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제로 칼로리의 배신…‘인공감미료’ 이건 알고 먹자

[바람숲]

사카린ㆍ수크랄로스, 급격한 혈당 변화 유발

아스파탐ㆍ스테비아도 장내 세균 등에 혼란 초래

죄책감 없이 단맛을 만끽할 수 있는 제로 콜라와 같은 ‘제로 칼로리’ 음료수는 당뇨병 환자들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인공감미료가 혈당 변화와 장내 세균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스라엘 바이즈만 과학연구소 연구팀은 대표적인 인공감미료 ▲스테비아 ▲사카린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4종 가운데 사카린과 수크랄로스를 이용한 이들에게서 상당히 높은 혈당 변화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4종 모두 인체 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구성과 기능, 미생물이 분비하는 물질에 매우 뚜렷한 영향을 끼쳤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발표됐다.

최근까지 당뇨병 관련 학회와 기관들은 사카린ㆍ아스파탐과 같은 인공감미료는 단맛을 내지만 혈당과 체중에 대한 영향이 적어 환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연구팀은 인공감미료에 따른 인체 변화와 혈당치를 확인하기 위해 1375명의 참가자 가운데 지금까지 인공감미료를 섭취한 적이 없는 120명을 선발해 6개 그룹으로 나눴다.

이후 4개 그룹은 널리 알려진 인공감미료 4종(스테비아·사카린·아스파탐·수크랄로스)을 2주 동안 미국 식품의약국 기준보다 낮은 용량을 섭취하도록 했고, 남은 그룹은 포도당과 위약(가짜 약)을 먹게 했다.

그 결과 사카린과 수크랄로스를 섭취한 그룹은 몸이 포도당을 적절하게 처리ㆍ저장할 수 없는 포도당 불내증(Glucose Intolerance)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고, 적은 양의 포도당에도 혈당치가 급격하게 변했다.

포도당 불내증은 일반적으로 당뇨병과 당뇨병 전 단계에 발생하는 질병으로, 주된 증상은 심한 갈증과 졸음, 근육 감소, 극심한 피로감 등이다.

또 인공감미료를 섭취한 4개 그룹 모두 2주 이내에 장내 세균을 비롯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Human Microbiome)에 급격한 혼란이 나타났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특정한 환경 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생태계를 뜻한다. 장 속 마이크로바이옴은 영양소 흡수대사, 병원균에 대한 방어 기작과 면역반응 조절, 신경계와의 상호작용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란 엘리나브 교수는 “인공감미료는 우리 몸이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영양성 감미료’로 불리지만, 인체에 존재하는 특정 미생물은 이를 먹이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인공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급격한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화한 마이크로바이옴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연구 대상의 미생물 샘플을 무균 쥐(완전히 살균된 조건에서 사육되고 자체 미생물 군집이 없는 쥐)에게 옮겼다.

엘리나브 교수는 그 결과 “미생물 샘플이 투여된 쥐는 매우 급격한 혈당 변화가 나타나며 포도당 내성 장애와 공복 혈당 장애 현상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같은 그룹에서 채취된 샘플 가운데서도 혈당 변화를 유발하는 강도는 매우 달랐다”며 “이는 인공감미료에 따른 사람들의 혈당 변화가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소규모로 진행한 관찰연구라는 점을 강조했고,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장기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엘리나브 교수는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 명확하게 입증된 설탕을 피하면서 단것에 대한 갈망을 해결할 수 있는 대체품을 계속 찾아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물만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인 것 같다”고 조언했다.

임태균 기자

[산초]

큰애가 이사오면서 우리집 냉장고에도 제로콜라 가득.
한 번 먹어봤더니 이건 콜라도 콜라가 아닌 것도 아닌 맛. 윽.

[바람숲]

편의점에서 우연히 제로콜라를 골랐더니 직원이 몇 번이나 확인하더라구요. 그래서 알고 있다고 왜 그러냐고 했더니 집에 가서 먹어보고는 콜라맛이 이상하다고 항의하러 오는 사람이 많대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