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야심작 갤럭시Z폴드3, 갤노트 빈자리 채울 수 있을는지…
[Biz 톡]
최인준 기자
“갤럭시노트는 오늘날 스마트폰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가져왔다.”
지난 11일 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이하 갤노트)의 단종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날 삼성전자 드루 블랙커드 부사장이 온라인 갤럭시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올해 갤노트 출시는 없다”고 발표하자 주인공(갤럭시Z폴드3) 대신 갤노트가 걸어온 길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집중 조명했습니다.
갤노트가 유독 부각된 것은 갤럭시S 시리즈와 더불어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글로벌 시장 정상으로 이끈 일등 공신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처음 출시된 갤노트는 5인치 이상 디스플레이를 앞세워 애플이 주도하던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 시장을 단숨에 대화면 위주 시장으로 바꿔놨습니다. 수첩처럼 메모를 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S펜은 애플의 태블릿PC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갤노트는 애플의 아이폰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두꺼운 팬층을 만들었습니다. 2016년 갤노트7 발화 사태 이후에도 삼성전자는 매년 하반기마다 후속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번 갤럭시 언팩을 앞두고는 갤노트를 출시해달라는 해외 온라인 청원에 3만명 넘게 서명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삼성이 갤노트를 부활시킬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습니다. 이미 샤오미·ZTE 등 중국 경쟁사들이 갤노트 수준의 대화면과 성능을 갖춘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어 갤노트의 경쟁력이 애매해졌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갤노트를 대신할 차세대 주자로 폴더블(접는)폰인 갤럭시Z폴드3를 밀고 있습니다. 갤노트 수요층을 노려 갤럭시Z폴드3에 처음으로 S펜을 지원하면서 가격은 100만원 후반대로 40만원가량 낮췄습니다. 하지만 갤노트와 달리 기기 안에 S펜을 넣을 수 없는 데다 아직 폴더블폰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가 많아 갤럭시폴드3가 갤노트 팬층을 흡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기존 폰보다 화면이 두배로 커진 갤럭시Z폴드의 경우 소형 노트북에 버금가는 성능과 문서 처리 능력 등 장점이 많지만 여전히 휴대하기엔 무겁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삼성이 폴더블폰이라는 새로운 제품으로 갤노트 단종에 실망한 충성 고객을 다시 붙잡아 거세지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세계 IT 업계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