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엘란에는 조수석 글로브박스 사물함이 있어야 할 자리가 피스로 고정되어 막혀 있었다. 예전 차주중에 한사람이 스피커 튜닝을 위해 글로브 박스를 도려내고 스피커를 달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차를 양도한 전 차주도 복원을 하려고 했지만 이미 단종된 부품에다 동호회의 중고장터에도 거의 나오지 않는 물품이라 포기... 상태가 좋지 않은 스피커는 떼어내고 구멍이 나있는 부분은 책받침으로 막고 카본시트지를 발라서 피스로 고정을 해 놓았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나에게 왔다. 그렇지 않아도 엘란은 내부 수납 공간이 너무 부족한지라 조만간 꼭 복원을 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하지만 좀체로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차일피일 미뤄만 오다가 복원을 시작했는데 이거... 생각보다 많이 상태가 심각하다. 전 차주가 왜 포기를 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만 하다.
[ 복원 전 글로브 박스 상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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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를 풀고 붙어있던 책받침을 떼고나니....
헐... 이건 아무리 봐도 답이 없다.... ㅠ_ㅠ
부품이 이것 빼고는 아무것도 달려있지 않았다. 험난한 앞길이 예상된다. 폭풍 검색의 시작... 차에 달아 놓고 열고 닫을 수 있도록만 하는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우선 구해야 할 부품을 정리했다.
글로브박스 도어 스트라이커 앗세이 1개
글로브박스 손잡이 1개
글로브박스 손잡이 고정키 1개
글로브 박스 부착 힌지 2개
힌지 관통 바 1개
대쉬보드에 고정용 장공 힌지 2개...
쩝.. 아예 새로 만들어야 되는구먼
글로브박스 스트라이커 앗세이 : 단종이라서 없다... 없으면 만들어야지 뭐.. PASS
예전에 뉴세피아를 몰았을때 세피아의 글로브 박스 스트라이커 앗세이의 모양이 아주 비슷했던 것이 기억나서 폐차장에 문의 했더니 직접 때어 갈 수 있으면 떼서 사가라는데 4단으로 쌓여 있는차들의 제일 꼭대기에 떡하니 있는 폐차.. 1000원?짜리 그거 떼넬라고 목숨걸고 올라갈 작업자가 없댄다. 뭐 깔끔하게 포기 되시겠다.
글로브박스 손잡이
이것의 경우 정품은 오픈 카의 특성상 열쇠로만 열도록 되어 있어 키셋 뭉치 셋트로 판다고 한다. 재고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트렁크 키 셋트까지 셋트로 다 교체해야한단다. 이런..... 대공사다. 대체품을 알아본 결과 대우자동차의 씨에로 글로브 박스 손잡이나 누비라1의 글로브 박스 손잡이가 호환이 된단다. 그런데 글로브 박스 손잡이를 고정시키는 ㄷ자 모양의 키도 없으니 그나마 가격이 착한 누비라 글로브 박스 앗세이로 주문을 했다. (누비라1용(82L) 197234이전 차량용 : 21,450원)
그리고 글로브 박스가 열고 닫히는 동작을 하려면 힌지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도 없다.
클럽엘란에 알미늄 프로파일을 직각으로 연결하는 부품을 가지고 작업한 사례가 있어 그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요것은 안산 공구상가에서 개당 300원 x 4개)
[ 복원 작업의 시작 ]
도려내어진 부분을 메우고 글로브 박스 손잡이가 장착될 부분이 훼손되어 있으므로 성형 작업을 위해서 시바툴201을 인터넷으로 추가 주문을 했다.( 이건 2만원.. 자꾸 돈이 들어가네...) 그리고 도려내어진 부분을 막아주기 위해서는 적당한 탄력과 강성이 있어야 하기에 고민을 하다가 눈에 띈 것이 플라스틱 골판지 형태의 판이 었다.(회사에서는 이것을 '단프라'라고 부르던데 정확한 명칭인지는 모르겠다. 이하 '단프라' 라고 칭한다.) 회사 폐기물장에서 발견! 득템이다. 깨져서 버렸지만 남아 있는 크기가 복원에 쓰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깨끗하게 세척하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마구 피스질로 고정해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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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떨어지지는 않겠지... 그리고 뒷면으로 삐져나온 피스 끝부분은 드레멜 그라인더로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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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브박스 커버의 두께가 있기 때문에 안쪽은 단프라를 둥글게 한겹 더 오려 끼워맞춤 + 순간접착제 신공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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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 구멍난 부분과 모서리는 시바툴로 대충 성형하고 글로브 박스 손잡이가 조립될 부분의 평면을 맞추기 위해서 안쓰는 멤버쉽 카드 한장을 희생시켰다. 그리고 손잡이를 당기는 부분이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기에 단프라에 커터칼 큰것으로 칼집을 내고 45도 정도로 기울기를 줘서 굽혔다. 임시 고정은 순간 접착제, 그리고 시바툴로 양 사이드의 공간 뚫린 부분을 채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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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의 마무리 사진. 못쓰는 카드를 잘라 평면을 맞추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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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의 시바툴 성형 작업.. 덕지덕지 바른것이 초보티가 확난다. 익숙한 분들이라면 좀 더 높은 퀄리티로 작업이 가능할텐데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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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지로 사용할 삼각 알미늄 프로파일 알미늄 소결인지 주물인지는 모르겠으나 딱 적당한 것 같고 밑에 노치 부분은 나중에 갈아내고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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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 프로파일에 구멍을 뚫고 만든 힌지.
사진에서는 양쪽 끝단에 대쉬보드와 고정시킬 것은 구멍을 뚫지 않았으나 달아본 결과 계산 착오였기에 글로브 박스에 부착할 부분과 같은 모양로 구멍을 뚫었다. 대쉬 보드 쪽에 고정될 부분은 되도록이면 구멍을 최대한 상단으로 뚫는 것이 좋다.
고정시킬 너트가 크기때문에.... 단차 안맞는 부분은 와셔 신공을 동원하면 된다. 차마다 단차가 다 틀린 것이 어쩌면 이때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대충 맞추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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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비라1 글로브박스 손잡이를 조립해본 상태.
나중에 인조가죽 작업을 할 요량이므로 손잡이의 좌/우측을 갈아내어 조금 작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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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비라1 글로브박스 손잡이 조립된 뒷면사진
사진에서 보이는 ㄷ자 모양의 고정키도 없었기에 글로브박스 앗셈블리로 구매해야만 했다. 내돈... 뭐 글로브 박스 조명과 조명 스위치를 추가로 건지기는 했지만 지금 작업 할것은 아니므로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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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고 성질이 급한 편이라 사포로 다듬기 작업은 사절... 드레멜 그라인더로 대충 북북 갈아버렸다. 작업 시간의 엄청난 단축.. 자동차 DIY 작업을 하려면 전동 공구 몇개는 갖춰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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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인더 작업 후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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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울퉁 불퉁한 면의 평탄화 작업을 위해서 자동차 도장 작업용 퍼티를 바르고 마른 뒤 사포질을... 여기서도 대충 대충 성격이 드러난다. 볼트 자국이 그대로 보인다.. 그래도 인조가죽 커버 작업을 할 것이라는 핑계로 대충 작업하고 Pass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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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가죽 감싸기 작업을하고 차에 장착한 모습.
감개가 무량하다. 이제 내 차도 조수석 글로브 박스의 뚜껑을 열고 닫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내부 수납 공간은 안 만들어서 없다는 것이 함정.. 나중에 천천히 만들자. 체력 방전 상태.... 장착하고 나서 보니 거친 마무리와 대충 작업한 것이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피스로 고정된 검정시트지 글로브 박스 뚜껑보다는 백만배 이뻐 보인다고 최면을 거는중이다.
글로브박스 스트라이커의 제작 과정은 사진을 찍지 않아서 없습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찍어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