 산장
▲산장에서 음료와 맥주등을 팔고 있지만 적은 양으로 기분업 시키는 것은 고량주가 최고다.
간간히 등로가 숲을 벗어나며 트인 조망에 알프스의 우람한 산릉들이 펼쳐지고 그 곳에서 마지막 올라야 할 최고봉인 오케호다카다케가 유독이 눈길을 사로 잡아 놓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실감이 없는 그저 산봉우리일 뿐이고 계곡에 흐르고 있는 맑디 맑은 물에서 골의 깊음과 산의 웅장함을 짐작할 뿐입니다.
▲명경지수.
▲주봉인 호다카다케가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데...
▲아즈시강가를 거슬러 오른다.
길이 평지와 같으니 텐트 촌에는 어린아이들과 함께 있는 가족들이 많고 산장도 함께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곳이라 부럽기도 합니다.
산장에 한글로 된 안내문에는 만년설에 대한 주의사항이 적혀 있지만 일본지명에 약한 저로서는 읽어봐도 글씨일 뿐 정보로서는 의미가 없네요.
▲텐트촌에서 야영을 하는 가족들이 무척이나 한가롭고 여유로워 보인다.
▲도쿠사와산장
▲한글로 등산정보를 제공한다.
가이드님이 물을 여기서 보충하라고 하기에 비로서 등정이 시작되려나 여겼는데 아직은 아닌 듯싶습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흔들다리는 또 다른 등로를 뜻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특징 없는 길을 이어가 오쿠호다카다케와 야리가타케가 갈리우는 요오코산장에 도착합니다.
1천 5백 고지가 넘는 산속에서 11km나 되는 거리를 오름길 한번 없이 왔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고 역시나 큰 산의 듬직함을 몸으로 체감하며 이 등정이 끝나면 우리들 또한 조금은 더 넓은 아량을 품어 일상에서의 조금함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원정산행에 있어서 튼튼한 체력과 강인한 정신력이 기본이 되어야 겠지만 운명이란 게 틈새를 비집고 들어 올 수 있기에 집행부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신 대신 담보할 수 있는 것은 보험인데 어쩌다 보니 그냥 지나쳐 버려 이곳에서 현지인에게 어렵사리 부탁을 해봅니다..
이것 또한 우리들의 생명을 저들의 행동 여하에 따라 맡겨 버리는 경우의 수를 믿을 수밖에 없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놓이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고도를 올리지 않은채 산책로 같은 길이 계속된다.
▲아즈사가와강을 넘어 또 다른 등로가 연결되고 있는데...
▲구름에 덮여 있는 호다카다케
▲요오코 대교
▲요오코 산장(출발지인 카미코지와 야리가다케의 딱 절반 거리인 11km 지점)
넓었던 길이 대열을 일렬로 세우고 계곡의 폭은 좁아 졌지만 나뭇잎은 더욱 푸르름을 더하고 졸졸거리며 흘려 내리는 물은 유리알처럼 너무 너무나 깨끗해 우리들을 물속으로 흡인 할 것처럼 유혹하고 있는 길이 지속됩니다.
▲등로가 계곡을 계속 끼고 이어진다.
▲물이 시리도록 차갑고 맑다.
근 한 시간 거리에 또다시 산장이 있습니다.
이곳의 인지도가 그만큼 크다는 것과 일맥상통하지만 깨끗한 시설들이 그저 부러울 뿐이네요.
삼삼오오 모여 점심도시락을 먹고 라면과 커피까지 거하게 마시고는 한 시간이나 보낸 후 조급증에 스스로들 배낭을 들쳐 멜 때쯤에서야 일어납니다.
▲야리사와롯지
▲고나시타이라에서 지급 받았던 점심 도시락을 먹는다.
▲라면이 최고...
오늘 목표지점인 야리가타케의 모형처럼 삼각형 형의 산이 우측으로 보이고 산은 산 같은 모양을 형성하여 우릴 유혹하니 벌이 꽃에 끌리듯 그 속살을 탐익하려는 자연스런 몸짓으로 골짜기를 파고듭니다.
시간이 지나고 배낭의 무게에 어깨가 짓눌려 통증이 전달될 때가 되니 개인차가 서서히 나기 시작합니다.
특히나 고 빈혈증세 진단으로 산행자체 불가판정을 받았던 뱃살님은 산적회장님의 전담이 되어 그 모습을 도통 볼 수가 없을 정돕니다.
▲우측으로 보이는 암릉
▲켐프장
▲눈이 녹아 곳곳에 폭포수가 흘러 내리고 있다.
▲물이 많아 물통 없이도 야리다가타케까지 등반이 가능하겠다.
산비탈에 희끗희끗 눈이 보이면서 알프스의 위용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라 더욱 감동을 불러 일으켰는지는 몰라도 저 풍경을 보려 왔음에는 틀림이 없으니 맘껏 보고 누려야겠지요.
▲눈이 녹아 곧 무너질 듯 위태롭다.
눈이 녹은 자리에는 봄에 막 싹을 틔운 듯 청초한 수풀과 화려함으로 치장해 나비를 불러들이는 꽃들이 만개한 길은 마음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창끝 같은 야리가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마천루처럼 솟아 있는 위용에 누죽이 들기보단 맞선에 나선 것처럼 설레임이 가득합니다.
▲보일듯 보일 듯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야리가다케
▲눈이 녹은 자리에는 생명들이 자라나고 꽃을 피웠다.
▲보이기 시작한 야리가다케
▲고원지대의 식생이 원정산행의 기쁨을 배가 시킨다.
▲야리를 향해...
고도계롤 보면서 백두산높이에 섰습니다.
삶의 의미야 모두가 다르겠지만 나름 의미를 마구 부여하여 놓고는 스스로 감격해 합니다.
▲백두산 높이까지 올라 왔다.
야리카타케로 곧장 이어진 너덜지대는 갈지자로 올라가고 그 옆에 텐트촌과 산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텐트를 칠 수 없는 우리들이기에 이곳의 텐트촌은 부럽기만 하네요.
▲캠프장과 산장
야리의 모습은 더 야해졌고 야리가타케산장에 올랐다가 야리로 올라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초원님과 둘이 대열을 이탈해 우측의 산장쪽을 택해 능선에 접했습니다.
여지 것 시야가 골짜기로 한계가 있었는데 쫙 펼쳐진 장쾌한 능선들이 우릴 압도하네요.
얼마 전 한국인 사고도 아무래도 저 능선들에 압도되어 중앙알프스를 찾았을 터이고 그러다 보니 산속에서 영원히 잠들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다카다케 방향...
▲야리카다케의 위용
▲알프스의 연능들..
▲힘겹게 올라 오고 있는 님들이 보인다.
산이 창끝 모양을 이루다 보니 야리로 곧바로 접근하는 등로는 없어 능선을 따라 산장에까지 다시 올 수밖에 없습니다.
▲산장과 정상진행 방향에서 올라 오는 길과 합류된다.
산장은 생각 외로 규모가 큽니다.
아직도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님들이 산아래 있어 이들이 다 올라오면 함께 야리가다케에 올라 정상에서의 기쁨을 나누고자 했지만 뭉텅뭉텅 피어 오르는 구름들이 발길을 재촉합니다.
결국 온전한 알프스의 모습을 보고자 야리로 향하는데 바위에 사람들이 매미처럼 매달려야 하고 긴 사다리는 팔에 힘을 잔뜩 가해 알을 만들어 놓습니다.
▲야리가다케산장
▲아직도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님들..
▲야리가다케를 향한 릿지
▲바위에 메달린 사람들이 위태롭게 보인다.
▲산장에서 지척인 정상 오름길의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3180m의 정상은 환상적입니다.
봐도 봐도 장쾌합니다.
몰려 오는 구름은 여성이 화장을 하듯 더욱 자태를 곱게 만들어 놓습니다.
그러나 정상은 내려가기 위해 있는 법……
▲야리가타케 정상
▲변화무쌍한 일기..
▲알프스의 연릉들..
▲하산길도 만만치 않다.
모두가 야리가다케 산장에 올라 방 배정을 받았는데 한방에 우리팀 모두가 들어갑니다.
식당은 웬만한 대형식당과 같은데 종업원의 한계 때문인지 시간대별로 제한하고 있고 산정에 물이 없으니 식수는 당연히 빗물입니다.
그러다 보니 씻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이런 곳에서 문명의 이기를 그대로 누린다는 것도 호사지요.
▲숙소배정
▲팀원 모두가 한방을 배정 받았다.
▲시간대별로 팀별 식사시간이 다르다.
▲3천고지 산장의 석식
▲빗물을 이용하는 식수와 자가발전인 전기 빼고는 시설이 훌륭하다.
휴식 후……
가이드님이 내일 비 예보로 산행코스를 수정하여 올라 왔던 길을 되돌아 요오꼬산장까지 내려간다고 합니다.
우리로선 도저히 받아 들일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안전을 위한다는데 강행할 수도 없어 의견들을 조율해 보지만 안전 앞에선 정답이 있을 리 없지요.
시간만 축내다 강행에 목소리를 실었는데 다음날부터 이 것이 나에게 무한책임이 되어 산행 내내 가슴을 졸이며 암담하게 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내일 일은 내일 오늘 일은 지금부터입니다.
일단은 3천고 지대를 올라 온 자축연을 하기로 합니다.
비박전문가인 재길님이 뚝딱 간이 아지트를 구축하고 술 한잔씩 나누면서 서로간 산우애를 나눕니다.
▲야외에서의 정상 오름 자축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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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조림이 잘된 계곡과 고산을 끼고 걷다보니 진짜 피로가 느껴지질 않은 산행 이었읍니다 행복 했읍니다
날씨도 좋고
아직은 룰루랄라...
환상적인 자연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공주...해외 원정산행에서 제명되었겠찌요~~~슬퍼...
공주말고 향단이 체력으로 키우면 델꼬가겠제 ㅎㅎㅎ...
어렵게 촬영한 사진 공유해주어서 감사합니다. 잘 봤어요
수고 많았습니다.
가보지 않았으니까 얼마나 위험한지 알수없는게 오히려 더 다행(?)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도전했기때문에 할말이 말고 기쁨이 더 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백두산악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