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41
2019. 6. 30. 일
몇 권의 책을 읽으려 시도하고 있는데, 근래 시간이 없고 독서열의가 없는 지라
갈수록 독서는 힘들어지고 있다. 반면 간혹 바둑을 두어보며, 또한 상당 시간을
tv시청에 투자하고 있어 -주로 드라마와 영화 혹은 바둑시청- 역시나 독서는 항상
힘들어지고 있다. tv에 관해 말하자면 여러 얘기거리가 많겠지만, tv없이 지내기를
시도하거나 tv없이 지낸 적이 과거 여러 번 있었다, tv에 관한한 여러 장단점이 있고
또한 어떤 철학자는 가장 위대한 발명은 바늘이라 말하기도 했고, 또 어떤 교수는
유일한 쓸모있는 발명품은 세탁기다 라는 류의 주장을 하기도 했는데, 하지만 tv라는
문명의 발명을 또한 간단히 무시하기도 힘들어 현대에 있어 취사선택이면 그만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음악이 생활주변에 배경으로 흐르듯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tv또한
생활의 배경으로 존재함이 자연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tv를 넘어, 컴퓨터나 스마트폰
이 더 손과 생활과 가까우니 어쩌면 tv및 방송은 정겨운 대상일지 모르는 일이다.
내 경우는 기계나 장비들을 가까이 않는 습성이 있어, 예를 들어 세탁기소음, 헤어
드라이기소음, 진공청소기소음, 수도물소음.. 등 기계성 소음을 무척 싫어하는지라..
예초기소음, 기계톱소음, 전동드릴소음, 전자렌지소음 등.. 어떤때는 노이로제에 걸릴
만큼 싫기도 한지라, 모터돌아가는소리, 컴퓨터에서 나는 소음..그래도 필요한만큼
써야할 터이지만, 어쨌건 휴대폰 또한 사용을 싫어해 갖지를 않으니, 심지어 아내가
여러차례 휴대폰을 마련, 자꾸 바꿔줘 지금은 또 새 기기를 갖고 있지만 잘 사용않는
편이다.
드라마 '구해줘2'를 재밌게 봤으며, 역시 드라마 '의천도룡기'를 재밌게 보고있는
중이다. 항상 느끼는 바지만, 김용의 작품은 무협인데도 남녀 간의 사랑이 주제이니
그 긴 서사가 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가끔은 설정이나 배역 등이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작품이니 숙명일 것이고, 작금 현실은 더
황당한 일들도 부지기수인 걸..
'구해줘2'의 경우, 초반과 달리 종결에 이르러 여러 폭력과 상황이 뒤섞여 좀 어설픈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끝 회가 잔잔하게 마무리를 잘해 줘 대미를
잘 장식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끝회의 마지막 부분 처리가 코다일 수
있지만, 코다라기 보다는 새로운 악장이라는 기분의 새 뉘앙스를 전해줬다는 얘기.
참 좋은 새로운 만족의 잔잔한 종결이었다. 엄태구의 카리스마도 볼 만 했고.
프랑수아 누델만의 <건반 위의 철학자>를 잠깐 짬을 내 읽고 있는데, 이 책은 세 명의
철학자 사르트르, 니체, 바르트를 논한다. 사르트르는 쇤베르크, 르네 라이보비츠와
연관되고, 니체는 익히 아는대로 자신이 작곡가가 되기를 소원했던 철학자로 바그너와
관계가 유명하고, 바르트는 가타리, 들뢰즈 등과 관련해 언급하고 있으며, 아울러 사르
트르와 바르트는 매일 피아노 연습을 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한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들
이고, 그들의 연습법 또한 독특해, 여하튼 읽을 만한 책이다. 사르트르와 바르트는 초견
연주법을 택한 것 같고, 아마 이들은 연습법을 잘 택한 것 같다. 이외에 언급되는 학자들로
루소, 비트겐슈타인 등이 잠깐 언급되고, 아도르노를 자주 언급하고 있으며, 들뢰즈
푸코와 함께 바르트는 IRCAM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리게티, 슈톡하우젠, 메시앙,
카터 같은 동시대 현대 작곡가에 대한 담론을 이끌었다는 얘기도 있다. 당시 유행했던
베베른, 불레즈, 푸쇠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나 진정 이들은 낭만주의 음악, 특히
쇼팽, 슈만 등에 천착했고, 그밖에 모차르트 베토벤 바흐를 그들과 관련해 언급한다.
또 재밌게 읽고있는 책은 제임스 S. 게일의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Korean Sketches
이다. 굉장히 재밌는 책 같다. 리 골드먼의 <진화의 배신> 또한 읽고 있다. 자부리 가줄의
<숲>을 대충 읽었는데, 다시한번 유심히 읽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무나 숲에 대한 책은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가슴아픈 일은 우리나라 시골 사람들은 나무를 아끼지 않고
무조건 함부로 벌목해버린다는 점이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하물며 어떤 시골사람들은
남의 나무 또한 자신의 생각과 필요에 따라, 거목인데도 많은 거목을 허락없이 잘라버린다는
점이 참 기묘하다는 생각이다. 어느정도 권력을 지닌 사람들이니 그런 일을 저지르겠지만,
한심하고 무식하다는 생각이다.
그밖에 읽기를 희망하는 책들로, 필립 글래스 <음악 없는 말>, 김미애<정통장식음연주법>,
임성우 <클래식을 변호하다>, 홍정수 <한국음악20세기 2>, 박영욱<철학으로 현대음악읽기>
등이다. 또한 만프레드 마이 <세계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드립니다>, 정용연<묵호의난1374제주>,
<우리동네씨앗도서관>, 정지천<내몸을 살리는 약재동의보감>, <꽃차의 거의 모든 것>등을 읽을
요량이다.
또한 <어느날 나는 그들이 궁금해졌다>를 읽다말아 다시 읽을 생각이 있고, 이민정
<설렘두배 독일>, 로버트 피거슨<북유럽인 이야기>역시 대충읽거나읽다말아 다시 읽었으면 한다.
<북유럽인이야기>는 참 좋은 책이어서 <유럽의 그림자>처럼 못읽었으나 다시 읽기를 희망하는
책이다. 설렘두배독일은 그냥 여행안내 책자인데, 여러 독일 음식 맥주 등 얘기가 나와 흥미롭다.
크리스 호록스 <텔레비전의 즐거움>은 대충읽어 다시 한 번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그밖에도 여러 간단한 책들을 흥미에 따라 읽은 듯한데 기회가 되면 다시 간략히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
아무튼 앞으로도 독서는 힘들것 같고, tv시청을 통한 드라마, 영화감상, 바둑 등이 흥미거리가 될 것
같다. 하지만 독서에 대한 희망은 언제나 내 주위를 감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