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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량과 단락장을 체크하고, 줄거리를 요약해 보세요.
원고지 76매
S#1. 임신한 아내와 함께 처음으로 산부인과에 다녀온 나.
S#2. 임신 사실 확인과 동시에 소설을 쓰겠다고 선언한 아내.
S#3. 의자를 소재로 소설을 쓰겠다는 아내와 의자 없는 환경에서 일하는 나.
S#4. 의자가 왜 없냐고 따지는 아내와 일터에서 의자의 필요성을 의식하지 못하고 일해온 나.
S#5. 소설을 쓸 때 나무가 필요하다는 아내와 사무실 에어컨 설치를 하고 나무판자를 얻어온 나.
S#6. 정해진 업무 외에도 해야 할 일을 주는 사장과 손을 다친 막내 그리고 혼자 마무리를 한 나.
S#7. 도망가자는 막내와 직장을 그만둘 수 없어 결국 혼자 일하게 된 나.
S#8. 의자(소설)을 완성한 아내.
아내는 나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면서 당신이 앉을 의자를 소재로 소설을 쓰겠다고 선언했다. 아내의 선언 덕분에 나는 그동안 의자 없는 환경에서 일해왔다는 사실과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그렇다고 일을 그만둘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함께 일하던 막내는 사장의 부당한 대우를 견디다 못해 결국 결근한다. 나는 변기에 앉아 휴식을 취하지만 그마저도 사장이 찾는 바람에 얼마 쉬지도 못하고 일어선다. 그런 나에게 아내는 소설 초고를 완성했다고 말한다. 아내의 작은 공간에 들어선 나는 아주 작고 귀여운 나무 의자를 발견한다.
2) 느낀 점과 그 이유를 말해보세요.
작가는 방사선사의 설명이 나오는 부분을 단락장을 나누는 기준으로 쓴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날 것이며 의자가 완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읽어나가다가 방산시장의 노동 환경 실태와 노동자가 처한 현실은 역사적인 문제이고 하다는 인식에 맞닥뜨렸을 때, 이 소설이 방산시장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고 느꼈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일 년에 이천 명의 노동자가 죽어간다. 합계출산율이 1이 되지 않는데 점점 떨어지기까지 하는 한국의 현실에서는, 주인공인 ‘나’가 아무리 힘든 상황에 처해 있어도 임신한 아내와 함께 있으면 체력이 끝까지 충전이 된다는 이야기가 환타지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내가 ‘나’를 위해 만들었다는 의자(혹은 소설)가 ‘나’에게 줄 수 있는 평안은, 소설이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현실 고발을 넘어서는 무엇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3) 가장 좋았던 부분과 그 이유를 말해 보세요.
“그래서 좁은 곳에 사는 남자와 작은 곳에 사는 여자가 만나면 좁고 작아져서 삶은 더 비참해질 거라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아내와 되도록 빨리 헤어지려 했다. 그러나 아내의 의견은 달랐다. 좁은 곳과 작은 곳이 더해지는 것이 아니고 공간과 공간이 합쳐지는 거라고. 그러니까 혼자 사는 3평과 혼자 사는 4평이 합쳐지면 7평이 끝이 아니라 서로 껴안고 있으면 14평처럼 쓸 수 있다고 했다. 아내의 판단에 나는 아내를 열렬히 껴안고 사랑했다.”
‘나’는 아내를 왜 그렇게 사랑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나’가 처한 암울한 현실에서도 이렇게 아내를 사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부분을 읽었을 때 그 의문이 한 번에 해소됐다.
<말을 하자면>
1) 분량과 단락장을 체크하고, 줄거리를 요약해 보세요.
원고지 71매
S#1.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너와 ‘우리 모두 형우다’ 집회 현장에서 만남.
S#2. 너와 함께 휴대폰 공장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공장 직원인 형우.
S#3. 사회생활 잘하는 형우가 우리에게 드러낸 여성 혐오 때문에 형우와 우리를 구별하고 공장을 떠난 너, 그 후에 형우와 내밀한 소통을 나눈 나.
S#4. 형우와 너 그리고 내가 남긴 불쾌한 감각.
S#5. 너와의 거리감, 너와도 구별되는 나.
나는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너와 휴대폰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한다. 너는 공장 사람과 우리를 구별 짓곤 했다. 급기야 너는 공장에서 친해진 형우가 성 차별 의식을 드러냈을 때 참지 못하고 공장을 떠난다. 혼자 남은 나는 형우와 내밀한 소통을 주고받지만 느닷없이 입을 맞춘 형우 때문에 역시나 공장을 떠난다. 후에 공장에서 사고사한 A군이 형우라는 사실을 알게 된 너는 동아리 사람들과 집회에 참여한다. 나는 처음에 너에게 ‘의식 없는 사람’으로 비칠까 신경이 쓰여 집회에 참여하지만, 너와 나 역시 다른 사람이라는 점을 느끼며 너의 호의를 거절한다.
2) 느낀 점과 그 이유를 말해보세요.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발언하기 좋아하는 너와 그런 너를 의식하는 나 그리고 사회생활 잘하고 붙임성 좋지만 성 차별 의식을 가진 형우라는 인물의 특징이 확연히 구별돼서 좋다.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적 단면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는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위치에 서서 변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전제하고 등장인물도 변화를 겪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그 점을 씁쓸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세 사람이 남긴 각기 다른 ‘불쾌한 감각’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돋보인다.
3) 가장 좋았던 부분과 그 이유를 말해 보세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입시 미술학원 정물화 수업이 떠올랐다. 사과 한 알을 두고 명암, 관점, 각도에 대해 훈련했다. 연필로 각도를 맞추고 어느 방향에서 빛이 들어오는지를 파악하고 나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면밀히 파악해야 했다. 완성작들을 모아보면 조금씩 다른 모양의 사과들이 있었다. 사과 한 알. 그것은 하나의 사회였고 어느 편에 이젤을 두고 앉아 있느냐가 각자의 위치를 말해주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젤은 마음대로 옮길 수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사회를 본다는 점과 그 위치를 잘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을, 정물화를 그리는 방법에 비유하면서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붉은 베리야>
1) 분량과 단락장을 체크하고, 줄거리를 요약해 보세요.
원고지 85매
S#1. 마지막 가족여행 중 치매 증상을 보인 아빠, 화분 돌보는 일을 맡으심.
S#2. ‘붉은 베리야’를 알 수 있었던 이유는 쓸모 없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아빠 덕분.
S#3. 저혈당으로 먼저 돌아가신 엄마가 남긴 보험금을 찾기 위해 보험사 직원이 방문.
S#4. 총애하는 제자였지만 사업 수완이 좋다는 걸 알고 막내딸의 결혼을 반대한 아빠.
S#5. 열대식물인데도 추운 겨울에 꽃이 핀 부겐빌레아와 가부장적 권위 없이 엄마를 사랑한 아빠 그리고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있기는 하다는, 방금 다녀왔다는 아빠의 농담.
S#6. 다정한 장 요양사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에도 오지 않음.
S#7. 꽃이라고 생각한 것은 꽃받침이고 꽃술인줄 알았던 것이 꽃이라는 부겐빌레아와 장 요양사가 주고 간 유리반지.
S#8. 한겨울에 부겐빌레아가 꽃 핀 이유.
경원의 아빠는 마지막 가족여행 중 치매 증상을 보인다. 쓸모없는 것에 관심이 많고 박학다식했던 아빠는 치매가 와도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고 치매라는 점을 속일 줄도 아는 사람이다. 저혈당으로 엄마가 돌아가신 후 짐을 정리할 때 경원은 자신이 어릴 때 엄마에게 선물한 4캐럿짜리 유리반지를 발견한다. 경주는 강아지 초코를 맡고 경원은 화분을 가져오고 아빠는 장 요양보호사에게 맡긴다. 아빠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던 장 요양보호사는 어느 날 들러서 아빠에게 받았다는 유리 반지를 돌려주고 갔다. 경원은 아빠에게 들었던, 열대꽃이 한겨울에 꽃을 피운 이유를 떠올린다.
2) 느낀 점과 그 이유를 말해보세요.
아빠라는 인물이 매력적이다. 총애하는 제자였는데 사업 수완이 좋은 인물인 것을 알고 막내딸과의 결혼을 반대한 부분이 재미있었다. 아내에겐 등짝스매싱을 맞았을 것 같다. 확실히 엄마와는 다른 기준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이 잘 드러난다. 치매에 걸렸으면서도 그 점을 숨길 수 있도록 오히려 상대방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인물이라 매력이 더해진다고 느꼈다. 슬플 수 있는 부분에서도 아빠의 재치 덕분에 웃음이 난다. 엄마를 그렇게 사랑했던 아빠가 장 보호사에게 뭐든 주려고 하는 부분에서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가는 그런 아빠가 비호감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끝까지 아빠(라는 인물)의 손을 놓지 않아서 좋았다.
3) 가장 좋았던 부분과 그 이유를 말해 보세요.
“많을 다, 아니 불, 있을 유, 때 시? 글쎄?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있기는 하다?”
그때 언니가 돌아왔고 아빠는 언니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언니는 슥 쳐다보고 망설일 것도 없이 툭 대구했다.
“다불유시? 다불유시가 뭐야?”
그러자 아빠가 대답했다.
“방금 갔다 왔잖니. 더블유 씨”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있기는 있고 방금 갔다 왔다는 말이 치매에 걸린 아빠가 스스로의 삶을 관조하는 유머로 보여서 슬펐다.
<밥의 그릇>
1) 식사 때가 되었을 때 식당을 예약해야 하는 막내 직원의 입장과 직원의 선택을 기대하는 팀장의 입장을 대조하는 부분이 재미있다.
2) ‘비’의 속성이 나의 상태와 대조되며 연결되는 장면이 재미있다.
3) 막내 직원이 힘들어하는 이유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재미있겠단 생각이 든다. 막내 직원이 고심 끝에 정한 집에 모두 몰려갔는데 팀장에게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까인 적이 있다든지 하면 막내 직원의 고뇌가 더 생생하게 다가오지 않을지. 팀장의 경우에는 겉으로는 번지르르한 명분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런 점이 좋다는, 아주 사소하면서도 구체적인 부분을 은근슬쩍 내비치면 어떨지. 두 사람의 표리부동한 모습이 부각되면서 속마음은 최대한 구체적이면 좋겠다.
<원감>
1) 가르치던 학생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예지몽을 꾼 경험을 텔레파시 현상으로 풀어냈다.
2) 독자가 궁금해할 학생과 나의 관계, 예지몽을 꾼 이유가 잘 드러났다.
3) 첫 단락에서는 지나치게 일반적인 내용의 문장들만 있어서 아쉽다. 두 번째 단락에서 시작을 해도 좋았을 것 같다. 꿈이 현실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생생했다면, ‘꿈을 꾸고 있는 꿈에서도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현실적으로 들렸다.’와 같은 설명은 하지 않고 어떤 점에서 그렇게 느낄 수 있었는지 ‘보여주기’를 하면 더 좋겠다.
가르치는 학생을 생각하는 마음과 코로나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음이 교차하는 부분을 더 자세히 보여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댓글 단락장을 나누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못했는데 읽어보면서 아... 알아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