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경기 경안중학교에서 근무중인 우민석입니다.
작년 무선 송수신기를 활용하여 학생들과 동네 답사를 하게 된 후기를 업로드하고자 이렇게 글을 작성해봅니다 ㅎㅎ
무선송수신기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중1 자유학기 주제선택 수업 중 지리조사수업을 기획하던 중 아이디어가 떠올랐었습니다.
작년 2학기 활동적인 1학년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하다보니 교실 안에서의 활동도 좋지만, 교실 밖에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교실 안에서 블록타임으로 수업을 하다보니 수업 소재가 빠르게 고갈되어 갔고, 고학년을 선호하다 보니 중3 학생들의 수업과 동아리 활동에 집중하면서 중1 주제선택 수업에 소홀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이 활동적인 아이들과 함께 야외 조사 수업을 진행한다면 소재에 대한 걱정도 줄어들고, 학생들에게도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수업을 현실적으로 진행하려 하니 큰 어려움이 하나 있었습니다. 지역 특성상 인구 유입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어 한 학급당 32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해당 아이들을 인솔하며 야외 수업을 할 때 바깥에서는 수업 진행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때마침 집행부에서 무선 송수신기를 구입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를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활동을 진행해보았고,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우선 수업의 개요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1. 시간 : 8차시 분량 (자유학기 2차시 x 4일 = 1달치 프로젝트)
2. 장소 : 학교 반경 1km 이내 지역
3. 수업 주제 : 학교 인근 안전지도 만들기
4. 세부 계획
가. 1~2차시 : 아이스 브레이킹 + 조사 주제 및 지역 소개
나. 3~4차시 : 실내 조사 (매핑 아이디어 협의, 야외 조사 계획 수립)
다. 5~6차시 : 야외 조사 (지역 조사 진행)
라. 7~8차시 : 결과 보고서 작성
수업은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작년에 한 수업이다 보니 자료나 사진 일부가 소실되었습니다 ㅠㅠㅠ 원래는 구체적인 활동 장면과 내용들도 업로드하려 하였으나 이와 같은 사유로 후기가 조금 빈약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ㅠㅠ)
<1차시 : 아이스 브레이킹>
우선, 아이들은 '인간 빙고' 활동을 하며 학급 친구들 간 어색한 관계를 푸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2학기에 진행되는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작년만 해도 1학기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수업을 어느정도 해서인지 아직 어색한 친구들도 있었고, 수업의 긍정적이고 밝은 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진행했습니다.
<2차시 : 조사 주제 및 지역 소개>
블록타임으로 진행되는 만큼 1교시를 활기차게 보낸 후 2교시에는 조사 주제와 지역을 소개했습니다. 사실 해당 수업을 위한 선행 작업으로 아이들이 학교 내 안전지도 만들기 활동을 진행해보았지만, 그럼에도 야외 지역 조사는 처음이므로 지리 조사 방법에 대한 개요부터 구체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학교 인근에 골목길 중에 막다른 길도 많고, 왜진 곳도 많으며, 바로 앞에 개발 제한 구역으로 묶여있는 비닐하우스와 나무가 우거진 지역이 있고, 인근에는 역세권개발지역으로 묶여져 있는 나대지가 있는 등 다양한 지역적 특색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안전'이라는 주제를 토대로 아이들에게 등교길이나 생활하는 중 위해 요소가 있는 지역을 찾아 지도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약 45분 동안 조사 주제의 설정 배경(최근 많은 개발로 인하여 위험해진 학교 인근), 지역 설명 등을 하였습니다.
<3차시, 4차시 : 실내 조사>
3차시에는 위해 요소 선정하기와 범례 작성하기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이 등교길 위험을 초래하는 요소들을 브레인스토밍을 통하여 그룹별로 찾아본 후 발표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통사고 유발, 학교폭력 위험, 흡연(담배꽁초), 시설물 파손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이후 각 요소에 맞는 범례를 제작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다양한 요소별 아이콘을 작성하였으나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위험도'에 따라 등급을 구분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이것이 sgis상에서 표현하기에도 간편하고, 아이들 사이에서도 지도 제작이 편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4차시에는 야외조사 전 안전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교육 사실을 명확히 하기 위해 안전교육 실시 및 야외조사 수업의 개요는 내부결재를 한 후 진행하였습니다. (첨부파일 없이 본문에 일시, 내용, 대상, 장소, 야외조사 세부계획, 안전교육 실시 계획 정도만 업로드) 안전교육 이후 모둠 구성을 진행하였는데, 모둠은 출석번호 8자리씩 끊어서 구성하였습니다. 4인 1조로 구성하였습니다.(1모둠 : 1, 9, 17, 25 / 2모둠 : 2, 10, 18, 26 / ... / 8모둠 : 8, 16, 24, 32). 이후 모둠별로 조장과 부조장, 기록이, 촬영이로 구성하였습니다. 각 역할별 활동 내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조장 : 조원 인솔, 답사 루트 결정
부조장 : 교사와의 연락 담당 (휴대폰 소지)
기록이 : A4 클립보드 상에 위치별 안전 위해 요소 작성
촬영이 : 안전 위해 요소에 해당하는 지역 촬영 (휴대폰 소지)
<5차시, 6차시 : 야외 조사>
드디어 이 수업의 존재의 이유였던 야외 조사를 실시합니다.
수업 당일 A4 클립보드에 아래의 활동지를 모둠별로 배부하여 (1장소당 2모둠씩 배치) 조사 장소를 안내하였습니다.
다음으로 교실에서 무선송수신기 테스트를 하였습니다. 조별로 기기 및 이어폰을 2set씩 나눠주어 2명이 1개의 기기를 활용하도록(이어폰 귀 한 쪽씩 착용) 안내하였으며, 수신 감도 확인도 하였습니다. (자세한 송수신기 사용 방법은 별도의 매뉴얼 참고)
이후에, 학교 앞 버스정류장(버스정보시스템 기기 고장)을 사례로 아이들에게 활동지에 표시하는 방법 등을 교육하였는데, 이 때에 무선송수신기를 활용하였습니다. 교실에서 나갈때부터 학교 앞 버스정류장까지 이동할 때 무선 송수신기를 활용하여 아이들을 인솔하였는데, 큰 소리를 낼 필요도 없이 마이크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도 모든 아이들이 지시사항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버스정류장 이후에는 학교 건물 뒷편 흡연신고가 잦은 지역에 가서 흡연 위험 지역도 확인하였습니다.
이후에는 모둠별 지정 구역을 답사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1학년이었던 만큼 2모둠이 함께 돌아다니며 서로 조사를 돕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다 보니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학생이 아예 없는 모둠도 일부 있어 부득이 이렇게 진행하였습니다) 교사는 모둠별로 돌아다니며 안전지도를 진행하였고, 부조장은 단톡방에 10분 단위로 오픈채팅방에 현재 모둠의 위치와 활동상황을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블록타임 총 95분 (45분 + 5분-쉬는시간 없이 진행 + 45분)
10분 : 기기 수령 및 안내
15분 : 교사에 의한 활동 방법 안내 (모델링 - 코칭)
50분 : 학생 개별 활동 시간
5분 : 인원 최종 점검 at 학교 정문
10분 : 교실 복귀
활동 중인 아이들(좌)과 활동 후 복귀하는 아이들(우)
교사는 부조장 학생들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한 장소당 약 10분 정도 함께 야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동행할 모둠의 순서는 최대한 동선을 고려하되, 소위 "똘똘한" 아이가 있는 모둠을 후순위로 두어 진행했습니다.
<7, 8차시 : 결과 보고서 작성>
7차시에는 4명 중 2명은 sgis상에 조사한 내용을 업로드하고, 2명은 칠판에 전지 사이즈로 출력한 지도(QGIS로 제작)에 모둠별 조사 내용을 수합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8차시에는 각 모둠별 조사 결과를 sgis를 활용하여 발표한 후, 간략한 소감문 작성 시간을 가졌습니다.
<활동 후기>
코로나 이후 처음 진행해 본 야외 조사였고, 특히 개별 시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아이들과 사전에 실내조사 연습(학교 내 안전 위해 요소 찾아 학교 지도에 표시하기)을 진행했었고, 실내조사 수업 때 별다른 특이사항이 발생하지 않아 야외조사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무선 송수신기의 통신 반경이 넓었지만, 조사 지역 전체를 포괄하기는 어려워 개별 조사 당시에는 카톡을 활용하고, 함께 인솔하는 상황에서만 무선 송수신기를 사용했었습니다. 아마, 개별 활동을 하지 않고 학급 학생들 모두 함께 돌아다녔다면 수업 시간 내내 무선 송수신기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그렇게 하면 활동의 효율성이 매우 떨어질 우려가 있고, 학생들의 역할이 중복되어 참여도가 낮을 것을 우려하여 수업에서는 모둠별로 장소를 분리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처음 진행해보는 수업의 형태였던 만큼 시행착오의 단계에 있어 구상한 것을 모두 이루어내지는 못했지만, 야외수업이라는 것만으로 아이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그 결과도 만족스러웠던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을 하면서, 무선 송수신기를 아래와 같이 활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1. 지역 문제 탐구 수업 : 학생별로 학교 인근의 지역 문제를 찾은 후, 현장에서 해당 지역의 특징을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교실에 돌아와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탐구하는 수업 (모둠별 주제에 맞는 지역에 함께 간 후, 담당 모둠의 발표자가 송신기를 활용하여 설명하면 친구들이 수신기로 듣는 방식)
2. 지역 답사 수업 : 교사가 가이드가 되어 학생들과 함께 지역 조사를 진행하는 수업
특히 학교 인근이라는 현장에 얽매이지 않고, 문화관광해설사가 진행하듯이 교사 또는 학생이 특정 지역에 대하여 조사한 내용을 현장에서 발표하는 수업 또는 창체 활동이 진행될 때 활용도가 높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비록 완벽한 활동은 아니었지만, 무선 송수신기를 활용한 수업 사례를 하나 제시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례들이 누적되어 교실 밖에서 진행되는 지리 수업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쳐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첫댓글 샘~ 꼼꼼한 수업후기 감사합니다!!! 야외 수업 진행할 때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SGIS 안내도 깔끔하게 잘 만드셨네요^^ SGIS 들어가서 학생들 결과물도 한번 찾아봐야 겠습니다~
인간 빙고 파일도 재미있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