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이네>
국민생선 고등어가 이런 변신이 가능한 줄 몰랐다. 졸임이나 구이용 생선인 줄 알았지, 횟감이나 국거리용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상식이란 얼마나 제한된 범위 안의 것인가. 요리법 외에 맛으로도 뒤통수를 때리는 음식이다. 신선하고 맛있는 생선이라야 가능한 요리가 제주에서는 가능하다. 고등어는 제주도의 생선이다.
1. 식당대강
상호 : 미영이네
주소 :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항구로 42
전화 : 064-792-0077
주차 ; 식당 앞 포구쪽으로 쭉 이어 주차 가능.
주요음식 : 고등어회
2. 먹은날 : 2022.5.17.저녁
먹은음식 : 고등어회와 탕 55,000원(2인),
3. 맛보기
깔끔한 상차림에 주역인 고등어회와 고등어국이 나온다. 곁반찬은 모두 고등회를 맛있게 먹으라는 임무를 띄고 있다. 곁반찬은 회와 함께 하면 맛을 돋구지만 독립적으로 맛나는 음식은 아니다. 회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읽는다.
그래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찬은 위 고등어 옆에 있는 것 세 가지, 밥과 김과 야채무침이다. 특히 밥과 야채무침, 고등어회를 빛내주기 외에 제 스스로도 빛난다.
우선 빛나는 고등어 육질을 보자. 이처럼 쫀득거리고 빛나는 피부와 살비듬을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고등어는 절대 횟감이 아닌 생선이라는 견고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이런 육질을 목도하면 이래서 회가 되는구나, 금세 선입견을 바꿔버릴 것이다. 그런 선입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지도 절감하면서 말이다.
고등어가 신선하면 회가 된다. 모슬포 항을 비롯한 제주도 인근의 풍부한 바다 해초밭을 만나면 고등어는 새우와 멸치 대신 먹이를 바꾸어 스스로 몸값을 높인다. 그래서 질좋은 회가 된다.
제주도 고등어회는 그래서 가능해진다. 구례 하동에서 만난 봄의 벚굴만큼이나 놀라운 음식, 고등어회, 벚굴은 색다른 식재료를 만나는 충격을 주지만, 이것은 노상 만나는 식재료가 안면을 바꾸는 충격을 준다. 갑자기 이웃집 아저씨가 최고의 영화배우가 되어 찾아오는 느낌이다. 식재료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은 회뿐만 아니라 국도 마찬가지다.
밥을 기름깨소금으로 살짝 무쳐서 접시에 깔아준다. 밥이 신분상승한 것이다. 싸먹기 좋은 김밥 재료가 되고, 고등어 회의 밑바탕이 되어 준다.
양파미나리초무침. 새콤달근한 야채무침은 고등어회와 함께 먹기 좋다. 싱싱한 채소에 적절한 소스가 만나 횟감의 새롭고 화려한 부재가 된다. 생선과 함께하면 풍미가 더 살아나고 믿음직한 미나리가 더욱 빛이 난다.
여러 곁반찬은 모두 고등어회를 위한 보조적인 것이다. 어떻게 다양하게 고등어회를 즐길 것인가 즐거운 고민만 하면 된다.
어묵과 소시지는 조금 무르다.
멜젓인 듯. 고등어회와 아주 잘어울린다. 진한 맛이 고등어가 행여 담고 있을 비릿한 맛을 말끔히 치운다.
이제 회 뜨고 남은 서더리로 탕을 끓인다. 탕이라기보다 국이 더 적절하지 않은가 한다. 배추에 된장을 더했다. 고등어국, 고등어배추국이다. 제주에서는 생선에 배추를 많이 넣는다. 이 또한 육지에서는 만나기 힘든 조합, 엷은 된장 시래기국을 끓이는 셈인데, 그 안에 주재료로 고등어를 넣는다.
그런데 맛있다.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새로운 맛이다. 약간 비릿한 느낌이 오히려 개성이 된다. 배추와 된장의 조합이 아주 좋다. 그러나 식어도 먹을 수 있을까. 다음 끼니 데워서도 먹을 수 있을까, 새로 겹으로 이는 의문에 그렇다고 답할 자신은 없다. 고등어가 신선해서 가능한 음식이다.
이 시골 항구에 식당이 즐비한데 다른 집들은 쉬는 날이거나 별 손님이 없는데, 이 집만 미어진다. 20분쯤 기다렸다 겨우 순서를 타서 먹었는데, 먹는 동안에도 끝없이 손님이 이어진다. 먹고 나니 해가 똑 떨어지고 8시가 다 되는 시간, 이때도 손님이 여전하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의 사인이 즐비하다. 사인 벽보의 유행이 이집에서도 이어진다. 누군지 모르지만 엄청난 선구자들, 그리고 밖에 슬기로운 사람들 덕분에 이 집은 유명해졌고 앞으로도 유명세를 이어가며 고등어회도 알릴 것이다.
고등어회는 당당하게 주요음식, 혹은 제주 토속음식으로 좌정하여 한식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한식의 다양성에 제주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려준다. 유난스럽게 맛집을 찾아내는 나를 포함한 중생들의 취미가 음식문화의 역동성을 키운다. 제주의 힘을, 한국의 힘을 키운다. 그렇게 한 개의 벽돌을 쌓으면서 삶의 질을 높여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든 여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
4. 모슬포항
제주에서 만난 제일 큰 어항인 거 같다. 모슬포는 방어가 유명한 곳이다.
* 소개
제주도 남서부 지역의 대표적인 항구로,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에 있으며 화순항(港)의 서쪽에 자리한다. 모슬포축항(築港)이라고도 한다. 모슬봉(187m)과 가시악(加時岳 106.5m)이 항구를 등지고 있는 천혜의 항구로, 1971년에 1종어항(지금의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었다. 1987년 항구 기본시설계획을 수립해 1991년 완공되었으며 북항과 남항으로 나누어져 있다.
북항에는 서방파제(734m)와 동방파제(254m) 등 두 개의 방파제와 선박 접안시설인 물양장(925m)이 있고, 호안의 길이는 157m, 수면적은 5만 1,000㎡이다. 2001년부터 건립되기 시작한 남항에는 방파제(625m), 물양장(268m), 선양장(30m), 선착장(115m)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부두 앞에는 496m² 규모의 수산물위판장이 있다.
모슬포항 앞바다로부터 마라도 남쪽 바다 사이에는 방어·참돔·옥돔·감성돔·삼치·우럭·전갱이 등의 다양한 어족이 서식하여 예로부터 황금어장으로 소문이 나 있다. 이에 모슬포항은 연근해어업을 위한 어업 전진기지로 정해지게 되었고, 강풍이 불 때는 동중국해에서 작업하는 어선들이 모여 들어 피난항의 역할을 한다.
20세기 초에 목포까지 정기 항로가 개통되어 기선이 처음으로 취항하였으며, 1918년에는 일본 오사카 항로가 개통되어 취항한 곳이다. 당시 오사카행 배가 입항하는 날은 부두가 인파로 혼잡을 이루었다 한다. 모슬포항에서는 1971년부터 가파도와 대한민국 최남단인 마라도를 연결하는 여객선이 운항하고 있다.
해마다 11월 중순에는 모슬포항 일원에서 ‘최남단 방어축제’가 열린다. 모슬포는 국내 최대의 방어생산지이자 방어의 상품 가치가 가장 높은 곳으로 10월부터 2월까지 마라도를 중심으로 방어어장이 형성된다. 2007년 현재 8회째 개최되고 있는 방어축제에서는 노젓기·풍어제·해녀물질 등과 같은 전통해양문화를 접할 수 있다. (두산백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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