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놀이
1. 소재〔은유〕: A=B : 오빠 =그리움
2. 왜(동일성): 추억, 과거
3. 원관념(주제): 그리움
4. 보조관념(소재) : 오빠
5. 형상화 (창작) : 오빠 이야기로 그리움을 그려낸다.
라일락 오빠
올해도 어김없이 그날이 찾아왔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빠였던 오빠와 이별을 당해야 했던 날입니다.
어느 해, 작은 산골 마을에 늦둥이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아홉 살 오빠는 놀러 갈 때도, 꼴 베러 갈 때도 동생을 업고 다녔습니다. 열여섯에 고향을 떠난 첫날 밤, 어린 동생이 보고파서 서울 하늘 아래서 밤새 울었다고 합니다. 전화가 없던 그 시절 명절이 다가오면 어린 쩡이는,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는 오빠를 기다리며 해 질 녘까지 뒷동산에 앉아 있었습니다. 여름방학이면 오빠와 인천 바닷가에서 망둥어 낚시도 하고, 모래성도 쌓으면서, 등껍질이 벗겨지는 줄도 몰랐습니다. 겨울이 오면, 따뜻한 아랫목에 이불 뒤집어쓰고 앉아 아이스크림 먹으며 창밖 함박눈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빠는 작은 화분 하나를 주었습니다.
“우리 막내, 이 꽃처럼 향기롭게 자라렴.”
추운 겨울이 시작되는 12월 어느 날, 오빠는 모처럼 휴식을 찾아 낚시를 떠났다고 합니다. 깜깜한 새벽, 영흥도 바닷물을 가르며 출발한 지 얼마 안되어
“꽝!”
남의 일인 줄 알았습니다. 세월호도, 영흥도 앞바다 낚싯배도 그저 마음 아파해주면 되는, 남의 일인 줄 알았습니다. 울 수도, 화를 낼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기다림에 삶이 지쳐 갔습니다. 내 오빠가 아니길, 드라마에서처럼 기억상실로라도 살아 있기만을 기도했습니다. 함께 떠났던 이들은 죽음으로라도 하나, 둘 가족 품으로 돌아오는데, 오빠는 언제 돌아올까요?
오빠는 끝내 그렇게 깜깜한 바닷속 별빛 따라 떠났습니다. 이제는 이별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억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도 현관문을 열면 라일락 향기가 나를 반깁니다.
오빠,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