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ㆍ윤현종 기자] ‘스마트 기기로 제어되는, 마치 전자제품 같은 자율주행 전기차’는 어디가 만들어야 할까. 스마트기기 제조사가 만들어야 할까, 전기 시스템을 다루는 회사가 만들어야 할까, 아님 자동차 회사가 만드는게 맞을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목도하고 있듯, 정답은 “아무나 더 잘하는 데가 만들면 된다”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영역의 기업들이 동시에 자율주행 스마트카를 만들겠다고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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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기술의 고도화가 산업혁명이후 200여년간 유지되던 산업간 영역을 허물어뜨리면서 거대 기업들간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결구도를 예측하기 쉬운 ‘자동차’ 뿐만 아니라 금융, 주택건설, 배송(택배-배달), 심지어는 ‘의류’까지 생각도 못했던 기업들의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전화기 만들던 회사가 ‘스마트홈’ 만들기에 도전하고, 온라인 쇼핑몰 회사가 의류 브랜드를 론칭하고, 커피파는 회사가 드론과 모바일시스템 사업에 뛰어든다. 메신저 만들던 회사가 거대자본의 은행들을 제치고 결제시장을 장악해가는 게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시대가 됐다.
영역 구분 없는 전쟁이 그 여느때보다 치열한 데는 주요 참전자들이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라는 점에 이유가 있다. 기술과 거대자본으로 무장한 강한 체력의 글로벌 기업들이 국경과 영역을 넘어 맞부딪히는 양상이다. 이들 기업의 뒤에는 엄청난 부를 축적한 억만장자들이 버티고 있다. 이들 역시 여느때보다 비장하다. 앞으로 싸우게 될 상대들은 그간 상대해오던 자기분야의 그저그런 도전자들과는 체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직접 사업을 운영하거나 될만한 기업들에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미래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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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자율주행차량 컨셉트카
▶세계 부호들의 각축장 ‘IT-자동차’=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IT와 자동차의 융합이다. 자동차가 인터넷과 연결되는 ‘커넥티드카’나 인간이 핸들에서 손을 떼고 도로에서 눈을 떼는 ‘자율주행차량’, 전기차나 수소차와 같은 ‘친환경차’ 분야에 기존 완성차업체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이 가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8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자동차 사업에서 철수한 삼성그룹이 자동차 전장화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전장’이란 자동차에 장착되는 모든 전자장치를 의미한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박종환 생활가전 C&M사업팀장(부사장)을 전장사업팀장에 앉혔다. 이미 세계 3위 배터리 업체 삼성 SDI는 BMW와 폭스바겐 등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산 55억달러ㆍ6조5532억원)이 2012년부터 피아트 크라이슬러 지주사인 ‘Exor’의 이사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단기적으로는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분야에 주력하고 있지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완성차 제조에 뛰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G전자는 삼성보다 한발 앞서 지난 2013년 자동차 전장부품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애플의 자율주행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고, GM과 쉐보레 볼트EV 개발에 협업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전장부품 사업에서 15조원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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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닷컴에 출품된 애플카
해외로 눈을 돌리면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이 전장부품사업에 머물고 있지만 미국의 구글과 애플 ‘IT공룡’은 아예 자율주행차량이나 전기차 제조에 나섰다.
구글은 2014년 12월 자율주행차량 컨셉트카(이하 구글차)를 내놨다. 현재 캘리포니아 도로에서 시험주행을 벌이면서 2~5년내 상용화를 목표로하고 있다. 구글차는 운전대, 페달, 브레이크 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량이다. 차량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얻은 방대한 고해상도 데이터를 3D 지도로 조합해 10cm 이내를 정밀하게 분석해 달린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352억달러ㆍ42조원)은 “자율주행차는 효율적인 도시구축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자동차는 도시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말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프로젝트 타이탄’이라고 불리는 비밀스러운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600명 이상의 개발진이 투입돼 콘셉트카인 ‘아이무브(iMove)를 기획하고 2020년까지 자체 자동차 브랜드를 만들 예정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올해 연구개발(R&D)비용으로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총 100억 달러(11조7000억원)를 투입한 것도 상당부분 타이탄 프로젝트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 완성차 업계에 가장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테슬라는 최근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를 공개하며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했다. 모델3는 2018년 인도 예정이지만 사전예약만 27만대를 훌쩍 넘어섰다.
모델3는 테슬라의 기존 전기차 세단 ‘모델S’ 가격(7만달러)의 절반 수준이지만 오토파일럿(자율운행)과 슈퍼차징(급속충전) 기능이 기본트림부터 탑재돼 있다. 주행 성능도 뛰어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6초. 모델S(5.2초), 모델X(4초)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에 대항해 글로벌 완성차 진영도 미래차 개발을 위해 동종ㆍ이종간 협업이 뜨겁다. 볼보와 닛산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았고, 도요타와 포드는 스마트카 플랫폼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완성차 3사인 아우디, BMW, 벤츠는 노키아의 자회사인 지도 전문업체 ‘히어’를 25억유로에 공동인수했다.
현대차는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 장비 회사 시스코와 제휴해 ‘차량 내부 데이터 송수신 제어를 위한 차량 내 초고속 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 아울러 2013년 세계 최초 수소차(FCV) 양산에 성공한 현대차는 2018년 2세대 수소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수소차는 수소와 공기중의 산소를 직접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어낸 연료 전지로 구동하는 자동차다. 물 이외에 어떤 배출가스도 나오지 않아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과 IT의 융합이 현재는 협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잠재적 시장 진입자들이 하드웨어 기술을 습득하고 공장 확보 등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하면 미래의 자동차 업계의 판을 바꿀 만큼 강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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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론칭한 저가 의류 브랜드
▶G2 최대 전자상거래 전방위 사업 확장=미국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의 수장 제프 베조스와 마윈은 IT는 물론 제조업, 미디어, 금융, 우주 등 업종간 경계를 넘나들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닷컴의 창업주 베조스(606억달러ㆍ세계 부호 4위)는 최근 7개의 자가상표(private-label) 의류 브랜드를 조용히 출범시켰다. 남녀ㆍ유아복은 물론 액세서리까지 총망라한 저가 브랜드다. 시장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의류사업 진출로 유니클로나 자라와 같은 패스트패션 업체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이 패션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10년간 매출 기여도에서 의류부문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의류 수익률은 40%로, 주택개조용품(33%), 서적(28%) 등을 능가했다.
뿐만 아니라 베조스는 ‘무주공산’ 우주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베조스는 2000년 로켓 개발업체 블루오리진(Blue Origin)을 창업해 우주관광용 로켓 ‘뉴셰퍼드’의 발사 및 귀환 실험을 성공시켰다. 베조스는 2017년 유인 시험 비행을, 2018년에는 본격적인 유료 우주 관광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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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격납고
우주분야에서 베조스의 경쟁자로는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122억달러)가 거론된다. 머스크는 민간 우주수송업체 ‘스페이스X’를 만들어 재활용 로켓발사체 시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구글이 스페이스X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화제가 됐다 .
한편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의 마윈(234억달러) 회장이 금융과 O2O, 로봇 등 미래 신성장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마 회장은 모바일 간편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와 온라인은행 마이뱅크, 머니마켓펀드(MMF) 웨바오를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또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음식배달앱인 어러머(饿了么ㆍ배고프냐는 뜻)에 12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온ㆍ오프 장벽 허문 O2O사업=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허문 O2O(Online to Offline)사업 분야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공유경제의 선두주자인 차량공유서비스 ‘우버’의 트레비스 칼라닉(62억달러) 창업주는 수익 가능성이 큰 각종 주문형(on demand) 사업에 천착하고 있다. 원래 우버는 고객과 차량서비스를 스마트폰앱으로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기업이지만, 지난해 당일 배송서비스인 우버러시(UberRush)에 이어 올해 3월 음식배달서비스인 우버이츠(UberEats)를 출범시켰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O2O사업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택시배차서비스인 카카오택시를 운영하고 있고 향후 대리운전과 헤어샵도 론칭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20억달러)는 포털사이트 다음을 기반으로 한 검색과 미디어ㆍ콘텐츠 분야는 물론 커뮤니케이션(카카오톡·스토리), 핀테크(카카오페이), 생활 기반 배달앱(세탁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하고 있다.
한편 애플도 차량배차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지난 12일 중국판 우버인 차량호출서비스업체 ‘디디 추싱’(Didi Chuxing)에 10억달러(약1조 8000억원)를 깜짝 투자한 것. 이와 관련 자율주행차량을 개발중인 애플이 미래의 사업파트너로 디디를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IT와 자동차, O2O사업, 공유경제가 2차, 3차로 융합되는 새로운 ‘시장 교란자(market distuptor)’로서의 애플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2001년 아이팟, 2007년 아이폰 출시로 음원시장과 이동통신시장의 판을 뒤흔들며 ‘시장 교란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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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모바일 금융과 음식배달앱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금융분야도 변신중=산업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은 금융과 IT분야도 마찬가지다.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 카드사의 협업으로 모바일로 간편 결제와 송금이 가능해지고, 신용카드가 모바일로 들어가 오프라인에서 다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활성화하고 있다. 삼성페이, 애플페이, 카카오페이, SK텔레콤의 T페이 등이 ‘핀테크(fintechㆍ금융과 IT의 결합)’가 대표적이다.
이와는 반대로 IT에서 투자회사로 바뀐 기업도 있다. 한때 포털 강자였던 야후는 지난해 말 핵심사업인 인터넷 사업, 야후재팬 지분을 포함한 자산과 부채를 분사하는 ‘역(逆) 스핀오프’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1995년 이래 20년간 이어온 IT기업을 마감하고 시가 310억 달러(37조 원)에 해당하는 알리바바 지분 15%를 보유한 사실상 투자회사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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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어 VR
▶VR, 스마트홈, 로봇…=미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가상현실(VR), 스마트홈, 로봇개발 분야에도 막대한 부를 쥔 세계 부호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VR분야에는 애플, 구글, 삼성, LG, 알리바바는 물론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리옌홍(124억달러)이 포진해 있고, 스마트홈에는 샤오미의 레이쥔(99억달러) 회장이 주력하고 있다. 로봇은 주요 ITㆍ전자기업 외에도 마윈 회장이 관심을 두고 있다.
한편 이들 기업 뒤에는 탄탄한 투자가들이 존재한다. 알리바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117억달러) 회장이 초기 2000만달러 투자해 현재는 지분 32.5%를 소유한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659억달러)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애플 주식 981만주(10억7000만달러ㆍ1조2560억원)를 보유하며 1조원 넘게 애플에 투자했다.
첫댓글 오
잘읽었습니다
세상이 변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