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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장미역 전문 가공업체 ㈜청호씨푸드는 오는 6월께 부산 기장군 일광면 칠암리로 공장을 옮긴다.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에 있는 지금의 공장 부지는 820평. 회사 덩치가 커지면서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졌다.청호씨푸드는 6천평 넓이의 땅에 벌써새 공장을 지어 두고 이사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회사 측은 새 공장을 부산의 관광명소로 꾸미려고 마음먹고 있다. 공장에 기장미역 전시장과 체험장,카페를 넣어 관광코스로 손색이 없도록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기장미역을 맛보고,즐기고,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기장군은 지식경제부 지정 ‘미역·다시마 특구’. 이 회사는 기장의 미역과 다시마를 부산 최고의 관광자원으로 특화시키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경북 경주에 가면 황남빵을 사 먹고, 일본 나가사키에 가면 카스텔라를 찾듯이 부산에 오는 사람이면 누구나 기장미역을 찾게 만든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이 회사 김상권 대표이사는 두툼하게 접힌 ‘삼단 명함’을 갖고 다닌다. ‘한국관광공사 명품인증, 해양수산부 지정 수산전통식품,부산광역시 선도기업…’. 김 대표이사의 명함은 회사 주력상품인 ‘궁중 기장미역’에 대한 현란한 수식들로 가득하다. 해조류 제품은 물론이고 각종 인증서 사진도 명함에 담겨 있다. 그는 이렇게 작은 명함 한 장에도 대단한 열정을 묻어 놓았다.김 대표 사무실 책상에는 최근 ‘러시아 인증서’를 담은 액자가 새로 놓였다. 러시아 국립과학센터(SSCRF) 산하 의생물학연구소 (IBMP)가 청호씨푸드의‘ 기장 궁중 미역국’을‘ 우주식품’으로 인정한 증서다. 그는“ 최근 전달받은 인증서라 아직 따끈따끈하다”고 자랑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월 새 한국형 우주식품으로 불고기,전주비빔밥, 참뽕음료와 함께 미역국을 개발해 선보였다. 우주식품 이란 우주공간에서 우주인이 섭취할 수 있도록 개발한 음식물.미국 나사(NASA) 또는 러시아 의생물학연구소에서 안전성 인증을 받아야만 우주인에게 공급될 수 있다.김 대표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기장미역을 우주로 진출시키는 데 성공한 인물로 기록되게 됐다.
김 대표가 미역사업에 뛰어든 때는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지난 1983년. 경남 양산시에서 미역유통업을 시작한 그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장으로 옮겨 왔다.“기장미역은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명품 수산물입니다. 기장미역만 제대로 다뤄도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지요. 처음에는 최고급 기장 미역을 무기로 상품차별화 전략으로 나갔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에서 터를 잡은 지 10년여 만에 안정화되기 시작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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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수준이 높아져 미역을 품질 위주로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이 짙어지면서 회사가 슬슬 일어섰습니다.” 회사가 출발하던 시절 기장미역은 가격이 비싸 국내에서는 거의 유통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물량이 일본으로 수출됐다. 김 대표는 이 시절 기장미역을 들고 국내 시장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장미역이 품질은 뛰어났지만 가격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1998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백화점에서 고급 미역 납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고가의 기장미역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한 해 5억원에 못 미치던 회사 매출이 3년 후인 2001년에는 18억원을 넘어섰다.‘ 고품질’을 고수해 온 회사의 전략이 마침내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다.김 대표는 오로지 기장미역만을 믿었다. 장미역은 줄기가 가늘고 잎이 좁으면서도 두터운 게 특징. 맛은 물론이고 식감이 매우 뛰어나다. 김 대표는“ 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고 기장미역의 식감을 소개했다.기장 앞바다는 조류 소통이 매우 활발하다. 여기서 자란 미역은 ‘운동량’이 많아 무르지 않고 단단하다. 다른 곳에서 나는 미역은 줄기가 굵고 잎이 넓어 기장미역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똑같은 미역 종자로 양식을 해도 기장 앞바다에서 키운 미역은 유별나게 품질이 뛰어나다고 한다.
이 회사는 기장미역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포장 단위를 다양하게 개발해 시장을 뚫었다. 지난 1993년부터 가지각색의 선물세트를 내놓아 호응을 얻었다. 출산선물 시장을 겨냥해 산모용 미역선물세트도 만들었다.김 대표는 좀 유별나다는 평이다. 모든 상품의 겉포장에 자신의 얼굴 그림을 넣는다. 미역 등 해조류는 기장 어민들과의 계약생산으로 납품받아 상품 포장에 생산자 이름을 명기하는 생산실명제도 시행하고 있다. 이 모든‘ 별난’ 시도들은 상품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김 대표는 요즘 과자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래서 탄생시킨 게 미역과 다시마를 응용한 쿠키와 전병이다.‘ 미키와 다키’라는 브랜드도 개발했다. 부경대와 산합협력을 통해 만든 성과물이다. 그는 왜 과자시장까지 넘보게 됐을까.
“지난 2001년 학교급식을 주제로 한 방송 프로그램을 보다 충격에 빠졌습니다. 미역 등 해조류 음식을 받아든 학생들이 거의 손을 대지않고 음식쓰레기통에 쏟아버리는 장면이었죠. 해조류 가공업자로서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미래의 소비를 창출시키지 못하면 살아남을수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았습니다. 그때부터 가공식품에 도전했습니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지금의 과자를 만들어 냈답니다.”그는 “우주식품 개발도 젊은층의 미역소비 촉진을 겨냥해 참여했다”면서 “우주식품처럼 편의성과 맛을 동시에 갖춘 해조류 제품으로 편의식품 시장까지 진출하겠다”고 했다.
이 회사는 기능성 식품을 개발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 하겠다는 꿈을 가꿔가고 있다. 미역과 다시마는 섬유질 이 풍부한 건강식품.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기능성과 맛으로 세계인 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가공법 개발이 필수적이다.그래서 이 회사는 기업부설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3년 전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연구소를 열었다.연구소 직원들은 요즘 미역과 다시마를 응용한 비만방지 음료를 개발하고 있다. 다시마를 바탕으로 한 차와 양갱 개발도 시도하고 있다. 연구소는 세계 시장을 겨냥해 새 상품 개발을 개발하는‘ 싱크 탱크’이다.김 대표는 “기장미역을 세계에 퍼뜨리고 싶다”고 욕심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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