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는 야구처럼, 번개처럼
예산이 아주 적은 ‘스몰마켓’ 팀으로 유명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A's)는 2020시즌 개막일 기준으로 연봉 총액이 3542만 달러(약 417억 원)로 미국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거의 꼴찌 수준인 26위를 차지했습니다.(2020.7)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단장 빌리 빈은 매우 열악한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재임 시절(1998∼2015)에 A's를 8차례나 가을 야구로 이끈 재주꾼이었습니다. 그가 야구와 투자의 공통점에 대해 밝혔습니다.
“야구와 투자는 공통점이 많다. 투자도 야구처럼 길게 봐야한다.”
‘머니볼(money ball)’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예산 규모가 매우 가난한 프로스포츠구단이 최대한 적은 비용을 투자하여 내실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높이는 운영 전략을 뜻합니다. 영화 <머니볼>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을 모델로 초절약형 야구단 운영을 그려 호평을 받았습니다.
영화에서 빌리 빈(브레드 피트) 단장은 최고의 경제전문가를 야구단에 영입해 전반적인 자산의 현황 파악과 관리를 전담케 했으며, 선수 선발 방식도 대폭 개선했습니다. 이 같은 운영 방식에 적지 않은 불만을 나타내 보였던 경영진도 나중에는 우수한 성적에 흡족해하며 빌리 빈 단장의 선택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대부분의 야구팀들은 선수 선발 시 안타·타율·홈런 등의 생산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빌리 빈 단장은 문란한 사생활, 잦은 부상, 최고령 등의 이유로 타 구단에서 버림받거나 외면당한 선수들을 낮은 가격으로 선발했습니다. 대신 출루율, 수비력 등 온전히 경기력 데이터에만 초점을 맞춰 선수들을 뽑은 후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훌륭한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같은 빌리 빈 단장의 야구 철학은 주식투자 전략에 그대로 적용시켜도 튼 성과를 낼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적은 돈을 투자해 저평가된 선수들을 잘 골라서 훌륭한 성과를 거둔 것처럼 주식투자 역시 저평가된 우량주를 제대로 찾아내 투자한다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정규 시즌동안 대략 한 팀당 162경기 정도를 치룹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짝 10연승을 달리고, 내리 20번을 패하는 선수는 팀의 승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큰 등락 없이 꾸준한 승수를 쌓는 게 중요하듯 주식투자 역시 단기적인 성과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성과 도축에 초점을 맞춰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빌리 빈 단장은 재임시절에 수천 명에 이르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이름을 줄줄 외웠으며, 각각의 선수들이 지니고 있는 특징들을 상세히 꿰고 있었습니다. 주식투자도 이처럼 각 기업들의 방대한 재무제표와 투자 현황 등 핵심 정보를 훤히 꿰뚫고 있어야만 합니다.
‘투자의 귀재(鬼才)’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늘 강조하는 투자 원칙입니다. “주식시정은 스트라이크가 없는 야구와 같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공만 노려라.”, “10년 이상 주식을 보유할 생각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말라.”, 저평가된 우량주를 찾아내 장기 투자를 하라는 말입니다.
야구와 주식의 기본은 똑 닮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선구안과 인내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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