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산
제가 명량을 굉장히 안 좋아했습니다. 당시에 너무 재미없어서 억지로 버텼을뿐 머리에 남아있는게 없습니다. 덕분에 왜 싫었는지조차도 기억이 잘 안나는데, 일단 억지 신파가 되게 싫었던것만 기억이 나네요. 대체적으로 명량에 비해선 평이 많이 좋아진것 같은데, 저도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국뽕을 완전히 빼는건 어렵겠지만 최대한 담백하게 하려고 노력한 티가 나는 것 같고, 특별히 걸리는데 없이 극이 무난하게 잘 진행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듯, 해전에서 팍 터뜨려 주니 특별히 나무랄데가 없는것 같습니다. 해전 부분은 꽤 인상적이였고,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즐길수 있는 영화 정도로 봤습니다.
흥행은 명량이 훨씬 좋을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한산이 더 좋은 영화라고 느껴졌고, 특히 해전씬은 상당히 인상적이였습니다.
* 비상선언
이 천하에 개쓰레기... 아 죄송합니다. 순간 욱해서.. 지금 시간이 새벽 4시가 넘었습니다. 이 시간에 컴퓨터를 키고 키보드를 두드리게 만드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든 생각은, 도대체 어떻게 이 시나리오가 통과가 됐지? 누군가 옆에서 보고 "감독님 이건 좀.." 이라고 말을 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송강호-이병헌-전도연이라는 우리나라 영화계를 대표하는 대배우들이 이 시나리오를 보고 계약서에 싸인을 했다고요? 투자사 측에서건 제작사 측에서건 누군가는 촬영본을 보고 감독의 멱살을 잡고 이 미친 짓을 당장 바로 잡아야 한다고 고함을 지르지 않았다고요? 어떻게 이런 물건이 이 기괴한 상태로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공개될 수 있는지, 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조금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야기를 해보자면, 한재림 감독은 꽤 좋아하는 편이였습니다. 데뷔작인 연애의 목적은 너무 즐겁게 봤었고, 우아한 세계도 정말 좋은 작품이죠. 그 이후 관상-더킹은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나쁜 영화라는 건 아니고 평작 정도로 봤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찍은게 비상선언인데..
이 영화가 정말 특이한 점은, 대충 절반쯤? 넉넉하게 잡아서 2/3 지점까지는 상당히 훌륭하다는겁니다. 평점을 좀 후하게 주자면 9점대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 임시완 씨의 연기가 상당히 돋보이고, 흠잡을데 없이 긴장감과 몰입도 있게 잘 몰아쳐 갑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후반 30분 정도에 꼬라박기 시작하는데, 후반 30분에 평점을 주자면 -48점 정도 됩니다.
이게.. 보통 비판점을 신파로 판단하시는 분들이 있던데, 전 후반부에 꼬라박은 이유가 신파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물론 눈쌀 찌푸리게 만드는 억지 신파는 있고, 그 부분 역시 비판 받아야할 지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조져버린건, 후반부에 -48점을 받은 이유는 그냥 말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말이 안되냐면, 쌍욕도 감미롭게 만들어준다는 이병헌씨가 그 목소리를 가지고 혼신의 힘을 다해 클라이막스 대사를 치는데 코웃음 밖에 안나옵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전혀 납득가지 않는 방식으로, 거의 어린아이 떼쓰듯이 밀어붙이는 꼬라지를 보고 있기가 너무 괴로워서 몇번이나 일어나고 싶었지만, 도대체 어디까지 가는지 한번 보자 싶어서 끝까지 꾹 참고 봤네요. 반전.. 하. 이걸 반전이라고 해야되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뭏든 반전을 의도하고 넣어놓은 그 무언가까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끔찍했습니다.
제가 극장에서 본 최악의 영화, 5 손가락 안에는 반드시 들어갈 것 같네요. 상당히 불쾌한 경험이였고, 앞으로 한재림 감독의 이름이 들어간 작품은. 적어도 한재림 각본의 작품은 제가 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첫댓글 비상선언이랑 외계인을 전도연을 위시한 배우들에 대한 기대와
흥행불패 최동훈( 심지어 저는 전우치도 굉장히 재미나게 봤어요)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동안의 평들을 보자면 외계인은 그래도....이고
비상선언은 정말 아닌가보네요
다음주부터 한산을 개봉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됩니다
진실된 평 감사합니다
theo님을 한재림보다는 더 믿기에 패스할랍니다
헌트 괜찮을것 같아요.
영화 추천이라는게 참 어렵긴 한데, 한산 정도면 그래도 티켓값 생각나는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보셔도 괜찮을듯 하네요. 저도 헌트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충 평이 올 여름 빅4(외계인, 한산, 비상선언, 헌트) 중에 헌트가 제일 낫다는 거 같더라고요.
비상선언은 아수라와 비슷한 느낌인가봐요. 초호화 멤버에 망작....
개인적으로 아수라는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쉬운 부분이 없다는건 아니지만, 느와르와 피카레스크라는 장르를 잘 살렸다고 봤거든요. 근데 적고 보니, 제가 그쪽 장르를 좋아해서 더 좋게 본거 같기도 하고? 아뭏든 제 기준으로는 아수라는 비상선언에 비할 영화는 아니였습니다.
둘 다 기대하던 영화인데… 비상선언은 아쉽군요..
비상선언 그정도인가보군요
비상선언 마지막 20분은 솔직히 견디면서 본거 같네요. 멤버가 좋다보니 한 칼 보여줄수 있게 다 줘야해서 뻔해 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