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9일 일요일... 오늘은 산빛산악회에서 도봉산 선인봉 등반이 있는 날이다. 어느 루트를 오를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이미 등반을 해 본 표범길이나 박쥐길보다는 내 능력으론 힘들긴 해도 난이도가 있는 다른 루트를 가봤으면 하는 바램으로 포돌이 광장으로 향했다. 난이도가 있는 루트로 등반을 잡으면 내가 처음 올라보는 생소한 루트라 루트의 정보도 없고 오르다가 자칫 자력으로 오르지 못하는 힘든 상황이 닥치더라도 다양한 많은 루트를 경험해 보는게 내 등반경험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걸 경험하고 배우고 느끼는게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두달간 등반을 쉬었다... 그리고 두달만에 하는 첫 등반이다... 8시 30분... 포돌이광장에 도착하니 문섭대장이 먼저 와 있었다. 일행을 기다리는동안 문섭대장과 간단하게 라면과 국수로 아침을 해결하고 있으니 창연형이 도착했다... 하늘에 짙은 먹구름이 선인봉을 휘감고 있는걸 보니 혹 비가 내리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일단 올라가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워킹을 하기로 하고 선인봉을 향해 걸음을 옳겼다. 날씨가 습하고 더워서 오르는동안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뭐 날씨도 꾸물꾸물 금방 비가 올것 같기도 하고... 날씨도 덥고... 급할것 없이 느릿느릿 걸어 올라가는데 문섭대장 컨디션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중간중간 여러번 쉬면서 푸른샘터에 도착해 목을 축이고 물을 긷고 석굴암을 지나 표범길과 박쥐길 앞에 도착했다. 아직 등반하는 팀들은 보이지 않는데 표범길과 박쥐길 앞에는 플라이가 쳐져 있고 10여명이 등반중비를 하고 있고 뒤이어 골수팀까지 합류를 하니 표범길과 박쥐길 앞에는 16명 정도가 모이게 되었다. 어느 루트를 갈까 하고 무섭대장이 여기 저기 둘러보다 현암길(5.11C/A0)을 가자고 한다. 난 그 루트의 난이도나 특성도 모른채 무조건 달려들었다. 등반 시작은 정승권등산학교 암벽반 3주차 교육을 받던곳에서 시작됐다. 다른 팀들은 모두 베낭을 벗어놓고 등반을 하는데 우리팀도 베낭을 벗고 등반을 한다고 한다... 난 먹거리며 물, 기타 귀중품을 두고 갈 수 없어서 내가 베낭을 메고 올라간다고 했다. 그게 나중에 등반을 하는데 개고생을 하게 만들 줄이야... 대장이 선등으로 첫 퀵도르를 걸기 전 까리한 표정을 지으며 자세를 잡아보더니 금새 1피치(5.9)를 올랐다. 창연형이 나에게 새컨을 할지 설겆이를 할지 묻자 내가 기록을 남기려면 새컨을 하면 기록이 안되니 창연형에게 새컨을 맡으라 했다. 창연형도 첫 출발에서 이리저리 자세를 잡으며 까리한 표정을 짓더니 금새 올라갔다... 내 차례가 되니 왜 다들 첫 자세를 잡고 오르는데 까리한 표정을 지었는지 알만했다. 왜케 자세가 안나오는거야??... 미끄덩 미끄덩... 첫 자세를 잡고나서 첫 손 홀드를 찾으니 그 담부턴 스스슥.. 첫 피치를 올라가서 다음 2피치(5.11C)를 올려다보니 슬슬 답이 안나오기 시작한다... 빨딱 선 페이스에 손과 발의 홀드를 찾을 수 없다... 대장 또한 난감하긴 마찬가지인것 같다... 몇 번을 시도했지만 계속된 실패... 하늘길을 오르던 대장의 지인이 그 모습을 보고 한 수 코치를 해주고 간다. 거기 잘 보면 3군데 닥터링을 해놓은 곳이 있은데 그 작은 홀드를 찰 찾아서 그걸 이용해서 올라야 한다고 일러주고 올라갔다. 문섭대장이 요리조리 찾아보다가 그 홀드를 발견하고는 겨우 그 구간을 지났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0B8446503234DE04)
![](https://t1.daumcdn.net/cfile/blog/19071F46503234E10E)
첫 출발에서 까리한 표정으로 난감해 하다가 첫번째 발과 손 홀드를 찾은 창연형.
![](https://t1.daumcdn.net/cfile/blog/190E6346503234E101)
![](https://t1.daumcdn.net/cfile/blog/146CD246503234E631)
저 늠름하고 믿음직한 창연형의 등반 모습을 보라~^^ 자신감이 느껴지지 않나요~ 하지만 여기까지라는거~^^
![](https://t1.daumcdn.net/cfile/blog/14080346503234E70C)
2피치에서 손과 발의 홀드를 못찾고 헤멜때 하늘길을 지나던 지인이 일러준 닥터링 홀드를 찾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023D46503234E715)
닥터링 홀드를 이용해 간신히 올라서는 문섭대장.
![](https://t1.daumcdn.net/cfile/blog/14755F46503234E729)
대장이 닥터링 홀드를 못찾고 헤멜때 불안불안한 마음으로 세컨빌레이를 보는 창연형.
![](https://t1.daumcdn.net/cfile/blog/182B8E36503234E913)
닥터링 홀드를 찾고 두 동작을 오르고 나서 자신감 있게 오르는 문섭대장.
![](https://t1.daumcdn.net/cfile/blog/192D3B36503234E910)
2피치 마의 구간 크럭스에서 쉬고 있는 대장.
![](https://t1.daumcdn.net/cfile/blog/1633D236503234EA05)
![](https://t1.daumcdn.net/cfile/blog/20258836503234EC1E)
![](https://t1.daumcdn.net/cfile/blog/1825D136503234EE1F)
창연형과 나는 크럭스 구간에서 한동작 볼트를 따고 닥터링 홀드를 이용해 올랐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31E136503234EF09)
![](https://t1.daumcdn.net/cfile/blog/122D3636503234EF12)
2피치를 오르고 아래를 내려다 보니 먹구를 속에서 비가 쏟아지는것 같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9347336503234EF04)
![](https://t1.daumcdn.net/cfile/blog/146A043F503234F004)
![](https://t1.daumcdn.net/cfile/blog/1453543F503234F12E)
2피치 크럭스 구간을 통과하자 더 막막한 3피치(A0) 사선 오버행 인공등반 구간이 나타났다. 비스틈한 오버행이라 밸런스를 잡기도 볼트따기를 하더라도 완력을 쓰기가 힘든구간이었다. 문섭대장도 힘들게 올랐고... 창연형은 더 힘들게 올랐고... 나는 베낭까지 메고 설겆이를 하는라 더더더~ 개거품을 물고 올랐다.. 우~~ 띠벨 이런줄 알았으면 베낭을 두고 오는건데~~ 씨~ 씨~!!
![](https://t1.daumcdn.net/cfile/blog/184CC43F503234F135)
비스듬히 약간 사선 오버행이라 볼트따기도, 완력을 쓰기도 참 힘든 구간이었다. 대장도 힘들어 했지만 선등으로 잘 올라갔고 창연형은 참 어렵고 어중간한 자세로 올라갔고 나는 베낭을 메고온걸 후회하면 씨~씨 거리며 오르는것보다 더 힘든 확보물 회수까지.. 우띠~~ ㅋㅋㅋ 그래도 나에겐 비장의 무기인 피피훅이 있어서 볼트에 피피를 걸고 퀴도르를 회수하고도 피피에 의지해 힘뜰때마다 쉴 수 있었다. 어차피 인공구간인데 피피를 이용했다고 욕할건 없겠지...ㅎㅎ 배운것과 있는 장비는 잘 써먹어야지....ㅋㅋ
![](https://t1.daumcdn.net/cfile/blog/1569C13F503234F106)
대장이 이 구간을 선등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존경스러워 보이던지.... 오르는걸 볼때는 실감을 못하다가 막상 붙어보니.. 요즘 말로다가 멘붕이었음...ㅠ.ㅠ
![](https://t1.daumcdn.net/cfile/blog/1263B93F503234F210)
![](https://t1.daumcdn.net/cfile/blog/165C153F503234F21D)
![](https://t1.daumcdn.net/cfile/blog/114F703F503234F230)
![](https://t1.daumcdn.net/cfile/blog/2073D943503234F303)
![](https://t1.daumcdn.net/cfile/blog/18723F43503234F306)
![](https://t1.daumcdn.net/cfile/blog/175E5D43503234F425)
![](https://t1.daumcdn.net/cfile/blog/20556D43503234F432)
![](https://t1.daumcdn.net/cfile/blog/19611043503234F420)
세컨인 창연형이 3피치를 오르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667743503234F518)
힘든구간 창연형 자세좋고 잘 오르는것 같죠? ㅋㅋㅋ 사실은 이렇지 않았음.. 사진 초이스의 위력이랄까~~? ㅋㅋㅋ
![](https://t1.daumcdn.net/cfile/blog/14555443503234F532)
![](https://t1.daumcdn.net/cfile/blog/205AB93F503234F521)
![](https://t1.daumcdn.net/cfile/blog/1256943F503234F627)
창연형의 저 동작들은 완력이 없으면 2초 버티기도 힘들다.. 창연형 간만에 등반을 같이 해보니 실력이 전보다 많이 늘었다는게 느껴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60343F503234F614)
3피치(A0) 크럭스를 벗어나니 위의 4피치(5.9)는 그나마 좀 나은 페이스 등반. 좀 낫다고 해도 사진보다 더 빨딱 선 페이스 구간이었음...
![](https://t1.daumcdn.net/cfile/blog/1168A13F503234F808)
![](https://t1.daumcdn.net/cfile/blog/1261763F503234FA11)
창연형이 4피치를 끝내자 창연형은 내 후등빌레이를 뒤로하고 문섭대장을 먼저 5피치로 올려보냈다. 다음은 내가 땡칠이가 되어 4피치와 5피치, 두 피치를 한 번에 완료... 헥~ 헥~@@
![](https://t1.daumcdn.net/cfile/blog/194F6D3F503234FB33)
3피치를 완료하고 나니 비가 살살 뿌리고 균형을 잡지 못 할 정도의 세찬 바람이 사정없이... 쉴새없이... 하염없이 불어온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6DE83F503234FB01)
등반을 하다 생각해보니 내 사진이 없는듯... 나 요기 왔었어~~ 인증샷 셀카로 날려주고...
![](https://t1.daumcdn.net/cfile/blog/1124DA42503234FD13)
얼마나 높이 올라왔는지 아래도 한 장 찍어주고...
![](https://t1.daumcdn.net/cfile/blog/11098442503234FE3F)
4피치에서 5피치로 올라가는 문섭대장 빌레이를 보는 창연형. 가까이서 4피치 이 바위가 선것을 보았다면 다들 무서웠을꺼야.. 찐짜루... 손과 발 없음... 믿고 서야함... 근데 믿음이 안가는...
![](https://t1.daumcdn.net/cfile/blog/1729AA42503235000C)
4피치에서 5피치로 올라가는 문섭대장. 5피치 첫 출발도 손과 발이 없는.. 믿고 올라서야 하는 페이스인데 그 15미터 정도를 지나면 보이는것 처럼 턱이진 오버행이 나타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6186B425032350127)
5피치 오버행을 지나 등반을 하고 있는 문섭대장... 문섭대장이 서있는 그곳에서 위를 보면 벽이 70도 정도다.. 아래에선 아주 좋아 보이는데...
![](https://t1.daumcdn.net/cfile/blog/191980425032350125)
나는 3피치 확보중. 창연형은 4피치에서 확보를 하고 5피치로 향하는 문섭대장 빌레이를 보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23FF425032350415)
창연형이 4피치에서 5피치로 올르고 있다 이때 몸을 가누지도 못할만큼 세찬 바람이 쉬지않고 불어왔다. 그 바람은 내 차례가 되어 오를때까지도 쉬지 않고 불었고 살살 비도 뿌리기 시작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913BE3E5032350401)
5피치를 오르면서 오르다 미끄러지고... 바람에 날려서 밸런스를 못잡고 떨어지고... 손과 발이 없어 난감해서 떨어지고... 이러게 오르다 제자리로 돌아오길 여러번.. 나도 마찬가지...
![](https://t1.daumcdn.net/cfile/blog/177B0B3E5032350625)
![](https://t1.daumcdn.net/cfile/blog/1313CD3E5032350801)
5피치 첫 출발에서 오버행 턱까지 가기가 힘들지만 거기까지만 가면 오버행 위에 좋은 손 턱이 있어서 그닥 어렵지 않게 오를 순 있다. 올라서면 그 위가 빨딱서서 턱을 넘는것보다 훨~~씬 어렵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47FAA3E503235091D)
창연형이 오르는 저 턱? 지점?을 넘어서는게 아주 힘들다. 난 베낭에.. 바람에... 할수없이 퀵을 따고 지나갔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901DE3E5032350A1B)
5피를 마치고 좌측으로 보이는 박쥐길 소나무와 시내풍경.
![](https://t1.daumcdn.net/cfile/blog/18714C3E5032350A36)
우측으로 보이는 루트 풍경. 등반을 마치니 빗술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빠르게 하강을 서둘렀는데도 자일이 2동이라 계속 비를 맞으며 하강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01483E5032350B1D)
우리팀이 하강을 마치니 비는 더 세차게 퍼붓기 시작했다. 등반을 하던 팀들도 서둘러 하강을 하고 있다. 우~띠 오늘 완전 노가다 등반이었다. 그래도 다음 등반도 더 난이도가 있는 개고생 길로 등반을 이끌어 주소서~ㅎㅎ 그 개고생 사서 하리니.. 다음 개고생 길이라면 하늘길이나 학교길쯤 될덴데... 진짜로 가면 어쩌나~^^
![](https://t1.daumcdn.net/cfile/blog/1742EE415032350D0A)
오늘 두달동안 쉬었다가 등반을 해보니 역시 쉬면 힘들다. 그래도 문섭형과 창연형이 있어서 즐거운 등반이었다. 등반이 끝나고 내가 닭백숙 노래를 불러서 닭한마리에서 맛있게 뒤풀이를 하고 창연형이 폼나게 계산을 하고 헤어졌다. 창연형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어요~ ^^ 오랫만에 같이 등반한 창연형, 문섭형 반갑고 즐거웠어요~ 그리고 너무나 오붓한 등반...^^ 진택이형이 아쉬웠겠어요~ㅎㅎ 자~자~ 더위도 끝나가고 시즌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신나게 달려봐야죠 모이셈~~~^^
<현암길 루트개념도는 자료실<등반자료 65번 게시물을 참조하세요>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2-12-08 20: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