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메뉴를 강화하라! |
부진 탈출을 위한 히든카드
최근 패스트푸드, 피자, 도너츠, 커피 업계에서는 사이드메뉴를 강화하고 매장 컨셉까지 변화시키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정크푸드로 인식되어 고전을 면치 못했던 패스트푸드가 햄버거보다 다양한 메뉴의 커피와 웰빙 트렌드에 맞춘 조식메뉴를 선보이며 불황에서 빠져나온 것은 입맛이 다양해진 고객들을 위해 사이드 메뉴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취재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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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은 계속된다
웰빙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패스트푸드 업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만을 일으키는 트랜스지방, 건강에 해로운 식품첨가물 등 각종 웰빙에 역행하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정크푸드 이미지가 각인되어 결국 패스트푸드 시장은 2002년 1조2천400억원에서 2006년 8천280억원으로, 매년 매출 하락을 거듭했다. 오랜 고민 끝에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불황 탈출을 위한 다양한 복안이 제시되었다. 커피 메뉴를 다양화하고, 프리미엄 원두를 쓰며 이에 맞는 인테리어 컨셉으로 매장의 모습을 바꾸었다. 조식 및 디저트 메뉴도 강화하고 지역 매장별 특성에 따라 차별화를 두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전체 매출이 8천6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5년만에 처음으로 4%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큰 성장세가 기대되면서 각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변신을 지속적으로 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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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보다 커피를
우선 패스트푸드 업계가 부진 탈출을 위해 주력한 메뉴는 커피이다. 기존에는 커피를 탄산음료와 동급의 드링크 메뉴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커피 메뉴를 제공함으로써 주변 커피전문점과도 경쟁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지난해 초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 리포트’로부터 맥도날드 커피가 스타벅스 커피보다 가격, 맛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바 있으며, 올해부터 맥도날드는 매장에 바리스타를 배치하겠다며 스타벅스에 전면전을 선포, 미국 커피 시장에 파란을 예고한바 있다. 한국맥도날드도 지난해부터 이탈리아 프리미엄 커피 원두인 ‘라바짜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롯데리아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커피 메뉴를 꾸준히 늘려 현재 8종의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패스트푸드가 사이드 메뉴로 커피를 강화하면서 나타내는 두드러진 변화는 바로 인테리어이다. 기존 패스트푸드점의 인테리어가 음식 이름에서처럼 빨리 먹고 빨리 뜨는 곳이라는 이미지에 맞춰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도록 협소한 좌석 배치, 딱딱한 의자, 획일적인 인테리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그 컨셉이 카페형으로 바뀌면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예로 얼마 전 롯데리아가 창립 28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문을 연 홍대점이 가장 대표적이다. 윈도우 페인터 나난의 작품으로 꾸민 1, 2층의 통 유리로 된 외관, LED조명과 그래피티 포인트 등을 이용한 내부 인테리어는 패스트푸드점의 이미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다. 이의 영향인지 롯데리아 홍대점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으며 이는 시청점, 신림점 등 카페형 매장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일반 매장보다 2~30%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발판으로 향후 롯데리아는 카페형 매장을 점차 늘려 나가며 이와 어울리는 메뉴도 지속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맥도날드는 기존 컨셉 컬러인 빨강과 노랑 등의 원색이 아닌 베이지, 카키 등 부드러운 색상을 인테리어에 사용하고 일부 매장에는 편안한 소파와 테이블이 널찍하게 배치해 여느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인테리어를 선보이고 있다. 실내 공간도 컨셉에 따라 분리, 한 매장 내에서도 패밀리 존(Family Zone), 칠드런 존 (Children Zone), 패스트 존(Fast Zone), 링거링 존(Lingering Zone) 등 최대 4개의 공간이 있어 각 공간별 분위기에 변화를 주었다. 카페형으로 변신한 후 내방객이 늘자 이들을 위한 음료메뉴도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 웰빙 트렌드에 맞춘 미숫가루, 검은콩 등 곡물을 갈아 넣은 오곡쉐이크 2종을 비롯해 스위트티 등이 그것이다. 롯데리아도 고구마라떼와 밤라떼 등 전통을 강조한 메뉴를 비롯해 보리, 현미, 옥수수, 맵쌀 백태, 밀, 검정깨 등 땅콩 등 몸에 좋다는 곡물을 모아 17곡 라떼를 선보이고 있다. 버거킹은 매장 인테리어 변신을 위해 와퍼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인테리어 공모전을 실시, 고객들이 원하는 매장 모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파파이스도 고객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인테리어로 바꾸고 있다. 결국 패스트푸드는 정크푸드에서 벗어나기 위해 커피를 도입한 것을 계기로 인테리어도 카페형으로 변화하고, 이에 맞는 웰빙 메뉴를 갖추며 진화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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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메뉴도 주력
커피와 함께 패스트푸드가 주력하고 있는 또 하나의 메뉴는 조식이다. 아침식사가 비만과 심장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집중력과 창의력, 학습능력을 높여준다는 등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제시되면서 아침식사의 중요성이 대두되었고, 이에 따라 바쁜 현대인들을 겨냥한 다양한 조식메뉴가 경쟁적으로 출시되었다. 그 결과 1천억원대에 불과하던 조식시장이, 지난해 10배가 넘는 1조원대 시장을 형성하였고 올해는 이 시장을 잡기 위해 메뉴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배고픔을 채우는 메뉴가 아니라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쌀, 두부, 수프 등이 조식메뉴의 주요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이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가 탄생하고 있다. 쌀을 키워드로 조식메뉴를 제일 처음 선보인 곳은 롯데리아다. 최근 롯데리아는 기존의 베이글, 프리스코 위주에서 한국식 웰빙에 맞춘 조식메뉴로 대폭 리뉴얼했는데, 영국에서 주로 아침식사나 티타임에 즐겨 먹는 머핀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탄생시킨 라이스 머핀이 그것이다. 이는 롯데리아의 야심작으로, 쌀로 만들어 밀가루보다 소화도 잘 되고, 칼로리가 낮으며, 수분함량도 높아 영양가는 높지만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아침 식사로 제격이라는 게 롯데리아 측의 설명이다. 빵, 떡, 라면 등 쌀을 대체하는 식품이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국민 건강은 물론 쌀시장의 소비 감소가 문제시되고 있는데, 라이스 머핀을 통해 국내 쌀 소비도 촉진하고 국민들에게 건강한 아침도 선사하는 1석2조의 제품이라는 것. 이로써 롯데리아는 기존 아침메뉴인 크림치즈 베이글과 함께 라이스머핀 등 신메뉴 6종을 추가, 총 7종의 조식메뉴를 구비하고 있으며 오전 6시부터 11시까지 전국 39개 매장에서 판매고 있다. 롯데리아와 패스트푸드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맥도날드는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맥모닝 메뉴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며 본격적으로 아침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베이컨 에그 맥머핀’, ‘소시지 에그 맥머핀’, ‘소시지 맥머핀’, ‘잉글리쉬 머핀’, ‘핫케익’, ‘해시 브라운’ 등 단품 및 세트 메뉴로 구성된 맥모닝 메뉴는 오전 11시까지 판매된다. 이는 이미 해외에서 인기를 모은 아침 메뉴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 한국맥도날드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버거킹도 현재 총 85개 매장 중 18개 매장에서 크라상, 햄크라상, 베이컨크라상, 소시지크라상 등 4종의 조식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패스트푸드가 이른 시간부터 제공하는 조식메뉴 인기는 최근 흔하게 볼 수 있는 24시간 오픈 매장의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효자상품이 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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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에도 조식 바람
조식메뉴는 커피전문점에도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커피전문점들은 패스트푸드보다 더욱 다양화되고 세분화된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메뉴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인기 조식메뉴는 다름 아닌 떡이다. 쌀로 만들어 든든하고 느끼하지 않아 아침식사 대용으로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초기 무교점, 소공동점, 광화문점 등 3개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것을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수도권 매장으로 확대해 판매하고 있다. 떡과 함께 스타벅스는 커피와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도 강화하고 있다. 보다 다양한 베이커리와 샌드위치를 구비할 예정인데 특히 샌드위치는 야채를 뺀 나머지 부분만 따뜻하게 데울수 있는 오븐을 전 매장에 배치함으로써 고객에게 보다 맛있는 샌드위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스타벅스의 전략은 스타벅스의 장성규 전 사장이 조선호텔 베이커리 대표로 자리를 옮긴 것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즉 스타벅스의 베이커리 강화에 고민하던 장 사장이 조선호텔베이커리로 옮기면서 보다 관련 메뉴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스타벅스 관계자의 귀띔이다. 엔제리너스는 무교점, 테헤란점은 서울 시내 사무실 밀집 지역에 위치한 일부 매장에서 유럽식 웰빙 베이커리를 직접 구워 제공하는 조식 베이커리 뷔페를 선보이고 있다. 아침시간에 9가지 빵과 시리얼, 과자, 커피, 우유 등을 5천원에 즐길 수 있는데 고객 유입차원에서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커피전문점 최초로 전매장에 스프 2종을 추가 출시, 조식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커피와 도넛을 주로 판매하던 던킨도너츠도 지난해부터 광고 카피를 ‘아침&베이글’로 바꾸고 아침 메뉴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침 7시부터 9시 사이에 베이글,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일부 매장의 경우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따라서 기존의 플레인 베이글 외에도 12가지 몸에 좋은 곡물을 넣은 ‘12곡물 베이글’과 건조사과, 블루베리 등 건조과일을 넣은 ‘뮤즐리 베이클’,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한 ‘단호박 베이글’을 제공하고 있으며 매장에 따라 수프와 스크럼블, 샐러드 등을 조식 및 브런치 메뉴로 추가 선보이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에서는 지역적 특색에 맞는 조식을 선보이고 있는데 베니건스가 운영하는 마켓오는 인천공항 점에 육개장을 비롯한 한식메뉴부터 토스트가 제공되는 빠리지앤느 세트,커리가 들어간 커리오, 치킨라멘 등으로 다국적 고객들을 공략한 조식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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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를 강화하라
조식메뉴 못지않게 업계에 급부상하는 사이드메뉴는 바로 디저트이다. 디저트를 단순히 후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한끼의 맛있고 특별한 식사로 인식하는 젊은 층이 늘면서 디저트 분야만을 특화한 디저트카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디저트 포레스트, 스위트 포레스트 등 디저트를 소재로 한 푸드테마파크가 인기인데 이곳에서는 헤아릴 수 없을 종류의 다양한 디저트들을 그 자리에서 구입해 직접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 디저트카페 중 대표적인 것으로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SPC가 한남동 본사 1층에 디저트갤러리를 표방하며 오픈한 ‘Passion 5’를 꼽을 수 있다. 빵, 과자, 케이크뿐만 아니라 수제초콜릿, 푸딩 등 40여종을 판매하고 있는 이곳은 새로운 메뉴에 목말라하는 2~30대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베스킨라빈스 31도 유동인구가 많은 고급상권에 ‘카페31’이라는 디저트카페를 열어 아이스크림 퐁듀, 와플&아이스크림을 판매하며 인기를 끌고 있고 호텔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퍼즈카페는 와플카페로 별칭이 붙을 정도로 와플 메뉴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다. 이에 향후 지속적인 메뉴개발을 통해 국내에서 사이드메뉴가 가장 많은 곳으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계획이다. 디저트메뉴는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패스트푸드, 피자 업계의 관심도 높다. 롯데리아는 요거트샐러드, 검은깨닭강정 등의 웰빙 디저트와 오징어링, 크런치새우 등 씨푸드를 활용한 디저트, 치즈케익 3종, 치즈스틱 등을 갖추고 있고 미스터피자도 요거트 바를 선보이며 타깃층인 여성 고객의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한국 피자헛은 서울 도심의 16개 주요매장에서 커피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 메뉴로 스위쯔를 비롯, 와플,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바닐라 아포가토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피자나 파스타와 같은 메인 메뉴를 즐기고 나서 가벼운 디저트 겸 음료로 커피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올해 이와 잘 어울리는 네슬레의 최상급 원두를 사용한 커피를 매장에 도입할 예정이라는게 한국 피자헛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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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메뉴 개발 시급
조식시장과 디저트시장이 급부상함에 따라 앞으로 이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점점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춘 메뉴 개발이 관건인 셈이다. 간단한 음식이라도 필요한 영양소를 확인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을 위해 맛과 영양을 골고루 갖춘 사이드메뉴의 개발이 시급한 시점이다. 특히 조식시장의 발달은 향후 그 범위를 넓혀 식사대용식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여 고객 입맛에 맞고 영양이 충분해 한끼 식사가 가능한 메뉴 개발을 보다 다양화해야 할 것이다. 한편 디저트를 중심으로 한 메뉴개발은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패스트푸드점이 커피를 강화하면서,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메뉴 구성과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까지 저렴해 주변 커피전문점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결국 커피 맛의 차이보다는 이제 사이드 메뉴에 승부수를 던져 고객의 발길을 붙잡아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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