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는 호수가 많다. 프랑스가 지배하던 시절 많은 호수를 메꿨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도 하노이는 호수 천국이다. 그 중에서 호환끼엠은 하노이의 대표적인 호수다.
호환께엠은 한자로 호환검(湖還劍)이다. 즉 '검을 돌려준 호수'란 뜻이다. 환검(검을 돌려주다)이란 이름은 다음과 같은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5세기부터 무렵의 일이다. 당시 베트남은 중국의 명나라와 전쟁 중이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중국과 베트남의 패권다툼은 꽤나 오래된 일이며, 지금도 그 싸움은 물밑으로 진행 중이다.)
하여간 당시 명나라로부터 공격을 받은 하노이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고 한다. 하루는 Le Tan이라는 어부가 그 호수에서 (당시 호수 이름은 그 전에 수군을 훈련시키던 곳이었기 때문에 수군호(水軍湖)로 불렸다고 한다) 그물로 고기를 잡고 있었는데 고기는 잡히지 않고 그물에 걸려 온 것은 칼모양의 쇠붙이였다고 한다. Le Tan이 그 쇠붙이를 버리고 다시 그물질을 했으나 역시 그물에 고기를 걸리기 않고 계속해서 그 쇠붙이가 걸려서 올라왔다고 한다.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Le Tan이 그 쇠붙이를 가지고 와서 잘 닦아보니 그것은 칼이었고, Le Tan은 이 칼을 집안에 잘 모셔 두었다고 한다.
한편 베트남의 랑선(Lam Son)이란 곳에서 레로이(Le Loi)라는 사람이 군사를 일으켜 명군에 대항했으나 번번이 패하고 말았다. 어느 날 명과의 전투에서 패한 레로이(Le Loi)가 퇴각 하는 도중에 나무에서 어떤 빛을 발하는 물체를 발견하게 되었다. 가까이 가보니 빈 칼집이었다고 한다. 범상치 않다고 생각한 레로이(Le Loi)는 그 칼집을 가지고 하노이로 퇴각하게 되었는데 도중에 Le Tan이라는 어부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Le Tan이 모셔둔 칼이 울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 칼을 Le Loi 에게 바쳤는데 신기하게도 칼이 칼집에 딱 맞았다고 한다. 이후 Le Loi는 이 칼을 가지고 명군과 싸우게 되었는데 싸우는 족족 대승을 거두고 드디어 명군을 완전히 물리칠 수 있었다. 이로써 Le Loi는 하노이에 레 왕조를 세우고 첫번째 왕인 레타이또(黎太祖)가 된다.
왕이 된 후 어느 날 수군호를 유람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커다란 거북이가 나타나 뱃길을 가로막자 갑자기 왕이 차고 있던 칼이 울기 시작했다. Le Loi는 칼을 돌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칼을 꺼내어 거북이에게 주자 거북이가 칼을 입에 물고 사라졌다고 한다.
실제 가보면 호환끼엠에는 거북이가 살 것 같지가 않다. 그런데 1968년 이 호수에서 장장 길이가 2 미터 체중이 250 kg인 거북이가 잡혀 이것이 전설 속의 거북이가 아닌가 하고 큰 소란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 거북이는 지금 호수 안에 있는 타마야마사 (Den goc Son; 한자로는 옥산사(玉山祠)) 절안에 박제로 만들어 보관 중이다. 우리가 호수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9시경이었다. 옥산사는 문을 닫아서 그 거북이는 볼 수가 없었다. (다음날을 기대하시라 그 거북이 박제를 본 사람이 있으니...)
밤 9시경. 호환끼엠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호수를 둘러싼 형형색색의 조명은 호수에 반사되어 현란한 하노이의 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호환끼엠에 도착하자마자 모두들 마음이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했다.
이곳에 오자 저팔께 아저씨는 물론 아동틱한 배트맨 티와 유치찬란한 주황색 셔츠도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1학년 신입생들은 베트남에 선배가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고 좋은 듯...
예쁜 모녀 모자
반가운 동기생
그렇게 호수가를 돌아 옥산사 앞에서 모두 다 같이 찰칵!
그 다음 약 20분동안 자유시간을 주었다. 다음 스케줄 때문에 개인시간을 더 줄 수가 없었다.
첫댓글 예쁜 모녀? 예쁜 모자 아닌지?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