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조직구조, 호칭 파괴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벤처기업 성공모델 보여줘
2년 동안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도 문을 닫지 않는 벤처기업은 흔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카카오톡을 만든 회사 카카오의 이제범 대표는 운이 좋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무료 문자메시지 서비스인 카카오톡이 인기를 끌기 전까지, 카카오가 만들어왔던 웹 서비스와 모바일 서비스들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그 험난했던 첫 2년 동안 수많은 시도와 실패를 거듭했기 때문에 카카오가 유연한 조직구조와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었고 결국 카카오톡과 같은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다.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3년 동안 조직개편을 40회 이상 했을 거에요.” 지난 4월 28일 비즈니스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말했다. “우리 회사는 새로운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는 미션을 가진 조직입니다. 전략이 시장에 반응에 따라서 굉장히 유연하게 변해야 하고, 전략이 바뀜에 따라 조직도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죠. 그러한 유연함이 우리 조직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즉, 카카오는 카카오톡 출시 이전에 겪었던 많은 시도와 실패들로부터 실수는 빨리 잊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것이다. 현재 카카오톡은 한국에서 약 1천1백만 명, 외국에서 약 2백만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어, 영어, 일본어의 3개 국어를 지원하고 있다. 또 매달 약 1백만 명이 다운로드받고 있다. 이대표의 꿈은 카카오톡을 이른바 ‘소셜허브’로 만들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넘는 글로벌 서비스를 완성하는 것이다.
왓츠앱을 이기다
카카오톡의 성공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된 프로세스의 결과라는 점에서 토요타자동차의 칸반 시스템을 연상시킨다. 이 대표는 “끊임없는 실패를 했죠”라고 말한다. 가장 큰 교훈은 ‘부루닷컴’이라는 소셜네트워킹 웹사이트를 만들 때였다. 미국시장을 겨냥한 부루닷컴을 만들기 위해 이 대표와 전 직원들은 꼬박 1년을 투자했다. 그러나 미국시장의 반응은 미미했다.
부루닷컴 실패는 교훈을 남겼다. 바로 4-2의 법칙이다. 즉, 카카오에서는 새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 마다 팀원을 4명 넘게 배정하지 않는다. 보통 2명의 프로그래머, 1명의 디자이너, 1명의 기획자로 팀이 이루어진다. 이 팀이 딱 2달 동안만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기간 동안 좋은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그 프로젝트는 과감히 접는다. 팀은 해산되고 멤버들은 다른 프로젝트로 배정받게 된다. 아쉬움은 남겠지만, 대신 직원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새 일에 투입된다.
카카오톡 역시 이러한 4-2 프로젝트의 결과로 2010년 초에 탄생했다. 당시 이 대표는 ‘왓츠앱’이라는 미국산 무료 문자메시지 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주목하고 있었다.
“어느 날 보니 왓츠앱이 유료로 전환하더라구요. 이건 우리에게 기회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건 결국 많은 사람이 써야 가치가 있는 서비스모델이니까요.”
4-2의 법칙에 따라 4명이 문자메시지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2달 만에 카카오톡을 만들어냈다. 스마트폰 유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조직개편에는 일가견이 있는 이 대표는 아예 회사 전체를 카카오톡에 집중하도록 재구성했다. 심지어 “아이위랩”이라는 회사의 이름까지 “카카오”로 바꾸어버렸다.
카카오라는 이름은 사내에서 브레인스토밍과 투표를 통해 뽑혔다. 한 직원이 ‘카카오’라는 이름이 발음하기에도 편하고 달콤한 이미지라며 추천했다. 다만 카카오의 영어 스펠링인 Cacao 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인터넷 도메인을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c 대신 k를 넣어 Kakao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카카오톡은 입소문을 타고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카카오톡이 공짜이고, 쓰기 편하고, 또 노랑과 갈색으로 이루어진 화면이 예뻐서 좋아한다. 또 스마트폰의 핸드폰 전화번호를 이용자식별에 사용하므로 따로 아이디나 패스워드를 등록할 필요도 없다. 여러 사람들과 그룹채팅도 가능하고 사진이나 비디오클립, 음성녹음 메시지도 전송이 가능하다. 특히,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처럼 '친구' 등록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 사용자 전화에 연락처가 등록되어 있는 사람은 자동적으로 카카오톡 친구 리스트에도 등록이 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제 카카오톡이라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지만 4-2의 룰은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서비스 개선을 위한 하부 프로젝트들에는 소규모 팀과 한정된 시간만이 주어진다.
김범수 의장과의 만남
카카오는 아이위랩이라는 이름으로 2008년 6월에 설립되었다. 창업자인 김범수(45) 의장은 한국 최대 인터넷회사인 NHN의 공동창업자이다. 김 의장은 이제범 대표를 영입해 카카오를 맡겼으며 본인은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김 의장과 이 대표는 12살의 나이 차이가 있지만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동문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되었다. 33세인 이 대표는 한국 기업문화에서 CEO를 하기에는 젊은 편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카카오에서는 나이나 직급은 중요하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카카오에서 철저히 지켜지는 규칙 중 하나는 직원들끼리 부를 때 영어 별명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가장 어린 직원이 김범수 의장을 부를 때도 ‘김 의장님’이 아니라 ‘브라이언’이라고 불러야만 한다. 이 대표는 이름의 영문 이니셜을 따서 ‘JB’라고 불린다.
“저희는 ‘신뢰, 충돌, 헌신’이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굉장히 많은 충돌을 하고, 또한 그 충돌 뒤에 결론이 나면 거기 헌신한다라는 조직문화입니다. 이중에서 ‘충돌’ 부분에 가장 사람들이 힘들어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의 의견에 반대하거나 충돌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이 대표의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직급을 없앴습니다. 호칭부터 바꿨구요. 직원들이 ‘대표님,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말하긴 힘드니까, 부르기 편한 영문 이름으로 통일하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토론을 통해서 합리적인 결론을 냅니다.”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직원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서로의 의견에 대해 도전할 수 있는 개방된 문화가 생겨났다고 그는 말한다. 일례로 최근에 카카오톡 사용자들로부터 서비스에 대한 개선점과 건의사항을 받는 이벤트를 벌였다. 한 달 동안 약 3만 건의 의견이 접수되었고, 이 중 100건을 추려서 서비스에 반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메시지창의 글자 크기를 늘리는 것이 그 중 한 건이다. 이에 대해 사용자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자유롭고 편안한 의사소통 문화가 명령을 내려야 하는 CEO 입장에서는 피곤한 경우도 있다고 이 대표는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조직 전체를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러한 피곤함 정도야 그는 얼마든지 참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대표는 대구억양이 섞인 부드러운 말씨에 둥그렇고 하얀 얼굴 덕에 호감을 주는 인상이다. 그는 사업을 하시던 친척분들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어렸을 적부터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한다. 이후 대학교와 병역특례를 거치면서 몇몇 벤처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는 운이 좋아서 서울대 산업공학과 동문 선배인 김범수 의장을 만나게 되었다고 말한다. 김범수 의장은 한국 최대 온라인 게임업체인 한게임 (후에 NHN으로 통합)을 만들어 큰 돈을 벌었었다. 이러한 재력을 바탕으로 그는 2년 반 동안 카카오를 지원해왔다. 이런 창업자 덕분에 이제범 대표와 카카오 직원들은 차고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게이츠나 기숙사 방에서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 같은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됐다.
이제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되었다. 앞으로 이 대표는 이 서비스를 ‘소셜허브’로 만들고자 한다. PC와는 달리 휴대폰은 누구나 하루종일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소셜 네트워킹이라는 목적으로 사용하기에 좋다. 현재 갖고 있는 대략적인 계획은 카카오톡에 쇼핑이나 블로그같은 기능을 연결시키는 것인데 아직은 여러 아이디어들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다. 이에 대해 수많은 제안들이 국내외로부터 들어오고 있다.
카카오의 가치는?
카카오의 가치를 돈으로 따진다면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이 대표는 웃으며 대답을 피한다. “지금은 한창 성장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가격을 매기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국의 벤처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산업이지만 성장가능성이 얼마나 있다는 걸 잘 판단할 수 있는 벤쳐캐피탈이 많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대표는 미국의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이 올 초에 500억 달러 (약 54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주가로 추정). 사실 페이스북은 이 대표가 넘고 싶은 목표물이기도 하다.
“페이스북과 카카오는 현재까지는 비즈니스모델이 다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언젠가는 경쟁해야 할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최근에 인수합병을 통해 개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쪽으로 확장하고 있고, 우리 역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거든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지만,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카오의 가파른 성장세를 고려하면 이 야심찬 계획을 웃어넘길 수 만은 없다. 기자가 카카오 사옥에서 이 대표를 인터뷰했던 4월 28일 당시의 이 회사 직원 수는 45명 이었다. 지난 금요일 기사를 작성하며 회사측에 다시 확인했더니 불과 2주 만에 직원 수가 70명으로 불어나있었다. 일본지사(7월 설립)과 미국(하반기 설립)지사에 들어갈 인원을 포함해 올해 약 200명을 고용하는 것이 이 대표의 계획이다. 인원이 많아져서 작년 7월에 새로 이사왔던 판교의 사무실도 10개월 만에 역삼동으로 다시 옮겨야 한다.
자신감이 넘치는 이 대표는 카카오톡이 큰 수익을 내기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는 수익모델은 ‘선물하기’라는 기능이다. 이용자들이 친구들에게 전자쿠폰을 선물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마저도 한정된 품목에만 적용하고 있다. 너무 많이 만들면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의 현재 당면과제는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 서비스 자체를 개선시키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하루에 2-3억 건의 문자, 음성, 비디오, 사진 메시지를 처리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이 모든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전세계 이동통신사의 네트워크를 통해 처리해야 한다.
아직까지 큰 사고는 없었지만 작은 문제들은 종종 생긴다. 4월 28일 오후 본지와의 인터뷰 도중, 이 대표는 문자메시지 몇 통을 받았다. 메시지를 읽자 그의 표정은 눈에 띌 정도로 불편해졌다.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알고 보니 그 때 (오후 3시경) 회사 컴퓨터 서버의 문제로 약 20분 간 카카오톡 서비스의 장애가 발생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고 당시에도 카카오 사무실은 평온함을 유지했고, 서비스도 곧 정상화되었다. 이러한 침착함은 카카오가 수많은 실패와 시련으로 단련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 회사는 겉은 단단하고 속은 달콤하고 알찬 것 같다. 카카오 열매처럼.
첫댓글 ??조건만남 애인대행 출장맛사지 새로운시작~
첫거래일시 예약금 십만원 선입금.<<장난사절>>
지방출장가능 전국어디서든 화끈한밤을 즐겨보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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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하루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