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내 푸념은 방송에서 듣는 유일한 미래가 ‘일기예보’밖에 없다는 거야. 이미 오래된 일이지. 국가의 잉여 에너지를 모두 과거에 쏟아붓고 미래를 위한 혁신을 잊을 때 당연히 국가의 미래도 없어. 제도 혁신 없는 국가는 성장이 없고, 기술 혁신 없는 회사도 미래가 없기는 마찬가지야.
우리는 가끔 "‘개혁(改革)’한다. 혹은 ‘혁신(革新)’한다"라는 말을 자주 해. 뜻이 헷갈리지? 개혁은 합법적, 점진적 의미가 많고 혁신은 혁명적, 근본적 의미가 커. 두 단어 모두 가죽 ‘혁(革)’ 자를 써. 생살을 찢어 가죽을 벗기는 고통이 뒤따른다는 거지.
민주주의 시대에 들어 개혁이 드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 민주주의 역설이기도 하고. 정치가는 미래의 쓴소리보다 현실의 고달픈 소리가 먼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