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온라인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출판사들 역시 활로를 모색하고있다. 그동안 학술출판에 주력해 온 출판사들은 어떤 도약을 꿈꾸고 있을지 ‘디지털 시대 출판사 현장을 가다’를 통해 알아본다. 과연 디지털 시대에 책은 어떤 의미를 지니며 출판사들은 어떤 철학과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출판사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특히 심혈을 기울였던 책들 중 대표적인 저서 세 권을 뽑아 다시 소개한다. 여섯 번째 출판사는 서울시 종로구에 자리한 전통문화연구회이다.
“전통문화연구회는 동양고전을 현대어로 번역하는 일과 번역서를 디지털화한 DB 등 디지털 정보를 기반으로 하여 ‘동양고전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기계 자동번역’과 세계 최고의 동양고전 정보망을 구상하고 있다.”
이계황 전통문화연구회 이사장은 57년간 고전번역 사업에 온 인생을 바쳐왔다. 동양고 전 번역, 한자교육, 민족문화 고양에 기여했다. 그는 지난 12일, 제36회 ‘책의 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사진=전통문화연구회
“동양학 한류가 대세인 시대가 올 것이다.” 이계황 전통문화연구회 이사장은 지난 12일, <교수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이사장은 “동양고전 정보망이 잘 구현돼 한·중·일 삼국에서 대한민국이 동양학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되면, 영화·음악·드라마 등 예술 분야 한류와 차원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문화연구회는 동양고전을 현대어로 번역하는 일과 번역서를 디지털화한 DB 등 디지털 정보를 기반으로 해 ‘동양고전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기계 자동번역’과 세계 최고의 동양고전 정보망을 구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34년 동안 전통문화연구회를 운영해온 동력은 무엇일까. 이 이사장은 “한국고전번역원의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이하 민추)에서 일을 맡았다가 그 일이 인연이 돼 57년간 고전번역 사업에 머슴 노릇을 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민추에 근무하면서 우리나라에 조선(朝鮮)시대의 교과서였던 사서집주(四書集註) 조차도 번역돼 있지 않아, 일본어 중국어 중역(重譯)을 참조하는 상황을 알게 됐고, 이로 인해 사서삼경 등 동양 기본고전의 우리 번역이 매우 절실함을 알게됐다.” 이 이사장은 “그 이후 민추를 나오면서 (사)전통문화연구회를 창립하게 됐고, 한문 기본고전의 번역과 교육을 평생의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라고 답했다. 이후 전통문화연구회는 IT기술 활용, DB구축, AI기반 정보화 등으로 시대와 함께 호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