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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차림으로 꽃피는 남쪽 바다 해안선을 따라 달릴 때, 온몸의 숨구멍이 바람 속에서 열렸다. (20) 바닷가에 핀 매화 꽃잎은 바람에 날려서 눈처럼 바다로 떨어져내린다. (24) 몸 속으로 봄의 흙냄새가 자욱이 퍼지고 혈관을 따라가면서 마음의 응달에도 봄풀이 돋는 것 같았다. (36) 살아갈수록 풀리고 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은 점점 더 고단하고 쓸쓸해진다.(37) 소쇄원에서는 보는 쪽이 보여지고, 보여지는 쪽이 본다. (44) 대나무는 무기도 만들고 악기도 만든다. 죽창과 피리가 모두 대나무다. (47) 임철우는 이 시대의 용서와 화해가 가능한지를 고통스럽게 묻고 있고, 황지우는 치욕 속에서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산 자의 슬픔을 절규하고 있다. 삶은 소설이나 연극과는 많이 다르다. 삶 속에서는 언제나 밥과 사랑이 원한과 치욕보다 먼저다.(54) 가해자들은 아무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고 화해를 요청하지도 않았다. (56) 갈대는 새싹으로 솟아오르는 시절부터 바람에 포개진다. (74) 휴일의 서울 북한산이나 관악산은 사람의 산이고 사람의 골짜기다. 봉우리고 능선이고 계곡이고 간에 산 전체가 출근길의 만원 지하철 안과 같다. (89) 산은 적막하지 않으면 산이 아니다. 산의 아름다움은 오직 적막을 바탕으로 해서만 말하여질 수 있다. (89) 삶이 고단하고 세상이 더럽고 마음속에서 먼지가 날릴수록 산의 유혹은 더욱 절박하다. (89) '스스로를 속이지 않겠다'는 것이 산에 처하는 퇴계의 마음이다. 산이 인간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그 정화된 마음으로 다시 현실을 정화시킬 수 있을 때 산은 아름답다. (91) 5월의 지리산 숲은 온 천지의 엽록소들이 일제히 기쁨의 함성을 지르듯이 피어난다. (95) 화개 골짜기의 차나무숲이나 선운사 뒷산의 동백나무 숲이나 화순군 동복면의 편벽나무숲들이 대체로 그러하다. 상록수의 숲은 짙고 깊게 푸르러서, 그 푸르름은 봄빛에 들뜨지 않는다. (95) 숲의 빛은 바다의 물비늘처럼 명멸한다. (96) 자작나무숲은 멀리서 보면 빛들이 모여사는 숲처럼 보인다. (96) 은사시나무숲의 이파리들은 바람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일제히 뒤집히면서 나부껴서, 은사시나무숲은 풍향에 따라서 색이 바뀐다. (98) 모래톱 물가에서 혼자 사는 왜가리 한 마리가 물음표(?)모양으로 서서 물에 비친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99) 비싸지 않고 요란하지도 않은 음식이 한 지방을 대표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하동의 제첩국, 안동의 간고등어, 충무의 김밥, 의정부의 부대찌개, 나주의 곰탕 등이다. (99) 곡우에서 입하 사이에 햇차의 향기는 바람에 실려 이골 저골로 밀려다닌다.(105) 억지로 해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115) 퇴계가 생각했던 아름다움은 인격의 내면성에 바탕을 둔 것이고, 자연은 탐닉이나 열광, 음풍농월의 대상이기보다는 인간을 고양시키고 정화시키는 인격적 기능으롰써 아름다운 것이고 인간의 편이었다. (140) 마소처럼, 톱니처럼 일해서 겨우 살아가는 앙상한 생애가 이토록 밋밋하고 볼품없는 공간 속에서 흘러간다. 그리고 거기에 갇힌 사람의 마음도 결국 빛깔과 습기를 잃어버려서 얇고 납작해지는 것이리라. (147) 집 살 때 꾼 돈 이잣날은 흥부네 끼니 돌아오듯이 돌아온다. (151) 이제 가든과 파크와 기지국은 이 국토의 가장 압도적인 풍경이다. (162) 자연과 인간의 직접성을 훼손하는 모든 인위적 장치와 제도가 재앙이며 환란인데, 인간은 이 사나운 세상이 쫓아올 수 없는 오목한 땅에 터를 잡고 깊이 숨어서 생명의 위엄과 생명의 자연성을 보존해야 하며, 이 은둔과 보존이야말로 저 사나운 세상을 향하여 최후의 총반격을 감행할 후방 기지인 것이다. (164) 산비탈 양지쪽 그의 집 굴뚝에서 푸른 연기 한 줄기가 바람에 흩어진다. (173) 몸이 기진했을 때 풍경은 기갈처럼 몸 속으로 파고든다. (175) 부석사 안양루에서, 소백 연봉은 말떼가 질주하듯이 출렁거리면서 지평선 너머로 달려갔다. (176) 자신에게 절실한 길은 따로따로인데, 청춘은 아름답다는 말은 이런 대목에서나 써야 한다. (178) 의상은 한평생 옷 세 벌과 물병 한 개와 밥그릇 하나 외에는 몸에 지닌 것이 없었다. 세수를 한 뒤에도 수건을 쓰지 않고 얼굴의 물이 마르기를 기다렸다. 여러 산천을 두루 떠돌아다녔으며, 추위와 더위를 모르고 정진하되, 죽더라도 물러서지 않았다. 세상 잡사를 입에 담지 않았으며, 문도들과 화엄의 교학을 문답할 때도 말을 지극히 아꼈고, 말이 번다한 후학들을 엄히 꾸짖었다. "인연으로 빚어지는 모든 것들에는 주인이 없다"라고 그는 말했다. (183) 장기곶 등대를 돌아서 해안도로를 따라 구룡포까지 내려간다. 구룡포부터는 바닷길을 버리고 산길로 들어간다. 금오산(240미터)꼭대기에서는 영일만과 포항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190) 백의종군을 시작하던 1597년 5월 16일의 일기는 "맑음. 오늘 옥문을 나왔다"로 시작된다. 그는 자신을 가두고 때리면서 사형의 빌미를 찾으려 했던 정치 권력의 정당성 여부와 그 원한에 관하여 끝끝내 일언반구도 말하지 않았다. (213) 그는 정치를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그가 정치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는 그를 두려워했다. 이것이 그의 비극의 근원이었다. (219) 우리는 아름다움의 힘이 현실을 개조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225) 길에 대한 신경준의 사유는 "도로고"속에 들어 있다. 그는 말한다. "맹자가 말하기를 인은 집안을 편안게 하고 의는 길을 바르고 한다고 하였으니 집과 길은 그 중요함이 같다. 길에는 본래 주인이 없어,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228) 하늘재는 관음리(문경시)에서 미륵리(충주지)로 넘어가는 백두대간의 고개다. 하늘재는 문헌에 기록된 한반도 최초의 도로이며 고개다. (249) 배낭이 무거워야 살 수 있지만, 배낭이 가벼워야 갈 수 있다. 그러니 이 무거움과 가벼움은 결국 같은 것인가. (261) 오직 빛만이 폐허가 아니었다. 새로운 시간의 빛들은 거듭 이 폐허에 쏟아져내릴 것이었다. (264) 한산자(당나라의 전설적인 거렁뱅이 시인)는 길 없는 산으로 올라가는 뒷모습이 아름답고 퇴계는 길 있는 마을로 내려오는 앞모습이 아름답다. (268) 그 큰 산맥에 내리는 가을의 빛은 사람들이 거기에 투사했던 원근법의 그물코 사이를 빠져나오면서, 무진장으로 쏟아져내렸다. (268) 하면옥치는 미천골 1,100미터 고지에서 동해 쪽으로 내려오는 길의 첫번째 마을이다. 여기는 맑은 땅이다. (270) 그가 등짐 지고 날밤 새워서 얻는 이 가랑잎 같은 만 원짜리 지폐 몇장은 밥으로 바뀌어서 식구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몽땅 이자로 은행에 들어간다.(277) 겨울의 강은 흐름이 아니라 이음이었다. 강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인간의 표정으로 깊이 가라앉아 있었고, 물은 속으로만 깊게 흘렀다. (281) 천담 마을 앞에서 섬진강은 커다랗게 굽이치면서 방향을 틀어서 구담.싸리재.장구목.북대미 같은 작고 오래된 마을 옆을 흐른다. 이 구간에서 강물의 수심은 무릎 정도이다. 마주보는 마을 사이에 다리가 없어서 신발을 벗고 자전거를 끌면서 물 속을 걸어서 강을 건넜다. (282) 장구목 마을 주민 열두 가구가 돈을 모아서 5백만 원을 마련했다. 요강바위는 중장비에 실려서 4년 만에 고향 물가의 제자리로 돌아왔다. (283) 조선 영조 연간의 지리학자 신경준은 "하나의 근본으로부터 만 갈래로 나누이는 것이 산이요, 만 가지 갈래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은 물이다"라고 말했다. (301) 소통이 곧 변혁이고 쇄신이며, 소통만이 닫힌 삶의 질곡을 넘어서는 대안이라는 생각을 그는 강의 흐름을 통해서 체계화한다. (304) 한강의 강남 자전거도로는 40킬로미터 구간에 끊어진 곳이 없다. 자동차는 들어올 수 없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고, 급회전이나 모래구간이 없어서 초보자도 누구나 갈 수 있다. 강가의 공원마다 매점과 편의시설이 있어서 배낭 없이도 갈 수 있다. 가다가 너무 지치면 유람선을 타고 출발점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308) 조류학자들에 따르면, 철새들은 해마다 찾아오는 특정 지역에 대한 인상이 유전자 속에 각인된다고 한다. 무서운 추억이다. 추억이 본능이며 생명력인 것이다.(309) 움직이는 산이 사람에게로 다가와 사람의 마음속에서 새롭게 자리잡는다. 그렇게 해서 산하는 그것을 바라보는 자의 생애의 일부가 된다. (320) 아득한 강 건너로 행주산성으르 마주보는 절경이다. 겸재는 이 마을에서 현감을 지냈다. 관아는 헐리고 향교는 남았다. 이 향교가 양천향교다. 양천향교는 서울 시내의 유일한 향교다. (323) 전국의 향교는 234개소이다. 모두 다 양지바르고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 향교들이 사회 교육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지는 이미 오래다. (324) |
*‘음식의 언어’에는 재미있게도 한국의 식품 광고 이야기가 등장한다. 미국의 디저트 광고가 크림이나 부드러운 질감의 달콤함을 자극하는 반면, 한국의 식품 광고에는 ‘칼칼하다’ ‘톡 쏜다’ ‘얼얼하다’처럼 촉감을 자극하는 말이 더 많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간식 광고라기보다는 라면 광고였을 것이며, 한국말로 재번역된 저 형용사들은 원래 ‘매콤하다’ 혹은 ‘얼큰하다’의 파생어였을 것이다. 어쨌거나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세계적으로도 증명되는 듯하다.
라면의 본래적 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매우 청렴하고 정갈하다. “파의 서늘한 청량감이 달걀의 부드러움과 섞”이고, “가장 아름답고 비싼 도자기 그릇에 담아서, 깨끗하고 날씬한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 김훈만의 라면 만들어 먹기는, 이 부박한 현실에서의 먹고살기를 “덜 쓸쓸하고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3강 알랭 드 보통의 사랑, 그리고 오스카 와일드
* 알랭드보통의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kiss&tell),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세이집 <동물원에 가기>
에세이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The Consolations of Philosophy><여행의 기술 The Art of Travel><불안 Status Anxiety>
문학평론서인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 등
* 말짱한 영혼은 가짜다.
슬픔을 봐도 슬프지 않습니다. 기쁨을 만나도 별로 기쁘지 않습니다. 말짱하지요. 벚꽃이 떨어져도, 타인의 고통을 만나도 아무런 감흥이 없습니다. 평범하고 안일함을 추구하는 말짱한 영혼, 그저 사는 게 지겹고 재미가 없을 뿐입니다. 알랭 드 보통이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뜨겁습니다. 여름의 절정입니다. 온몸의 촉수를 열어놓고 일상에서 소중함과 행복을 발견하며, 오늘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미친 영혼이 되라고 주문하는 것 같군요.
*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가장 쉽게 유혹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랑의 아이러니 가운데 하나이다.- 알랭드보통
유난히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만큼은 내가 아닌 겁니다.
사랑 앞에서 나는 알랭 드 보통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이제는 ‘나는 누구인가’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보다 ‘나는 상대에게 누구인가’가 중요해진다는 이야기죠.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에서 내가 어떻게보이느냐에
초점을 맞춘다는 겁니다. 사실 진정한자아라는 것은 같이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와 관계없이 안정된 동일성을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하게 되면 이게 잘 안 됩니다. 유난히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만큼은 내가 아닌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게 중요하지 않고, 저 사람이 좋아해 줄까가 중요해집니다. 관점이 모두 상대로 돌아서는
것이 사랑입니다
* 우리가 첫눈에 사랑하는 사람들은 우리 머릿 속에 작곡된 심포니처럼 멋지다.
사랑하는 여자를 더 잘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당혹감은 머릿속에서 작곡한 놀라운 심포니를 나중에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소리로 들었을때의 느낌과 같다. 우리의 생각 가운데 많은 부분이 연주를 통해서 확인되는 것에 감명을 받기는 하지만 아주 사소한 것들이 의도와는 다르게 연주되는 것을 알아차리지 않을 수 없다. 바이올린 연주자 가운데 하나의 음정이 틀린 것 아닌가? 풀루트가 약간 늦게 들어온 것 아닌가? 타악기 소리가 너무 이른 것 아닌가? 우리가 첫눈에 사랑하게 된 사람들은 구두나 문학에 관한 취향의 충돌로 부터 자유롭다. 연주 되지 않은 심포니가 음정이 틀린 바이올린이나 늦게 들어오는 플루트로 부터자유로운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공상이 실제 연주되는 순간,의식 속을 떠다니던 천사 같은 존재들은 지상으로 내려와 자기 나름의 정신적이고 육체적 역사를 가진 물질적 존재로서 자신을 드러낸다
* 사랑의 정의 : 도달하지 못하는 것- 김훈 * 사랑에 대한 적나라한 통찰 감정이입보다 우리의 감정 상태를 적나라하게 다 보여주죠. 연구소에서 연구하듯 분해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사랑에 빠 지고 싶게 만들지 않아요. 그렇지만 아주 매력적입니다. 사랑에 빠지기까지, 빠진 후의 말이나 행동들이 왜 그렇게 나오는지 깊이 있게 해석했기 때문이죠. p103
다양한 사람들의 철학과 이론을 소설 속에 풀어내는 데 이야기가 잘 맞물려 무릎을 치게 합니다. p104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 사랑의 정의라는 겁니다. 내 사랑을 가지고 돌진을 하고, 형성이 되면 행복한 공간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모두는 불충분한 자료에 기초해서 사랑에 빠지며, 우리의 무지를 욕망으로 보충한다. p105
이상과 현실 사이 즉 같은 대상인데 식탁에 있으면 생활이 되고 액자에 있으면 예술이 된다. 그러니까 ‘액자’가 중요해진다라는 것이죠. 이유는 사람들은 액자 속에 들어간 것은 뭔가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p113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상대가 다른 누구도 주목해주지 않았던 어떤 부분을 주목해주거나 다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던 진가를 알아줬을 때 사랑에 빠진다는 거죠. p115
그런데 사랑이란 게임에서만큼은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것’, 그게 권력입니다. p116 → 지금까지 내가 했던 사랑에서 내가 늘 이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내게 내가 정말로 좋아하 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달라질거라고 얘기하나보다.
행복은 선택이다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 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p120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하지만 행복은 발견의 대상이에요. 주변에 널려 있는 행복을 발견하면 되는 겁니다. p123 → 주변에 널려 있는 행복들을 발견하는 것. 정말 중요하다. 일상의 행복, 바로 이것이다. * 유우머에 대한 얘기 대한 얘기도 나오는데 이것도 참 흥미롭습니다.유우머라는 게 무엇인가. 왜 웃음을 터뜨리느냐하면 우리는 우 리가 혼자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주 어색한 측면들을 드러낼 때 웃는다는 겁니다. * 남자와 개의 공통점 다섯 가지 첫째. 털이 많다. 둘째. 먹이를 일일이 챙겨줘한다 셋째. 시간을 내서 놀아 줘야한다 넷째. 버릇을 잘못 들이면 평생 고생한다. 다섯. 복잡한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 프루스트와 삶의 변화 죽음이 임박했을 때 갑자기 생기는 삶에 대한 애착은, 우리가 흥미를 잃은 것은 목적이 보이지 않는 삶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영위하는 삶의 일상적인 형태라는 것, 그리고 우리에게 불만이 생기는 것은 인간의 경험이 돌이킬 수 없도록 음울하기 때문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특정한 방식 때문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p126
우리의 정신은 의식 위에 떠다니는 특정한 대상을 포착하게끔 회로에 설정된 레이더와 같아서, 책을 읽고 나면 그전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이 레이더에 걸린다는 겁니다. p128
김훈과 유홍준은 늘 안테나를 세우고 사는 거죠. 그들이 안테나를 세워서 만든 것이 책이고요. p129 * 프루스트는 이런 상투적인 표현들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는 데요. 그 이유는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라 서가 아니라 아무런 자극을 주지 않아서라는 겁니다. 이런 표현들은 그냥 흘러가버린다는 거죠. * 프루스트는 이런 수식들이 우리 생각의 범위를 한정시키고 있다고 말합니다. 더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문장들 이라는 거죠. 그래서 “언어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언어를 공격하는 것뿐입니다.”라고 합니다. p135
* 디자인은 단순한 멋 부리기가 아니다. 디자인은 깊은 생각의 반영이고 공간에 대한 배려다. p68 |
* 책이나 그림, 음악 등의 인문적인 요소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촉수를 만들어줍니다
* 그는 대화의 소재를 다른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 찾았다. (…) 그는 당신이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대신에 당신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 요즘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힘든 나에게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 같다. 상대의 생각 속에서 대화 소재를 찾는 것. 찾기 위해 상대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대화에서 공감을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키스는 모든 것을 바꾸어 버린다. 두 살갗이 접촉하게 되면 우리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들어가, 암호화된 말의 교환은 끝이 나고 드디어 이면의 의미들을 인정하게 될 터였다. p136
→ 키스를 하는 순간, 머리 속에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겠지?
예술지상주의자 오스카 와일드
제가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목표로 삼는 건 온몸이 촉수인 사람이 되는 겁니다
*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행복을 추구하려고 하니까, 어떤 조건을 만족시키려다보니 결핍이 생기는 겁니다. 하지만 행복은 발견의 대상이에요. 주변에 널려 있는 행복을 발견하면 되는 겁니다.
*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소개하면서 주인공 안나를 ‘바람기있는 여자’로 소개하잖아요. 그런데 ‘다른 생에 대한 동경’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읽으면서 ‘바람기’라는 부정적인 느낌이 왠지 매력적으로 들리더라구요.”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누구나 있어요. 바람기는 다른 말로 ‘다른 생에 대한 동경’이에요. 다른 곳에 더 나은 인생이 있을 것 같은 막연한 동경이죠. 결혼하고 이게 더 심해지는 이유는 결혼과 동시에 다른 선택의 문이 닫혀버리기 때문이에요. 다른 세계, 다른 가능성, 다른 즐거움, 다른 쾌락에 대한 문을 닫는 게 결혼이라는 제도잖아요.’(280 p)
“작가가 지중해 철학을 애기하면서‘개처럼 살자’고 하잖아요. 좌우명을 바꿔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스인 조르바]를 소개한 글도 좋았습니다.”
“(...) 사람이란 나무와 같소. 당신도, 버찌가 열리지 않는대서 무화과 나무와 싸우지는 않겠지?”(200 p)
“사람은 다 다르고, 각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우리의 욕망으로 채워넣고, 실망하곤 다툴 필요가 없다. 무화과나무한테 버찌가 안 열린다고 화를 내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작가의 해석에 공감했어요. 그게 우리의 모습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