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경제 이론 변천사 이해
경제란 뭔가?
인간이 사는데 필요한 재화(財貨)를 얻고 이용하는 활동, 비용과 시간을 적게 들이고 최대의 결과를 내는 효율성, 세상의 이치를 다루고 백성을 구한다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준말이다. 어린아이가 우는 것은 살기 위한 경제, 구멍가게 사장이 이윤을 따지는 것은 효율성의 경제, 대기업 총수가 새로운 물결 발굴을 고민하는 것은 세상 이치를 다루는 경제, 대통령이 서민의 고통을 헤아리는 것은 통치 차원의 경제다. 경제를 인간에 비유하면, 부동산은 뼈대, 실물과 생필품은 살, 금융은 피, 재테크는 기술역량, 다수의 복지와 행복추구는 영혼이다. 경제를 쉽게 정의하면 인간의 의식주(衣食住) 문제를 다루는 종합 영역이다.
..................
경제 이론 변천사 재미로 읽기
경제이론은 시대 환경과 정신을 반영하면서 변천하여 왔다. 경제 이론을 보면 경제는 인간의 모든 문제가 집결하는 호수, 인간의 생로병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천의 영역, 인간의 비이성과 비효율을 극복하기 위해 고심하는 두뇌게임, 물질의 진보를 통해 인간을 구원한다는 선(善)의 철학이 담겨 있고, 경제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면, 영혼과 탐욕을 지닌 모순된 인간들이 서로 대결하면서 불균형과 차등 분배, 강자존(强者存)과 승자독식, 이윤을 위한 갈등과 싸움이 지속되는 악의 공간이다. 경제는 선악을 동시에 지닌 방대한 영역이면서 수학과 통계, 도식과 그래프로 복잡하게 엮어 있어 이해가 어렵다. 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비밀지도 같고, 전문 용어로 장식되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부자가 되려면 경제 이론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시대별 경제 이론의 발생 배경과 핵심 내용만 간결하게 살펴보자.
1) 자본주의 (이윤 추구와 사유 재산을 인정한 인간 본성 주의)
자본주의의 뿌리는 깊다. 원시 공동사회의 게으른 존재에 대한 회의감에서 자기 것을 자기가 소유한다는 자본주의가 태동했다. 농경사회는 자기 노동으로 생산을 했던 원시 자본주의, 중세는 종교 권력이 물질세계도 지배했던 독점 자본주의, 1776년 아담 스미스(Adam Smith, 1723~1790.)의 <국부론>에 정립된 산업 자본주의(생산 수단을 가진 자본가가 노동력을 사서 이윤 생산)를 거쳐, 1970년대 무한 경쟁에 모든 것을 맡긴다는 신자유주의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는 자기 것을 소유하고 싶은 인간 본성과 일치하는 이윤추구와 사유재산제를 기초로, 고속 성장을 했지만, 인간 갈등을 양산한 독이기도 했다.
자본주는 소유하려는 인간 욕구와 맞물려 물질의 발전을 가져왔지만, 물질에 빠진 영혼들은 가난하고 외로워졌고, 능력껏 이윤을 뜯어먹는 자본 구조 속에서 영혼이 제거된 인간들은 물질 손해를 보면 입에 물었던 먹이를 뺏긴 짐승처럼 흥분한다. 수백억을 벌어 놓고도 자살하는 인간들도 많고, 할리우드의 큰 손인 게펜은 거부가 되었지만 ‘부자가 되어도 행복하지 못하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했다. 물질은 행복의 수단은 되지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질 중심의 비이성은 돈을 버는 짓이라면 뭐든지 하지만 물질은 물질로 소멸되고, 자기 이익에 집착하면 타인의 행복을 배려하지 못한다. 자본주의는 정당하게 소유하려는 욕구에 의해 존속 되지만 탐욕이 지나치면 자기 심성을 파괴하고 사회 갈등을 만들기에 서로 살기 위해 이익을 조율하는 보이는 손의 역할이 중요하다.
2) 마르크스주의 (사유재산 부정으로 인간 본성을 무시한 허상의 이론)
이윤 추구와 사유재산 제도가 자본주의의 갈등을 키워가던 도중, 독점과 빈부격차, 실업 문제로 체제가 붕괴되기 직전에,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등장하여 사유재산을 악의 뿌리처럼 비판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가 망하지 않고 수정된 길을 가도록 경종을 울려주었다.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의 자유를 추구하고, 인간은 보이는 평등을 원한다. 그래서 마르크스주의는 경제 위기시대에 기존 모순을 극복하고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부활 조짐이 있지만, 인류의 다수는 자본주의가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는 것을 인식했고, <수정 자본주의>라는 처방전이 자본주의의 속병을 치유했다.
마르크스주의는 인간의 기본 본성인 사유재산제를 부정하기에 존속할 수 없다. 아직도 인간들은 자기 이익으로 기분이 좋으면 지구촌 환경이 망가져도 상관없고, 자기 기분이 꿀꿀하면 오만상을 찌푸리고, 자기 이익밖에 모르는 단세포들이 많아 자본주의를 위태롭게 하지만 함께 살려는 건전한 세력들이 있는 한 마르크스주의는 이제 자본주의 병폐를 지적했던 고전적 이론에 불가하다.
3) 케인즈 이론 (보이는 손으로 소득 평준화와 완전고용을 꿈꾸었던 이론)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1883년 ∼ 1946)는 자본주의에 사회주의 이론을 결합하여 자본주의를 버전 2.0으로 진화시켰다. 케인즈는 이윤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경제 자유권을 다 주지 말고, 정부가 개입하여 모순을 줄여야 한다는 변종 자본주의로 세계 대공황을 극복하게 했지만, 케인즈 이론은 부자들에게 고율세금을 징수하여 정부 재원을 마련하다보니 부자들의 재투자 위축, 국부 해외 유출, 소비자에 의한 시장 평가마저 통제, 경기 침체 등으로 70년대 세계 불황으로 이어지면서 케인즈 이론은 매몰되고, 신자유주이론에 바턴을 넘겼다. 정부가 국책사업, 유통구조 확립, 금융 시스템 등 하드웨어적인 분야에 케인즈 이론을 적용하면 위축된 소비 심리를 살리고 경제 약자를 보호하지만, 다수의 개인 이익이 걸린 실물 경제마저 국가가 개입하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
4) 신자유주의(무한 경쟁을 추구했던 자유의 손)
70년대 세계 불황이 닥치면서 케인즈 이론은 퇴색되고 시카고학파의 대표자인 프리드먼(Milton Friedman, 1912~2006, 신화폐수량설 제창)에 의해 신자유주의가 등장했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원리에 모든 것을 맡기는 원리주의 학파로, 경제 불황의 요인을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인간의 자유와 소유 본능을 억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규제완화, 친 기업, 무한경쟁>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레이건 정부의 레거노믹스를 뒷받침하고, 자본주의를 3.0 버전으로 발전을 시켰지만, 실업문제와 빈부격차, 경제 지배구조의 악성 병폐 노출, 공익 조직의 민간 이전, 강대국의 시장개방 압력, 고용불안과 실업문제, 부의 쏠림 현상으로 양극화를 초래했다. 신자유주의는 인간 탐욕을 경제철학으로 둔갑시킨 세력, 신자유주의에 빠진 국가는 ‘약탈 국가’라는 오명을 썼고, 경제 약자를 증가시키는 이론으로 비판받던 중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함께 사망한 이론이다.
5) 행동경제학(경제학에 심리학을 적용하여 인간의 비이성적 소비를 지적)
<허버트사이먼과 다이엘카너민>이 주창한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소비행태를 관찰한 결과 고전 경제학이 전제한 대로 이성적 결정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직감적이고 감성적이며, 즉흥적이고 충동적이라는 사실에 착안하여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하여 기대효용 극대화를 추구한 경제학파다. (경제현상은 다원적 복합현상이라는 것에 착안한 인지경제학도 행동경제학의 부류) 행동경제학은 경제를 움직이는 인간 심리학에 기초를 둔 인문경제학으로, 소비자의 지갑은 생각하지 않고 현란한 언어로 선택을 강요하는 시장의 언어<~~하면 되고>에 빠지지 않도록 경종은 울렸으나, 개인 차원의 미시 경제학에 빠져 경제관련 집단행동, 조직행위, 국가의 통치 행위 등 거시적 통찰이 미흡한 경제학이다. 빠르게 변하는 현재 경제 문제를 행동경제학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기존 경제 이론은 왜 문제가 있었나?
경제이론이 경제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경제 문제를 해소하는 준거 틀로 작동하려면, 인간을 통찰하는 힘과 진리와 자연 법칙에 기초한 일정한 원칙이 있고, 경제 문제에는 인간의 모든 문제가 집결하기에 물질과 정신 관련 모든 학문을 동원하고, 실시간 분석을 위한 시스템이 정비되고, 인간의 자유 의지를 보장하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제반 요소를 고려하고 조합하는 총체적 학문으로 발전하고, 학문 자체에 권위를 인정하여 학문이 권력과 야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출현했던 인류의 경제 이론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알아보자.
1) 진리와 법칙에 기초하지 반쪽 경제이론은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동안의 경제 이론은 몸에 열이 나면 해열제를 처방하는 임시변통 식이었고, 성급한 사람이 샤워 꼭지 틀듯이 냉탕과 온탕을 반복했다. 기존 이론이 모순을 드러내면 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반대 이론을 제시하여 기존의 모순을 일시적으로 해소하지만, 자체에 안고 있는 근본 문제를 해소하지 못해 또 다른 문제를 노출했다. 자본주의가 인간의 소유 욕구와 부합되나, 노동 착취라는 구조적 모순이 생기자,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마르크스주의가 나타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되었고, 1930년대 후반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결합한 케인즈 이론이 세계 경제 공황을 극복했지만, 70년대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등 세계 경제가 침체되자, 자유 시장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신자유주의로 대체되었다. 신자유주의가 30년 동안 세계 경제를 이끌었지만, 최근 금융 위기가 닥치자 신자유주의 또한 사망선고를 했다. 경제 이론이 발전하려면 인간 존엄성, 다수의 복지, 경기 활성화에 기여하는 정(正)의 요소는 유지하고, 발전을 막는 반(反)의 요소를 발굴하여 보완 발전시키는 합(合)의 방향으로 진보해야 한다.
2) 종합 학문으로 미성숙
케인즈 이론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이종 결합한 정반합의 이론으로 경제 공황을 극복했지만, 복잡한 시대의 경제 흐름을 이기지 못했다. 국가별로 경제의 부피가 커졌고, 통제 범위에 들어오지 않는 세력이 등장했고, 인간 심리는 예측 불가능한 상태로 분화되었는데, 케인즈 이론은 국가 개입이라는 칼만 고수하느라 융통성을 잃고 오래 버티지 못했다. 이제 경제 이론은 인문, 사회, 자연 과학의 총합이 되어야 하고, 실물 경제를 실시간에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물질 밖의 정신의 문제, 윤리와 도덕성을 강조하는 종합 학문이 되어야 한다. 인간의 소유 본성을 보장하면서 국가가 경제 갈등을 동시에 해소하는 경제이론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3) 경제학의 권력화
어느 분야나 세력이 커지면 권력화 되는 것은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학문에 권력이 생기면 세력 간 생존 문제로 진리가 진리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이조시대 권력처럼 반대파를 제거해야 득세하는 원리가 적용되면 경제이론은 합리적 정책을 이끄는 초석이 아니라 세력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무기가 된다. 기존 문제를 해결하는 처방전으로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면 지식 권력을 만들고, 과학적 증거인 양 제도권으로 투입하여 경제 정책에 기여하지만, 한 쪽에 치우친 경제 이론은 스스로 권력 집단이 되어 이해 탐욕 집단에 면죄부를 주고,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세력의 편을 든다.
경제 이론의 아버지인 아담스미스의 <국부론>은 18세기 부를 추구하면서도 종교 교리로 고민했던 신흥 상공세력들에게 ‘인간은 이기심 때문에 움직인다.’가설로 상공세력들의 정신적 편을 들었고, 70년대 세계 불황이 닥치면서 케인즈 이론을 밀어내고 등장한 신자유주의는 레이건 정부의 레거노믹스를 뒷받침했다. 경제이론은 진리보다 권위라는 이름으로 군림하며, 탄력성 없이 일방적으로 행세하다가 모순이 폭발하면 이론도 사망한다. 그동안 경제이론은 뜨거운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소방수였지만, 잠복된 갈등 문제, 인간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생각하고, 반대편의 모순을 진압하지는 못하였다.
“부자는 경제를 알고, 자기 원칙을 세우고, 자기 판단 하에 경제활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